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31일 일요일

안방서 무료로 명문대 강의 듣는다…교육의 변화

SBS
SBS동영상 보기


'정의란 무엇인가'란 저서로 유명한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 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예일대 로버트 쉴러 교수의 강의, 이런 외국 석학의 명강좌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교육 시스템, '무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에서 1천만 명 넘게 수강했습니다. 고등교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입니다.

학생들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유명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강의를 충실히 듣고 과제물을 제출하면 수료증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이수진/대학 4학년생 : 국내에서 접할 수 없는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집에서도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무크로 불리는 이 온라인 강좌는 지난 2012년 스탠퍼드와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국 명문대학에서 일부 강의를 인터넷으로 공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세계 150개 대학이 참여하면서 개설 과목이 1천여 개로 늘어났고, 수강생은 1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같은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전 세계 학생들은 온,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거나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김형률/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 : 교육의 혁명이라 그러고, 영국도 그렇고, 호주도 그렇고, 아랍권도 그렇고, 자체적인 무크들을 다 만들고 있어요.]

일부 대학에서 이 강좌를 학점으로 인정하는가 하면, 구글 등은 사원채용에도 참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무크가 전 세계에서 호응을 얻자 교육부는 지금의 일방통행식 온라인 대학 강좌를 쌍방향 형태로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대규모 온라인 대학 강좌가 지식격차 해소와 고등교육 확대의 새로운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SBS

2014년 8월 25일 월요일

서울대 수시모집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장 지글러 '왜 세계 절반은 굶주리는가'…자기소개서 독서활동 기재 1등
뉴스1
지난달 서울대 입시 설명회에서 수험생 및 학부형들이 입시요강 설명을 듣고 있다.

 2014학년도 서울대 수시 모집 지원자들이 자기소개서에 읽은 책으로 가장 많이 기재한 책은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입시전문업체 이투스청솔이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원자 1만9900명 중 2.6%인 528명이 자기소개서 독서활동에 이 책을 읽었다고 소개했다. 자소서 반영 순위가 2012학년도 7위, 2013학년도 4위에서 지난해 1위로 올라섰다.

이 책은 유엔(UN) 인권이사회 자문위원인 저자 장 지글러가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던 시절 겪었던 경험을 아들에게 들려주는 대화체 형식으로 기아의 진실에 대하여 다루었다. 2007년 발매 이후에 꾸준하게 읽히고 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400건으로 뒤를 이었고, 3위는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380건), 4위는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센들·302건), 5위는 '연금술사'(파을로 코엘료·279건) 순이었다.

단과대학별로 가장 많이 읽힌 책으로는 경영대 '경영학 콘서트', 사회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인문대 '정의란 무엇인가', 자연대 및 공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범대 '죽은 시인의 사회', 의과대 '이기적 유전자' 등이었다.

특히 다른 지원자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듯 자기소개서에 제시된 총 1만3638권의 책 가운데 혼자만 기재한 책이 8731권으로 도서 목록의 64%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서울대 수시 자소서에서 꾸준히 톱 10에 랭크된 서적은 모두 7종이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정의란 무엇인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기적 유전자', '연금술사', '꿈꾸는 다락방'이다.

올해도 서울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자기소개서 자율문항으로 독서활동을 기록하게 돼 있다. 고등학교 재학 기간 또는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해 그 이유를 각 500자 이내로 기술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선정 도서와 선정 이유를 서술할 때는 책의 내용을 단순히 요약 또는 감상하는 것보다는 그 책이 어떠한 이유에서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는지, 그로 인한 삶의 변화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1


놀이의 생활화, 아이 '공감 능력' 키워줍니다"

'창의 교육의 중요성'
소꿉놀이·의사놀이 등
다양한 관점서 생각할 기회를
암웨이 '움직이는 창의놀이터'
모든 어린이 무료 참여 가능

국내 주요 기업과 대학들이 미래의 인재상으로 '창의력 있는 사람'을 꼽으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고 특별한 사고를 유도하는 창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창의력을 키우는 환경과는 정반대. 저출산 및 맞벌이 부부 증가로 인한 가족(부모, 형제)과의 교류 감소, 정형화된 장난감 및 놀이에 대한 어른들의 좁은 시각, 스마트폰 게임 몰두 현상 등으로 인해 아이들의 사고력은 점점 후퇴하고 있다. 이에 평소 일찍부터 창의력을 키우는 놀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백령 겸임교수에게 조언을 들어봤다.

◇창의 교육의 중심, '놀이'의 힘
백 교수는 아이들에게 '결과'보다는 '과정'을 강조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유아업체와 유아교육기관들이 결과에 집착하는 교육을 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는 것. 그는 "특히 유·아동 교육의 경우, '무엇을 했는가' '무엇이 만들어졌는가' '교육적 효과는 무엇인가'를 내세우기보다는 아이들이 과정 속에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무엇을 느끼는가'로 관심의 축이 이동해야 한다"며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창의력은 싹 튼다"고 말했다.

"20세기 최대의 교구재가 블록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합니다. 블록이 가지는 교육의 의미는 '정형화되지 않기에 무한의 놀이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삼각형과 기둥 블록을 통해 집도 만들고, 학교, 궁전도 만들 수 있지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날 그 장소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블록으로 형태를 잡는 것입니다. 마음껏 블록을 가지고 노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창의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친구도 사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유아 교육은 단기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주는 데 중점을 둬야 합니다."

또한 그는 창의 교육의 핵심은 '놀이'라며, 놀이와 접목된 교육 프로그램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백 교수는 "요즘 많은 어린이가 개인 의사 표현은 잘하지만,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답을 함께 찾는 능력은 월등히 부족한 것 같다"며 "이때 놀이는 공감 능력을 높이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어른들은 소꿉놀이나 의사 놀이 등 상상의 상황 속에서 역할 놀이를 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학습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습니다. 과거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여러 가지 환경 변화로 인해 '놀이'를 접할 시간도마음의 여유도 없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가정에서 놀이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이때, '놀이'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훌륭한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20년가량 진행되고 있는 TV 게임 쇼 놀이도 추천할 수 있습니다. 답을 제시하고 질문을 유추하는 방식인데, '답이 여름이라면 무엇이 질문일까?'하고 정답을 맞히는 놀이 등을 가정에서는 일상화해야 합니다."

◇기업 지원 무료로 열리는 창의교육 프로그램 많아
가정에서 창의 교육을 실천하기 어려운 여건이라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명하다. 요즘은 무료로 진행하는 창의 교육 프로그램이 활발히 열리는 상태. 살펴보면 기업에서 지원해 내실 있게 만든 프로그램들도 많다. 암웨이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의 협업사례인 '생각하는 청개구리-움직이는 창의놀이터'도 그 중 하나다.

2012년 1월 발족한 '생각하는 청개구리-움직이는 창의놀이터'는 한국암웨이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기금모금으로 시작된 창의인재육성 사업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암웨이의 창의적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 과학, 창의 콘텐츠를 무료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때 창의놀이터란 물리적 공간의 놀이터가 아닌 다양한 창의적 교육과 놀이가 연결된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현장 신청한 어린이와 부모는 각자 취향과 연령에 따라 모두를 위한 마을, 가족과 함께하는 양말인형만들기, 찰떡꿍 철떡쿵 찰흙놀이 등 부스 형태의 워크숍으로 준비된 다양한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백 교수는 "현재 많은 창의 교육 프로그램이 영재 아동 등 소수의 대상에 집중된 것이 많으나 '움직이는 창의놀이터'의 경우 모든 연령의 어린이들이 제한 없이 참여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참여한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자발적 자유체험 형태의 프로그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진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과학영재교육원장이 직접 귀띔한 영재교육원 합격 팁

자소서에 뚜렷한 목표 의식 담아라


서울지역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인 서울대·서울교대·연세대 과학영재교육원(이하 '영재원')이 다음달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2015학년도 입학 전형을 시작한다. 지난 18일 연세대가 입시 요강을 발표한 데 이어 서울대와 서울교대도 곧 모집 요강을 안내할 예정이다. 일정은 △9월 중순 서류 접수 △11월 초·중순 면접 전형으로 이어지며, 모집 정원과 분야는 지난해와 같다. 영재교육원 지원자를 위해 맛있는공부는 세 영재교육원장이 직접 귀띔한 합격 팁을 전한다. 자주 하는 실수 및 올해 바뀌는 전형 내용 등 생생한 정보를 정리했다.

참가자 소개(가나다 순)
―박일우 서울교육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장(과학교육과 교수)
―이준복 연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장(수학과 교수)
―전동렬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장(물리교육과 교수)

조선일보
왼쪽부터 이준복, 박일우, 전동렬 원장. 

원서·서류 접수|주의사항과 금지 내용 철저히 숙지해야
세 영재교육원장은 "입시 요강을 잘 읽고 관련 서류를 올바르게 제출하는 게 합격의 첫걸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입시 요강에 적혀 있는 주의사항을 간과하면 결격사유에 해당하거나 감점을 받을 수 있다. 수준 높은 학생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사소한 감점도 큰 손해가 될 수 있다.

가장 기초적인 실수는 지원 자격이 아닌 영재원에 지원하거나 필수 제출 서류를 깜박하는 경우다. 서울교대 영재원은 서울 시내 초교에 재학 중인 초등 3~5년생(이하 원서 제출일 기준)을 선발한다. 서울대 영재원은 서울 시내 중 1년생을 뽑는다. 연세대 영재원 수학 심화Ⅰ 과정에는 서울 시내 초등 6년·중 1년생이, 과학 심화 과정에는 중 1년생이 지원할 수 있다. 이준복 연세대 영재원장은 "지원 자격을 확인하고 필수·선택 제출 서류를 준비하라"며 "서류 제출 방식이 요구한 바와 다르면 불합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자의 산출물(보고서, 발명품, 창작물, 연구일지 등 지원자의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을 제출할 때도 욕심부려서는 안 된다. 서울대 자기소개서 문항(지난해 기준)에는 '수상 내역이나 기타 상장, 포트폴리오를 첨부하지 말라'고 적혀 있다. "산출물을 모집 요강에서 요구한 개수보다 많이 제출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는 전혀 플러스 요인이 아닙니다. 아무리 많이 제출해도 처음 요구한 만큼만 고려합니다."(전동렬 서울대 영재원장)

자기소개서 작성|지원자 자필 기록 필수… 과장 말고 의지·노력 보여라

학부모의 대필이나 워드프로세서의 사용은 자기소개서 작성에 엄격히 금지된다. 입시 요강에 명시돼 있다. 박일우 서울교대 영재원장은 "자녀가 글씨를 잘 못 쓴다고 학부모가 대필하거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 프린트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심각한 감점"이라고 귀띔했다.

자기소개서 작성의 기본 원칙은 자신을 과장하지 않는 데 있다. 초·중생이 자신의 위치에서 이룬 성취, 관심, 노력이 진솔하게 담겨 있는 글을 선호한다.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한 지식이나 장점을 설명하면 좋다. 예컨대 흔히 잘 알려진 수학적 사실을 나열하지 않고 학생의 지식을 일상생활에서 끌어오면 좋다. 이에 대한 근거는 필수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근거를 대면서 기술하면 된다.

각 영재원은 1차 전형에서 입학사정관제와 비슷한 종합 서류 평가로 학생을 선발한다. 전 원장은 "우리 영재원에서 우수하게 교육을 마칠 능력이 있음을 보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려면 우선 영재원에 입학하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지원자가 작성한 자기소개서에서 의지, 능력, 노력을 본다"는 박 원장은 "일반 지원자와 열심히 노력한 지원자의 글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면접|학생 발전 가능성 주로 물어 … 논리적으로 답해야 좋은 점수

영재원 최종 합격자는 면접에 의해 결정된다. 자기소개서 내용이 과장인지는 이때 한 번 더 걸러진다. 질문에 대해 생각하거나 아는 내용을 자신 있게 논리적으로 답변하면 된다. 따라서 발표를 잘하는 지원자는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외우거나 연습한 내용을 그대로 말하면 어색하게 들릴 수 있다. 평소 모습을 보여주면서 편안하게 대화하는 게 좋다. 면접관의 말을 잘 이해하고 답변하면 충분하다.

면접 방식은 각 대학이 미묘하게 다르다. 서울대는 구술고사식 질문이나 인성 면접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다. 지원자는 면접관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면서 영재원의 수학, 과학(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정보 등 교육과정을 훌륭히 이수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이때 학생이 제출한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과외활동, 추천서, 산출물 등 모든 서류를 검토한다. 전 원장은 "자신의 의견을 가질 수 있도록 평소에도 비판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제출한 서류를 면접에 이용하는 건 연세대도 마찬가지다. 이 원장은 "생기부 행동특성 부분에 기술된 담임교사 평가와 추천서에 기술된 구체적인 영재 특성을 고려해 지원자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창의성·영재성을 파악하기 위한 면접 문항을 내고 발표를 시키기도 한다. 실생활 융합 형태의 질문도 등장한다. 학생의 지적 능력, 과제 집착력, 논리적 사고력 등을 살펴보려는 의도다. 이 원장은 "따로 준비하기보다 평소에 한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학습을 하고 이를 논리적이고 자신감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라"고 말했다.

서울교대는 학생이 지원한 분야의 교수 두 명 이상이 2회 이상 면접을 진행한다. 공통 질문이나 자기소개서·추천서에 근거한 내용을 묻고 답변 내용에 따라 추가 질문도 하게 된다. "지원자는 일부 공통 질문을 받지만 모두 같은 내용을 묻지는 않습니다. 구술고사라기보다 공부하려는 분야에서 학생의 발전 가능성을 묻는 위주의 질문입니다.
 조선일보

'융합 꿈나무' 한자리에… "수학·과학 어렵지만 계속 도전해야죠"

창의와탐구 주최 융합프로젝트 전국대회
4주간 초등생 130여 명 참가
'크리스털 박사' 팀 대상 수상

지난 17일(일) KT 인재개발원(대전 서구 괴정동)에서 융합교육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초등학생들이 4주 동안 팀원들과 함께 하나의 주제를 선정, 연구한 뒤 완성한 결과물을 발표하는 '2014 융합프로젝트 전국대회'가 그것. 17년간 융합교육을 연구해 온 ㈜창의와탐구가 주최하고 조선에듀케이션이 후원하는 국내 최초의 융합 프로젝트 대회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의 융합 프로젝트 '후츠파' 수업에 참여한 초등 3~6년생이 치열한 예선을 거쳐 전국 445개 팀(1873명) 중 36개 팀(130명)이 모였다. 우승의 조건은 '후츠파' 수업의 36개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주제는 '글라스 하프 연주회에 도전하라''보드게임, 금융을 만나다''여행 플래너 한국을 소개하다' 등 생활과 밀접한 수학·과학 주제들이었다.
◇36개팀 융합 인재 모여 경쟁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 출신지는 말 그대로 전국 방방곡곡이다. 와이즈만 영재교육 대치, 순천, 인천 부평, 부산 해운대, 제주 센터 등에서 학생과 학부모·교사까지 모두 500여명이 참석했다. 학생은 장내에 마련된 팀 부스로 이동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준비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배치하기 위해서다. 예선을 통과한 36개 팀은 부스에서 포스터를 발표하고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7팀만 무대 발표를 한다.

본격적인 대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임국진 창의와탐구 회장이 참가 학생들에게 응원을 건넸다. 임 회장은 "융합 인재, 로봇 다빈치로 불리는 데니스 홍 UCLA 교수도 '어린 시절 여러 학생이 경쟁하는 대회에서 자극받고 성장했다'고 말했다"며 "여러분도 이번 대회를 통해 시야를 넓히라"고 말했다.

개회식 이후 각 팀은 준비한 팀 부스에서 결과물을 발표했다.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연구원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각 팀은 같은 주제라도 서로 개성을 드러내며 발표했다. 연극을 하듯 말하기도 하고 방송국 리포터처럼 발표하기도 했다. '파이팅'을 외치며 환호성을 지르는 팀도 있었다. 준비한 것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목소리와 몸짓이 느껴졌다. 막간에는 한국청소년과학창의대회(ISEF-K) 지구과학 부문 대상 수상자인 조태우(충북 솔밭중 3년)군과의 만남도 가졌다. 조군은 ISEF-K를 준비했던 노하우를 들려주며 "수학·과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끝까지 놓지 말고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일회성 대회 아니라 일상 돼야
선배와의 만남이 끝나자 2차 무대발표에 진출할 7팀이 발표됐다. 최종 선발팀은 △유리왕국(서대문상암) △버블박사버블로봇(잠실) △경제주체(대치) △작은 한글공원(관악) △크리스털 박사(대전둔산) △신의건설(분당이매) △Anti-Virus(강서) 등 7팀이다. 곧바로 무대 발표가 이어졌다. 첫 번째 발표는 '유리왕국' 팀이었다. 유리 왕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토대로 글라스 하프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하고 실제로 이를 연주했다. 모든 팀이 직접 제작한 결과물을 토대로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했다.

대상은 '크리스털 박사' 팀에게 돌아갔다. 크리스털 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크리스털'의 생성 원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한 서하린(이하 대전 삼육초 5년)·이시은양과 차우주군은 '아이패드 미니'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시은양은 "크리스털 만드는 방법 등 어려운 내용은 인터넷에서 따로 찾아봤다"며 "(융합교육에는) 수학·과학 등 여러 과목이 얽혀 있어 공부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것을 배워 신기하고 계속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대발표를 심사한 김진수 한국교원대 교수(한국교원대 STEAM 융합교육센터장)는 "이제는 창의적·융합적으로 사고하며 도전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융합 인재를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선에서 융합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이런 모습이 우리가 나가야 할 교육 방향입니다. 이런 모습이 단순히 대회만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융합프로젝트 전국대회' 개최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쉽지 않은 수학, 굳이 쉽게 배워야 하나


  • “수학 단원 줄이는 것 보다는 어려워도 공부하게 만드는 게 바람직”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 나오는 악당 데이비 존스의 실감나는 문어 얼굴을 만든 것은 바로 수학입니다”

  2014 세계수학자대회가 한창인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보다 나은 수학교육의 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의 좌장은 박영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이 맡았고, 김명환 대한수학회 회장(서울대 수학과 교수), 잉그리드 도브시 국제수학연맹(IMU) 회장, 장 피에르 부르귀뇽 유럽연구위원회(ERC) 총재가 패널로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박 원장은 수학의 중요성을 영화 속에 쓰인 컴퓨터그래픽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세계수학자대회 2014' 중 'Why STEM'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장 피에르 부르귀뇽 ERC 총재, 잉그리드 도브시 IMU 회장, 박영아 KISTEP 원장, 김명환 대한수학회 회장(왼쪽 부터)이 참가했다. -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하지만 수학은 결코 영화처럼 재미있는 학문은 아니다. 부르귀뇽 총재는 “프랑스 학생도 수학을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15년 전 프랑스에서 시행했던 수학교육의 예를 들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아 수학동아리를 만들어 수학심화반을 운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동아리에서 수학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곳 출신 학생 대부분은 예상과 달리 ‘나는 수학적인 재능이 없다’ ‘수학에 자신감이 없다’는 소감을 남겼다. 

  도브시 회장도 “독일을 비롯해 유럽 대부분의 학생도 수학을 어려워하기는 마찬가지”라며 “그렇다고 해서 수학 과목의 내용을 쉽게 만드는 것은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학은 원래 어려운 학문이기 때문에 쉽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도브시 회장은 이를 “마치 운동이 힘들다고 해서 운동을 적게 하고 살을 빼려는 시도와 같다”는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도브시 회장의 주장에 김 회장도 동의했다. “수학을 보다 쉽게 만들겠다는 2015년 개정 교과과정은 이런 의미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에 개정되는 교과 과정은 고등학교의 문과와 이과를 통합하고 미분과 적분 같은 수학의 일부 단원은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올해 8월 통합개정안이 발표될 예정이고, 이르면 2017년 시행된다. 김 회장은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 단원을 줄이는 것은 옳은 방안이 아니다”라며 “이보다는 수학이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이고, 왜 필요한지 등 응용분야를 알려주면 어려워도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논의를 통해 이번 토론회에서는 수학교육의 방안으로 ‘스템(STEM)’을 제안했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융합해 가르치는 교수법이다. 미국은 2009년 이를 추진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는 여기에 예술(Arts)를 더 넣어 ‘스팀(STEAM)’으로 소개됐다.

  박 원장은 “STEM에서도 수학교육이 가장 강조돼야 한다”며 “STEM에서 수학의 ‘M’이 가장 뒤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수학이 다른 학문을 받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사이언스

수학을 공부하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


다양한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면, 수학 능력은 필수!

최근 미국 노동부가 운영하는 ‘직업명칭사전’에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오늘날의 주요 직업 150여 개를 수학학습 수준에 따라 나누어 정리한 것으로, 특히 업무를 수행할 때 수학 능력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조사해 6단계로 직업을 분류했다. 이는 미국의 노동통계국과 센서스가 제공한 2007년 5월까지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결과물이다.

이번에 발표된 ‘수학 능력에 따른 선택 가능 직업군’을 살펴보면 수학 능력이 우수한 5, 6단계에 속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은 무려 50여 종이나 됐다. 반면 수학 능력이 전혀 요구되지 않는 1, 2단계에 속한 직업군은 20개 이하로 적었다. 이같은 결과는 현대사회에서 수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이향숙 이화여대 수학과 교수는 “수학을 잘하면 학문의 특성상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이 강화되고 적용 능력과 상상력도 풍부해진다”며,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고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장점이 돼 다양한 직업에서 수학 능력이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광연 한서대 수학과 교수는 “이제는 수학을 이해하는 사람과 나라만이 새로운 과학과 문명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수학은 미래 직업을 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수학을 공부하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을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전공과 직업의 종류에 상관없이, 수학의 활용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미국의 취업정보사이트인 커리어캐스트 조사 결과, 수학자는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직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번에 발표된 수학자 연봉의 중앙값은 무려 10만 1360달러(약 1억 237만 원)로, 2022년까지 23%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수학자가 최고의 직업으로 손꼽히고 있진 않지만, 상위권 인재들이 수학과로 모이는 현상은 분명하다. 각 대학 입학본부에서는 점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수학과 교수들은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대 수학과에 최우수 학생들이 입학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4~5년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점차 국내 상위권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상위권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수학과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좀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매력과 현대 사회에서 수학의 실용성이 점차 확대 되어가는 추세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_(김명환, 서울대 수리과학과 교수)






수학동아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


❼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이것만은 꼭!-천재 수학자 5000명 서울에 모인다


‘수학올림픽’으로 불리는 수학계 최대행사인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ICM)’가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수학자대회는 국제수학연맹이 1897년 시작해 4년마다 개최하는 국제 수학축제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며, 120여 개국 수학자 5000여 명이 서울을 방문해 학술행사와 대중문화 이벤트를 연다.
학생과 일반인도 즐길 수 있는 수학문화 콘텐츠가 다양하게 마련되 있으니 꼭 방문해서 온몸으로 즐겨보자.



1.놓치지 말자 - 올해 필즈상 주인공은 누구?

0‘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시상식은 대회의 하이라이트다. 필즈상은 수학적인 업적이 크면서도 40세를 넘지 않은 젊은 수학자 2~4명에게 주는 가장 영예로운 수학상이다. 2010년 인도 하이데 라바드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은 스타니슬라프 스미르노프(러시아), 엘론 린덴스트라우스(이스라엘), 응오바오 쩌우(베트남, 프랑스), 세드리크 빌라니(프랑스) 등 4명이 받았다.

이 해 필즈상은 물리학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게 특징이다. 스미르노프와 빌라니는 수학을 이용해 물리학의 중요 문제를 해결했고, 린덴스트라우스와 응오는 물리학 이론을 이용해 수학 문제를 해결했다. 초끈이론의 대가로 유명한 미국의 에드워드 위튼이 1990년 물리학자로서는 이례적으로 필즈상을 받은 이후 수학과 물리학의 경계는 차츰 허물어지고 있다. 빌라니는 지난 대회 시상식에서 “물리학과 수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다른 분야의 과학자나 공학자와도 교류해야 수학을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과연 누가 필즈상을 받을까.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공식후원 매체인 ‘수학동아’에서 필즈상 수상자를 예측 하기 위해 서울대와 카이스트, 포스텍, 고등과학원 등 수학과 교수 90명에게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최근 10년간 중요한 수학 문제를 푼 22명의 젊은 수학자 중에서 필즈상 가능성이 있는 8명의 젊은 수학자를 뽑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우리나라 수학자들이 선정한 필즈상 후보자는 다음과 같다. 아르투르 아빌라(브라질), 만줄 바르가바(캐나다계 미국), 제이컵 루리(미국), 메리엄 미르자카니(이란), 벤 그린(영국), 소피 모렐(프랑스), 사이먼 브렌델(독일), 알렉세이 보로딘(러시아).

필즈상 후보자들은 이미 10~30대 때부터 수학계의 큰 상을 휩쓸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천재’들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해 유명해진 앤드류 와일즈의 제자, 미국 프린스턴대 만줄 바르가바 교수처럼 젊은 나이에 수학의 거대한 진보를 이끌고 있다. 8명의 후보자 면면과 연구내용, 수상실적 등은 ‘수학동아’ 8월호와 동아사이언스 포털(dongascienc.ceom)에서 볼 수 있다. 포털에서 8월 4일부터 12일까 지 독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필즈상 후보자 투표도 진행되니 꼭 들러보자. 과연 올해는 누가 필즈상을 받을까. 우리나라는 언제쯤 필즈상을 받을까.

2010년 필즈상 ▶ 2010년 인도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에서 필즈상을 받은 수상자 네 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두 번째부터 오른쪽으로 엘론 린덴스트라우스, 스타니슬라프 스미르노프, 세드리크 빌라니, 응오바오쩌우.



2.놓치지 말자- 온몸으로 즐기는 수학 문화행사패셔니스트 수학자와의 섹시한 만남


수학 싫어하는 사람만 보는 영화

필즈상을 받은 세계적인 수학자도 어렸 을 때는 수학을 싫어했을까? 많은 사람들 이 수학을 어렵고 지긋지긋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한번 보자.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상영되는 프랑스 다 큐멘터리 영화 ‘나는 어떻게 수학을 싫어하 게 됐나(How I came to hate Maths)’에는 수학을 싫어하는 세계 각국 청소년들의 이 야기가 나온다. ‘나만 수학을 싫어한 게 아 니었구나’ 하고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다.

영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수학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청소년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세계적인 석학인 세드리크 빌라니(2010년 필즈상 수상)와 장 피에르 부르귀뇽, 로베르 브리앙 등 수 학자도 다수 출연하는데, 상영 후 영화에 등장했던 수학자와 직접 만나는 자리도 준 비돼 있다.

‘프랑스 수학계의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빌라니(아래 사진)에게 ‘수학의 섹시함’에 대해 듣다보면 수학의 즐거움에 푹 빠져버 릴지 모른다. 영화 상영은 8월 19일 오후 5 시 30분부터 코엑스 3층 전시장 D홀에서 진행되고, 고등학생 이상 신청할 수 있다. 2014 서울 세계수학자대회 홈페이지에서 사전신청을 받고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


‘나는 어떻게 수학을싫어하게 됐나’의 예고편(원제 Comment j’aideteste les maths).


 
이창호 VS 수학자, 누가 이길까?

수학을 잘 하면 바둑도 잘 할까. 대회 중반인 8월 19일 오후 3시부터 코엑스 4층 에서 바둑프로기사 5명, 수학자 30여 명이 참여하는 바둑이벤트가 열린다. 서봉수 9 단, 이창호 9단 등 유명한 프로기사와 수 학자들이 직접 바둑 속에 숨어있는 수학 규칙을 알려준다. 이어서 프로기사 한 명 이 수학자 여섯 명씩 동시에 상대하는 ‘다 면기 대국’을 벌인다. 일반 참가자들은 수 학자들과 프로기사가 벌이는 대국을 보며 바둑을 ‘수학적’으로 두는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수학을 손으로 만지고 놀자

대회 중 코엑스 3층 C홀에 가면 ‘이매지 너리(Imagenary) 체험전’이 기다리고 있 다. 독일의 세계적인 수학연구소 오버볼파 크(Oberwolfach)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에서 만든 3차원 수학조형물을 터치스크 린을 통해 만지고 놀 수 있다. 이밖에도 수 학특별전시, 초등학생 대상의 온라인 수학 게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 다. 자세한 내용은 2014 서울 세계수학자 대회 홈페이지(icm2014.org/kr) 참조.


▶ 눈에 보이지 않아 어려운 수학, 손으로 만지다보면 좀 쉬워질까? 3차원 수학조형물을 터치스크린으로 가지고 놀거나 입체구조물, 바둑 속에 숨어있는 수학을 만나보자.



3.놓치지 말자- 슈퍼스타 수학자의 특별강연


세계 최고 부자 수학자, 제임스 사이먼스

순자산 약 13조3362억 원(세계 부자 순 위 88위), 연봉 3조 원(연봉 1위 펀드매니 저),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수학자인 르네 상스 테크놀로지의 설립자 제임스 사이먼 스가 특별강연을 한다. 사이먼스는 하버드 대 수학과 교수에서 헤지펀드 매니저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 UC버클 리에서 미분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4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하버드대 수 학과 교수가 된 천재다. 천싱셴과 함께 발 표한 ‘천-사이먼스 이론’은 뒷날 그레고리 페렐만이 수학계 7대 난제인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열쇠를 제공했을 정도니, 수 학계에 미친 공로도 크다.

그러다 38살에 홀연히 금융계로 진출 한다. 그가 세운 헤지펀드회사인 르네상 스 테크놀로지는 엄청난 수익률을 꾸준히 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대표펀드 인 메달리온 펀드의 수익률은 30년간 매년 30%가 넘는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에서 는 박사학위를 가진 과학자 100여 명이 주 식시장의 움직임을 정교한 수학 모델로 나 타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찰나의 변동성을 이익으로 바꾸 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막식이 열리는 8월 13일 저녁 8시부터 1시간 동안 코엑스 3층 전시실 D홀에서 그 를 만날 수 있다. 사이먼스는 자신의 경험 담을 바탕으로 수학, 과학의 중요성에 대 해 강연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무료,


이번 대회에는 특이한이력을 가진 수학자들이특별강연을 한다.세계에서 가장 돈많은 수학자 제임스사이먼스(왼쪽),나이 예순에세계를 놀라게 한,무명의 수학자였던장이탕.


9회말 역전 만루홈런, 장이탕

수학자들이 기대하는 강연은 따로 있 다. ‘쌍둥이 소수 추측’의 실마리를 처음으 로 발견한 중국계 미국인 수학자 장이탕 의 강연이다. 쌍둥이 소수는 3과 5처럼 차 이가 2인 소수 쌍을 말한다. 수가 커질수 록 발견하기가 어렵다. 수학계에서는 이런 쌍둥이 소수가 무한히 존재하는가에 대 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작년 5 월, 장이탕은 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 마리를 찾았다. 쌍둥이 소수는 아니지만, 차이가 7000만보다 작은 소수쌍이 무한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그가 물꼬를 튼 덕분에 관련 연구가 폭발적으로 진행됐고, 순식간에 차이가 600까지 좁혀 졌다. 발견 자체도 대단하지만, 장이탕은 영화 같은 인생스토리로 더 유명해졌다. 그는 나이 60이 될 때까지 변변찮은 연구 하나 발표하지 못한 무명의 수학자였다. 생 활고에 시달리며 샌드위치 판매원이나 레 스토랑 배달원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9회 말까지 안타 하나 못 친 야구선수 가 마지막에 만루홈런을 치듯, 그는 나이 예순에 발표한 연구로 일약 세계 수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인 8월 21 일 폐막식 직전 피날레를 장식할 특별 초 청강연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많은 수학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일반인도 참석 가능하다.

 
 
아주 특별한 기회인만큼 수학에 관심있는 청소년이라면 꼭 도전 하세요! 2014세계수학자대회 박형주 조직위원장.이벤트 하나 더!8월 1일~8일까지 수학동아를 정기구독하면, 오일러보틀을 드립니다! ( 선착순 100명 한정) 문의 (02) 6749-2002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청소년 홍보대사 모집!

올 여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수학자대회에 대한 특별한 기회가 주어진다. 바로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청소년 홍보대사! 오직 수학동아를 통해서만 모집되는 청소년 홍보대사는 블로그나 SNS 등 온라인 상에 세계수학자대회를 알리는 활동을 하는 것이 미션으로, 대회 종료 후 열심히 홍보한 50명을 뽑아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에서 홍보대사 인증서를 수여한다. 이번 여름방학, 세계수학자대회로 특별한 경험을 쌓고 싶다면 지금 바로 도전해 보자!

참여 방법(다양한 활동을 할수록 홍보대사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
청소년 홍보대사의 주요 임무는 세계수학자대회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아래에 나온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수학자대회를 홍보하고 이를 온라인 상에 게시하는 것이 핵심!

❶ 수학동아 8월호에나온 세계수학자대회에대한 기사를 읽고 내용을간추린다. 이를 자신의SNS(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트위터) 또는 블로그, 카페등에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세계수학자대회를 홍보한다.↓❷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대중강연 및 행사에 참여 후,후기와 인증샷을 남긴다. 이를자신의 SNS (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 트위터) 또는블로그, 카페 등에 올려 많은사람들에게 세계수학자대회를홍보한다.↓❸ 길거리 또는 교내 홍보 등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세계수학자대회를 홍보한다.이를 자신의 SNS(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 트위터) 또는블로그, 카페 등에 게시한다.↓과학특별시 카페 ‘2014 서울세계수학자대회 청소년 홍보대사’ 게시판에홍보한 흔적을 URL, 캡쳐 등으로 남긴다.↓열심히 홍보한 50명을 선발해 조직위원회에서 인증서를 수여한다.


홍보 기간
7월 16일부터 8월 21일까지

문의처
동아사이언스 수학동아팀 (02)3148-0765
※ 별도의 참여 신청은 없습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과학특별시(cafe.naver.com/dsciencecity) 카페를 참고해 주세요.


줄기세포 치료제 언제 나오나

Part 1.  줄기세포 치료제 언제 나오나
 
용어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자. 시중에 ‘줄기세포 치료’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성체줄기세포, 리프로그래밍 줄기세포, 성형·미용 줄기세포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줄기세포’라는 이름으로 뒤섞여있다 보니, 누구는 줄기세포 치료제가 곧 등장한다고 하고, 누구는 아직 멀었다고 하며, 또 누구는 벌써 주사를 맞고 왔다고 하는 혼란이 생기고 있다.

줄기세포
 
줄기세포 치료제 아직 멀었다
성체는 서서히 등장…배아·iPS는 10년 이상 기다려
 
무릎관절염을 앓고 있던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을 다시 그라운드로 불러낸 건, 우리나라 바이오기업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성체줄기세포 무릎연골 치료제다. 현재 상용화된 줄기세포 치료제는 전 세계를 통틀어 모두 4개다. 급성심근경색에 쓰이는 ‘하티셀그램-AMI’, 무릎연골에 쓰이는 ‘카티스템’, 크론병에 쓰이는 ‘큐피스템’, 이식편대숙주병에 쓰이는 ‘프로키말’이다. 프로키말을 제외하고는 모두 우리나라에서 개발했다.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한 지가 50년이 넘었는데, 왜 고작 4개밖에 없을까. 가장 큰 이유는 ‘암’ 때문이다. 리프로그래밍은 말할 것도 없고(2파트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성체줄기세포도 체외 배양하는 과정에서 자칫하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이 될 수 있다. 원래 성체줄기세포는 어느 정도 분열하고 나면 분열능이 점점 줄어든다. 나이가 들수록 몸에 줄기세포가 적어지고 회복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시험관처럼 영양분이 풍부한 환경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면 영원히 분열하는 세포, 즉 암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가 시장에 나오려면 이런 위험이 완전히 해소돼야 한다. 세포실험과 동물시험은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1상(안전성), 임상2상(유효성), 임상3상(안전성과 유효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보통 10년 이상 걸린다. 개발비용도 어마어마하다.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한 약품이 아직은 4가지다. 물론 뇌졸중과 척수손상, 말기 관절염 연골재생, 급성 심근경색 등에 대한 약품이 현재 마지막 임상3상 단계다. 머지않아 치료제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개발 초기이고 의료보험이 되지 않아 수백~수천만 원을 호가할 수 있다.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s, 이하 iPS)는 임상시험에 들어간 사례가 손에 꼽고, 그나마 초기 단계다. 김동욱 줄기세포기반 신약개발연구단장은 “배아줄기세포와 iPS는 짧아야 5년, 길면 20년까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2등, 그런데 해외원정 시술?
우리나라 환자들이 외국으로 나가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성체줄기세포 연구가 발달한 이유는 황우석 박사 덕분입니다.”
취재 중 만난 한 전문가가 말한 우스갯소리다. ‘황우석 트라우마’로 한동안 우리나라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어둠의 시기를 보냈다. 지원과 투자가 끊기고 세계 학계에서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탓에 연구자 수가 줄었다. 한편 iPS 분야에서도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의노벨상 전후로 iPS에 거의 ‘올인’하는 일본에 당연히 밀린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성체줄기세포 치료제로 연구자들이 몰렸고, 이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세계 258건의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연구 중 우리나라는 40건으로 2등이다. 136건으로 1등인 미국에 비하면 30% 수준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월등히 많다.
내 몸 속에 숨어 있는 성체줄기세포
 
세계 각국의 줄기세포 상업임상연구 비교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우리보다 기술이 떨어지는 일본이나 중국까지 가서 줄기세포 원정시술을 받고 있다. 규제 때문이다. 서인환 한국장애인재단 사무총장은 그 숫자가 “지난 10년간 1만80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치료제가 개발되길 하염없이 기다리다간 내가 죽을 판인데,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돈이 아깝고 불안하긴 하지만 원정시술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과도한 규제가 환자들을 위험한 길로 밀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세포종류별 임상현황

일본은 현재 줄기세포치료제 분야에서는 임상1상에
서 안전성만 확보되면 사용허가가 난다(2상을 한다는 조건하에 허가). 규제를 확 낮춘 것이다(중국은 아예 규제가 없다시피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3상까지 모두 통과해야만 치료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일부 업체에서 환자를 몰래 해외로 데리고 나가서 임상 중인 치료제를 시술하고 오기도 한다. 줄기세포 치료는 주사 한 번에 700만~800만 원에 이르고, 항공료와 체류비까지 합치면 1500만 원에 이르는 데다 부작용도 장담할 수 없다(치료를 받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 서 사무총장은 “급한 환자들의 경우 규제를 완화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전상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해외원정 시술을 받고 와서 좋아진 환자가 거의 없다”면서 “기껏해야 통증이 일시적으로 약간 줄어든 정도인데, 규제가 없으면 환자들이 쓸데없는 손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김승현 한양대 의대 신경과학교실 교수도 같은 의견이다. “중국은 모든 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제를 마구잡이로 시술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렇게 하면 치료의 신뢰도가 떨어져 국가바이오산업 전체를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희귀병은 줄기세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 김승현 교수가 참여해 개발한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 ‘코아스템’은 국내 최초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2상 통과 후 사용허가가 났다(3상 조건 하에).
 
줄기세포 성형은 ‘줄기세포 치료’가 아니다
배양과정 없어 효과 미지수
 
“줄기세포 가슴성형으로 올 여름 준비 끝!”
아이러니하다. 성형·미용 분야에서는 가슴성형을 필두로 동안성형, 탈모치료, 음경확대수술, 화장품, 영양제 등 이미 온갖 분야에서 줄기세포가 활발히 쓰이고 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줄기세포 치료가 이미 가능하다고 착각하고 있다. 성형·미용 줄기세포에는 중간엽줄기세포, 지방줄기세포 등 성체줄기세포를 사용한다. 하지만 ‘줄기세포 치료제’라고 부를 수 없다. 치료제의 핵심인 ‘배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몸에서 뽑은 성체줄기세포를 수백 배로 안전하게 배양할 수 있어야 치료제로 효과가 있는데, 성형·미용 분야에서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몸에서 뽑은 줄기세포를 몸에 도로 넣어주는 ‘시술’일 뿐이다.
 
하지만 줄기세포 가슴성형은 요즘 성형카페에서 가장 떠오르는 ‘핫이슈’다. 일본 도쿄대 코타로 요시무라 교수가 이 분야를 처음 개척했는데, 본인의 배나 엉덩이, 허벅지 지방에서 분리한 지방줄기세포를 가슴성형에 이용한다. 지방을 가슴에 그냥 넣으면 괴사해버리지만, 줄기세포를 함께 넣으면 다양한 성장인자를 분비해 지방이 죽지 않고 잘 붙어있게 한다는 것이다(동안성형 등 다른 줄기세포 성형도 비슷한 원리다). 취재 결과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난 4~5년간 2000명 넘게 시술했을 정도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말을 들을 수있었다. 비결은 분리·농축한 줄기세포를 유방과 피하조직에 층층이 주사해서 지방 생착률을 70%까지 높이는 기술. 이 정도 생착률이 나오려면 자가줄기세포 7000만개를 지방 200cc에 섞어 아주 정교하게 골고루 주입해야 한다.
줄기세포는 지방 접착제?
 
줄기세포 성형·미용 분야 역시 부작용이 많다. 가슴성형 선구자인 요시무라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가슴성형을 할 때 줄기세포를 정교하게 주입하지 못하면 지방세포가 3mm 이상 뭉쳐 낭종(물혹)이 생기면서 지방세포가 괴사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염증세포가 몰려들어 붓기가 생기고, 석회화가 진행되기도 한다. 줄기세포를 많이 얻기 위해 골수·지방조직을 과다채취할 경우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최병현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골수를 많이 뽑으면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단기적으로 골수 기능이 떨어지고, 지방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서 무리하게 지방을 뽑다보면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위험성을 지적했다.
분명 몇몇 의사는 수술 후 환자들로부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의사가 많다는 게 문제다. 한 피부과 의사는 “의사 사이에 편차가 크다”고 털어놓았다. 또 제대로 줄기세포를 분리·농축할 수 있는 고가의 장비를 갖춘 병원이 10여 곳에 불과하다.

배아줄기세포(수정란)


 
줄기세포 화장품 바르면 동안피부?
줄기세포 얼굴에 발라봐야 ‘그냥 불순물’
 
취재를 하며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식물줄기세포를 넣은 화장품이 피부에 좋다’고 홍보하는 회사의 문구를 보고 전화를 해봤다. 어떤 성분이 들어있어 식물줄기세포가 피부에 유용하냐는 질문에 담당 연구원은 줄기세포의 최신 연구를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결국 “줄기세포 덕분에 유용한 식물을 실험실에서 쉽게 배양할 수 있다”로 마무리 지었다. 순간 깜빡 속아 넘어갈 뻔 했다. 그거야 회사에서나 좋은 일이지. 줄기세포를 화장품에 넣으면 피부에 왜 좋냐는 질문에 연구원은 ‘현재 연구 중’이라며 끝까지 답을 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줄기세포를 얼굴에 발라봤자 ‘그냥 불순물’이다. 줄기세포가 얼굴에서 마구 분화해 여드름을 없애주지 않는다. 다만 ‘줄기세포 배양액’은 우리 몸에 좋을 수 있다.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생장인자 등 유용한 부산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슨 성분이 얼마나 들어있어 피부에 어떻게 좋은지 분명한 연구는 없다. 인삼이 몸에 좋으니 인삼 달인 물을 피부에 적셔도 좋지 않을까, 줄기세포 배양액도 이 정도로 막연한 기대뿐이다. 그런데 가격은 비싸다.
작년 초 ‘줄기세포배양액 화장품’이 하도 활개를 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위·과대광고 특별점검을 실시해 ‘피부 재생’이나 ‘세포 재생’이라는 말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 효과가 가능하다면 애당초 의약품이지 화장품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김승현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는 향후 의·생명분야의 핵심으로 떠오를 텐데, 미리 유사 줄기세포 치료와 구분해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단어 선택에 선을 긋고, 과대광고를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꽃이 없었다면, 지금 당신은 없다

꽃이 없었다면, 지금 당신은 없다

1억3000만 년 전 초기 백악기 - 지배자, 소나무

백악기 초. 날씨는 따뜻하고 온화하다. 식물계는 조금 삭막하다. 초식동물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저마다 무기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소나무는 잎을 늘 뾰족하게 세운다. 은행 냄새가 지독한 건 온 동네가 다 알고 있다. 양치식물은 독한 화학물질을 많이 만들어낸다.

그런데 언젠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자그마한 풀이 축축한 땅을 뚫고 세상에 고개를 내밀었다. 주변 이파리가 밑씨를 엉성하게 감싼 모양이었다. 줄기 밑에는 꽃가루를 만드는 수술이 붙어 있었다. 그렇다. 이 돌연변이가 바로 꽃이다. 밑씨를 감싼 이파리는 시간이 흘러 암술이 됐다. 줄기 밑에 있던 수술이 암술 근처로 붙었고, 꽃잎과 꽃받침이 생겼다. 밑씨가 암술 아랫부분인 씨방 속에 있다고 해서, 사람들은 꽃 피는 식물을 속씨식물이라고도 부른다.

사람들은 우리 소나무나 은행나무 같은 겉씨식물의 생식기관도 꽃이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엄밀히 얘기하면 잘못이다. ‘꽃’이란, 암술과 수술, 그리고 꽃잎과 꽃받침 등 네 구조를 모두 갖춘 기관을 뜻한다. 겉씨식물은 밑씨와 꽃가루만 있을 뿐, 꽃잎이나 꽃받침이 없다.

현생 꽃의 구조

그림 아래의 붉은 꽃은 가장 오래된 속씨식물 화석인 아케프럭터스(Archaefructus )를 복원한 상상도. 암수 생식기관이 한 가지에 있었다.]
[중생대는 백악기가 될 때까지 소나무(왼쪽), 은행나무(오른쪽) 같은 겉씨식물이 지배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밑씨가 암술 속으로 들어간 속씨식물, 즉 꽃이 나타났다. 그림 아래의 붉은 꽃은 가장 오래된 속씨식물 화석인 아케프럭터스(Archaefructus )를 복원한 상상도. 암수 생식기관이 한 가지에 있었다.]

암술 속으로 들어간 밑씨는 든든한 방어벽을 얻었다. 배아를 보호하기 위한 식물들의 끝없는 노력이라고 할까. 사실 우리 소나무도 배아를 보호하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 포자를 날려 번식하는 고사리 같은 식물보다는 우리가 배아를 더 잘 보호했다. 그런데 우연히 탄생한 꽃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인 것 같다. 그럴 수 밖에. 꽃은 밑씨를 씨방 벽으로 감싼 것으로 모자라, 서로 떨어져 있던 암술도 하나로 융합했다. 듣자 하니, 암술을 줄기 끝에 더 오래 붙어 있게 해서 밑씨가 완전히 성숙할 정광필때까지 보호하려는 거란다.

꽃은 가장 최신의 생식 전략을 갖고 태어난 식물답게, 그전까지 살던 그 어떤 식물보다도 번성하고 있다. 내가 사는 이곳에는 아직 키 작은 풀꽃밖에 없는데, 열대지방 어딘가에는 너도밤나무, 참나무, 단풍나무, 목련 같은 꽃나무가 나타났다고 들었다. 서기 2014년의 나무와 똑같은 종은 아니지만, 가까운 친척일 것이다. 5000만 년 정도 더 지나면 꽃이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식물이 될 것 같다. 곧 열대 지방의 숲을 점령하고, 서서히 추운 지방까지 퍼져서 지구를 뒤덮겠지. 우리가 설 자리만 줄어드는 셈이다. 꽃들의 기세가 두렵다.

1억 년 전 - 곤충과 공진화하는 꽃

근 20년 동안, 브라질의 백악기 암층에서 100종이 넘는 곤충이 새로 발견됐다. 곤충의 다양성이 증가한 이유는 새로운 식량원, 특히 꽃의 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근 20년 동안, 브라질의 백악기 암층에서 100종이 넘는 곤충이 새로 발견됐다. 곤충의 다양성이 증가한 이유는 새로운 식량원, 특히 꽃의 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는 꽃이다. 오늘은 종일 온 몸에 꽃가루를 묻힌 곤충을 기다렸다. 애지중지 키운 밑씨를 결혼시킬 때가 됐는데, 아직 꽃가루 소식이 없어서 걱정이다. 사실 내 몸 안에는 신랑도 있고, 신부도 있다. 하지만 그들끼리 결혼시키면 자식은 약하고 병들기 쉽다. 이를 ‘자가수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자가수정을 막을 전략을 세웠다. 그 중 하나가 곤충을 이용하는 것이다. 작은 곤충에게 꽃잎과 꽃가루, 꿀 등을 먹이로 주고, 그 편에 꽃가루를 실어 보냈다.

겉씨식물은 꽃가루를 바람에 실어 나른다.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서 암술에 정확히 앉히려면 도대체 꽃가루를 얼마나 많이 만들어야 할까. 어떻게 보면 겉씨식물도 우리 조상인데, 지금 우리를 보며 “우리 때는 안 그랬어!”하고 한탄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도 할 말은 있다. 동물을 유혹한다는 것도 엄청 힘든 일이다. 곤충을 유혹하려면 꽃잎을 아주 화려하게 만들고 달콤한 꿀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꿀 만드는 게 보통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우리 조상들은 꿀샘을 씨방 근처 깊숙한 곳에 만들어 뒀다. 곤충에 꽃가루를 더 많이 묻히려는 전략이었겠지만, 가뜩이나 상하기 쉬운 꿀을 그 중요한 씨방 옆에 두다니. 덕분에 우리는 방부제까지 만들고 있다. 꿀 속에는 꿀을 보존하는 단백질이 50여 가지나 들어 있다. 그래도 바람에 꽃가루 날리는 것보다는 비용 대비 효과가 좋으니 다행이다.

옛날, 조상들이 가장 먼저 이용한 곤충은 딱정벌레였다고 한다. 가장 흔한 곤충이어서, 아마도 길 가다 어떤 꽃에게 우연히 걸렸던 것 같다. 딱정벌레는 색맹이라 화려한 꽃잎은 필요 없었다. 그저 크고 하얀 꽃을 만들면 됐다. 꽃잎과 이파리를 먹이로 줬고 딱정벌레가 좋아하는 썩은 냄새를 풍기거나 열을 냈다. 이런 냄새를 좋아하는 파리도 종종 와서 꽃가루를 묻혀 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모두가 너무 미숙했다. 꽃은 딱정벌레에 꽃가루를 듬뿍 묻힐 전략이 없었고, 딱정벌레도 수분해주는 방법을 제대로 몰랐다. 이 식물 저 식물 찾아 다니는 통에 꽃가루를 다른 종의 암술에 떨어뜨리기 일쑤였다. 지금 우리가 벌과 나비로 편하게 수분하는 것을 조상이 보면 소나무처럼 한숨 쉴 것 같다. “우리 때는 어려웠어!” 하면서.

벌과 나비를 끌어들인 건, 우리에겐 필연이었다. 꽃과 공진화한 곤충은 꽃에서만 먹이를 얻고, 꿀을 빨아먹는 대롱 같은 기관도 우리에게 맞춰져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곤충이 우리와 함께 공진화하고 있다. 진화론 창시자 찰스 다윈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꿀샘 길이가 무려 27cm에 달하는 꽃을 발견한 뒤 정광필분명 주둥이 길이가 그만큼 긴 나방이 있을 거라고 추정했는데, 많은 곤충학자들이 그 생각을 비웃었다. 하지만 1903년에 실제로 그정도로 긴 혀를 가진 거대한 박각시나방이 발견됐다고 한다.

우리의 가장 충실한 꽃가루 매개 곤충인 벌은 약 1억2000만 년 전 남미와 호주에서 나타났다. 인간이 사는 2014년에는 1만6000종 이상이란다. 벌이 잘나서가 아니다. 다 우리가 꽃잎 주고 꿀 줘가며 키운 덕분이다. 물론 우리 꽃도 덕을 많이 보고 있다. 벌과 나비는 딱정벌레와 달리 한 번 찾아간 꽃을 다시 찾도록 진화해, 수분 성공률이 높다. 신난다, 꽃가루를 조금만 만들어도 된다.

6600만 년 전 - 초식공룡 하드로사우루스와 또 다른 초식공룡

아, 배부르다. 꺼~억. 앗, 미안. 뭘 이렇게 많이 먹었냐고? 당연히 꽃이지! 꽃이 뭐가 맛있냐고? 맙소사! 넌 그럼 아직도 뾰족한 솔잎과 냄새 나는 은행, 그리고 독한 고사리를 먹고 있다는 말이야? 대세에 한참 뒤쳐진 공룡이로군. 요새 꽃 식사가 얼마나 유행인데.

꽃식물의 잎과 열매에는 즙이 많아. 무척 부드럽지. 양치식물도 잎에 즙이 많기는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독한 화학물질이 많잖아? 잘못하다간 저 세상 간다고. 꽃은 독성도 적어서 진짜 안전하고 소화도 잘 돼. 양치식물은 건조한 곳에서는 그나마 찾을 수 없고. 물이 있어야 정자가 헤엄칠 수 있거든. 소나무 같은 겉씨식물은 물 없어도 잘 살지만 정말 맛 없어. 게다가 난 끈적끈적한 송진 한번 잘못 먹고 체하는 바람에 그날 하루 종일 고생했어. 그에 비하면 꽃식물은 정말 환상적이야. 막 뜯어먹어도 씨눈에서 다시 성장하는 방법으로 금방 회복하더라고. 아무리 뜯어먹어도 먹이가 부족해질 염려는 없는 거지.

꽃이 나타나기 전 세상은 어땠을까? 우리 조상들은 맛 없는 풀만 먹고 살았을 거 아냐. 상상이 되니? 공룡이 갑자기 말랑말랑하고 달콤한 새로운 꽃식물을 맛 봤을 때의 그 환희가. 나중에 미국의 고생물학자 스콧 샘슨 박사가 ‘공룡 오디세이’에서 정확히 짚지. “꽃 피는 식물은 초식공룡에게 꿈의 먹이였을 것이다. 꽃 피는 식물이 초식공룡에게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에너지원을 제공했고, 이 식물이 다양한 환경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은 곧 초식공룡이 이 식물들을 따라 새로 마련된 환경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꽃가루 화석을 통해 백악기 후기 꽃식물이 크게 번성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꽃가루 화석을 통해 백악기 후기 꽃식물이 크게 번성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지구에 살았던 모든 공룡의 절반이 백악기 후기 2000만 년 동안 살았다. 꽃식물과 초식공룡이 공진화했다는 얘기다.]

공룡의 절반이 꽃과 함께 살았다

내 생각엔 지금이 바로 공룡의 전성기야. 이렇게 먹이가 풍부한 시절이 또 있었을까? 오리주둥이공룡인 우리 하드로사우루스뿐만 아니라 뿔공룡인 케라톱스류도 어느 순간부터 꽃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더라고. 모르긴 몰라도 더운 나라에는 더 많은 공룡이 살고 있을 거야. 아마 꽃도 우리 공룡 덕을 보고 있겠지. 저번에 큰 열매의 씨앗이 우리 엄마 발바닥에 끼어 있다가 다른 곳에 떨어지는 걸 봤거든. 아마 새가 쪼아먹는 작은 열매는 창자 속에 들어가 먼 곳으로 옮겨지기도 할 거야.

인간들은 우리 초식공룡이 꽃을 진화시켰는지, 꽃이 초식공룡을 진화시켰는지를 두고 싸우기도 한대. 왜냐하면 지구에 살았던 모든 공룡의 절반이 중생대의 마지막 2000만 년에 해당하는 지금 이 시간, 그러니까 꽃식물이 퍼졌던 기간에 살았거든. 분명 둘이 상호작용을 하긴 했다는 얘기지.

스콧 샘슨 박사는 “꽃 식물 덕분에 초식공룡이 다양해졌다”고도 했어. 심지어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육식 공룡이었던 오르니토미모사우루스류와 오비랍토르사우루스류가 이 때 초식으로 식성이 바뀌었을 거라고 주장하는데, 정말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꽃이 그만큼 맛있고, 공룡이 꽃을 먹으면서 폭넓게 진화한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

공룡이 꽃을 발명했다?

현재-미국의 식물학자 "윌리엄 버거"

나는 미국의 식물학자입니다. 식물과 동물의 공진화에 관심이 많죠. 지금 제가 있는 곳은 65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의 지층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이 때 지구에는 격변이 일어났습니다. 공룡을 포함한 중생대 생물 다수가 갑자기 멸종했지요.

내가 관심을 갖는 건 꽃입니다. 어떻게 그 대멸종에서 살아 남았을까요. 아마 특유의 강인한 생명력 덕분이었을 겁니다. 밑씨를 이중으로 보호하고, 곤충에 수분을 맡기고, 씨눈에서 금방 회복하는 생명력 말입니다. 비결이 무엇이었든, 꽃은 살아 남아 지구의 식생을 다양화했습니다.

대멸종을 겪은 생태계는 빠르게 변했습니다. 이후 1000만 년 간 지구 기온은 점차 상승해 울창한 열대 우림이 퍼졌고, 꽃식물은 더 화려한 꽃과 열매를 만들었습니다. 곤충이 모여들었고 그 곤충을 먹으려는 포유동물이 뒤를 이었습니다. 어느새 나무 꼭대기는 수많은 동물의 보금자리가 됐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아주 특별한 포유류가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영장류’였어요.

팔다리가 길어지고 3색각을 보게 됐다

미국 워싱턴대 로버트 서스만 교수는 “당시 생태계를 지배했던 꽃식물과 영장류가 공진화했다”고 2013년 미국 ‘영장류학저널’에 발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꽃나무들이 열매도 많고 오르기도 쉬운 울창한 숲을 만든 덕분에 영장류가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곤충과 열매를 먹었습니다. 팔다리가 점점 길어졌고 어깨와 손목이 유연해졌지요. 초기 영장류의 손발 화석을 보면, 나무를 타는 데 방해가 되는 날카로운 발톱 대신 둥근 손톱을 갖고 있었습니다. 또한 엄지를 다른 네 발가락과 반대 방향에서 감을 수 있어서 나뭇가지나 열매를 쉽게 움켜쥘 수 있었답니다.

영장류의 두 눈은 점차 얼굴 정면을 향했습니다. 숲에서 먹이를 잘 찾으려면 거리감을 발달시켜야 했을 겁니다. 두 눈이 얼굴 양 옆에 있으면 넓게 볼 수 있지만, 입체감은 잘 못 느끼지요. 3원색을 구별하는 능력도 생겼습니다. 꽃식물은 자외선 파장까지 보는 파충류와 새를 유혹하기 위해 빨갛고 노란 열매를 만들었는데, 2가지 색밖에 못 보는 초기 영장류는 불리했죠. 결국 초기 영장류 역시 잘 익은 열매를 찾기 위해 3색각을 발달시켜야 했던 겁니다.

집단생활과 직립보행을 시작하다

나는 앞서 언급한 서스만 교수의 가설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나는 한 발 더 나아가 ‘유인원’ 진화에도 꽃식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유인원은 2000만 년 전 등장한, 원숭이보다 훨씬 큰 두뇌를 가진 새로운 영장류로, 긴팔원숭이, 오랑우탄, 침팬지, 고릴라 등이 현생 유인원이죠. 영장류의 눈이 앞을 향하면서 예전의 넓은 시야를 잃어버려 포식자에 취약해졌고, 그 결과 집단생활을 하면서 똑똑해진 덕에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이 등장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국 영장류학자 로버트 서스만 교수의 ‘영장류-속씨식물 공진화설’에 따르면, 영장류가 열매를 맺는 꽃 나무 위에서 생활한 덕분에 다른 포유류와는 다르게 진화할 수 있었다.
[미국 영장류학자 로버트 서스만 교수의 ‘영장류-속씨식물 공진화설’에 따르면, 영장류가 열매를 맺는 꽃 나무 위에서 생활한 덕분에 다른 포유류와는 다르게 진화할 수 있었다. 미국 식물학자 윌리엄 버거는 집단생활과 직립보행도 속씨식물과 공진화한 결과라고 주장하는데, 증명되지는 않았다.]

나는 인류의 직립보행도 꽃 덕분에 얻어낸 특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1000만 년 동안 기후가 서늘해지면서 꽃식물은 나무가 드문 초원 지대를 만들었습니다. 포식자를 피하고 먹이를 찾기 위해 인류의 조상은 두 발로 일어서야 했을 겁니다. 두 손이 자유로워지면서 도구를 사용하고, 손짓도 하게 됐을 거예요. 나는 그 결과 언어를 사용하는 지금의 인류가 탄생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류의 진화는 논쟁이 매우 뜨거운 주제라, 제 주장도 아직 하나의 가설일 뿐이죠.

하지만 꽃이 없었다면 지구는 현재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을 거란 사실은 분명합니다. 1억3000만 년 전 어느 날 우연히 나타난 돌연변이 꽃은 강한 생명력으로 은밀하게 지구를 지배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지구의 모든 것을 조종하고 바꿔 놓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꽃이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는 꽃에 빚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구를 이토록 열심히 가꿔온 꽃이지만, 정작 꽃 자체의 진화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무서운 속도로 퍼진 꽃식물을 두고 다윈은 ‘지독한 미스터리’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지구에 처음 나타난 꽃이 무엇인지도 아직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난 오늘밤도 삐딱하게 뜬다

천문학자들은 신화 속의 이름을 좋아한다. 태양계에서 발견된 행성과 위성에도 신화 속 이름이 많다. 태양에서 5번째로 먼,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목성)의 이름은 주피터(그리스 이름 제우스)다. 7번째 행성은 하늘의 신(천왕) 우라누스고, 8번째로 행성은 바다의 신(해왕) 넵튠(그리스 이름 포세이돈)이다. 넵튠은 심한 바람둥이로 여기저기에 수많은 자식을 남겼는데, 그 중 아버지를 따라 바다의 신이 된 트리톤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1846년,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라셀이 해왕성의 가장 큰 위성을 발견하자, 자연스럽게 이 위성의 이름은 트리톤이 됐다.


트리톤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여러 모로 아버지와 다른 ‘삐딱한’ 아들이었다. 우선 공전 궤도가 이상했다. 해왕성의 적도면과 157°나 기울어져 있었다. 공전 궤도와는 130° 차이가 났다. 만약 누군가 공전면 위에서 내려다본다면 아버지(해왕성)와 아들(트리톤)이 서로 정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뜻이다. 당시는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4대 위성을 비롯 해 목성과 토성의 가장 큰 위성들이 상당수 발견된 상 태였는데, 트리톤처럼 거꾸로 돌거나 삐딱하게 움직이 는 위성은 하나도 없었다. 대부분의 위성은 ‘말 잘 듣는 착한 아들’처럼 행성 주위를 잘 정돈된 동심원을 그리 며 돌고 있었다. 그런데 유독 트리톤만 삐딱하고 엇나갔다. 왜 그럴까.



트리톤


이유는 출생의 비밀과 관련이 있다. 신화 속 트리톤 은 넵튠과 그의 셋째 부인 암피트리테 사이에서 태어난 어엿한 아들이지만, 위성 트리톤은 아니었다. 외부에서 해왕성에 붙들려 온 일종의 ‘양자’였던 것이다. 트리톤 은 지름이 2700km나 되는, 태양계에서 7번째로 큰 위 성이다. 이런 위성이 행성과는 상관 없이 독자적으로 태 어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중에 해왕성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과학자들은 놀랐다.


트리톤 발견 이후, 천문학자들은 삐딱한 위성을 몇 개 더 찾아냈다. 약 50년 뒤에 토성의 위성 포에베가 발 견됐고, 약 10년 뒤부터는 목성에서 히말리아와 파시파 에, 카르메 등이 연달아 발견됐다. 1949년에는 해왕성 해왕성의 또다른 불규칙위성 프사마테. 2003년, 당시 하와이대에 있던 데이비드 제비트 교수와 스콧 셰퍼드 연구원이 발견했다. 대부분의 다른 불규칙위성처럼 매우 작고 멀어서, 망원경으로 봐도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저 먼 곳에서도 행성 주위를 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의 두 번째 ‘삐딱 위성’ 네레이드가 발견됐다. 이런 식으 로 간간히 이상한 궤적을 보이는 위성이 발견됐다. 삐딱 위성의 절정은 20세기 말 이후였다. 초정밀 관측 기술 이 발달하면서, 작은 위성 발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재 이런 ‘천방지축’ 위성은 100개가 훌쩍 넘는다(5월 15일 국제천문연맹 왜소행성센터 자료 기준 목성 59개, 토성 39개, 천왕성 9개, 해왕성 6개).


이들은 모두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다. 공전 궤도가 찌그러지거나 크게 기울어졌다. 상당수가 모행성으로 부터 상당히 먼 궤도를, 모행성과 반대 방향으로 돈다. 모양도 감자처럼 불규칙하거나 찌그러진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이런 특징들이 한두 가지 종류로 묶을 수 없 을 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하다. 과학자들은 개성이 다 양한 이들 위성을 한 데 묶어 ‘불규칙위성’이라고 부르 기 시작했다. 목성의 4대 위성이나 달과 같은 나머지 ‘평 범한’ 위성 60개는 ‘규칙위성’이 됐다.



7가지 위성의 탄생 비화


21세기 들어 불규칙위성이 무수히 발견된 것은 이 분 야의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 분야의 개 척자인 미국 카네기연구소 스콧 셰퍼드 박사와 UCLA 지구행성우주과학과 데이비드 제비트 교수는 2006년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기고문에서 2001년의 일을 회상 했다. 그들은 하와이대에 함께 재직할 당시 불규칙위성 을 몇 개까지 발견할 수 있을지를 놓고 100달러(10만 원) 내기를 걸었다. 스승인 제비트 교수는 10개 미만이라고 예상했고, 제자인 셰퍼드 박사(당시 대학원생)는 그 이 상이라고 예상했다. 결과는? 셰퍼드 박사의 완승이었다. 두 사람이 5년 동안 발견한 위성은 무려 62개였다. 두 사 람은 이들이 대부분 트리톤처럼 포획을 통해 위성이 됐 다고 봤다. 위성마다 제멋대로인 공전궤도가 규칙위성이 형성된 과정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해왕성의 불규칙위성 프사마테해왕성의 또다른 불규칙위성 프사마테.
2003년, 당시 하와이대에 있던 데이비드 제비트 교수와 스콧 셰퍼드 연구원이 발견했다. 대부분의 다른 불규칙위성처럼 매우 작고 멀어서, 망원경으로 봐도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저 먼 곳에서도 행성 주위를 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규칙위성의 출생은 행성과 판박이



한국천문연구원 토비아스 힌제 박사는 “규칙위성은 행 성 주위를 도는 원반에서 만들어진다”며 “별이 만들어지 는 원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별은 우주의 가스와 먼지가 중력으로 수축하면서 회전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원심력 때문에 바깥으로 판판한 원반 모양으로 물질이 퍼지는데(결국 별이 되지 못한 물질이다), 이 안에서 작은 수축이 일어나면 행성이 태어난다. 행성을 만드는 작은 수축 역시 먼지와 가스의 회전을 동반한다. 이 과정에서 행성 주위에는 다시 작은 물질 원반(역시 행성이 되지 못 하고 남은 물질)이 만들어지면서 일부가 수축해 뭉치는 데, 이게 바로 규칙위성이다(위 그림 참조).


규칙위성은 행성이 태어난 회전 원반에서 만들어졌으므로, 애초에 행성과 반대 방향으로 돌거나 궤도면이 기 울어질 수 없다. 따라서 불규칙위성이 나타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외부에서 포획돼 들어온 경우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소천체는 대 부분 태양 주변을 공전할 수밖에 없고, 행성에 포획되기 힘들다. 힌제 박사는 “이렇게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성 질을 없애지 않으면 위성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떻 게 하면 이런 일이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네 가지 가능 성을 제안했다(97쪽 만화 참조).


먼저 마치 쌍성처럼 두 소천체가 공통의 궤도 중심을 서로 가깝게 공전하면서 동시에 둘이 함께 태양을 공전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여기에 갑자기 제3의 중력원 (행성)이 끼어들면, 즉 행성의 중력권 안에 들면 중력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두 천체가 서로 튕겨나갈 수 있다. 이 를 3체 상호작용이라고 한다. 이 경우 소천체 하나는 에 너지를 잃고 행성 쪽으로 휘어 들어와 위성이 되고, 다 른 소천체는 반대로 에너지를 얻어 멀리 튕겨나간다.


첫 번째와 비슷하지만, 서로 쌍으로 돌던 천체가 아니라 각각 태양 주위를 돌던 소천체의 궤도가 우연히 겹친 경우도 있다. 이 상태로 역시 우연히 행성 가까운 지역 을 통과하면 마찬가지로 3체 상호작용이 일어나 하나는 위성이 되고 하나는 튕겨나간다.

세 번째는 행성의 중력권이 커지는 경우다. 행성이 작 았을 때는 주위의 소천체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지날 수 있지만, 행성이 커져 버리면 중력권에 사로잡혀 위성이 된다.


마지막으로 행성 주위에 행성이 되고 남은 가스가 퍼 져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소천체가 가스를 통과하 면 물질과의 마찰 때문에 에너지를 잃게 되고, 결국 행 성 주위에 끌려 들어와 공전하면서 위성이 된다. 연구자들은 불규칙위성 대부분이 이 중 하나를 통 해 위성이 됐으리라 보고 있다. 가장 거대한 불규칙위성 인 트리톤은 첫 번째 메커니즘에 의해 위성이 됐을 가 능성이 높다. 미국 메릴랜드대 천문학과 더글러스 해 밀턴 교수팀이 2006년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트리톤은 원래 명왕성처럼 해왕성의 외곽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왜소행성 이었다. 트리톤에는 늘 함께 붙어 다니는 짝 이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우연히 해왕성의 근처를 지나다 3체 상호작용을 겪고 빨려들 듯 해왕성에 다가갔다는 것이다. 동료 천체 는 멀리 튕겨 나갔다. 그밖에 트리톤이 다른 천체와 충돌하면서 해왕성 쪽에 떨어져 위 성이 됐다는 가설 등이 있지만, 3체 상호작 용 쪽이 유력해 보인다.




자체 충돌로 더 많은 불규칙위성 태어나.


해왕성의 트리톤을 제외하면 반지름이 1000km가 넘는 불규칙위성은 없다. 그나 마 목성의 히말리아, 토성의 포에베, 해왕성 의 네레이드를 제외하면 수~수십km 크기 가 대부분이다. 1km 정도밖에 안 되는 위성 도 있다. 하늘에 그냥 돌 덩어리가 떠다니는 정도다. 그 런데 묘하게도 목성의 불규칙위성을 공전궤도의 기울기 와 거리 별로 분류해 보면, 크게 네 개의 그룹으로 나뉜 다. 또 위성이 전혀 없는 구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공 전면의 기울기가 60~120° 사이인 위성은 전혀 없다. 목 성과의 거리가 조금 떨어진 일정 구간에서는 목성과 같 은 방향으로 공전하는 불규칙위성이 없다. 이 구간에서 는 오로지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위성만 있다(모행성 과 반대로 공전하는 불규칙위성이 훨씬 많은 것도 이 때 문이다). 전체적으로 불규칙위성은 존재할 수 있는 구간 이 정해져 있으며, 그나마도 구간이나 기울기 등이 비슷 한 것들이 무리 지어 있다. 왜 그럴까.



울퉁불퉁한 불규칙위성 포에베의 표면
울퉁불퉁한 불규칙위성 포에베의 표면.

크기가 작은 천체는 자체 중력으로 붕괴하지 않아 울퉁불퉁한 모양을 유지한다.
크기가 충분히 커야 모양이 무너지면서 구 형태를 띠게 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복잡함, 불규칙위성의 궤도


힌제 박사는 박사 학위 논문에서 그 원인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불규칙위성은 처음에는 좀 더 큰 소천체였다. 하지만 목성이 어느 정도 완성된 뒤인 30억~40억 년 전에 몇 개의 소천체가 서로 충돌해 부서졌다. 부서진 파편은 비슷한 특징을 공유한 채 목성을 돌기 시작했고, 그게 지금 볼 수 있는 자잘한 불규칙위성이라는 것이다. 시뮬레이션 결과, 이 과정에는 목성과 태양은 물론 이웃한 토성도 복잡하게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기에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지역에 더 다양한 기울기를 지닌 불규칙위성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태양과의 복잡한 역학 관계 때문에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요동이 주기적으로 반복됐고, 이에 따라 특정한 기울기와 거리에 있는 위성만 남고 나머지는 밖으로 튕겨 나갔다(시뮬레이션 결과 천문학에서는 눈깜짝할 사이인 120년 정도만에 튕겨나갔다). 그 결과 불규칙위성은 특정 영역과 기울기 영역에 집중적으로 남게 됐다.


현재 불규칙위성의 기원이 된 소천체는 정체가 모호하다. 제비트 교수조차 홈페이지를 통해 공공연히 ‘모른다’고 밝히고 있으니, 적어도 지구에 그 정체를 아는 사람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는 다만 토성의 불규칙 위성 포에베를 예로 들어 두 가지 가능성을 들고 있을 뿐이다. 토성이 탄생할 때 남은 찌꺼기가 뭉친 소천체와, 멀리 태양계 외곽에 있는 혜성의 고향 카이퍼벨트가 후보다.




토성 고리에서 새 위성이 태어날까


혹시 현재 새로 탄생하는 위성은 없을까. 최근에는 행성의 고리에서도 위성이 탄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새로운 시나리오로 주목 받고 있다. 기체형 행성은 암석형 행성과 달리 중력 경계가 불분명해 가장 바깥쪽의 물질이 뭉쳐질 수 있다. 마치 초기 태양계에서 물질 원반이 수축해 위성이 만들어졌듯, 행성 주위를 도는 고리에서 물질이 엉겨 붙어 새로운 위성이 태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영국 퀸매리대 칼 머레이 교수는 지난해 말, 토성 탐사선 카시니 호가 찍은 토성 A 고리 사진의 바깥쪽 가장자리에서 비행기 프로펠러 모양의 작은 요동을 발견했다. 뭔가가 고리를 밀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머레이 교수는 여기에 카시니 호의 카메라 조차 직접 관찰하지 못할 만큼 작은 위성이 있으며(크기 1km 미만), 태어나는 중인 아기 위성일지도 모른다고 해 석했다. 이는 한 해 전에 프랑스 연구팀이 내놓은 예측과 도 일치했다. 프랑스 드니디드로대 세바스티앙 샤모 교 수팀은 ‘사이언스’ 논문에서 토성 고리 바깥쪽에서는 물 질이 뭉쳐 작은 위성의 씨앗이 태어날 수 있으며, 이것이 점점 밖으로 밀려날 거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조심스럽다. 심채경 경희대 우주탐 사학과 연구원은 “지금 새로 탄생하고 있는 위성인지, 존재하던 위성이 지금에야 발견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 감시센터 책임연구원도 “아직은 확신하기 이르다”며 “성 장하는(탄생하는) 중인지, 혹은 반대로 위성이 부서진 파편인지부터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치 게 행성에 접근한 위성은 조석력을 받아 부서져 고리의 재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위성은 항상 행성의 그늘에 가려서, 혹은 너무 작아 서, 혹은 너무 멀리 있어서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지 못 했다. 하지만 복잡하고 다양한 위성들의 탄생 이야기를 보면, 우주는 작고 미세한 부분까지 구석구석 신비롭다 는 생각이 든다. 물론 위성 연구를 그저 신비롭기 때문 에 하는 것만은 아니다. 힌제 박사는 “불규칙위성 연구 는 과거를 보는 창”이라고 말한다. 30억~40억 년 전에 일어난 소천체 포획 사건을 통해 당시 태양계의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뜻이 다. 비록 보잘 것 없고 수선 스러워 보이는 작은 천체지 만, 위성은 젊었던 시절 태양 계가 품었던 남모르는 비밀을 간직한 채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