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7일 일요일

일상을 지배하는 미적분의 재발견





근대 철학의 아버지이자 해석기하학의 창시자인 르네 데카르트는 “물리학의 모든 대상은 기하학으로 환원된다”고 했다. 기하학은 당시 사람들이 수학과 같은 뜻으로 쓰던 말이었다. 자연현상을 이해하는 데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카르트 덕분에, 이후의 학자들은 놀라운 발전을 이끌게 됐다. 그 중심에 미분과 적분이 있었다.

뉴턴과 라이프니츠, 일반적인 법칙을 정리하다

17세기 유럽의 많은 수학자들은 각자 특별한 방법으로 미적분을 발전시키고 있었다. 1629년 현대적 의미의 미분에 대한 아이디어를 최초로 떠올린 사람은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였다.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였던 요하네스 케플러는 극대 또는 극소값 근방에서 함수가 증가하는 양이 무한히 작아진다는 것을 알았는데, 페르마가 이를 극대값과 극소값을 결정하는 방법론으로 발전시켰다. 영국의 수학자 아이작 배로는 그 뒤를 이어 미분과 적분이 역연산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았다(이 중요한 발견이 소위 미적분의 기본 정리다). 하지만 당시까지 미적분은 특별한 문제를 풀기 위한 방법에 불과했다.

기본 이론을 보다 엄밀하게 정립한 학자는 아이작 뉴턴과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였다. 17세기 후반, 두 천재는 미적분의 모든 방법과 문제 사이의 일반적인 관계를 밝혀냈다. 미적분을 발명한 것이다.

뉴턴은 1665년 10월의 마지막 날에 ‘곡선에 어떻게 접선을 그릴 것인가?’라는 짧은 연구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그는 자신의 ‘유율법’을 소개했다. 여러 형태의 연속적인 운동을 시간에 따라 변하는 합성함수로 그린 뒤, 순간적인 변화량인 ‘유율’을 기하학적으로 구하는 방법이다. 예컨대, 그는 좌표에서 움직이는 점의 속도의 구성성분(가로와 세로 방향의 속도)을 조합해 기울기를 구했다. 유율법에 따르면, 접선의 속도 벡터는 가로와 세로 벡터의 합이 된다.

라이프니츠의 미분법은 다소 달랐다. 그는 독립적인 연구 끝에 20여 년 뒤인 1684년, 미분공식을 확립해 발표했다. 함수 f(x)에서 x가 무한히 작은 양만큼 변할 때 f(x)의 변화량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상수, 함수의 합과 차, 곱과 나누기는 물론 함수의 거듭제곱과 거듭제곱근 등을 미분하는 법칙도 공식화했다. 현대적인 기호인 dx와 dy 등도 라이프니츠의 발명품이다.



유한이자 무한한 양이 도대체 뭐요?

뉴턴이 역학 연구로부터 미분법에 도달했을 때, 거기에는 ‘끝없이 다가간다’는 뜻의 ‘극한’ 개념이 있었다. 라이프니츠가 미분이나 적분을 나타내는 새로운 기호를 만들었을 때, 새로운 수학을 예견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두 사람은 미적분의 본질을 완전히 인식하지는 못했다. 기초 개념을 정확히 규명하기에 앞서 이론을 전개하고 응용하는 데 바빴기 때문이다. 좀 더 따지고 들면 두 사람의 이론은 애매한 대목이 너무도 많았다.



특히 미분의 가장 기본이 되는, 무한대로 쪼개 아주 작아진 ‘무한소’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만족스러운 답을 내놓지 못했다. 라이프니츠는 “dy/dx 를 구하기 위해서는 무한소가 유한의 아주 작은 양이어야 하지만, 단순히 유한한 양이면 안 되고 유한이자 무한이어야 한다”고 했다. 0인 동시에 0이 아니라는, 모호한 이야기였다. 미적분은 분명 접선을 구하거나 최댓값이나 최솟값을 구하는 데 매우 훌륭한 수단이었지만, 부정확한 추론에서 정확한 답이 나왔다는 것을 당시 사람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철학자이자 주교인 조지 버클리는 1734년 ‘해석학자’라는 에세이에서 뉴턴을 비판하며 다음과 같은 유명한 질문을 던졌다. “유율이란 무엇입니까? 사라져 가는 증가량의 속도? 사라져 가는 똑같은 증가량이란 무엇입니까? 이건 유한한 양도 무한히 작은 양도 아니면서, 무(無)도 아닙니다. 그냥 죽은 양의 유령이라고 부르면 안 됩니까?”

이 난문제는 나중에 수학자가 아닌 철학자 헤겔이 해결했다. 헤겔이 칸트의 이원론 극복을 자기 철학의 과제로 삼았을 때, 그의 형이상학적 사유의 핵심은 바로 ‘유한과 무한을 어떻게 화해시킬 것인가’였다. 그는 유한과 무한의 동일성을 연구하면서 무한을 둘로 구분했다. 직선처럼 끝없이 진행하는 ‘악무한’과 원처럼 끝이 있는 ‘진무한’이다. 이 과정에서 무한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며 미적분도 영향을 받았다.

코시, ‘극한’ 개념으로 미적분을 확립하다

미적분을 보다 엄밀하게 발전시킨 수학자는 프랑스의 수학자 오귀스탱 코시다. 코시는 극한과 연속, 급수의 합 등의 개념을 정확하게 확립했다. 특히 미적분의 근본을 극한이라고 여겼는데, 이 정의는 수학자들에게 ‘고전’처럼 여겨진다.


 

 
코시는 원의 넓이를 그 원에 내접하는 정다각형의 넓이의 극한으로 구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다각형의 넓이는 결코 원의 넓이와 같지 않지만, 규정한 허용범위 안에서 원의 넓이와 가까운 정다각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극한을 “어떤 변수에 대응하는 값이 어떤 ‘고정된 값’으로 다가가는데, 그 차이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작아질 때 그 고정된 값을 다른 모든 값들의 극한이라고 부른다”고 정의했다.

이로써 무한소는 ‘그 양의 극한이 0일 따름’이라는 뜻이 됐다. 무한소라는 모호한 개념 위에 있던 미적분을 극한 개념을 통해 일반화, 합리화한 것이다. 코시는 오늘날 미적분을 ‘계산’에서 ‘논리’의 단계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분의 원리가 완벽해진 이후 수학자들은 복잡한 대수적 내용을 미분을 이용해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연구했다. 임의의 함수의 도함수를 찾는 문제와 2계 미분, 그리고 보다 더 어려운 문제인 적분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상미분방정식, 편미분방정식, 미분기하학, 변분학, 무한급수, 복소함수, 보험통계학, 변분법, 고차함수, 화법기하학 등 수많은 분야가 창조됐다.

그 결과, 미적분은 수학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기하학으로 한정돼 있던 수학의 범위를 대수학으로 확장했다. 이전까지 수학자들은 종이에 삼각형을 그려놓고 연구했는데, 이제 원과 곡선을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좌표를 이용해 더 복잡하고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따로 발전하던 기하학과 대수학은 서로 경계를 넘나들며 방대한 혁신을 이끌었다. 미적분의 발명으로 2000년 이상 지속된 초등수학의 시대는 마감되고 찬란한 고등수학의 세계가 열린 것이다.  
          과학동아

가상현실 눈앞으로 다가오다

이곳에 시인이 왔어야 했다!

PART1. 이곳에 시인이 왔어야 했다!

가상현실 경험은 말로 표현하기 참 힘들다. 꿈을 설명하는 것 같다. 현실과는 뭔가 다른데, 현실처럼 생생한 느낌. 이걸 말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혹시 이 느낌을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

 
오큘러스 리프트 - 오큘러스 리프트는 2012년 8월 첫 번째 개발자 버전(DK1), 2014년 7월 두 번째 개발자 버전(DK2)이 발표됐다. 최근 나온 세 번째 시제품 크레센트 베이는 DK2에 비해 해상도와 반응속도가 좋아졌다. 개발자 버전과 달리 판매되지 않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등장할 소비자 버전과 가장 비슷하다. 전 세계에 30대가 있는데 그중 29대가 미국에 있고, 1대가 우리나라에 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써보셨나요?” 가상현실 기사를 준비하면서 취재원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머리 덮개형 디스플레이(HMD)를 직접 경험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가상현실을 설명하기 힘들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다. 현재 가상현실 기술 수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일단 한번 써보세요. 그리고 이 야기하죠”라고 답한 취재원도 있었다. 황당하지만, 맞는 말이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특별한 경로로 직접 한번 써 봤다. 오큘러스의 마지막 시제품이자 한국에 있는 유일한 제품, ‘크레센트 베이’를.

사실 써 보기 전까진 의심이 많이 들었다. 3D 영화 처음 볼 때도 눈앞에 뭔가 만져질 것처럼 다들 호들갑 떨다 실망한 경험이 한 번쯤 있지 않나. 괜히 어지럽기만 하고. 더구나 가상현실이라면 이미 영화나 드라마 에서 수도 없이 우려먹은 ‘사골 아이템’이다. 기술보다 상상력이 수십 년 앞서 있는지라 웬만한 가상현실은 눈에 차지도 않을 터. 그래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새로운 가상현실 기술이라기에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체험해봤는데….

그것은 신세계였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사방으로 가상현실이 보였고, 내가 움직이는 데로 따라 변했다. 무릎을 굽혀 앉으면 물체가 올려다 보이 고, 가까이 다가가면 커 보였다. 가상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만큼 생생했다. 가상현실에서 나는 시가지 전투의 한 가운데 놓여있었다(112쪽 사진). 미사일을 쏘는 거대로봇에 맞서 군인들이 싸우고 있는데, 느린 화면으로 총알이 날아다니는 게 보였다. 로봇이 박살 낸 건물에서 돌이 튀어 눈앞으로 다가오는데 나도 모 르게 손을 휘저으며 옆으로 피했다. 자동차가 미사일에 맞아 위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앉아서 보니 거꾸로 뒤집어진 차안에서 아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여기까지다. “오-, 오!”하고 탄성을 뱉으며 HMD를 벗었다. 콜럼버스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현실로 돌아 오고도 한동안 정신이 혼미했다. 영화 ‘콘텍트’를 보면 여주인공이 웜홀을 통과한 뒤 은하를 바라보며 이런 말을 한다. “시인이 왔어야 했어.” 기자도 비슷한 심정이다. 시인이 왔어야 했다.

 
가상현실에서는새가 되어 하늘을날아볼 수도 있다.가상현실에서는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볼 수도 있다. 버들리 프로젝트를 구상한 맥스 라이너 교수 인터뷰가 114쪽에 실려있다.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할 방법 없을까

표현의 한계를 절감하고 절필을 할까 잠시 고민하 다가, 그래도 이 ‘진짜 같은 느낌’을 뭔가 사람들이 알아듣게 표현할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과학기자도 나름 잘하는 분야가 있지 않은가. 시인처럼 아름다운 말은 포기하고, 깔끔하게 숫자로 표현해보자.

일단 여기저기 논문을 뒤져봤다. ‘진짜 같은 느낌’ 을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한 연구가 혹시 있을까 했는 데…, 진짜 있었다! 커뮤니케이션학이나 정보통신분야의 학자들이 연구하는 실재감(Presence)이라는 개념이었다. 사람이 물리적으로 한 장소나 환경에 있으면서도 다른 장소나 환경에 있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경험을 실재감(또는 현존감)이라고 부른다. 20여 년전부터 가상현실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학자들도 가상현실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실재감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미 육군 행동사회과학 모의실험시스템 연구소의 밥 위트머와 마이클 싱어는 1998년 사람들에게 실재감을 묻는 설문지를 개발했다. 질문이 24개고 각 7점씩 총 168점 만점인데, 점수가 클수록 실재감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미군에서 HMD를 쓰고 훈련하는 모습.기자가 HMD를 쓰고 체험해 본 가상현실 영화 ‘쇼다운’.

미 육군은 이 설문지를 가지고 HMD를 썼을 때 실재감이 얼마나 높은지 살펴봤다. 실재감이 높을수록 가상훈련 효과도 좋았다. 헬리콥터 전투원들은 NCM3라는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로 훈련을 받는데, 일반 LCD 화면을 볼 때보다 HMD(시야각 60 , 해상도 1280×1024인 ‘nVisor MH60’)를 착용했을 때 더 표적을 잘 맞췄다. HMD를 썼을때의 실재감이 쓰지 않을 때보다 평균 9% 높았고, 표적 명중률은 18% 향상됐다.

위트머와 싱어 덕에 실재감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게 됐지만, 설문지에는 한계가 있다. 체험자가 자신이 느끼는 실재감을 과장하거나 축소해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설문지 대신 뇌 활성화 정도로 실재감을 측정하려는 과학자들이 있다. 이형래 한양대 의용생체공학과 교수팀은 2006년, 가상현실을 체험할 때는 뇌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해 ‘인지과학’ 저널에 발표했다. 뇌기능영상(fMRI)을 촬영한 결과, 실재감이 클수록 인지작용과 관련된 부위인 전대상피질 등이 활성화됐다. 연구팀은 가상현실이 실재와 비슷할수록 어색함이 사라지고 몰입하게 돼 특정 부위가 활성화된 것으로 봤다.


뇌 활성화 정도나 뇌파를 측정해 실재감을 객관적으로 나타내려는 시도가 있다

뇌파로 실재감을 측정하려는 시도도 있다. 노기영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작년 6월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실재감이 커질 때 특정 뇌파가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대표적으로, 각성상태일 때 전두엽에서 많이 나오는 감마파(30∼50Hz)와 집중할 때 나오는 베타파(13∼30Hz)가 있다. 특히 뇌의 감각운동 피질에서 나오는 SMR파(12∼15.9Hz)와 Mid-베타파가 증가했다. 실재감을 좀 더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기자가 체험한 크레센트 베이의 실재감을 수치로 바꾸면 얼마가 나올까. 실재감 설문결과나 뇌 활성화 정도를 찾아봤으나 아쉽게도 아직 발표된 논문이 없었다. 혹시 오큘러스 본사에서 측정한 게 없을까 해서 안주형 오큘러스 한국지사 차장에게 물어봤으나 “공식적으로 측정해서 발표한 자료는 없다”는 답만 들었다. 2012년 등장한 DK1으로 실험한 논문들이 작년부터 나오고 있는 걸 보면, 앞으로 최소 1~2년은 더 기다려야 크레센트 베이의 실재감 수치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은 시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겠다.


PLUS | 우리는 가상현실도 ‘일단’ 현실로 본다?
 
우리는 왜 가상현실에서 실재감을 느낄까. 분명히 실재가 아니라는 걸 아는데 말이다. 이 문제를 진화심리학적으로 해석한 학자들이 있다. 사람들은 강력한 반증이 없는 한 오감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일단 사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쥬세페 만토바니 심리학과 교수는 1995년 ‘인간관계’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일단 사실로 받아들이는 게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상현실이 없던 과거를 생각해보자. 상황에 즉시 반응하는 게 중요하지, 정확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가상현실을 현실로 느끼려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실재감을 느낀다.

미국 스탠포드대 커뮤니케이션학과의 바이런 리브스 교수와 크리포드 내스 교수가 1996년 발표한 책 ‘미디어 방정식’에 따르면, 우리가 작은 화면보단 큰 화면에서, 정적인 물체보단 움직이는 물체에서 더 실재감을 느끼는 것도 모두 진화의 결과다. 더 크거나 더 빨리 움직이는 물체는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나도 모르게 뇌가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테러현장 한복판에 당신이 선다면?

양적인 변화는 질적인 변화를 부른다. HMD를 동반한 몰입형 가상현실은 단순히 과거보다 콘텐츠의 실재감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강한 실재감을 바탕으로 기존에 겪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사람들에게 선사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등장한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 뉴스를 ‘몸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가상현실 저널리즘이란 개념을 처음 내세운 미국 기업 앰블러머틱그룹은 최근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했다. 시리아 주택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다룬 ‘프로젝트 시리아’는 시청자들을 테러현장 한복판으로 데려간다. 테러현장의 모습과 당시 사람들의 움직임을 가상현실로 만든 다음, 여기에 당시 찍었던 영상과 소리를 입혔다. 가상과 현실을 섞은 것이다.

체험자는 기존 뉴스를 볼 때보다 감정적으로 훨씬 몰입해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미국의 흑인 청년 트래이본마틴이 별다른 이유 없이 백인에게 살해당한 사건인 ‘어느 어두운 밤’이나 멕시코 불법체류자가 미국 경찰에게 폭행당해 죽은 사건을 재현한 ‘폭력의 사용’을 경험한 사람들은 소리를 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우리로 치면 세월호 사건을 가상현실로 만들어 침몰하고 있는 배 속의 시공간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프로젝트 시리아 QR코드‘프로젝트 시리아’에서는 현실(위쪽)과 가상현실(아래쪽)을 섞어 실재감을 높였다.


INTERVIEW | “가상현실에서 새가 될 수 있다”- 스위스 취리히 예술대 맥스 라이너 교수
 
스위스 취리히 예술대 맥스 라이너 교수 실재감을 높인 몰입형 가상현실은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까. 맥스 라이너 교수는 지난 1월 세계 최고의 독립영화 페스티벌 ‘선댄스 영화제’에서 새처럼 도시 상공을 날아보는 가상현실 비행 시뮬레이터 ‘버들리(Birdly)’를 선보여 주목받았다(111쪽 사진). 버들리는 HMD로 비행영상을 보는 동시에 높이 1m의 움직이는 기계장치에 수평으로 엎드려 온몸으로 새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4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CT(Culture Technology) 포럼 2015’에 참석하러 한국을 찾은 맥스 라이너 교수를 만났다.

Q. 이전에도 가상현실 비행시뮬레이터는 많았다. 버들리가 유독 인기를 끈 비결은?
A. 사용자가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어서다. 기존 비행기 시뮬레이터는 복잡한 기계를 조종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 여유롭게 즐기다간 사고 난다. 버들리는 훈련을 받아야만 탈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30초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새처럼 양팔을 퍼덕여 날갯짓을 하면 떠오르고, 몸을 기울이면 방향을 틀 수 있다.

Q. 체험하는 사람들이 진짜 새가 되어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실재감을 느낀단 말인가.
A. 실재감이 커서 공포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높은 곳에 떠 있는 것 같으니까. 어릴 때부터 하늘을 나는 꿈을 꿔 왔는데, 그 꿈을 이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감각적이고 강렬한 경험이다.

Q. 사실 우리는 새라는 동물이 날면서 어떤 경험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인간의 인지범위를 벗어나니까. 그래서 실재감이 있다는 말도, 새 입장이 아니라 ‘인간이 상상하는 새의 비행’이라는 측면에서 실재감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나.
A. 맞다. 그래서 비행 배경도 도시의 빌딩이다. 인간이 가장 익숙하고 잘 아는 공간이 도시니까. 우리 머리 위바로 10m에서 비행하도록 했다. 평소에도 충분히 상상하고 꿈꿔볼 수 있는 경험을 주기 위해서.

Q. 시뮬레이터를 개선하면 실재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아래로 떨어질 때 가속도를 느끼게 한다거나.
A. 지금도 일부 사람들이 멀미와 공포감을 느낀다. 밑으로 10~20°만 고개를 숙여도 머리에 피가 쏠려서 오래 지속할 수 없다. 한계가 있다.

Q. 버들리를 타 본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변화는?
A. 2차원에 묶여 있던 사람들이 3차원을 느끼게 됐다. 비싼 돈 주고 항공기를 사지 않아도, 오랜 기간 훈련받지 않아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동의 자유가 생긴 거다. 과거 자전거라는 새로운 이동수단이 등장해 여성의 인권향상에 기여했다. 더 이상 남편의 차에 의존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움직임은 자유와 관련이 크다. 손쉬운 3차원 경험은 사람들에게 자유와 상상력을 줄 것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애넌버그 커뮤니케이션스쿨의 이관민 교수가 2004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재감은 7가지 효과를 일으킨다. 가상현실 저널리즘에서처럼 각성을 일으켜 반응수준을 높이며, 사람에게 즐거움이나 흥미를 느끼게 하고, 기억을 증가시킨다. 또 콘텐츠가 주는 메시지의 설득력을 높인다. 미 육군의 사례처럼 작업능력을 향상시키거나 기술을 빨리 배우 게도 한다. 반면 노출된 자극에 심리적 둔감화를 불러 일으키고, 지나친 몰입으로 두통이나 안구피로가 생기는 등 부작용도 있다.

가상현실의 실재감이 기억을 회상시키는 점에 초 점을 맞춰 최근 새롭게 등장한 치료기법도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치료하려면 일단 환자가 당시 기억을 생생히 더듬어 내야 한다. 그런데 그 과정 이 고통스러워 환자는 의식적으로 기억회상을 거부 한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정신과 전문의 스킵 리 초 박사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를 위한 가상체험 치료시스템을 개발했다. 환자는 중동지역 을 배경으로 10가지 정도의 가상 시나리오를 경험하 며 자연스럽게 당시 기억을 떠올린다. 연구팀은 전투 화가 자갈을 밟는 소리, 군인들의 농담, 현지에서 들 을 수 있는 새소리 등을 삽입해 현실감을 높였다.

정반대로 기억 회상을 방해하는 데에도 가상현실 이 쓰이기도 한다. 화상 환자들은 상처부위를 치료할 때 종종 화상 당시 기억을 떠올린다. 이 경우 고통은 더 커진다. 미국 워싱턴대 하버뷰 화상센터에서는 눈 밭으로 뒤덮인 가상현실을 보면서 치료를 받으면 고 통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가상현실에서 느 끼는 실재감이 클수록 기억, 고통, 감정과 관련있는 후 대상피질이 활성화되면서 가짜 기억(눈밭)이 떠오르 기 때문이다. 그것도 HMD로 보면 일반 화면으로 볼 때보다 두 배 이상 효과가 좋았다. 뇌졸중 환자에게도 HMD로 가상현실을 경험하게 하면, 죽어있던 운동뉴 런을 재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상현실의 등장을 가장 반기는 곳은 산업계다. 미 국 월트디즈니사는 HMD를 쓰고 디즈니랜드를 체험 하는 가상현실 테마파크를 준비 중이다. 유터버스사 는 체험형 포르노 콘텐츠를 개발했고, 포스트미디어 사는 가상현실 여행 콘텐츠를 개발해 본격적인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게임업계는 HMD의 가장 큰 무대 이자 수혜자다.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콘텐츠 시장인 ‘오큘러스 쉐어’에는 벌써 가상현실 게임 콘텐츠가 약 300여 개 올라와 있다. 기자가 만났던 취재원들은 대 부분 10년 안에 HMD가 지금의 스마트폰 자리를 차 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하철에서 너나할 것 없이 HMD를 보고 있을 거란 말이다. 어떤 혁명적인 변화 가 생길까. 상상하는 사람이 새로운 세상의 주인이 될 것이다.
         과학동아




태양계 행성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수성은 태양계 행성 중에서 가장 가기 힘든 행성일 것이다. 거리도 멀지만 태양과 가장 가까워서 뜨겁고 태양풍이 거세게 불기 때문이다. 소행성은 또 얼마나 무섭게 날아오는지. 지표마다 무시무시한 크레이터가 가득하다. 태양이 끌어당긴 소행성이 점점 빠른 속도로 날아와 태양 가까이에 있는 수성에 부딪힌 결과다. 안타깝게도 수성에는 날아오는 소행성으로부터 지켜줄 대기도 없다.

수성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38억 년을 버텼다. 덕분에 ‘맷집’도 생겼다. 한 예가 표면에 있는 칼로리스 분지다. 칼로리스 분지는 직경이 1550km나 되는 거대한 충돌구로, 구덩이 주변에는 충돌 당시 분출된 용암이 2km 높이로 쌓여있다. 재밌는 것은 행성에서 충돌구와 정확히 반대편 지점에는 언덕 형태의 튀어나온 지형이 있다는 사실. 마치 받은 충격이 반대편으로 표출된 것처럼 말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충돌이 수성의 궤도를 찌그러뜨릴 정도로 컸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행성이 태양 주위를 원형으로 도는 것과 달리(이심률이 0에 가깝다) 수성은 타원형으로(이심률 약 0.2) 태양을 돌고 있다. 태양에서 가까울 때 거리가 0.31AU(천문단위,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 멀 때 거리가 0.46AU로 차이가 크게 난다.
 













          과학동아

미래엔 소프트웨어가 사라질까











발생했는데, 컴퓨터공학자들의 노력으로 무사히 넘어갔다(124쪽 Inside 참조). 하지만 이번 소프트웨어의 위기는 전보다 해결하기 어렵다. 일을 하나씩 처리하는 기존의 방식(폰노이만 방식)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5세대 컴퓨터가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가 마주할 다음 위기는 바로 이 5세대 컴퓨터에 적용할 소프트웨어가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먼저 양자컴퓨터를 보자. 양자의 특성을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는 ‘도이치-조사(요사) 알고리듬(1992년 개발)’, 쇼‘ 어 알고리듬(1994)’, 그로버가 개발한 ‘데이터 탐색 알고리듬(1996년)’ 등이 전부다. 이 중 도이치-조사 알고리듬과 데이터 탐색 알고리듬은 기존 컴퓨터로도 빠른 시간 안에 풀 수 있는 알고리듬이 존재한다. P와 NP 중 P에 속하는 문제다.

양자 소프트웨어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도이치-조사 알고리듬은 ‘동수함수’와 ‘상수함수’를 판단하는 알고리듬이다. 어떤 함수가 있다고 하자. 이 중 입력 값과 상관없이 함수 값이 모두 0이거나 1인 함수를 상수함수, 입력 값 중 절반은 0을, 나머지 절반은 1을 함수값으로 갖는 함수를 동수함수라 한다. 기존의 컴퓨터 알고리듬으로는 입력 값 N개 중 최소한 절반은 확인해야 하지만, 도이치-조사 알고리듬을 이용하면 그보다 적은 연산으로도 함수 판별이 가능하다.

데이터 탐색 알고리듬은 특정 자료를 검색하는 데 쓰이는 알고리듬이다. 예컨대 병에 까만 바둑알이 99개, 하얀 바둑알이 1개 있다고 하자. 하얀 바둑알을 찾으려면 평균적으로 50번은 찾아야 한다. 이를 좀 더 일반화하면 N개의 정보 중에서 찾고자 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선 번 탐색해야 한다. 그런데 양자역학을 이용한 그로버의 양자 알고리듬에 따르면 훨씬 적은 번의 검색만 하면 된다. 100만 개의 바둑알 중 하나를 찾는다고 했을 때 지금의 컴퓨터는 50만 번을 확인해야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1000번 만에 찾을 수 있다.

두 알고리듬 모두 비교적 적은 수의 연산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양자컴퓨터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양자컴퓨터를 써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지는 못했다. 배준우 한양대 응용수학과 교수는 “단순히 빨라지는 것이 목적이라면 슈퍼컴퓨터를 사용해도 된다”며 “반드시 양자컴퓨터를 개발해야 한다는 근거가 되려면 지금의 컴퓨터가 풀 수 없는 문제를 다루는 양자 알고리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알고리듬이 쇼어 알고리듬이다. 쇼어 알고리듬은 1994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과 피터 윌리스턴 쇼어 교수가 개발한 알고리듬으로 소인수분해를 푸는 알고리듬이다. 소인수분해는 기존의 컴퓨터에서 NP에 속하는 문제다. 13195와 6857이라는 두 소인수를 곱하면 90478115다. 두 소인수를 곱하는 건 쉽지만 90478115를 두 소인수로 분해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컴퓨터도 마찬가지다. 다항 시간 안에 소인수를 풀 수 있는 알고리듬이 없는 현재로서는, 컴퓨터에게도 난공불락의 문제다. 이 원리를 보안에 이용해 쉽게 풀리지 않는 암호를 만든게 현재 우리가 쓰는 암호체계(RSA 알고리듬)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에는 다항 시간 안에 소인수분해를 할 수 있는 쇼어 알고리듬이 있다. 즉,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현재 RSA 알고리듬으로 구현된 암호는 모두 풀릴 수 있다. 김용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선임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쇼어 알고리듬은 양자컴퓨터 연구의 증폭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양자컴퓨터의 ‘킬러 어플리케이션’은 쇼어 알고리듬이 유일하다. 김 연구원은 “하드웨어가 완성되더라도 이를 활용할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양자컴퓨터는 시장성이 없다”고 말했다.



3D 프린터, 날개를 달다


 PART1. 3D 프린터, 날개를 달다
 
영국 CEL테크놀로지 사가 개발한 개인용 3D 프린터

딸바보 아빠의 아이디어
남자는 액체 표면에 레이저를 쐈다. 액체가 얇은 동전 모양으로 굳었다. 딱딱히 굳은 층을 1mm 아래로 내린 뒤, 또 다시 액체를 채우고 레이저를 쐈다. 이번엔 조금 더 큰 원형으로 굳혔다. 이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한 끝에 그는 작은 푸른색 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3D 프린터로 만든 세계 최초의 물건이었다. 1983년, 이렇게 스테레오리소그라피(SLA) 방식의 3D 프린터가 탄생했다. 남자는 미국의 발명가이자 오늘날 세계 최대 3D프린터 업체인 ‘3D시스템즈’사 창업자인 척 헐이다. 그는 자외선을 이용해 광폴리머를 안정적으로 굳혀 표면 코팅제를 만드는 실험을 하던 중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전혀 다른 방식의 3D 프린터가 개발됐다. 요즘 우리에게도 익숙한, 뜨거운 열로 녹인 플라스틱 재료를 치약처럼 짜내 층층이 쌓는 방식(FDM)이다. 이 기술은 미국의 발명가 스캇 크럼프가 어느 날 딸을 위해 글루건(고형 접착제를 녹여 짜내는 기계)으로 장난감 개구리를 만들다가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이듬해 아내 리사와 함께 ‘스트라타시스’사를 창업했다. ‘3D 프린터’라는 용어는 본래 이 회사의 고유 상표였는데, 크럼프가 1999년 공용어로 쓰는 걸 허락하면서 이제는 일반명사가 됐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두 ‘원조’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말 그대로 겨우 버텨왔다. 심진형 한국산업기술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기존의 제조업은 금속을 깎거나 금형을 만들어 플라스틱을 찍어내는 두 가지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며 “그동안 3D 프린팅 기술은 응용 분야를 찾지 못해 늘 고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회사의 3D 프린터는, 본격적인 양산 전에 테스트용 시제품을 만드는 용도로 오랫동안 쓰여왔다. 그런데 세상이 달라지고 있었다.


 
척 헐 3D 시스템즈 대표가 자사 프린터로 출력한 자신의 피규어를 바라보고 있다.



특허의 속박에서 벗어나다처음으로 판도가 바뀐 건, 2004년 8월의 일이었다. 척 헐의 SLA 특허가 만료된것. 이 때 프린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많은 사람이 3D 프린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더 저렴하고 쓰기 쉬운 스캇 크 럼프의 FDM 특허가 2009년 10월 풀리면서, 렙랩(RepRap) 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널리 확산됐다. 렙랩은 영국 배스대의 수학자 겸 기계공학자인 에이드리언 보이어 교수가 2005년에 시작한 프로젝트로, 누구나 자유롭게 만들어 쓸 수 있는 3D 프린터를 개발하는 게 목표였다. 이를 계기로 FDM 방식을 사용하는 수많은 개인용 3D 프린터가 시장에 나왔다.

2015년, 3D 프린터는 또 다시 ‘오픈소스’라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지난해 핵심 특허권이 줄줄이 만료되면서 기술 개발 문턱이 확 낮아졌다. SLA, FDM과 함께 3D 프린터의 3대 축을 이루는 SLS 기술(분말로 만든 재료를 레이저로 굳히는 방식)의 특허가 지난해 2월 만료됐다. 8월엔 금속을 찍어내는 DMLS 기술이, 9월엔 자연색상을 구현하는 3DP 방식이 특허가 풀렸다. 양동열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요즘 나오는 개인용 3D 프린터가 대부분 FDM 방식인 건, 특허가 만료돼 누구든 자유롭게 만들어 쓸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가격은 더 싸고 성능은 개선된 프린터들이 생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렙랩 프로젝트를 함께 한 브리 페티스, 아담 메이어, 잭 호컨 스미스는 메이커봇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데스크톱 3D 프린터인 리플리케이터를 만들었다.
“3D 프린터와 신소재는 바늘과 실”
 
하드웨어는 이처럼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3D 프린터가 실제로 적용된 분야는 아직 많지 않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왜일까.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소재의 한계’를 꼽았다. 양동열 교수는 “3D 프린터용으로 쓸 수 있는 소재를 찾기가 아직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SLS방식에서 쓰는 금속 분말은 3D 프린터로 출력하려면 적절한 유동성과 일정한 결합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주변으로 열을 잘 전달하지 않아야 한다. 알루미늄이나 텅스텐처럼 열전도성이 높으면 레이저 같은 고온의 열을 받았을 때 주변 금속분말을 같이 녹여 정밀도가 떨어진다. 다시 말해, 순수 알루미늄이나 텅스텐으로는 3D 프린터로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TSRI) 아서 올슨 박사팀이 분말을 레이저로 굳혀 단백질 모델을 만든 모습(위).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TSRI) 아서 올슨 박사팀이 분말을 레이저로 굳혀 단백질 모델을 만든 모습(위). 녹여 짜내는 플라스틱 필라멘트(아래 첫번째 사진)에 비해 3D 프린팅에 알맞은 분말은 개발하기 더 어렵다. 아래 두 번째 사진은 아일랜드 나노스틸사가 개발한 3D 프린팅용 강철
분말. ]
 
소재를 찾아도 이를 출력할 프린터는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소재마다 녹는점이나 제어방식이 다르기 때문. 실제로 각 업체의 프린터는 그 회사에서 생산한 재료만 출력할 수 있다. 업계 1, 2위인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가 전체 매출의 약 30%를 재료 판매에서 얻는 이유다. 장민호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3D 프린팅 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신소재 개발은 떼려야 뗄 수 없다”며 “새로운 분야에 응용하려면 소재를 개발할 때 프린터도 맞춤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최근 해외에서는 3D 프린팅에 적합한 알루미늄 합금, 티타늄 합금, 초내열 합금 등이 개발됐다. 펄프, 탄소나노튜브, 생체조직 등 금속이 아닌 신소재개발도 활발하다. 이를 출력할 하드웨어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아이언맨 수트와 초콜릿, 피자 등이 3D 프린터로 출력돼
전 세계가 깜짝 놀랐던 것처럼, 올해는 신소재와 새로운 프린터가 만나 어떤 물체가 출력될지 기대할 만하다.


3D 프린팅 종류, 3D 프린팅 역사

기하학이 비행기를 가볍게 만든다

 
앞으로는 최적화 문제가 주목 받을 것이다. 수학적 계산 결과를 토대로 재료를 정확한 위치에 정확한 양만 배치해 제품의 강도나 무게, 제작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기술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 ‘위상기하학 최적화’라고 부른다.
 
미국의 유명 미래학자 크리스토퍼 바넷은 저서 ‘3D 프린팅 넥스트 레볼루션’에서 세계의 다양한 최적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영국의 대형 방산업체인 이에이디에스 (EADS)는 에어버스 여객기 A380의 경첩을 금속 레이저 소결 방식(DMLS) 3D 프린터로 생산했다.

사용한 금속의 양은 기존의 절반. 구조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재설계한 덕분인데, 이런 디자인은 3D 프린터로만 만들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이 같은 ‘세이빙 프로젝트(saving project)’는 이제 어느 정도 성과를 축적했다. 2015년에는 더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예정이다.
A380의 새 경첩



새로운 출력 방식이 온다
기존의 3D 프린터는 재료를 제품 모양대로 쌓는 단순한 방식이었다. 만들 수 있는 제품도 한계가 있었다. 최근 개발되는 3D 프린터는 다양한 모양의 완제품을 찍어낼 수 있다. 출력공정, 즉 프로세스의 혁신 덕분이다.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소비자가전 박람회(CES)2015’에서 세계 최초로 전자제품을 한 번에 출력하는 프린터가 공개 됐다. 하버드대 제니퍼 루이스 교수팀이 플라스틱과 전도성 최근 하버드대 제니퍼 루이스 교수팀이 전자제품을 한 번에 출력하는 3D 프린터를 개발했다(위 큰 사진). 듀얼헤드 중 하나는 전도성 잉크로 회로를 찍어낸다(오른쪽 위 사진). 그 아래 사진은 차례대로 이 프린터로 만든 마이크로 SD카드, USB메모리와 소형 무인기.잉크를 한꺼번에 출력할 수 있는 3D 프린터 ‘보셀(VOXEL)8’을 개발한 것. 이 프린터는 서로 다른 종류의 헤드 두 개를 장착했다. 플라스틱 헤드로 제품 외형을 출력하다가 필요한 위치에서 전도성 잉크 헤드로 전자회로를 인쇄하는 방식이다. 이 제품을 이용해 한 번에 찍어낸 소형 무인기도 함께 공개됐다. 연구팀은 “향후 보청기 같은 복잡한 전자기기도 사용자 귀 모양에 맞춰 찍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영국 러프버러대 연구진이 개발한 레이저 용형기술은 현재 SLS기법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덴마크 룩세셀사의 프린트옵티컬 기술은 출력 후 표면을 다듬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지금도 혁신을 거듭하는 중이다. 양동열 교수는 “기억소재 같은 새로운 재료들이 3D 프린팅에 쓰이는 추세”라며 “한번 만들어진 뒤 시간이나 환경조건에 맞게 모양이 변하는 물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기술은 바로 2013년 세상에 처음 공개된 뒤, 대중과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2년 사이 크게 성장한 ‘4D 프린팅’ 기술이다. 3D 프린팅을 한 차원 더 성장시킬 이 신기술을 3파트에서 만나보자.









과학동아

제주영어교육도시 해외 조기유학 수요 상당수 흡수…

해외 조기유학 수요 상당수 흡수… 최근 5년간 2600억 원 외화 절감


동아일보
정부가 유학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2008년부터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조성한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에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국제학교 NLCS의 전경. JDC 제공

《 2000년대 후반 연간 2만 명을 넘어섰던 조기 유학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4학년도 조기 유학생은 1만907명으로, 조기 유학생이 가장 많았던 2006학년도(2만9511명)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조기 유학이 줄어든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조기 유학 못지않은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가 유학 및 어학연수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만든 제주영어교육도시가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 8년차에 접어든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성과를 3회에 걸쳐 돌아본다. 》

제주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달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이르면 380만m² 규모의 거대한 영어교육도시가 모습을 드러낸다. 정부가 ‘기러기 아빠’ 등 조기 유학에 따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유학수지 적자를 개선하고자 2008년부터 조성한 글로벌 교육 단지다.

영어교육도시에는 현재 국제학교 3곳이 운영 중이다. 2011년 9월 개교한 노스런던컬리지에잇스쿨 제주(NLCS Jeju)와 한국국제학교(KIS Jeju), 2012년 10월 개교한 브랭섬홀아시아(BHA Asia)다. 2017년 9월에는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도 문을 연다.

이 학교들은 기존의 외국인 학교나 외국 교육기관과 달리 내국인의 입학 비율 제한이 없고, 해외 체류 자격이 없어도 입학할 수 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에 이르는 전 과정이 있고, 한국과 외국의 학력(NLCS는 영국, KIS는 미국, BHA는 캐나다)이 동시에 인정돼 국내외 학교 어디로든 쉽게 전학 및 진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학교마다 기숙사와 체육관, 공연장 등 부대시설도 뛰어나다.

지난해 처음으로 고교 교육과정 졸업생을 배출한 NLCS와 올해 졸업생을 낸 BHA는 대학 진학 실적도 화려하다. 미국 스탠퍼드대 예일대 코넬대, 영국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캐나다 UBC 등 명문 대학에 대거 합격했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 국내 상위권 대학에도 진학했다.

영어교육도시에는 현재 공동 및 단독주택 1300여 가구가 들어서 4000여 명이 살고 있다. 각 학교마다 외국인 교사가 100명 정도 있고,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자녀와 함께 영어교육도시로 이주한 이도 많다. 상가와 식당 등 상업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단지 안에 영어와 한국어로 서비스가 이뤄지는 행정지원센터, 119센터, 영어교육센터 같은 공공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있는 국제학교들은 자연스럽게 조기 유학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2011년 805명으로 출발한 학생 수는 올해 2400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국제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5%가 “제주국제학교가 없었다면 조기 유학을 갔을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1인당 조기 유학에 드는 비용이 연 평균 7000만 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제주국제학교 학생 45%가 조기 유학을 가지 않음으로써 최근 5년간 2587억 원의 외화가 절감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 조성과 운영을 담당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21년까지 국제학교를 7곳으로 확대해 학생을 9000명으로 늘리고, 2단계로 대학존을 개발해 세계 유명 대학의 학위과정 및 프로그램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영어교육도시의 정주 인구를 2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영어교육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은 유해 환경이 전혀 없고 안전해서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손봉수 JDC 교육도시처 처장은 “영어교육도시가 조성 8년 만에 생활, 경제 등이 기능적으로 연결된 글로벌 교육 허브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성적 위주 교육에 반기든 美뉴저지 교육감..학부모 '두쪽'

아시아계 65%인 학군서 시험폐지·'숙제없는날' 도입에 찬반 충돌

학생들의 과중한 학업부담을 없애려는 미국 뉴저지 주(州)의 한 교육감의 '교육실험'을 놓고 지역 학부모들이 백인과 아시아계로 양분돼 충돌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뉴저지 프린스턴 인근 '웨스트 윈저-플레인보로' 교육구의 사례가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에 대한 찬반 논쟁을 축소판처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9천700명의 학생을 둔 이 지역의 데이비드 아더홀드 교육감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우리 학군에 위기가 닥쳤다"고 호소하는 16쪽짜리 서한을 보냈다.
학생들이 과중한 학업부담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으며, 너무 많은 공부와 과제로 씨름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이 학군에서는 120명의 중·고등학교 학생이 정신과 진단을 권고받았고 40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교육청이 실시한 학생 설문에서는 "학교 가기 싫다", "성적과 점수가 최우선의 가치"라는 등의 대답이 나왔고, 고교 우수반에 소속된 학생의 68%는 "학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 학군은 시쳇말로 '잘 나가는 학군'이다.
지난 3년간 명문대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진학생이 16명에 달했다.
수학·과학경시대회와 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하거나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도 줄을 이었다.
이런 교육환경 변화에는 최근 급속히 유입된 아시아계 이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인도, 한국계 주민은 2007년 44%였으나 현재 65%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아더홀드 교육감이 '전인교육'을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흐르는 학교 분위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중간·기말시험을 폐지하고, '숙제 없는 날'을 도입하는가 하면 아시안 학생이 거의 전부인 수학 상급반 진학 학년도 4학년에서 6학년으로 늦춘 그는 "다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손을 쓰기에 너무 늦은 시점까지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사회는 뭉치기보다는 두 쪽으로 나눠졌다. 그것도 인종 대립 양상으로 갈라졌다고 NYT는 전했다.
아더홀드 교육감의 견해에 대체로 백인 학부모들은 지지를 보내는 반면, 아시아계는 '교육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학군 내 학부모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앉아 이런 대립을 극명히 보여줬다.
한 중국계 학부모는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하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자꾸 제한하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한 백인 여성은 "아들이 4학년인데 벌써 '나는 스펙에 올릴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아무 일도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고 한탄했다.
NYT는 두 그룹 간에 지난 몇 년간 쌓여온 팽팽한 긴장이 이번 편지를 계기로 폭발한 셈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내년 수능부터 통합 국어와 필수 한국사, 겨울방학 공부법은? |

2017학년도 수능부터 변화되는 것은 국어 A/B형 통합 및 계열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한국사를 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은 수시에서는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되고, 정시에서는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형요소인 만큼 대입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 올 겨울방학을 활용해 2017학년도 수능부터 변화되는 국어, 한국사를 어떻게 대비하면 좋을지 살펴보도록 하자.
I. 국어
국어 現 A형보다 어려워질 전망이나
기본 출제방향은 지금과 비슷할 듯
분석하며 글 읽는 습관 길러야
2017학년도부터 국어영역은 A형, B형이 통합된다. 쉬운 A형보다는 난도가 조금 높아질 개연성이 있으나 기본 출제방향은 현재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독서(비문학) 제시문은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활용해 글의 주제와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묻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글을 분석하면서 읽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분석하면서 읽는 습관이란 문단마다 주요 내용을 표시하고 문단의 주제를 한 줄로 여백에 정리하는 것이다. 특히 이해가 어려운 문단을 분석할 경우는 마치 영어 독해를 하듯 문장을 끊어 읽기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학은 고전시가, 고전 소설, 현대시, 현대 소설, 수필, 희곡,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출제된다. 고전문학의 경우는 글을 읽으며 고어를 해석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출제할 수 있는 작품이 한정적이므로 작품을 잘 정리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소설의 경우는 인물, 사건, 갈등에 대해 파악하면 대부분의 문제를 풀 수 있다. 때문에 작품을 대하며 지문을 읽을 때 지문에 등장하는 인물이 그 지문 안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지 인물 간에 어떤 갈등관계가 있는지 여백에 정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시가 지문으로 나왔다면 누가 쓴 작품인지, 무엇을 썼는지, 시를 쓴 역사적/사회적 배경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 내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의 주제를 도출하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평소 문제를 풀다가 시가 지문으로 출제되었다면 반드시 전체 내용을 확인하고, 작가와 시대배경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특히 모의고사 3~4등급대 학생들은 문제를 끝까지 풀어내는 연습이 필수적이다. 시험시간 관리보다 문제를 이해하고 푸는 훈련을 우선시해야 한다. 즉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풀되 ‘다 맞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은 무제한, 독해도 무한대로 제한 없이 읽으면서 답을 찾아보길 권한다. 80분 시간을 재고 푸는 훈련은 대충 찍게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학습 초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천천히 여러번 보다 보면, 답이 조금씩 보일 것이며 그 후에는 시간을 재고 푸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II. 한국사
핵심 위주로 쉽게 출제될 듯
대학별 반영 방법 꼼꼼히 파악을
나만의 연대기로 재구성해 보면 도움
한국사는 절대평가로 성적이 반영되고, 대학별로 반영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의 반영방법을 잘 파악하고, 대비해 두면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에서는 크게 최저학력기준과 응시여부확인 두 가지 반영방법이 있다. 최저학력기준으로 적용하는 대학 중 고려대와 연세대는 인문 3등급, 자연 4등급 이내를 적용한다. 서울대, 서울시립대, 이화여대는 응시여부만 확인하며, 한양대는 수시에서 한국사를 아예 반영하지 않는다.
정시모집에서는 수시모집보다 다양한 형태로 반영되는데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80개로 가장 많다. 서울대와 서울시립대는 3등급까지는 감점 없이 만점으로 처리하고, 4등급부터는 감점이 있다.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은 등급별로 환산점수를 부여한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인문계열은 3등급까지, 자연계열은 4등급까지는 만점을 부여함으로써 수험생들의 학습부담을 낮추고자 했다.
이전의 한국사 시험은 상대평가였기 때문에 변별력 확보를 위해 고난도 문항이 일부 출제됐고, 출제비중도 근 현대사가 70% 정도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2017학년도 한국사는 이미 교육부가 밝힌 바와 같이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추었는지 평가하기 위해 한국사의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될 것으로 보이며, 단원·시대별로 편중되지 않게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이 고르게 출제될 예정이다.
국사학습에서의 핵심은 ‘시대별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다. 시대별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에 대해 사건의 배경, 중심인물, 결과적 의의 등을 정확히 숙지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더불어 각 사건의 의미와 함께 사건과 관련된 용어들에 대한 의미도 잘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용어에 담긴 의미를 잘 이해해두면, 용어를 통해 역사적 사실이나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교재를 선택할 때에는 가능하면 도표, 그림 등 학습에 도움이 되는 시각 자료가 많은 것을 선정하는 것이 좋고, 교재에 나온 내용을 그대로 암기만 하기보다는 학습의 재미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교재내용을 나만의 역사 연대기로 재구성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사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평가하는 절대평가 시험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학습부담을 느끼거나 무조건 암기식의 학습을 하기 보다는 한국사 전체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슈퍼맨'이 아니라 '장애인'이 지구를 구한다" '계산과학 연합전공' 만든 이상묵 서울대 교수

"1년 남았다던 삶, 어느덧 10년"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 말한다


"흔히들 슈퍼맨이 지구를 구한다고 하잖아요. 우리의 모토는 장애인이 지구를 구하는 거예요. 지구환경변화나 자원오염, 질병확산, 경제위기 등 공공분야에서 계산과학 전공이 굉장히 많이 쓰여요. 그런데 이런 건 어렵고, 힘들고, 돈도 별로 못벌어서 일반인들이 꺼리거든요. 사회에서 도움을 받는 장애인이 이를 공부해서 우리가 세상을 구해 보답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한국의 스티븐 호킹'으로 유명한 이상묵(53)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새로운 삶을 살게된 지 10년을 앞두고 소회를 밝혔다.
(이상묵 서울대 교수 제공) © News1
(이상묵 서울대 교수 제공) © News1
이 교수는 지난 2006년 7월 연구조사를 위해 학생들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벨리에서 야외 지질 조사를 하다 차량이 전복돼 얼굴을 제외한 목 아래 부분이 마비되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차에 타고 있던 6명의 제자들 중 1명은 이 사고로 숨졌다.
이 교수는 2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남은 생을 1년, 3년, 5년, 10년으로 나눠 계획을 세웠는데 내년 7월이면 10년이 된다"며 "숙제를 하지 못한 채 개학이 다가오는 학생과 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늘에 굳이 변명을 하자면 유명해져서 이래저래 다른 일을 너무 많이 벌렸다고 변명하고 싶다"며 "노벨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육상은 받았으니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어필해보려고 한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서울대는 5년 이상 재직 교수 중 수준 높은 강의와 교육 방법을 개발하거나 학생 지도에 열정을 보인 교수에게 2005년부터 교육상을 수여해왔다. 이 교수는 지난달 '2015학년도 서울대 교육상'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사고 당시 저와 일면식도 없던 서울대 공대 이건우 교수가 당시 경암학술상 상금 1억원을 제게 줬다"면서 "나 역시 누군가 다른 교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면 이번 교육상 상금을 기꺼이 내주고 싶다"고 밝혔다. 당시 이 교수는 이 교수로부터 받은 돈 일부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제자 이름을 딴 장학금을 만들기도 했다.
앞서 이 교수는 사고 6개월 만인 2007년 3월1일 다시 강단으로 돌아와 '바다의 탐구' 강의를 맡았다. 전동 휠체어에 앉은 채였다. 이 같은 사실이 2008년도에 언론에 공개되면서 이 교수는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란 별명을 얻었다.
지난 2일 교육상 수상 특별강연 중인 이상묵 교수. (이상묵 교수 제공) © News1
지난 2일 교육상 수상 특별강연 중인 이상묵 교수. (이상묵 교수 제공) © News1
그 후 이 교수는 2010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장애인 산업기술 전문인력양성(Quality of Life Technology·QoLT)' 사업을 총괄했다. 이공계에서 장애인 롤모델을 만들어 장애학생들의 이공계 진출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또 2011년 봄에는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실험이 어려운 자연현상을 계측하는 학문인 '계산과학 연합전공' 과정을 서울대 학부에 신설했다. 자유롭게 실험과 관측을 하기 어려운 장애인들에게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계산과학 분야가 적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벌써 11명이 졸업하고 21명이 등록해있다.
그렇지만 장애학생들만을 위한 과정은 아니다. 공학과 금융, 경제는 물론 문화재의 디지털 복원과 영화의 특수효과 등 문화분야에도 적용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건축 개념인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을 언급하며 "장애학생들을 위해 만든 학습자료가 장애가 없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고 했지만, 학생들이 컴퓨터 공학과에 들어가지 않으면 해당 내용을 다 잊어버릴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자기 전공에 컴퓨터를 더하는 '계산과학 연합전공'이 중요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의 제자는 '지구환경과학부'와 '계산과학 연합전공'에만 있지 않다. 음성을 인식해 자동으로 타이핑 되는 소프트웨어의 잦은 오류로 해마다 서울대 내 사회봉사 과목을 통해 이 교수의 문서작업을 돕는 학생들이 있다. 벌써 60여명에 달한다.
뿐만 아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를 바꾸는 데는 너무나 큰 비용이 들지만 교육에 관한 한 극성 맞기 때문에 장애인 한명이 과학고 그리고 서울대에 들어오는 것만 보여줘도 우리사회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교육감에 출마한 문용린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에 요청해 과학고에 장애인 학생이 정원 외 특례입학으로 들어갈 수 있는 문도 열었다.
이 교수는 "조희연 교육감도 이 뜻을 이어받아 계속 시행중이지만 사람들이 잘 모른다"며 아쉬워하며, 세상을 바꿀 미래 제자들의 도전을 기다렸다.
1년일 줄 알았던 삶이 10년이 되는 것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이 교수는 "경쟁자들로부터 '정말 훌륭한 과학자였어'라는 인정을 받고 싶고, 또 내가 아는 것을 오피니언 리더로서 세상에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뉴스1코리아

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미국 양대 수능시험 SAT·ACT

일리노이 주, 고2 대상 의무적 ACT 시험 SAT로 전환…ACT사 반발
연합뉴스
 

 미국의 양대 대학수학능력시험 SAT와 ACT를 주관하는 두 업체가 본격적인 '밥그릇 싸움'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ACT 시험을 주관하는 ACT사가 일리노이 주를 상대로 조달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미국의 3대 도시 시카고를 포함하는 일리노이 주가 고등학교 2학년(1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의무적 ACT 시험을 폐지하고 앞으로 SAT 시험을 치르기로 한 데 따른 반발이다.

지난 15년 동안 매년 4월 한 차례, 11학년생들에게 무료 ACT 응시 기회를 제공해 온 일리노이 주는 최근 SAT 주관업체인 칼리지보드사와 3년간 1천430만 달러(168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ACT사는 일리노이 주가 재정 위기에 봉착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어떻게 이같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일리노이 주가 SAT 주관사와의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 주 당국은 SAT 주관사가 제안한 3년 기준 비용이 ACT 주관사와의 계약보다 137만 달러나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트리뷴은 "일리노이 주는 ACT사의 진정 건이 해결되기 전까지 SAT로의 전환을 확정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각 교육청이 내년 봄 시험 일정을 잡는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일리노이 주는 재정 위기 등을 이유로 전국 단위의 의무적 ACT 시험을 폐지한다는 방침이었고, 이로 인해 약 90개 교육청이 자체 예산으로 ACT 시험 등록을 마쳤다.

시카고 북서교외 일부 교육청은 "어떤 일이 있든, 내년 봄엔 ACT 시험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AT 주관사가 각 교육청을 상대로 무료 시험 준비 과정 등 혜택을 적극 알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교육청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트리뷴은 "미 중서부 주의 ACT 응시율이 동부나 서부에 비해 크게 높고, 특히 일리노이 주는 미 전역에서 ACT 응시자가 가장 많은 주"라며 "2015년 6월 졸업생 기준 ACT 응시자는 15만 7천47명인데 반해 SAT 응시자는 총 6천 명, 특히 공립학교 졸업생 가운데는 3천963명이 전부였다"고 전했다.

원래 SAT는 뉴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국 동부에서 인기를 모았으나, 칼리지보드사는 올 초 미시간 주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등 미 중서부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트리뷴은 칼리지보드사가 대학 학점 선이수제 AP(Advanced Placement) 시험과 장학금 혜택이 많은 PSAT 시험을 함께 주관하기 때문에 중서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인지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SAT 점수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던 일부 대학들이 ACT 점수를 인정하기 시작하고, "ACT가 학교 수업에 충실한 학생들을 더 잘 분별해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동부지역에서도 ACT 응시생이 크게 늘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이 느려진다?' 엉뚱한 생각이 세상을 바꿨다

가속도 고려 않은 '특수상대성이론' 보완해 1915년 11월 25일 '일반상대성이론' 발표중력에 영향 받는 빛과 시간의 관계 규명… 에딩턴이 개기일식 때 별 관측으로 실증해


지난달 25일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과학계의 근간을 뒤흔든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지 
정확히 100주년이 되는 날이었어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그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10년 뒤, 
더 다양한 상황에 적용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내놓은 이론이지요. 
오늘은 일반상대성이론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해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상대성이란 비교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성질이란 뜻이에요. 
상대성이론의 기원은 이탈리아의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로부터 시작되었어요. 
대다수 사람이 지구는 멈춰있고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천동설'을 믿을 때, 
갈릴레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주장했어요.   
갈릴레이는 우리가 지구와 함께 일정한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가 정지한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지구가 돌고 있으니 물체의 운동은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라지는 것이라고 했지요. 
하지만 갈릴레이의 이론을 비롯해 아인슈타인 이전의 상대성이론에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허점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시간이 늘 일정하고 절대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림=안병현


특수상대성이론, 빛만큼 빠른 물체의 시간은 정지

아인슈타인은 아주 빠른 물체에서의 시간은 느려질 수 있다는 획기적인 생각을 했어요. 

여러분이 시속 5㎞로 움직이는 무빙워크 위에서 시속 5㎞로 걷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럼 여러분은 시속 10㎞로 움직이게 되겠지요? 이것이 일반적인 속도 합산의 법칙이에요. 
그렇다면 무빙워크에 올라탄 사람이 자신 앞으로 레이저를 쏜다면 그 빛은 광속에 무빙워크의 속도가 더해진 속도로 보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신기하게도 빛은 어디서나 초속 30만㎞로 일정하게 측정된답니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서 나오는 빛과 느리게 움직이는 물체에서 뿜어나오는 빛의 속도가 같다는 것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에서의 시간이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획기적인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지요.   
아인슈타인은 이 생각을 바탕으로 물체는 빠르게 움직일수록 시간이 느려지며 빛의 속도에 다다르면 시간은 정지한다고 
생각했어요. 
일정한 속도로 굴러가고 있는 구슬을 더 빠르게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같은 방향으로 미는 힘을 더해 주어야겠지요? 
즉, 물체가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아인슈타인은 물체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하면 가속에 사용된 에너지가 질량으로 바뀐다고 생각했어요. 
질량이 커서 무거운 물체일수록 움직이게 하기 힘든 것처럼, 물체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질량이 무한대로 커져서 
결국은 빛의 속도 이상 빨라질 수 없다는 거예요. 
아인슈타인은 이 생각을 바탕으로 에너지는 질량으로 바뀔 수 있고, 질량 또한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이 이론은 무빙워크처럼 한 방향을 향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등속직선운동에서만 적용되었기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이라고 했어요.

일반상대성이론, 휘어진 공간이 빛도 휘게 만들어

그런데 생활 속 일반적인 운동들은 대부분 속도와 방향이 수시로 바뀌므로 특수상대성이론을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순 없어요.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가속도에 초점을 두게 돼요. 
아인슈타인은 속도·방향을 바꾸는 가속도가 중력과 같은 값을 가진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사방이 막혀서 밖을 볼 수 없는 상자 속에 여러분이 있는데 누군가 줄을 당겨서 상자를 빠르게 올렸다고 생각해보세요. 
깜깜한 상자 안에 있는 여러분은 상자가 위로 가속도 운동을 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중력이 아래쪽에서 상자를 당겼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가속도와 중력이 관련 있다는 의미지요. 그렇다면 중력은 시간과 빛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스펀지 위에 무거운 쇠구슬을 올려놓으면 스펀지가 움푹 들어가고, 
쇠구슬 근처에 다른 구슬을 올려놓으면 휘어진 표면 때문에 다른 구슬이 쇠구슬 쪽으로 굴러 들어가요. 
아인슈타인은 물체가 공간을 휘어지게 하면 중력이 나타나고 빛 또한 중력으로 휘어질 수 있으며 시간도 느려진다고 
발표했어요.   
가속도와 중력에 영향받는 시간과 빛에너지의 관계를 규명한 것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지요. 
이 이론은 4년 후인 1919년 사실로 증명이 되었어요.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스탠리 에딩턴(1882~1944)이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 때 하늘이 어두워진 기회를 틈타 
태양 뒤의 별을 관측했더니, 관측되는 별의 위치가 태양의 중력 때문에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 보였답니다. 
일반상대성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지요. 
이후 휘어진 공간에서 시간이 느려진다는 사실 또한 높이 떠 있는 위성의 시계보다 
지상의 시간이 조금 더 느리게 작동한다는 것을 통해 밝혀졌고요.

아인슈타인은 아무도 밝혀내지 못했던 우주의 원리를 직접적인 실험이 아닌 
고민과 생각을 통해 밝혀내 과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어요. 
아인슈타인은 어린 시절부터 한 가지 문제를 놓고 곰곰이 생각하는 성격이었다고 해요. 
남들보다 조금 느릴지라도 깊이 있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보세요. 
여러분 중에서도 100년 넘게 기념할 수 있는 업적을 남기는 위대한 인물이 탄생할 거라 믿어요.
조선일보

2015년 12월 20일 일요일

서울대 등 전국 의대 정시 면접 전국 의과대학 인성·적성면접의 현황 및 특징

학생 우수성 재검증보다 인·적성을 더 중시한다

의사를 선발하는 면접시험 중 인성 부분이 매우 강화되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비롯해 전국 의대 정시 면접에 대해 알아보자. 의대 정시 면접은 정시[가]군의 서울대 의대, 부산대 의대, 인제대 의대, 건양대 의대, 정시[다]군의 아주대 의대, 서남대 의대가 있다.
Ⅱ. 서울대 의대

1. 현황
1) 서울대 의대는 [가]군의 일반전형(25명)으로 수능 100으로 선발한다. 이때 의과대학은 다른 단대와 달리, 적성·인성면접(면접일: 2016년 1월9일)을 결격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이는 면접을 통해 의사로서의 적성과 인성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생각되는 학생은 불합격을 시킨다는 의미다. 그만큼 서울대는 의사로서의 품위와 직업의식, 봉사마인드를 크게 본다. 또한 학교생활기록부의 교과영역은 동점자 처리기준과 교과이수 기준 확인 자료로 활용하고, 교과외영역(학내·외 징계 포함)은 감점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의 합불 판단에 그만큼 객관성을 높인다는 의미다.
2) 서울대가 의과대학 적성·인성면접(정시모집)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음과 같다. 서울대는 의과대학 적성·인성면접(정시모집)에서 의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과 인성, 적성 등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약해 있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의료인이 될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특히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거나, 연구를 병행할 수 있는 의료인을 선발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개업하여 경제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는 의료인보다는 의료기술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융합적·창의적 의료인을 양성하고자 한다. 면접은 심층면접으로 인성·적성과 제출서류 내용을 확인하는 총 2개의 면접실(작년: 4개 면접실)로 진행한다. 면접실별로 복수의 면접위원이 지원자 1명을 대상으로 평가한다. 출제문항기반의 본 문제도 중요하지만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도 중요하니 사소한 질문도 정확하고 논리적으로 답변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면접시간은 다른 학과보다 많은 총 30분 내외이며, 면접실별로 15분 내외의 면접을 진행한다. 상황 숙지를 위한 별도의 시간을 부여할 수 있으니 너무 긴장하지 말기 바란다.
2. 실전면접 및 평가
○ 2015학년도 서울대 의과대학 적성·인성면접(정시모집)에선 1세트의 문제가 주어졌다.
<문제 예시>
▷특정 갈등 상황에서의 대처능력 ▷나의 역사 발표 ▷인터넷 게임과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토론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역사 공부 의미 ▷미래 사회 의사의 역할
< 답변방법>
1. 서울대는 이미 각 학교에서 최고의 학생이 지원한다. 우수성을 검증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접근하는 방법을 평가함으로써 논리성, 융합성, 창의성을 측정한다. 고교생활 중 자신이 현실문제에 대하여 분석해서 기록으로 남겨놓은 것(소논문, 보고서, 분석서, 프레젠테이션 발표 등)이 있다면 문제점별로 잘 정리해 면접 때 활용하자.
2. 구조정리면접법을 중심으로 문제분석을 정확하게 하기 바란다. 구하는 것과 조건이 무엇인지, 대립개념어, 대립관계, 대립원리가 무엇이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해결책으로 적용할 수 있는 현실사례나 현실방안은 무엇인지를 순발력 있게 생각하고 정리하는 훈련을 꼭 하기 바란다. 현실이슈 및 의대이슈도 중요하다.
Ⅲ. 전국 의과대학 인성·적성면접의 현황 및 특징
1. 부산대 의대(28명, 수능전형Ⅱ), 치의학전문대학원(20명, 수능전형Ⅱ)/ 한의학전문대학원(17명, 수능전형Ⅱ) 학·석사통합과정은 정시[가]군에서 1단계(3배수) 수능100, 2단계 수능80+면접20으로 선발한다. 면접일은 1월8일로 동일하다. 부산대는 의사의 자질을 판단하는 방법으로 개인적 측면으로 잠재적 역량을 보고 있다. 개인의 미래를 지향하는 발전가능성(창의성, 독창성, 상상력, 현실감)과 의사로서의 전공적합성(자기성장 노력, 모집단위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사회적 측면에서 사회적 역량을 평가한다. 한 사람의 의사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인성(도덕성, 윤리성, 긍정적 가치관)과 사회성(공동체의식, 의사소통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의사는 수술 등 팀으로 움직이는 요소가 강하므로 사회성, 소통의 중요성(배려심, 리더십, 협동심, 봉사심)을 강조하고 있다. 면접은 심층면접으로, 학생 1인을 대상으로 다수의 면접위원이 진행한다. 1인당 총 30분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2. 인제대 의대는 정시[가]군으로 일반학생전형(31명)으로 수능800+면접30으로 선발한다. 면접일은 1월5~6일이다. 인제대 의대는 인성면접을 한다. 좋은 의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학생인지 아닌지가 기준이다. 하지만, 실제로 면접은 다중미니면접방식으로 진행된다. 6개의 방에서 차례로 면접 시작 2분 전에 제시문과 질문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뒤 8분간 대화를 통하여 면접관에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이고 현실적으로 전달하면 된다. 이는 실전면접을 하지 않으면 면접장에서 실수를 범하기 쉽다. 반드시 실전처럼 해보기 바란다. 각 방의 면접관은 2인 이상이고, 면접 중 학생의 답변에 맞춘 탐사질문을 하며, 탐사질문을 포함한 모든 질문과 면접 결과는 채점에 반영된다. 평가표는 표준화 및 구조화돼 있어 면접평가를 과학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3. 건양대 의대는 정기[가]군으로 일반학생(9명), 지역인재(10명)로 구성돼 있으며, 1단계 (4배수):수능100, 2단계:수능80+면접20으로 선발하고 있다. 면접일은 1월6일이다. 학생 1~3명을 3~6명의 면접위원이 면접함으로써 면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전지역에 있어 전국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특히 건양대 의대는 메르스에 대한 대처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꼭 하기 바란다.
4. 아주대 의대는 정시[다]군 일반전형5(20명) 수능 100으로 선발하지만, 의학과는 전체인원에 대하여 면접을 실시한다(면접일 1월23일). 면접은 점수로 반영하지는 않지만, 의사로서의 적격성 여부만 심사한다. 면접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예비순위를 부여하지 않고, 바로 불합격 처리된다는 점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크다.
5. 서남대 의대는 정시[다]군 일반전형(28명)에서 1단계(3배수):수능100, 2단계:수능90+면접10으로 선발한다(면접일 1월20일). 서남대는 대학에 합격하여 학업을 수행하고, 원만하게 대학생활을 이뤄갈 수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각 면접위원은 각자 A, B, C, D, F로 구분해 판정하며, 면접위원 중 한 명이라도 F등급을 부여하면 불합격 처리한다. 그만큼 교수님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평가 기준으로 고등학교 학업성취도, 학과에 대한 이해도, 입학 후 학습계획, 정신질환·지체여부(의료법 상 의료인 결격사유) 등을 들고 있다. 왜 서남대 의대를 지망하게 되었는지, 어떤 의사가 되고자 하는지, 이를 위해 서남대에서 어떤 활동과 경험을 쌓을 것인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자신만의 스토리를 미리 준비하자.
 
1. 의과대학은 서울대이든 지방대이든 각 학교의 매우 우수한 학생이 지원을 한다. 그리고 지역에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지원한다. 합격자를 전제로 보았을 때, 수능점수는 매우 높은 편으로 유사하다. 그래서 더욱 면접이 중요한 것이다.
2. 각 의대에 맞춘 실전면접을 반드시 미리 연습해보고 준비하기를 권한다. 일반대학 면접과는 그 형식과 정도가 매우 깊기 때문에 준비한 학생도 매우 당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구들끼리 미리 연습하기를 권한다. 기출문제 등 자세한 상황은 블로그(현민의 스토리면접, 분당에스논술)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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