2014년 4월 30일 수요일

지방 醫·齒·한의大, 지역高校서 30%이상 뽑는다

[現고2가 보는 2016학년 입시안]
해당 지역 고교 출신에 혜택, 강원·제주는 15% 이상 선발… 올해 고3부터 적용하기로
예체능 실기 채점위원 3분의 1을 他대학 교수로
농어촌 특별전형 지원 자격 '6년 이상 거주'로 강화돼
조선일보
현재 고2 학생들이 치르는 2016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예·체능 시험 실기고사 때 다른 대학 교수가 평가위원으로 3분의 1 이상 포함되는 방안이 추진된다. 입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지방대 의대와 치의대·한의대는 지역 고교생을 30% 이상 뽑아야 한다. 대학 입시를 관장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201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과 궁금증을 Q&A로 알아본다.

Q: 현재 고2가 치르는 2016학년도 입시의 특징은?

A: 올해 고3이 치르는 2015학년도 입시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즉 △대입전형 간소화 △최저학력 기준 완화 및 우선선발 금지△논술 등과 같은 대학별 시험 지양이 주요 내용이다.

Q: 예·체능 실기고사 입시 관리를 강화한다고 했는데.

A: 전공별(음악, 미술, 체육, 무용) 실기 시험을 치를 때 평가위원 중 타 대학 출신이 3분의 1 이상 되도록 권장했다. 그렇다고 여러 대학이 연합해 예술계 실기고사 문제를 공동으로 출제하고 채점하는 방식의 실기시험을 실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대교협은 밝혔다.

Q: 논술 시험은 어떻게 되나?

A: 정부는 대학들이 논술 시험은 가급적 시행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상위권 대학의 경우 논술 시험을 볼 가능성이 크다. 단 '선행학습금지법'이 적용되므로 논술에서 고교 교육 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면 해당 대학은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된다.

Q: 논술 시험으로 뽑는 인원이 줄어들까?

A: 대학별 2016학년도 세부 입시계획안은 올해 말에 발표된다. 전문가들은 '논술 전형 선발 인원이 내년에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논술 전형이 줄어들면 그 인원만큼 수시모집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Q: 농어촌 특별전형 지원 제한이 강화되는데.

A: 농어촌 거주 기간 기준이 3년에서 6년으로 강화된다. 예컨대 중학교 1학년부터 농어촌에 거주해야 이 전형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이 조건을 충족하는 학생 수가 줄어들게 되며, 조건만 된다면 대학에 입학하기가 쉬워진다.

Q: 지방대가 해당 지역 고교생에게 입시에서 혜택을 주도록 한다는데.

A: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이달 중순 입법예고됐다. 이에 따르면 지방대 의대와 한의대, 치대, 약대 입학생 중 학부 모집 인원의 30% 이상을 지역별(충청, 호남,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고교 졸업생으로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강원과 제주의 경우 지역 학생 선발 비율을 15% 이상으로 낮췄다.

Q: 지방대의 지역 인재 할당제는 올해 고3 에게도 적용되나.

A: 그렇다. 정부는 시행령을 7월까지 국무회의에서 확정해 공포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입시에도 적용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Q: 2016학년도 입시에서 수시 모집 인원이 줄어들까?

A: 올해 대입에서 수시 모집으로 뽑는 인원이 64%, 정시 모집 인원이 36%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특히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들은 수시 선발 비율이 70% 이상으로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Q: 2016학년도 대입 주요 일정은?

A: 수능시험일은 2015년 11월 12일이다. 수시 원서접수는 2015년 9월 9일부터 9월 15일까지이며, 정시 원서 접수는 12월 24일부터 12월 30일까지 실시할 예정이다.
조선일보 

논문 쓰고 융합 수업하고 … 확 달라진 일반고

새 학생부종합전형 맞춘 프로그램 속속 도입
2015학년도 대학 입시 키워드는 간소화다. 수시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정시는 수능 점수가 당락을 가른다. 수시전형 선발 방식이 학생부 하나로 간소화되자 가장 반기는 곳이 일반고다. 특목고·자사고 학생이 일반고보다 대체로 수능 점수가 높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고 학생이 정시를 통해 대학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지난해까지는 수시에서 외국어 시험 성적이나 외부 대회 수상 실적을 보는 특기자 전형 등을 했기에 수시에서도 특목고 학생이 유리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비교과 활동을 교내 활동으로 제한했다. 적어도 수시전형에서는 일반고 학생이 특목고·자사고 학생보다 불리할 게 없어졌다. 달라진 입시경향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마련한 일반고가 많다. 교내 활동을 대폭 늘리고, 동아리와 봉사 활동 등 학생부에 기재할 비교과 활동을 학교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식이다. 영재학교나 전국 단위 자사고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던 인턴십·융합 수업·R&E(Research&Education·과제연구) 등 차별화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을 지원하는 일반고도 늘었다.

중앙일보

서울 강남구 압구정고는 학교 동문과 학부모 등 인맥을 총동원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관심있어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찾아 직장 견학과 특강을 맡겼다. 우경수 진학부장이 학생을 대상으로 진로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후 학부모와 동문을 일일이 설득했다. 우 부장교사는 “독서나 봉사처럼 천편일률적인 비교과 활동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 것 같았다”며 “입학사정관 눈길이 압구정고 학생 학생부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압구정고 학생들은 졸업생 등의 도움으로 법원·신문사·방송국에서 현장 학습을 했다.

중앙일보
동북고 융합 수업은 한 수업에 여러 과목 교사가 동시에 들어가 다양한 학습거리를 제시한다. [사진 권영부 동북고 교사]
이 학교는 R&E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학생이 4~5명씩 팀을 짜서 연구 주제를 정하고 6개월~1년간 조사한 뒤 논문으로 발표하는 과제연구를 한다는 얘기다. 영재학교나 과학고에서 주로 하고, 일반고 중에는 과학중점학교가 교육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이다. 압구정고는 과학중점학교도 아니다. 이 프로그램 역시 동문·학부모 등이 힘을 보탰다. 학생들이 연구 주제를 정하고 팀을 짜오면 동문과 학부모 중 과학 분야 교수 등 전문가 1명과 압구정고 과학 교사 1명이 멘토 역할을 했다. 2013년에는 11개 팀이 논문을 쓰고 발표까지 마쳤다. 올해는 30개 팀이 R&E를 시작해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 동북고는 융합 수업을 한다. 국어·경제·과학·수학·윤리 등 여러 과목 교사가 모여 1주일에 한번 방과후 수업 시간에 90분간 융합 수업을 진행한다. 융합 수업 모습은 이렇다. 젊은 여자와 늙은 여자 사이의 갈등을 다룬 박완서의 소설 『황혼』을 학생들이 모두 읽어오면 경제 교사는 고령화 사회와 연계한 수업을 한다. 고령화 시대 세대 갈등과 관련한 다양한 통계 자료를 제시해 두 주인공 간의 소소한 갈등을 사회적 범위로 넓혀 생각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는 식이다. 그런가하면 수학 교사는 1960년, 2000년 인구 그래프를 제시한다. 생산가능인구는 줄고 부양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수치를 살핀 뒤, 2030년 인구 그래프를 예상해본다.

국어 교사는 소설의 이해와 관련한 문학 이론을 알려준 뒤 젊은 여자와 늙은 여자로 나눠 역할극을 해보게 한다. 일주일에 한번뿐이지만 교사는 다른 과목과의 관련성을 찾고 학생이 해볼만한 창의적인 활동을 고안하느라 한달 이상 품을 들인다. 교사 5~6명이 매주 모여 아이디어 회의도 한다. 권영부 수석교사는 “새로운 자극을 주면 의외의 잠재력을 표출하는 아이들이 있다”며 “교사는 학생의 이런 새로운 모습을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에 기재한다”고 얘기했다.

노원구 하계동 대진고는 다양한 교내대회를 마련했다. 수학경시나 영어경시 등 개별 교과 성취도를 높이는 대회부터 봉사활동 수기 공모 대회, 형설(螢雪·반딧불과 눈 빛으로 글을 읽었다는 의미의 형설지공에서 따온 말)의 밤 대회 등이다. ‘형설의 밤’은 전교생이 참여하는 독서 대회다. 간단한 독서 퀴즈부터 쟁점 토론까지 이어진다. 이성권 교사는 “봉사나 독서같은 흔한 활동도 학생이 느끼고 깨달은 점이 분명히 나타나면 경쟁력있는 비교과활동이 된다”고 말했다. 평범한 활동도 교내대회를 통해 의미를 되돌아보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다.

학생의 비교과 활동 지원은 고스란히 교사의 과외 업무로 이어진다. 압구정고 우 부장교사는 “R&E를 맡은 교사는 주말과 휴일도 반납하고 학생 논문에 필요한 실험을 돕는다”고 말했다. 이들이 과외 업무를 자청하는 이유는 한명이라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서다. 일반고 우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지원하는 전형이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이다. 권 수석교사는 “학교 프로그램에 따라 학생의 입시 결과가 달라지니, 교사가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2014년 4월 28일 월요일

수학·역사에 자신 있는 초·중생 '청심ACG대회' 도전하세요

글로벌 문화교육기업 청심의 교육브랜드 ACG에듀가 전국 초·중학생 대상 '2014 청심ACG대회' 접수를 오는 5월 9일(금)부터 시작한다. 청심ACG대회는 종합적인 사고력을 갖춘 '확장형 가치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수학·역사 교과 대회다. 예선은 개인별 지필고사로 진행되며 △교과 기본 개념 △교과 영역 간 확장 △타 교과 간 확장 문제를 통해 각각 학생의 '수리논리 사고력'과 '역사 통합 사고력'을 평가한다. 본선은 초등부·중등부별로 추첨을 통해 학년 통합 팀 프로젝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종결과물 뿐 아니라 과제 분업·소통·협업·배려하는 수행과정도 평가받는다. 접수자 선착순 500명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0만원 상당 경품을 증정한다.

대상: 초 4~중 3(역사), 초 3~중 2(수학)

접수: 5월 9일(금)부터 7월 7일(월)까지 홈페이지(www.ACGview.co.kr) 온라인 접수 또는 시매쓰 가맹점 방문접수

예선: 7월 20일(일) 오후 1시(역사), 오후 3시(수학)

문의: (02)735-5565

2014년 4월 24일 목요일

과학탐구대회, 아이들이 겨루는데 왜 엄마가 열공하나

과학 영재 만들기 과열 … 상위 대학 가는 지름길 입소문

초등생 토론 주제 대학 과제 수준

학부모들 교수 도움 받아 자료준비

8시간에 150만원짜리 특강까지

"문제 쉽게 출제해 사교육 막아야"

주부 한모(46·서울 서초구)씨는 요즘 초등 5학년 아들이 참가한 ‘전국청소년과학탐구 토론대회’ 때문에 바쁘다. 학생 3명이 팀을 꾸려 출전하는데 매주 엄마들이 모여 아이들 준비를 돕고 있어서다. 과학의 달(4월)에 맞춰 매년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최하는 과학탐구대회는 탐구토론·과학미술·기계공학·융합과학·전자통신·항공우주토론 등 6종목으로 구성된다. 학교별 예선을 거쳐 교육지원청 대회(5월), 시·도교육청 대회(6월), 전국대회(8월) 순으로 치러지는데 단계별로 입상하면 상을 준다.

올해 초등학교 탐구토론 주제는 ‘미세먼지의 발생 이유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피해를 줄일 방안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라’다. 한씨는 “컴퓨터로 작성한 자료의 발표와 토론을 대비 중인데 너무 힘들다”며 “다른 팀 학부모는 전문기관 연구실에서 쓰는 공기 질 측정장비를 빌려 오는가 하면 전공 교수나 대학원생의 도움까지 받는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직장맘 이모(47·경기도 고양시)씨도 미세먼지 토론대회 때문에 고민이다. 매일 퇴근 후 서너 시간 동안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과학서적을 뒤진다. 장래 희망이 과학자인 5학년 딸의 팀은 20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야 한다. 이씨는 “미세먼지가 건강에 왜 나쁜지는 인터넷 검색으로 찾을 수 있지만 피해를 줄일 방안은 실험한 뒤 보고서에 사진을 담아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더라”며 “공대에 다니는 조카에게 도움을 청하려는데, 학생이 아니라 부모가 참가하는 대회 같다”고 했다.

중앙일보

미래부 주최 과학탐구 토론대회가 초등학생 사이에 필수 코스로 인식되면서 과열현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주제가 초등학생이 스스로 하기에 버거운 수준이어서 학부모들이 골치를 썩는다.

이번 미세먼지 주제는 지난해 방송통신대 한 교양과목의 중간고사 과제와 거의 같다. 과제는 ‘중국의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우리나라에서 실현 가능한 대처방안에 대해 서술하라’는 것이었다. 과학교사 출신인 서울 S고 교감은 “지난해 초등학교 기계공학 종목에선 ‘제한시간 내에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한 환경보존용 기계장치 만들기’가 나왔는데 교사도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난도가 높다 보니 사교육기관에 의지하는 학부모가 많다. 서울 강남 일대 과학전문학원에선 2월께부터 학교별 대회를 겨냥해 ‘과학탐구토론대회 특강반’을 운영한다. 수강료가 팀당(3명) 120만~150만원이다. 강사가 네 차례 두 시간씩 수업하고 보고서와 발표자료 작성을 도와준다. 윤모(42·여·서울 강남구)씨는 “맞벌이라 도와주기 어려워 학원에 문의했더니 ‘늦어도 2월까진 등록해야 수강할 수 있다’며 자리가 없다더라”고 말했다. 학교 대표로 선발돼 교육지원청 대회에 나가면서 학원 도움을 받으려면 수강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지난해 탐구대회에서 입상한 초등팀 지도교사는 “4년 정도 학원에 다닌 학생이 전국대회 상을 받더라”고 귀띔했다.

◆영재 ‘입시 벨트’의 첫 관문=과학탐구대회가 인기를 끄는 것은 ‘영재학급-영재교육원-과학영재학교’로 이어지는 입시 벨트에 올라타는 첫 관문이어서다.

과학탐구대회 수상 여부는 교사가 영재교육 선발 대상자를 추천할 때 우선 고려하는 사안이다. 학교별로 운영되는 영재학급이나 시·도교육청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가 유리해지는 것이다. 영재교육원에 다니면 그동안 영재학교나 과학고에 들어가기도 수월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서울대 합격자 실적을 보면 영재학교나 과학고가 상위권을 휩쓴다”며 “이과를 염두에 둔 학생과 학부모가 매우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고 등 전국 7개 과학영재학교의 올해 입학 경쟁률은 평균 18.41대 1로, 지난해(16.09대 1)보다 높아졌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과학영재학교는 과학고나 외고와 달리 선행학습 금지법 적용 대상도 아니어서 심화·선행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교육부는 외고·국제고·자사고·과학고의 입학전형에서 자기소개서나 교사추천서에 영재교육원 이수 여부를 기록하면 0점 처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과학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이 같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 과학고 입시에서도 여전히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영재교육 이수 여부가 기재된 학교생활기록부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과학창의재단 홈페이지에는 “사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방 학생들이 불리하다” “전공 교사도 가르치기 어려운 문제를 내고 있다”는 불만의 글이 올라와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윤지희 대표는 “초등학교에서 실험·실습할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는데 사교육까지 동원해 입시 스펙을 쌓는 대회라면 과학에 소질 있는 학생을 발굴하자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 S초등학교 교감은 “과학탐구대회와 영재교육원 모두 공교육 과정인데 거꾸로 사교육을 부추기는 어이없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려면 문제 난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과학창의재단 측은 “출제위원들에게 되도록이면 교과 과정 이내로 조정하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중앙일보

최상위大 대부분 표준점수 반영… 탐구 1개만 보는 곳 늘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전형은 정시모집에서 활용되는 선발 방식이다. 수능 100%를 반영하는 전형,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성적을 합산하는 전형 등이 이에 포함된다. 최상위권 대학은 대부분 수능 100%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학생부를 반영하더라도 그 영향력은 미비하다. 올해는 정시모집 규모가 늘어 수능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point1|자연계열 학과 합격선 다소 낮아질듯

대입 간소화 정책으로 수시모집 정원이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선발 인원은 24만3333명. 전체 4년제 대학 신입생 중 64.2%에 해당한다. 반면 정시모집 정원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 13만5774명(35.8%)이다. 서울대와 논술을 실시하는 28개 대학 기준(단, 울산대는 의예과만 논술이 있어 제외)으로 살펴본다면 정시모집 비중은 더욱 커진다. 이들 대학 모집 인원 중 41.0%(3만7624명)가 정시모집으로 선발된다. 수시모집 이월 인원까지 포함한다면 정시 정원 비율은 45%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015학년도 대학 입시부턴 자연계열 상위권 대학 정시 선발 인원이 크게 증가한다. 최상위권 학생이 의·치·한의예과로 빠져나가면 기존 자연계열 학과의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조선일보

point2|'백분위' 점수로 위치 파악해야 해
수능 우선선발제도가 폐지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 대학은 일반 전형(인문/자연)에서 수능 100% 전형을 실시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발표에 따르면 전국 대학 중 수능 100%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은 인문계열 89개교, 자연계열 91개교에 달한다. 수능을 80~100% 반영하는 학교도 인문계열 149개교(78.0%), 자연계열 141개교(86.0%)나 된다.

최상위권 대학 대다수는 수능 성적을 표준점수로 반영한다. 연세대·고려대는 국어·수학·영어 영역 표준점수를, 탐구영역은 백분위를 활용한 변환점수를 활용한다. 하지만 이하 수준의 대학은 백분위 점수 제출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따라서 지원 대학의 점수 반영법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

모의평가 성적을 볼 땐 백분위 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판단해야 한다. 표준점수는 평균 성적과의 차이를 나타낸 점수라 매번 다르다. 반면 백분위는 응시자 집단 내 서열을 나타내는 수치이므로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조선일보
point3|과목별 반영 영역·비율 잘 살펴야
각 대학은 영역별 반영 비율을 달리 적용한다. 수험생은 목표 대학에서 가중치를 높게 두는 과목에 집중해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 최상위권 대학 인문계열은 국어·수학·영어 반영 비중이 대부분 같다. 상위권 이하 대학에선 국어와 영어 영역 비율이 큰 곳이 많다. 자연계열은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학과 과학탐구 비중이 높다. 수학과 영어에 가중치를 두는 곳은 상위권 이하 대학이 대부분이다. 단, 한양대는 인문·자연계열 모두 국어·수학·영어·탐구 영역 점수를 동일하게 반영한다. 한국외국어대는 학교 특성 상 영어 반영 비율이 높다.

반영 과목도 대학마다 다르다. 인문계열은 사회· 과학탐구 점수 모두 제출할 수 있는 학교가 많다. 경희대, 한양대처럼 사회탐구 영역을 지정한 곳도 있다. 자연계열은 상위권 대학의 경우 과학탐구 성적을 내는 곳이 대부분이다. 일부 학과에 한해 사회탐구 응시자도 지원할 수 있다.

탐구 과목은 1개만 반영하는 곳도 느는 추세다. 탐구 과목은 국어·수학·영어보다 준비가 쉽다. 분량이 적고 난이도도 높지않기 때문. 중위권 이하 대학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탐구 2개 과목 중 하나라도 확실히 공부하는 게 유리하다.
조선일보

해외 대학 진학 트렌드 학생의 비전에 맞는 대학 선택 늘어

2013년 하반기부터 올 4월까지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주요 도시를 돌아다니며 수천 명의 미래 글로벌 인재를 만났다. 한국의 위상은 25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 아시아 각국 대형 마트에는 한국 제품이 가장 잘 보이는 구역에 진열돼 불티나게 팔린다. 세계 최고 수준의 명문교 학생들도 K-POP에 열광한다. 국내 기업의 가전제품과 첨단기기, 자동차가 방문한 도시에 넘쳐나는 것을 보며 글로벌·융복합 시장을 이끌기 위해 할 일을 생각했다. 빠르게 선진화하는 글로벌 인재상을 따라잡는 일이다.

◇자신의 학업 계획에 맞춰 대학 지원

2000년대와 달리 요즘 상담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학업 계획에 맞춰 활발하게 외국 대학에 지원한다. 과거 명문 외국어고 학생들에게서만 볼 수 있던 현상이다. 국내 명문대 글로벌 전형과 △예일-NUS대학(Yale-NUS) △뉴욕대 상하이·아부다비 캠퍼스 △송도글로벌캠퍼스 내 대학 등을 다양하게 선택하는 식이다. 이 학생들은 자신의 장점·진로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걸맞은 대학원·학부 교육과 선발 방법을 거꾸로 되짚어가며 최종 선택한다. 대학의 이름값은 우선 고려 사항이 아니다. 최근에 아이비리그를 포기하고 홍콩대 경영대학을 지원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해외 교육 제도는 해마다 진화

서던캘리포니아대(USC)·홍콩과학기술대(HKUST)·보코니대(Bocconi)는 각 대학이 가진 장점을 합해 '합동 경영학 학사 학위'(WBB〈World Bachelor in Business〉 program)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에 입학하면 순서대로 USC·HKUST·보코니대에서 1년씩 공부하게 된다. USC에서는 현장 경험을 쌓고 경제분야의 리더를 만나 함께 토론한다. 이후 아시아 경제 중심지 홍콩에서 과학기술분야를, 유럽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는 밀라노에서 금융·유럽 시장을 공부한다. 4학년 때는 이 세 학교 중 하나를 선택해 심화 수업을 이수한다. 자신의 식견과 잠재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특별한 점이다.

◇인재를 기르는 정책에 집중해야

WBB 프로그램처럼 해외 명문대는 매년 우수한 교육 제도를 신설하고 있다. 고교 교육 과정 또한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개혁안을 발표한다.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기존에 운영하던 대학 선이수 프로그램(AP)을 발전시켜 AP 캡스톤(Capstone)을 개발했다. 학생 스스로 연구 주제를 정하고 이를 조사·토론하고 발표해 대학 입학에 그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다. 영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인 A레벨과 중등학교졸업자격시험(GCSE)의 난이도 상승, 일본의 토플 성적 의무화 방안 등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려는 교육 정책은 대세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국내 교육정책은 영어 학습 규제에만 매달린다. 한두문제로 학생의 대학·진로가 갈리는 것도 문제다. 이 상황에서 비전과 국제적 안목을 갖춘 글로벌인재는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는 국부 유출임을 명심하고 우수한 인재 양성 정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조선일보

외고 지망생에게 공개하는 나만의 공부법

모르는 것 빠짐없이 질문… 깊게 파고드세요



 

조선일보
윤지영(경기외고 2년)양
공부와 운동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윤지영(경기외고 2년 ·사진)양은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라크로스 U-17 종목 여자 국가대표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다. 자유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면서도 허투루 시간을 쓰지 않는 윤양의 공부법을 들어봤다.

◇토론 수업 적극 대비하며 사고력 기르세요
윤양은 경기외고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반에 진학했다. IB과정은 과목당 학생 수가 6명에서 15명 정도로 적은 편이라 학생의 참여와 토론이 활발하다. 그러나 윤양의 1학년 1학기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윤양은 이를 "그때까지는 깊게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성적을 받은 친구들과 비교하니 자신은 한쪽 의견만 주장하고 있었다는 것. "1학년 역사 수업 시간이었어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수백만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의 행동이 정당했는가'가 에세이 주제였습니다. '부당하다'고만 쓰면 반쪽짜리 답안입니다.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러면 이 두 의견을 모두 제시하고 그럼에도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쓰는 게 백점짜리 답안이었죠. 어떤 사실의 여러 가지 면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공부를 깊이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안의 양면을 생각하는 능력은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었다. '히틀러'를 주제로 토론한다면 히틀러·독일·제2차 세계대전 등 관련 내용을 서술한 책을 찾아 읽고 찬반양론을 준비하는 식이다. 윤양은 "책을 읽고 주장을 가져오는 게 끝은 아니다"라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누구나 동의할 수 있게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생님 괴롭히는 질문 끊임없이 던지세요

윤양은 책을 읽으며 수업에 필요한 배경 지식을 얻기 위해 자주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 사서는 IB반에서 '자료 조사'(Research) 과목을 담당하는 원어민 교사였다. 윤양은 스스럼없이 원어민 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영어 말하기 능력과 토론 기술을 배웠다.

"한번은 친구들과 함께 도서관에 갔습니다.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친구가 '중국에서는 페이스북(facebook)에 접속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너는 어떤 생각을 했니'라고 되물었어요. 우리는 각자 의견을 내면서 더 발전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죠."

윤양이 교사와 거리낌없이 대화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건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과학 수업에서 호된 지적을 받은 게 계기였다. 그는 "실험 위주 수업이라 매번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처음에는 온통 '수정이 필요하다'는 빨간 줄 투성이었다"며 "다음부터는 보고서 제출 전 미리 담당 교사를 찾아 고칠 점이 없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때는 여전히 보완할 것 투성이었죠. 그러나 수정 후 제출하는 최종 보고서는 언제나 만점이었어요. 궁금하거나 모르는 점은 빠짐없이 질문하고 보완한 덕분이죠. 학기말에는 선생님께서 제 답안을 후배들에게 예시로 보여주고 싶다고 동의를 구하더라고요."

◇운동하면서 체력 기르고 스트레스 풀었어요
윤양은 고교 입학 뒤 라크로스(lacrosse·끝에 그물이 달린 스틱을 이용해 상대의 골에 공을 넣는 운동) 동아리에 가입했다. 주 1회 1시간 정도 운동하기 때문에 학업에 부담도 없고 스트레스 푸는 데도 제격이다. 성과도 좋았다. 지난 겨울방학 때 고교·대학·성인 각 3팀씩 총 9팀이 겨룬 인도어리그에서 고교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대학 팀 중 고려대도 꺾었다. 윤양은 지난해 실적을 인정받고 선발전을 거쳐 올해 17세 이하 여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지난달 21일부터 2박 3일간 일본에서 열린 한·일 여자라크로스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윤양은 "미국 중·고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학생은 운동 잘하는 친구"라며 "운동을 잘하면 체력·사회성·건강한 정신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이 학교 체육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아이비리그나 미국 유수 대학에서는 체육 활동을 많이 하는 친구들을 우대하고요. 체력이 좋아야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며 체력을 기르세요. 수업 시간에 조는 친구들에게 제가 하는 조언입니다."
조선일보

의예과 수시모집 합격 열쇠는… 비교과 활동·논술 영향력

올해 각 대학 의예과 입학전형은 크게 세 종류다. 수시모집에선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중심 전형과 논술 전형을 들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성적을 전적으로 반영하는 정시모집도 빼놓을 수 없다. 전문가들이 알려준 전형별 대비법을 정리했다.



학생부 중심 전형|수능·비교과 모두 비중 높아
학생부 중심 전형에선 △내신 성적 △비교과 활동 △서류(추천서 및 자기소개서 등) 세 가지를 평가한다. 이 중 내신 반영 비율이 높으면 '교과형', 낮으면 '종합형'으로 분류한다. 유준철 대표는 "종합형은 상위권 대학, 교과형은 지방 소재 의예과에서 선발 비율이 높다"고 했다.

교과형은 일반고 최상위권 학생이 노려볼만하다. 종합형은 낮은 내신을 비교과 활동으로 보완할 수 있는 특수목적고·자율형사립고 학생에게 유리하다. 두 부류 모두 비교과 활동 내역을 쌓는 데 소홀하면 안 된다. 임성호 대표는 "지원자들 성적이 비슷해 최종적으론 비교과 점수에서 합격이 갈린다"고 했다. "연세대(서울캠퍼스) 학생부교과 전형의 경우 2단계에서 학생부와 비교과 점수를 각각 7대3의 비율로 반영합니다. 1단계에서 걸러진 학생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은 대부분 비슷할 겁니다. 결국 비교과 점수가 높은 지원자가 최종합격하겠죠."

대부분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 중심 전형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1단계에선 서류 평가, 2단계에선 면접을 치르는 식이다. 서울대는 아예 서류와 면접 전형을 동시에 진행한다. 면접은 MMI(Mini Multiple Interview) 형태로 치러진다. 지원자는 6~8개 방에서 10분 내외의 짧은 인성 테스트를 거친다. 이만기 이사는 "의대에서 원하는 인성은 일반적 의미의 '선'(善)과 다르다"고 못 박았다.

"MMI 문제는 '말기 암 환자에게 발병 사실을 알리는 의사 역할을 해 보라'는 식의 상황극이 대표적입니다. 환자 마음에 공감하되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 '힘든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자'는 격려까지 덧붙이는 것이 좋은 답변입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꽤 높은 편이다. 교과형은 대부분 '국어·수학·영어·탐구 영역 등급 합 4' 수준으로 타 학과·전공에 비해 높게 설정해뒀다. 종합형을 실시하는 학교 중에도 서울대(지역균형선발 전형)·가톨릭대(학교장추천 전형)·고려대(학교장 추천 전형)·연세대(학교활동우수자 전형)·성균관대(성균인재 전형) 등은 교과형과 비슷한 수준의 수능 하한선을 적용한다.

논술 전형|수능 쉬우면 논술 영향력 커질듯

최상위권 대학은 논술 전형 정원이 많은 편이다. 김찬휘 센터장은 "극상위권 의대에서만 논술 전형을 실시한다"고 했다. △연세대 일반 전형 △성균관대 논술우수 전형 △중앙대 일반학생(논술) 전형 △연세대(원주캠퍼스) 일반(논술) 전형 △울산대 일반 전형 등이 대표적이다.

의예과와 자연계열이 따로 논술을 치르는 경우 전자의 난이도가 다소 높다. 임성호 대표는 "같은 문항으로 논술 시험을 치르면 자연계열 합격자 평균은 70점대인 데 반해 의예과 합격선은 90점 후반으로 성큼 뛴다"고 귀띔했다.

올해 논술 전형에선 수능보다 논술 고사의 영향력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정부의 '수능 영어 난이도 완화 정책' 때문이다. 임 대표는 "영어가 쉬워져 수능 최저를 맞추는 학생이 늘수록 대학별 고사 점수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학생부를 반영하는 학교의 경우 반영 비율을 잘 살펴야 한다. 일부 대학은 논술 전형에서도 학생부 점수를 20%씩 합산한다. 김기한 소장은 "학생부 등급에 따라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동국대는 내신 1등급과 6등급 간 차가 48점입니다. 반면 연세대는 같은 등급 간 점수 차가 1점밖에 나지 않아요. 따라서 논술 전형 준비생도 학생부 반영법을 잘 살펴 지원 대학을 정하세요."


조선일보

정시모집|'나'군… 치열한 눈치 작전 예상돼
올해 의예과 정시모집 전망은 지난해에 비해 불투명하다. 다수 대학이 모집군을 이동했기 때문. 김 소장은 "명문 의대가 모인 '나'군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듯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가'군엔 서울대·경희대·중앙대·이화여대 등이, '다'군엔 아주대 등이 배치돼 있다. 반면 '나'군엔 연세대·가톨릭대·울산대·고려대·성균관대 등 상위권 대학이 쏠렸다. 가군 서울대에 지원할 학생이 나군에서 다양한 대학으로 분산되는 셈이다.

한편 새롭게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도 있다. 이화여대는 올해 정시모집에서 6명의 문과생 정원을 뒀다. 이에 대해 이만기 이사는 "수능 성적이 높은 특수목적고 문과생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일보

2014년 4월 18일 금요일

'사랑한다' 말 남긴 아이들 앞에 모든 어른이 죄인


아이들을 지켜주지도 구해주지도 못한 모든 

어른이 죄인이다.   



물이 들어차는 선실에서 열일곱 살 딸이 엄마 전화기에 제 얼굴을 찍어 띄우며 말했다. '어떡해, 엄마 안녕. 사랑해.' 아들은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 고백했다. '엄마, 말 못할까 봐 미리 보내놓는다. 사랑해.' 딸은 도리어 아버지를 다독였다. '아빠 걱정 마, 구명조끼 입고 애들이랑 뭉쳐 있으니까.' 연극반 아이가 남긴 말도 '사랑한다'였다. '연극부 다들 사랑해.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용서해줘.' 2학년 4반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나눈 대화방 문자도 '전부 사랑합니다'로 끝났다.

단원고 아이들은 배가 기울고 가라앉고 뒤집히는 순간에도 엄마와 아빠와 친구를 생각했다. 질식하도록 밀려드는 두려움 속에서도 못다 한 말 '사랑'을 떠올렸다. 이렇게 고운 아이들을 누가 차가운 바닷속 어둠에 가뒀나. 다 내 딸, 내 아들 같아 가슴에서 울컥 뜨거운 것이 솟는다.

배가 기울기 10분 전 아들은 아침 진도 바다 풍경을 찍어 보냈다. 엄마는 사고 소식을 듣고 애타게 아들을 찾았다. '아들…' '아들 대답 좀 해봐.' 아들은 아무 대답이 없다. 진도로 달려온 엄마가 절규했다. "나는 이제 누굴 보고 살라고." 소식 끊긴 딸에게 애원하는 엄마도 있다. "제발 한 번만 엄마 전화 받아봐라, 제발." 엄마들은 바람 찬 아침 선착장에 서서 하염없이 남쪽 바다를 바라봤다. 시신이 돼 돌아온 아들 앞에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못해준 것만 자꾸 생각난다"고 했다. 자식 하나만 둔 부모가 태반이다. 지옥에 떨어진 것 같을 그 마음이 지금 이 땅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배를 탔던 단원고 2학년 325명 가운데 75명만이 구출됐다. 한 반 37명 중에 한 명, 두 명씩만 살아온 학급도 있다. 학부모, 학생들은 한때 '모두 구조됐다'는 엉뚱한 전갈에 박수치고 환호하다 곧바로 절망에 빠졌다. 온 학교가 탄식과 통곡에 잠겼다. 살아 돌아온 아이들, 1·3학년 아이들에게도 가누기 힘든 가책과 상처가 남았을 것이다. 멍든 마음을 심리 치료로 어루만져줘야 한다.

배가 기울기 시작해 침몰하기까지 두 시간 넘도록 어른들은 뭘 했나. 생존자 집계조차 못 하고 허둥댔다. 배에 갇힌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애태워 기다리는 부모들을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지켜주지도 구해주지도 못한 모든 어른이 죄인이다.

조선닷컴

‘A Mother's grief: My daughter's in the water(비통한 엄마 “내 딸이 바다 속에 있어요)’ CNN 보도에 세계 네티즌 눈물-분노



진도 여객선 대참사가 전 세계로 타전된 가운데 한 엄마의 애달픈 사연을 보도한 CNN에 많은 해외 네티즌들이 안타까운 댓글을 달고 있다.

CNN은 17일(미 동부시간) ‘A Mother's grief: My daughter's in the water(비통한 엄마 “내 딸이 바다 속에 있어요)’ 기사에서 김모씨의 사연을 진도발로 소개했다.

CNN은 “끊임없는 빗줄기와 가슴을 후비는 듯한 바람이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때렸지만 그녀는 차가운 회색항구에 그대로 서 있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황해 바다의 거센 파도를 가리키며 저 물 속에 딸아이와 내가 가르치던 아이들이 있어요“하고 말했다. 사설 학원의 영어교사로 일하는 그녀의 딸과 친구들이 제주 여행을 가기 위해 세월호를 탔다.

당국에 따르면 한국시간 18일 오전까지 26명의 사망이 확인됐고 270명은 실종 상태이다. 실종자 중에는 ‘빌리’라는 미국 이름을 가진 김씨의 딸이 들어 있다. “내 딸이 바다 속에 있어요.” 그녀는 울부짖었다.

김씨의 딸은 이번 여행을 내켜 하지 않았다. 몇 달 전에 온 가족이 제주도를 다녀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번 가봤으니까 이번엔 가기 싫다”며 안 가려 했지만 엄마는 “학교 생활에서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라며 딸을 설득했다.

엄마는 “모든 게 나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오열했다.

침몰 지점에서 20㎞ 떨어진 팽목항에 실종자 가족들은 16일 밤부터 모여 있다.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담요를 두른 채 엄마들과 할머니들은 아이들의 생환을 애타게 기다리며 오열하고 또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김씨는 “벌써 30시간도 더 지났다. 딸아이가 저렇게 추운 바다 속에 있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냐. 한 숨도 잘 수 없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한국 언론은 세월호에서 학생들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를 보도했다. 어둠 속에 여힉생들이 비명을 지른다는 것도 있었고 한 아빠는 딸이 선실에 갇혀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한 남학생은 죽음을 예감한 듯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부모들은 생존자가 더 발견될 수 있는데 당국이 아이들의 문자 메시지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분노한다. 김씨는 “우리는 배에 있는 아이들로부터 문자를 받고 있지만 정부는 우리를 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현장을 찾아와 가족들을 위로하며 구조 작업을 벌이는 이들에게 “부디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김씨는 “정부는 우리 아이들의 목숨이 넘어가고 있는데도 한 일이 없다”고 비난했다.

딸이 ‘빌리’라는 미국 남자아이 이름을 어떻게 갖게 됐는지 설명할 때 엄마는 절박한 순간에도 미소를 내비쳤다.

“딸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염소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스스로 빌리라는 이름을 골랐어요.”

빌리는 엄마에게 제주에서 맛있는 과자를 사오겠다고 약속했다. 엄마는 딸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CNN의 보도에 네티즌들은 수백개의 댓글을 남기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샤나’는 “한국은 국제금융의 중심망과 5성급 호텔, 주요 산업체계를 갖춘 고도의 선진국이다. 국민들의 교육 수준도 높고 국방력도 최고다. 몇 달 전 올림픽에선 최고의 선수들도 나왔다. 학생들이 이렇게 차가운 바다 속에 배에 갇혀 빠졌는데 정부는 뭘 하고 있나? 겨우 몇 명의 잠수부가 들어가서 하는 게 구조냐? 침몰한 배에 아이들이 가득 찼다.”고 비난했다.

아이디 ‘패트리어트’는 “사고 선박은 1994년에 일본에서 건조됐다. 18년을 쓰고 더 이상 서비스할 수 없게 되자 제3국인 한국에 팔았다. 한국인들은 두 개의 데크를 더 만드는 등 구조 변경으로 배가 침몰할 위험성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에밀 라로자’는 “주여, 배에 갇힌 빌리와 나머지 아이들이 돌아오게 해주세요. 전능하신 하나님, 비극적 사고로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부디 힘을 주소서”하고 기원했다.

한 네티즌이 “겁장이 선장은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가장 먼저 구조됐다. 승무원들도 승객들을 구하다 숨진 23살 여성 외에 누가 도왔냐. 자신들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한국인인 게 슬프다”고 말하자 ‘마틴’은 “선장이 정말 그랬다 해도 당신 나라 사람들을 부끄러워 하지 마라. 모두를 매도해선 안된다. 난 지금까지 인명을 위해 헌신하는 존경할만한 한국인들을 많이 만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브 스프링’은 “사고 직후 몇 시간 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동원됐어야 한다. 왜 한국은 이런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는데도 국제적인 도움을 청하지 않는가. 며칠째 아이들이 물과 음식도 없어 공포 속에 선실에 갇혀 있지 않냐?”고 답답해 했다.

뉴욕 뉴시스

지방 의대·치대·한의대 30% 지역출신 선발

2015학년도 입시부터 지방 의대·치대·한의대는 정원의 30% 이상을 지역 고교 졸업자에서 뽑는다. 의학·치의학·한의학 전문대학원과 법학 전문대학원은 20% 이상을 해당 지역 대학 졸업자에서 뽑는다.

교육부는 18일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안’을 이같이 입법예고했다. 올해 초 지방 의·치대와 한의대, 의학·법학 전문대학원에서 지역인재를 정원 내에서 별도 선발토록 한 뒤 구체적인 선발 범위를 정한 것이다.

지역인재 전형은 지방대가 모집 정원의 일부를 해당 지역 고교 졸업자에게 주어 선발하는 방법이다.

지역인재 전형은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강원권, 제주권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된다. 다만 강원권과 제주권은 지역인재 선발 비율을 절반으로 줄여 학부는 15% 이상 전문대학원은 10% 이상으로 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두 지역은 고교와 대학 졸업자가 적어 30%로 정할 경우, 이 지역 출신을 지나치게 우대하고 타 지역 출신을 역차별할 소지가 있어 타 지역보다 낮게 정했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대졸자 신규채용 인원의 35% 이상을 지역인재로 뽑는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의 공공기관과 기업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정했다. 중앙행정기관이 위원회를 구성하면 위촉직 위원 자리의 20% 이상은 지방대학 교원에게 주도록 했다.

법안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교육부 장관이 5년마다 만들고, 중앙행정기관장과 시·도지사는 이 정책이 지역인재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도록 했다. 또 교육부 장관이 지방대학 육성지원 사항을 심의하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지원위원회’를 운영토록 했다. 이 위원회는 관련 중앙부처 차관급 공무원과 지방대학 교원 등으로 구성된다. 

경향신문

2014년 4월 4일 금요일

영등포 슈바이처·울지마 톤즈… 우리가 사랑한 의사들

故장기려 박사 , 故 선우경식 원장, 故이태석 신부
          장기려 박사 ,  선우경식                   원장, 이태석 신부
그동안 국내 의료계엔 병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獻身)한 의사가 많았다. 그들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슈바이처'들이었고, 국민은 그들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

 장기려 박사는 경성의전을 나와 평양에서 의사로 일하다 1950년 월남했다. 복음병원과 청십자병원을 세워 평생을 피란민·행려병자 등 가난한 이를 위해 인술을 베풀었다. 그가 설립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은 국내 건강보험의 효시가 됐다. 1979년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선우경식 전 요셉의원 원장은 1987년부터 20여년간 서울 신림동과 영등포역 인근의 노숙자 등을 돌보는 데 자신을 던져 '영등포 슈바이처'로 불렸다. 그의 손길을 거쳐 간 사람은 43만명에 달했다.

 이태석 신부는 인제대 의대를 졸업한 뒤 군의관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성직자의 길을 걸었다. 2001년부터 아프리카 오지인 남수단 톤즈에서 봉사 활동을 펼치다 대장암으로 숨졌다. 그의 삶은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됐다.

빈곤 국가에서 한센병과 싸우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몸을 바친  이종욱 전 WHO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의료인이었다.
 조선일보

























그는 생전에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린 대로 의사로서의 안락한 인생을 버리고 소외된 불우이웃들에게 희망의 빛을 밝혀주며 험한 길을 걸어왔다.
1969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킹스브룩 주이스 메디컬센터에서 내과를 전공한 선우원장은 미국의 일자리를 마다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림대병원 의대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그가 노숙인의 슈바이처로서 삶을 살게 된 계기는 1983년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료 의술 봉사를 하면서부터다. 당시 신림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고, 주민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기가 힘들었다. 선우원장은 1987년 의료 봉사를 시작했던 신림동에 요셉의원을 세웠다. 요셉의원은 신림동에 개발이 시작되고 아파트가 들어서자 1997년 노숙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영등포역 뒤쪽의 쪽방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요셉의원은 개원 이래 20년 동안 43만명의 노숙인과 영세민 환자를 돌봤다. 지금도 매일 100여 명의 환자가 요셉의원을 다녀간다. 의료 혜택 외에도 먹고, 입고, 잘 곳을 제공하고 그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선우원장의 뜻에 동의하는 1백30여 명의 의료 봉사자와 4백50여 명의 일반 봉사자가 요셉의원에 참여하고 있다. 요셉의원은 100%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환자에게 진료비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부 지원금을 요청한 적도, 받아본 적도 없다.
선우원장은 선친이 남긴 작은 집에서 결혼도 하지 않고 홀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것은 소외된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과 이 마음들이 결집된 요셉의원뿐이다.
선우원장은 월간 <착한 이웃>에 기고한 글에서
“의사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 환자야말로 진정 의사가 필요한 환자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우리 주위에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의사에게 줄 것 없는 환자들이다. 하지만 선우원장과 요셉의원의 봉사자들은 가진 것 없는 환자들이 주는 고마운 마음과 남을 돕는 보람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세상 기준으론…바보 의사랍니다

강남의 잘나가던 개업醫, 낮은 데로 병원 더 키우려고 인테리어 공사시간 남는 김에 복지병원 봉사 갔죠

얼마 후, 남아달라는 요청… 고민…아내의 한마디가 나를 바꿨다"돈 벌 것, 다 벌고 하면 무슨 봉사냐 젊고 힘 있을 때 남 돕는 게 진짜다"

1977년 봄 어느 날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서울 청량리 동산병원 응급실에 한 살배기 아기 환자가 도착했다. 아기를 품에 안고 뛰어온 엄마는 "아이가 자꾸 숨이 멎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울먹였다. 이 병원 소아과 과장은 이제 막 수련의 생활을 시작한 인턴을 돌아봤다.

"박 선생이 좀 봐줘야겠어. 환자 옆에서 지키고 있다가 숨이 멎으면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주는 거야."

그는 침상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 아기 환자를 지켰다. 언제 숨이 멎을지 모르는 아기.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경험도 지식도 부족한 인턴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그저 아기가 호흡을 멈출 때마다 입으로 숨을 불어넣어 줄 뿐이었다. 그렇게 몇 번이나 했을까. 어느새 밤이 지나고 동이 텄다. 꼬마는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었다.

소아과장이 아침에 출근해 응급실에 들어서자 함께 밤을 지새운 아기 엄마가 벌떡 일어서서 말했다.

"이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19번이나 살렸어요. 내 아기를…."

그제야 깨달았다. 아기는 밤새 19번이나 숨이 멎는 고비를 넘겼다는 사실을. 이후 그 증세는 사라졌고 아기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며칠 후 소아과장이 그를 방으로 불렀다.

"오늘 그 꼬마 환자 엄마가 다녀갔네. 요구르트 두 병을 주고 갔어. 하나는 박 선생 것, 하나는 내 것."

과장이 요구르트 한 병을 내밀었다. 어쩐지 가난해 보였던 아기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막 의사의 길에 들어선 젊은 의사는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세상엔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병들이 많다. 의사가 모든 걸 다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의사로서 충분한 실력과 자질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을 그날 배웠다."
박용건 성가복지병원 내과 과장
박용건 성가복지병원 내과 과장은 지난 2000년 말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던 개인 병원을 접고, 수입이 10분의 1 수준인 지금의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내가 가졌던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이 길이 내 길이란 걸 의심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로부터 37년 후 그에 관한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박용건(66) 성가복지병원 내과 과장이 최근 '제30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받았다는 소식이었다. 그는 한 해 1만명 이상, 많게는 2만명이 넘는 노숙인과 알코올중독자를 치료해온 '노숙인의 주치의'였다. 지난해엔 '제1회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도 받았다.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병원에서 그를 만났다. 성가복지병원은 가톨릭 서울대교구 산하의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는 병원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운영되는 곳이다.

박 과장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렸다. 인터뷰 중에도 "제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주인공은 이 병원이고 저는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병원장인 이영순 수녀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인터뷰가 중단될 뻔했다.

◇강남 병원 닫고 시작한 새로운 삶

박용건 과장은 한때 서울 강남에서 '잘나가는 내과의사'였다. 경희대 의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없어진 영동병원에서 내과 과장을 하다가 1991년 11월 개업했다. 다행히 병원은 잘됐다. 하루 80명이 넘는 환자가 찾았다. 2000년 말 그는 병원을 더 키울 욕심으로 건물을 수리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개인병원을 더 잘해 보려고 시작한 그 인테리어 공사가 그의 인생을 바꿔놓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다.

―성가복지병원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병원 인테리어 공사가 두 달 걸린다고 했다. 마냥 놀 수는 없어서 봉사할 곳을 찾다가 성가복지병원에서 내과 의사를 찾는다는 말을 들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당장 와달라고 했다. 처음엔 두 달만 봉사하려고 했던 거다."

―그런데 어떻게 두 달 예정이었던 봉사가 '계속 근무'가 됐나.

"봉사 시작한 지 한 달쯤 됐을 때 병원 수녀들이 '계속 맡아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가난하고 병든 환자를 위해 나의 안락한 삶을 포기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그때는 약국을 하던 아버지가 사업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봐 집마저 날린 상황이었다. 한창 공부에 몰두해야 하는 두 딸은 어떻게 키울 것인지…. 쉽게 결론이 나질 않더라."

―그래도 최종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 텐데.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집사람에게 기도를 통해 답을 얻어달라고 했다. 3일 철야기도를 갔다 온 집사람이 말했다. '의사는 어차피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당신도 그래야 하지 않겠나. 개업의가 돼서 돈 많이 모으고, 먹을 거 다 먹고, 집에 갖출 거 다 갖추고, 아이들 해줄 거 다 해주고 그런 다음에 머리 하얗게 돼서 이제 봉사 좀 해볼까 하는 건 봉사가 아니다. 젊고 힘 있을 때 남을 위해 일을 해야 진짜 봉사다'라고. 그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이 길로 오지 않았으면 누릴 수 있었던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후회하진 않았나.

"내가 가졌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가족들의 응원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딸들이 '아빠가 하는 일에 긍지를 느낀다'고 말해줘 더욱 힘을 얻는다."

강남 의사 시절과 비교하면 그의 수입은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하지만 "이 길이 내 길이란 걸 의심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노숙인 주치의
처음엔 겁나는 일도 많았다. 강남에서 병원 할 때 만났던 환자들과는 너무나 다른 환자들을 봐야 했다. 자신이 세상에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 불쌍한 영혼들은 거칠고 폭력적이었다.

―적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초기엔 환자의 70~80% 정도가 노숙인이었다. 그중엔 술에 찌든 알코올중독자들이 많았다.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붓거나 목발을 휘두르며 병원 직원들을 위협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다고 그들을 포기할 순 없다. 그들을 받아줄 곳은 우리밖에 없는 것 아닌가. 그들은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이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자기 자신에게도 버림받은 사람들이다."

그는 "세상이 좋아진 건지 이젠 환자 중 노숙 알코올중독자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요즘은 독거노인, 외국인 노동자, 저소득층 환자들의 비중이 조금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에겐 그런 거친 환자들을 다루는 '재주'가 있는 듯했다. 이영순 병원장은 "박 과장이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사람에게 '왜 또 술 먹고 왔어. 안 먹었으면 얼마나 좋아. 내일 다시 와서 진료받아. 알았지' 하고 다독이면 금세 순해지더라"고 말했다.

―거친 환자들의 마음을 여는 비결이라도 있나.

"모든 환자를 다 똑같이 대한다. 잘못하면 야단도 친다. 오랫동안 자주 만나다 보면 야단을 쳐도 진짜 나쁜 마음으로 야단치는 게 아니라는 걸 환자들이 잘 안다. 자신이 환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존중받는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눈빛과 말투, 손길에서 그런 걸 느끼나 보다. 그들을 만져주고 안아주고 그런다. 환자들은 어리광도 부린다. 부성애 같은 걸 느끼는 것일까."

―환자들에게 자상하게 설명을 해준다고들 하던데.

"환자들이 납득할 때까지 설명해준다. 전문 용어나 영어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 말로 설명한다. 환자 눈을 보면 내 말을 이해했는지 더 설명이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물론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환자도 있지만."
박용건 성가복지병원 내과 과장
박용건 과장은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아버지 같은 느낌을 주는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언제나 환자 편을 들어주고, 환자들의 마음까지 감싸 안아준다고 했다. 사진은 박 과장이 중환자실 여성 환자와 손을 마주치며 환하게 웃는 모습. /허영한 기자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는다"
그는 1974년 의대를 졸업하자마자 군의관 복무를 시작했다. 그해 여름 몇 달간 진지구축 공사를 마치고 복귀하자 몸이 펄펄 끓었다. 체온이 40도까지 올랐고 구역질이 나고 허리가 아팠다. 치사율 10%인 유행성 출혈열이었다. 그때만 해도 원인을 몰라 '불명열'이라 불리던 병이었다. 다행히 수도통합병원에 후송된 지 한 달 만에 건강을 회복했다. 불명열 환자는 통상 6개월간 치료를 받는데 몸이 일찍 회복됐으니 5개월간 쉬어도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환자를 돌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의사라도 입원했는데, 환자가 환자를 돌보다니.

"공식적으론 환자지만 실제론 다른 환자를 돌보고 치료했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닌데, 24시간 병실에 있는 군의관, 당직의사가 된 셈이었다. 남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내겐 소중한 시간이었다. '여기 말고 언제 어디서 이런 병을 연구할 수 있겠나' 싶었다. 많을 땐 환자들이 200~300명에 달했다. 나를 좋게 본 소령 군의관이 레지던트 2년차는 돼야 배울 수 있는 투석 방법도 가르쳐줬다."

―그곳 군의관이 아닌데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느 날 새벽 2시에 병사 환자가 도착했다. 상태가 심각했다. 콩팥이 심하게 망가졌고 몸속 칼륨 수치가 한계에 도달해 심장마비가 우려됐다. 담당 군의관에게 전화할 시간도 없었다. 일단 살리고 보자는 생각에 미리 배워둔 복막투석을 실시했다."

―다음 날 군의관이 뭐라고 하던가.

"그는 '의사로 살아가는 동안 이 사람은 내가 아니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상황과 맞닥트리는 건 쉽지 않다. 나 아니어도 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상황이 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 중위는 바로 그런 상황을 만난 거네'라고 했다. 내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말이 되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영동병원 내과 과장으로 있을 때도 심장이 멈춘 환자를 55분 심폐소생술을 시도한 끝에 살려낸 일이 있다.

"점심시간이었는데 40대 남자가 병원을 찾아왔다. 다른 의사들은 모두 밥 먹으러 나간 시간이었다. 나는 평소대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응급실 호출이 왔다."

남자는 처음엔 "체한 것 같다"고 했지만 잠시 후 의식을 잃었고 심장이 멈췄다. 박 과장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선 통상 20분 이내에 숨이 돌아와야 살 수 있다. 하지만 남자는 20분이 지나도 심장이 뛰지 않았다. 식사하러 나갔던 의사들이 돌아왔고 병원장은 설명을 듣더니 가망이 없으니 포기하라는 눈짓을 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55분이 지났을 무렵 간호사가 비명을 질렀다.

"심장이 다시 뛰어요!"

하지만 구내식당에서 혼자 밥 먹으며 일만 하는 성격 때문인지 그는 '사회성' 면에선 주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가 회식이나 술자리에 참석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한 성가복지병원 관계자는 "주변 사람과 워낙 교류가 없어 저녁 식사 한번 하자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머리 깎는 게 얼마인지도 모르는 사람
그는 병원에서 환자 돌보는 일 이외의 것은 잘 모른다. 집도 병원에서 3분 거리에 있어 혼자 걸어다닌다. 이 병원 자원봉사자 안향춘씨는 "머리 깎는 게 얼만지도 모르는 분"이라고 했다. 결혼 후 한 번도 이발소에 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앞머리와 옆머리는 내가 자르고 뒷머리는 집사람이 손봐준다. 집에서 깎는 머리치고는 꽤 괜찮지 않으냐"며 웃었다.

그는 쉬는 날도 거의 없다. 방사선과 직원인 김수연씨는 "과장님이 휴가 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처음 만났을 때도 "월요일은 병원이 공식적으로 쉬는 날이지만 입원 환자를 보려고 오전에 출근한다"며 오후에 만나자고 했다. "환자들이 이틀이나 담당 의사를 못 보면 얼마나 불안하겠나 싶어서…"라는 게 그가 병원 휴일에도 일하러 나오는 이유였다.

◇상상도 못할 욕설을 듣고도…
25일 오전 성가복지병원 5층 중환자실. 그가 들어서자 86세 강옥이 할머니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남편이 죽은 후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 혼자 살던 할머니는 치매와 영양 부족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 달간 치료와 보살핌을 받으면서 살이 뽀얗게 오른 할머니는 다음 날 요양 시설로 떠날 예정이었다.

"다른 병원으로 간다고 속상해 우는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좋은 곳으로 가는 거예요. 에이고, 울긴 왜 울어. 이따가 오후에 만날 때는 웃어야 해요."

박 과장은 할머니의 눈물을 손으로 연신 닦아주고 어깨를 다독거렸다. 할머니는 금세 기분이 좋아진 듯 방긋 웃었다. 알코올중독과 간경화로 입원한 배경준(48)씨는 "과장님은 환자 마음을 정말 편하게 해 준다. 저런 선생님을 만나서 우린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 과장에게 환자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자원봉사자 안향춘씨는 "과장님은 환자들의 집안 사정까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며 "병 치료보다 먼저 마음을 위로해준다"고 말했다. 방사선과 직원 김수연씨는 "환자들이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고 상상도 못할 욕을 퍼부어도 '우리 병원이 원래 그런 병원이지 뭐. 소외되고 외로운 분이 활개치고 넋두리하고… 어디 가서 그럴 수 있겠어'라고 말하곤 한다"고 했다.

무료 병원의 노숙자 환자 주치의는 처방과 치료 방법도 달랐다. 영양사 임정수씨는 약 10년 전 이 병원 근무를 시작했을 때 당뇨병 환자 식사 문제로 박 과장과 부딪혔다. 병원 측은 당뇨병이 심한 환자에게 양이 적은 식사를 하루 6번 주자고 했다. 박 과장은 반대했다. "괜찮다. 밥 많이 주고, 더 먹고 싶어하면 더 주라"고 했다. 그는 "이곳 환자들은 하루에 한 끼도 못 먹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은 혈당이 급한 게 아니다. 우선 밥 잘 먹게 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혈당은 약으로 조절해주면 된다"고 했다.

성가복지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박 과장에 대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칭찬만 쏟아냈다. 병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 아나다시아 수녀는 "박 과장님은 일 년에 몇 번씩 원장 수녀님 모르게 수십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고 간다"며 "그 돈으로 소뼈와 고기를 사다 도가니탕을 끓여내면 환자와 인근 배 곯는 사람들에게 푸짐한 식사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소화 데레사 법인사무국장은 "박 과장님은 연말 정산 때 세금을 환급받으면 그 돈을 모두 내놓는다"며 "이번에 보령의료봉사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 3000만원도 전액 병원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언제나 너그러웠다.

한 노숙인이 추운 겨울 밤에 벤치에서 벌벌 떨며 잠자는 모습을 본 뒤 신혼 때 장만한 이불을 가져다주고, 할머니 환자가 "입은 조끼가 참 좋다"고 말하면 며칠 후 그 조끼를 세탁해서 봉투에 담아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 했지만, 인터뷰가 끝날 때쯤엔 "난 의사니까 오직 환자만 보고 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그가 '이원길 가톨릭 인본주의상'을 받을 때 갈멜수녀원 수녀들이 추천서를 썼다. 내용은 이랬다.

"아프리카에는 슈바이처와 이태석 신부님이, 요셉의원에는 선우경식 선생님이, 저희에게는 박용건 선생님이 계십니다. 이 말이 의사 박 선생님께 드리는 저희의 최대 존경의 표시입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