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7일 일요일

아이비리그의 장점…치열한 수업 속에 의사소통 능력·분석력 키워

글로벌 인맥 넓고 소속감 생기나
꾸준한 노력·참여 활동 병행해야

예일대 학생들이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예일대 학생들이 학기말 시험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명성 때문에요,"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으니까요." 왜 아이비리그에 지원하려고 하는지 물을 때마다 듣는 대답이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 성장하는 아이들은 집에서 이들 학교 이름을 늘 듣는다. 그리고 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한다. 하지만 명성을 넘어서 우리가 얻는 건 뭐가 있을까. 하버드에서 배우고 경험한 유형과 무형의 혜택을 정리해봤다.



◆유형의 혜택

1. 커뮤니케이션 숙달: 오늘날 우리는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자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거의 모든 일은 쓰고 말하고 설득하는 것이다. 이를 단지 개인적으로 또는 컴퓨터나 종이로 작성하고 진행하는 것일 뿐이다. 이 3개의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아이비리그는 학생이 이러한 능력을 개발하도록 준비시킨다.



하버드는 4년 내내 더 이상 종이를 보고 싶어하지 않을 만큼 효과적인 구두 및 서면 의사소통 훈련을 시켜 실력을 갖추게 한다. 한 예로 고등학교 시절 내가 말로써 학급 학생들을 움직이게 했다면 하버드를 마친 후에는 사람들이 나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유엔위원회 회원이나 하버드 법대생들, 포춘 100위에 드는 기업의 임원들이나 억만장자들까지도 나를 찾아와 보고서나 분석을 요청했다. 이러한 스킬은 대학에서 갈고 닦은 경험 때문이다.

하루 만에 응답서를 작성하느라 딱딱한 책상에 하루종일 앉아서 난해한 교과서를 파고들거나, 과학올림피아드 우등생과 SAT 만점자 사이에 끼어서 주간토론을 하면서 깊은 내용을 나눌 수 있는 스킬을 요구했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2시간 전에 들었던 낯선 주제를 마치 전부터 알고 있는 것처럼 뻔뻔하게 말하고 행동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연습은 자신만의 길을 찾도록 만들고 결국은 자신의 능력도 변화시켰다. 힘든 첫 학기가 끝나갈 때쯤 나는 험난한 수업들을 헤쳐나갈 방법을 고안하게 됐다. 그리고 교과서의 내용을 조금 덜 들여다보는 대신 놀랄만한 아이디어를 찾으러 다녔다. 결국 리포트에서 A를 받아냈다. 세계적인 저널리스트나 수상 경력이 있는 임원들이 내 보고서나 저술을 왜 주목하는 건 이러한 정글같은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커뮤니케이션 스킬 때문이다.

2. 글로벌 네트워크: 아이비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이나 이유에 대해 질문할 때 자주 듣는 말이 '바로 사람이다'라는 문장이다. 부자나 유명 인사들은 비싼 회원 가입비를 내고서라도 상류클럽에 가입한다.

아이비리그에 가는 건 다른 종류의 클럽이다. 일단 입학해서 캠퍼스에 발을 들여 놓은 순간부터 졸업한 후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재능과 정신을 지닌 사람들과 어울리게 된다. 이는 전세계 어느 곳에 가도 어울리고 연결되는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일자리를 구해줄 수 있고 다른 사람을 소개해서 연결시켜 준다. 우리의 미래의 문을 열거나 닫는 힘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비리그는 특별한 재능, 부러워할 만한 총명함, 우수한 혈통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온다. 때문에 합격한 그 자체로 학생들은 스스로 증명하지 않아도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나 역시 하버드 글로벌 동창 네트워크는 물론, 상하이나 뭄바이, 코트디부아르 등 전세계 대도시에 있는 수백 개의 하버드 동창회와 연락을 한다. 런던에서 파리, 도쿄에서 서울, 이스탄불에서 두바이까지 하버드 출신들과 연락하면 그들은 기꺼이 집을 공개하고 식사에 초대한다.

아이비리그 네트워크는 잘 사용하면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귀중한 조언을 들을 수 있고, 독점 이벤트 초대장을 받거나 인터뷰, 심지어 데이트까지 할 수 있다.

3.취업 자격: 최근 LA에서 열린 'LA 테크 페어(Los Angeles Tech Fair)'에 참석했다. 250개가 넘는 회사들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참가했다. 참가한 기업 중에는 디즈니, 유튜브, 스페이스X, 버즈피드 등 유명한 이름이 있었고 이들 부스에는 이력서를 제출하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늘어져 있었다.

유튜브는 페어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더 이상 이력서를 접수하지 않는다고 알릴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아마도 이날 접수된 수 천 개의 이력서 중에서 아주 운이 좋은 실력자만이 인터뷰를 하고 뽑힐 것이다. 스페이스 X는 아예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않기 위해 브로셔나 간판조차 세워두지 않았지만 20여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채용 때문에 들린 건 아니었지만 나는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눈이 마주친 스페이스X 직원에게 다가가 하버드 졸업생이라고 자기 소개를 했다. 얼마 되지 않아 난 2명의 스페이스X 엔지니어와 만나 이메일과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면담 스케줄을 알려주겠다는 답을 들었다.

현실에서는 아주 유명하거나 부자가 아니라면 누구와 가깝게 지내는지, 또는 배경이 어떤 지 확인하는 질문을 한다. 아이비리그 브랜드는 때때로 전화나 이메일을 받는 사람을 다르게 만든다. 내가 대학을 나와 가졌던 다양한 취업 경력도 하버드 학위가 준 신뢰 때문이다. 나의 아이비리그 배경이 사람들의 눈에는 잠재력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무형의 혜택

1.소속감: 지금은 캠퍼스 근처에서 살지도 않지만 여전히 하버드는 내 집처럼 뭐든지 주고 싶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한다. 또 이메일과 전화, 메시지 등으로 대학 생활을 함께 한 동문들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나누지 않는 일들을 나눈다.

살아있는 지옥의 순간을 함께 겪었다는 동질감은 서로의 약점과 단점을 인정하고, 성공을 보여주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여전히 사랑받고 존중하게 한다. 특별한 공동체에 속해 필요한 조언을 받고 지지를 받는 건 중요하다. 그러한 생각에 나는 지금도 하버드 이사회 2곳에서 봉사하며 감사함을 나누려고 한다.

2.간직할 수 있는 추억과 경험: 기숙사에서 지낼 때 유기농 식단을 진행했었다. 매사추세츠의 농장에서 기른 농작물을 매주 주문해 음식 뿐만 아니라 디저트까지 만들어 먹었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이를 위해 기숙사위원회의 인터뷰와 검토를 거쳐 승인을 받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결국 모든 학생들에게 만족감을 줬다.

나는 하버드의 화려함을 상징하는 정치나 경제 클럽, 스포츠팀에 가입하는 대신 불결한 욕실과 끈적거리는 바닥을 청소하는 시간을 보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대학 추억으로 꼽는다.

나이를 먹어서도 기억할 수 있는 추억이 있다는 건 삶에 큰 힘을 준다. 각 학교마다 내려오는 전통이 다르고 또 추억은 아이비리그가 아닌 대학에서도 쌓을 수 있지만 아이비리그에서는 좀 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3.사회적 위치: 최근 미셸 오바마가 오바마재단에 보내는 이메일을 읽었다. 미셸 오바마는 이곳에서 "(부모님) 어누 누구도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그 기회를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결심했다. 그 기회는 내 모든 걸 바꿔놨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문을 열어 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고 썼다. 아이비리그에 간다고 해도 꾸준한 노력과 내 경험에 따르면 돈은 많은 걸 살 수 있지만 관계는 살 수도, 맺을 수도 없다. 아이비리그를 통해 가까이 가지 못했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아이비리그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또 하버드나 프린스턴 등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도 이러한 것들을 얻을 수 있는 곳도 많다. 원하는 자신의 길을 선택해 꾸준히 걸어가야 하는 것 만이 필요하다.

la중앙일보

대입 준비 과정에서 피해야 할 실수 6가지…에세이 주제 지금부터 고민해야

우선순위 매겨 지원서 작성하고
추천서 일찍 요청해야 내용 좋아
대학 합격 통지서가 날아오는 봄이 되면 지난 수년 동안 때론 논쟁을 벌이면서도 가치있는 일이라고 믿고 자녀 교육에 투자한 결과에 안도감과 성공을 느끼는 학부모들을 본다.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 합격한 자녀와 함께 기뻐하는 학부모들의 순수한 얼굴에 나 역시 뿌듯하다. 하지만 새로운 대입 시즌은 다시 돌아왔다. 여름방학을 맞는 학생들이 후회하지 않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대입 준비 과정에서 피해야 할 실수 6가지를 소개한다.

1.너무 늦게 시작하고 쉬운 여름방학 활동: 11학년에서 살아남았음을 자축하기 위해 올 여름방학을 휴식시간으로 갖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어느 누구도 재충전을 제안하지 않겠지만 마지막 고등학교 여름을 낭비하는 건 근시안적인 방법이다. 대학 진학을 앞둔 상급생이 어떻게 남은 시간을 활용했는지에 따라 대입의 결정적인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3주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대입 지원서를 잘 끝낼 수 있었다는 걸 깨달을 때는 이미 늦다. 아무리 11월과 12월에 열심히 기도해도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로 돌아가면 11학년 때 못지 않게 수업과 특별활동 클럽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게다가 10~15개의 대입 지원서를 끝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언:일찍 시작하라. 올 여름부터 당장 시작할 것을 조언한다. UC지원서든지 공통지원서든지 에세이에 쓸 아이디어를 떠올려라. 에세이 질문은 매년 비슷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주제를 생각하다 보면 흥미진진하고 의미 있는 경험담을 끌어내 쓸 수 있다.



2.지나친 자신감: 수년 동안의 관찰한 바에 따르면 학생들이 갖고 있는 '자신감'의 레벨은 다양하다. 건강한 수준의 자신감이 있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능력과 수준을 자신해도 다른 친구들의 것과 비교하면서 더 노력하는 학생도 있다. 또는 제 3자를 통해 현실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 예로 지원서 수속 과정은 강인함과 근면성 등 개인의 특성을 시험한다. 40개가 넘는 에세이(보충 에세이 포함)를 끝내야 하고 지원서에서 요구하는 조건들을 살펴봐야 한다. 일관되지 않고 헌신적이지 않은 활동은 좋은 에세이나 인터뷰를 만들 수 없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과도하면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과신으로 조급하게 글을 쓴다. 하지만 훌륭한 에세이는 밤새 써지지 않는다. 이는 무모한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조언: 현실을 반영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최종 합격자 결과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계속 노력하고 가장 근사한 것을 시도하라. "충분하다. 이보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하더라도 지원서가 제출되기 전에 다시 한번 검토하고 확인하자. 



3.미성숙함: 지원서를 제출했다고 모든 대입 절차가 끝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12학년도 쉽게 보낼 수 없다. 12학년이 됐다고 방과 후 활동을 중단하거나 좀 덜 도전적인 활동을 하거나 학교를 일찍 빠져나가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첫 학기와 마지막 학기를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 AP수업을 더 많이 듣고 학교의 대표팀 선수로 활동하고 팀을 이끌며 주말에는 튜터링프로그램이나 주판을 가르치며 에세이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장학금 지원서를 작성하며 보내는 학생들이 넘친다. 이건 굉장히 중요하다. 

▶조언: 지친 사람들을 위한 휴식은 없다. 대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졸업을 앞둔 4월이나 6월까지도 대입 과정이 계속될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자. 사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대학들은 지원자의 12학년 때의 활동을 검토하기 때문에 게으름을 부릴 여유가 없다. 일반적으로 2월에 인턴십이나 연구활동 장학금 수여 등 같은 내용을 추가로 보내면 대학이 다시 검토할 수 있다. 내년 봄을 위해 지금부터 12학년을 끝낼 때까지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계속 달려야 한다. 



4.빈곤한 우선순위: 본질적으로 이는 열악한 시간 관리 때문이다. 시간 부족으로 중요한 서류를 제때 요청하지 못하면 궁극적으로 지원서의 품질이 떨어진다. 지원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카운슬러 학장 학부모 코치 심지어 동급생의 도움이 필요하다. 만일 교사에게 추천서 요청을 깜박 잊었다가 마감 며칠 전에 부탁한다면 제대로 된 추천서가 나올 수 없다. 카운슬러의 경우 성적표를 챙기고 추천서를 써줘야 하는 학생이 수백 명에 달한다는 점을 기억하자.

▶조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카운슬러나 어드바이저가 받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게 일정을 짜서 진행한다. 간혹 학생들은 숙제나 시험결과보다 지원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숙제와 시험 결과는 중요하다. 제때 숙제를 내면 수업에서 'A'를 받을 수 있다. 또 시험공부를 하면 SAT 만점을 받을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고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면 결과는 빈약해질 것이다. 

5.절반만 완성된 지원서: 대학들은 매년 많은 양의 지원서를 접수한다. 아무리 이곳에 본인의 삶과 인생이 담겨 있어도 심사를 기다리는 수많은 지원서 중의 하나일 뿐이다. 지원서에 담은 내용은 사실상 지원자의 모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학부모가 자녀와 잠깐 앉아서 지원서 내용을 훑어 보고 제출하는 건 피해야 한다. 

지금까지 보낸 10대 시절보다 더 긴 시간을 앞으로 지원서를 쓰고 인터뷰와 오디션 등 대입 과정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 지원서의 모든 부분에 본인이 갖고 있는 잠재력과 능력을 담아서 보여줘야 한다. 

▶조언: 지원서 작성을 도와줄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부탁하고 인터뷰를 함께 연습하자. 

6.일찍 포기하기: 대입 절차가 시작되면 대개 가족들은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뭔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장애물을 만나면 그 마음은 변한다. 엘리트 대학에 입학하는 건 성적이나 대입시험 점수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바로 성격 원동력 노력이다. 

그것은 삶과 같다. 대학 입학을 쉽게 성공할 것이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마치 인생에서 '대박'을 기대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예상하지 못한 선택과 결정을 내릴 때를 맞닥뜨린다. 포기하고 돌아보지 않는 선택권도 있다. 하지만 현실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도 있으며 이를 새로운 걸 시도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1지망 대학에서 유보되면 다른 기회를 보려고 하지 않는 학생이 있다. 다른 학생들은 상처를 딛고 실망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대기자 명단에서 벗어나고 합격 결정이 유보된 대학에서 최종 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들을 많이 봤다. 이들은 원하는 아이비리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싸웠다. 

▶조언:무언가 절실히 원하고 최선을 다했어도 예상대로 쉽게 얻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성숙한 이성과 용기 열정으로 상황을 대하고 접근해야 한다. 다음에 더 나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12학년이 중요하다. 

최선을 다했는데도 여전히 원하는 대학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남지 않는다. 대입 절차는 예행 연습이 없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시간이 지나간다. 후회하지 말고 올 여름에도 끝까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 

la중앙일보

이상적인 대학 선택 요령…학점·시험성적·과외활동 따라 구분해야

재학생 성향·수업 크기도 중요
취업 연결 기회 있는지도 확인


여름방학을 맞는 11학년 학생들은 '대입 준비'라는 관문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제까지 쏟은 모든 노력과 시간을 총정리하는 과정이지만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 

특히 조기전형 지원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조기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여름방학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시험 결과에 만족하지 않은 학생들은 재시험에 임하고 혹은 인턴십 봉사활동 등 각자의 마지막 여름을 최대한 자신만의 색깔로 잘 나타낼 수 있는 열정을 표현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11학년 여름방학은 학생의 성향과 관심사 등 개인의 열정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입학 사정관들도 11학년들의 여름방학 활동을 중요시한다. 

여름방학을 좀 더 현실적으로 맞으려면 대학 리스트를 작성해 보면 좋다.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이고 깐깐하게 리스트를 만들어 여름방학 동안 신중하게 에세이 쓰기를 시작하는 것도 11학년의 여름방학 동안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다. 
 
모든 요소들을 고려하여 균형 잡힌 대학 리스트를 만들 때 대학 이름과 명성을 생각하기보다는 학생이 4년을 지내면서 원하는 전공을 공부할 대학을 선택하는 게 좋다.

대학 리스트 종류

Reach School Match School Safety School로 나뉜다. 대학 리스트를 만들기 전에 생각하고 있는 대학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파악해 10~15개 정도로 압축하는 것이 적당한 숫자일 것 같다. 'Fiske Guide to Colleges'가 비교적 대학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 대학 리서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재학 중인 고등학교 카운슬러와 상의해서 대학 리스트를 다시 한번 교정받고 원서 작성에 임한다. 

학생들의 프로파일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학점 시험 성적 과외 활동 등의 이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3가지 형태의 대학 리스트를 만든다. 드림스쿨이라고 해서 'Reach School'로 분류하는데 이곳엔 지망대 합격률이 30% 미만인 학교 2~3곳을 정한다. 

들어가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30%의 가능성과 기대를 갖고 지원해보면 좋다. 'Match School'은 학생의 합격률이 50%가 되는 학교로 3~5개를 지원하는 것이 좋겠고 마지막으로 'Safety School'은 합격률이 80% 되는 대학을 3~4개 정도 지원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기회와 유연성 

학생이 관심있는 전공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아야 할 항목들이 있다. 예를 들어 생물학이나 경제학 같은 전공은 어느 대학이나 흔히 택할 수 있는 전공이다. 그러므로 프로그램의 평판 연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여부 수업의 다양성 등 그 대학만이 가진 전공 부서의 장점과 단점을 미리 알아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의대가 최종 목표인 학생은 대학 인근에 병원이 있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학에 가서 전공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의대를 희망하고 대학에 갔다가 첫 생물학 수업을 듣고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만약 생물학 프로그램 외의 부서들이 약한 경우에는 선택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나아가 어떤 학교들은 전공 변경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처음부터 엔지니어링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은 나중에 전과를 할 수 없는 제재가 있을 수 있는 대학도 있으므로 충분한 대학을 조사해봐야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겠다. 

학교 사이즈와 환경

보통 대학을 리버럴아츠 칼리지와 종합대학으로 나누는데 전자는 규모가 작고 순수학문 위주의 학문을 지향하며 수업은 세미나 형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교수진을 접할 기회가 더 많다. 후자는 규모가 큰 만큼 수업을 듣는 학생도 더 많지만 그 대신 전공 선택 범위가 넓고 교수진이 각 분야의 주요 전문가인 경우가 더 많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 학생은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서 처음으로 혼자 새로운 환경에서 4년을 보내게 된다.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도시에서 살던 학생이라면 도보거리에 마트 하나 찾기 어려운 외진 곳에 생활은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점차 적응을 하게 되겠지만 환경에 민감한 학생들이라면 당연히 중요한 조건이 되겠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을 직접 방문할 수 있으면 가장 좋지만 조건이 여의치 않다면 선배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재학생 프로파일

좋은 학교를 찾다 보면 학생들이 의외로 쉽게 간과하지만 대학 생활 만족 여부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학교의 성향과 학생들의 성격을 꼽을 수 있겠다. 진보적인 정치적 성향이 강한 학교에서 보수적인 소수에 속한 학생은 친구를 사귀거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진보적인 학교일수록 남녀 공용 화장실을 만들고 있는데 여자 화장실과 남자 화장실이 따로 있다 하더라도 어떤 학생에게는 이런 환경이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또는 다양한 인종이 있는 학교를 늘 다니던 학생이라면 소수 인종이 20% 밖에 안 되는 학교에서 적응하기가 힘들 수도 있겠다.

물론 다양성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기 때문에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환경을 접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다. 중요한 건 학생이 미리 학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위의 조건들을 고려했을 때에 몇 개의 대학에 지원을 하는 것이 좋을까?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가 점점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점점 더 많은 대학에 원서를 넣고 있다.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경쟁률이 높은 학교에 지원하는 2017년 졸업생들을 기준으로 칼리지 카운슬러들이 말하길 매년 학생들의 원서 지원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원서를 20군데 이상 지원하는 학생도 더 이상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한 학생은 29개의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고 한다.

29개의 원서는 확실히 불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3개의 카테고리에 따라 원서를 쓰는 것이 적당하겠다. 또한 대학 원서를 내는데 드는 비용이 한 군데에 평균 70~90달러이고 AP 성적을 보내는데 15달러씩 들며 SAT나 ACT 점수를 보내기 위해서는 12~16.50달러의 비용을 내야 한다는 점도 대학 지원시 고려해야 할 점이다. 

고등학교 4년을 달려온 학생들이 그동안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앞으로 4년을 보낼 대학을 지원하는 과정은 많은 후회와 생각들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12월까지 아직도 남은 시간이 있기에 원서 마감날까지 노력한다면 지금 현재 'Reach School'이 'Match School'로 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la 중앙일보

어느 수학 교실에서 만점자가 급증한 비결은?

미국 헤이워드중학교 학생들은 함수를 배울 때 그래프를 춤으로 익힌다.(유튜브캡쳐)
미국 헤이워드중학교 학생들은 함수를 배울 때 그래프를 춤으로 익힌다.(유튜브캡쳐)
교실에서 노래 소리가 퍼져 나옵니다. 춤을 추는 건지 발 구르는 소리도 들리는군요. 음악 수업을 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 사실은 수학 수업 중이랍니다.

미국 헤이워드중학교 수학 교사인 제이미 요르겐슨은 수학을 가르칠 때 노래와 춤을 동원합니다. 대수학이나 기하학, 알고리즘에 이르기까지 요르겐슨이 노래로 만들지 못하는 수학공식은 없습니다. 이 수업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이렇게 해서 수학 공부가 될까?’ 싶지만 실제로 요르겐슨이 가르치는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크게 올랐습니다.

음악을 담당하는 뇌 영역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과 아주 가깝습니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옛 노래를 듣고 그때의 감정이 생생히 떠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죠.

새로운 수업 방법을 도입한 뒤,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던 학생들이 흥미를 보였습니다. 8학년 40명 중 23명이 학력평가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고, 7학년 전원이 평가 기준을 넘겼으며, 그 중 7명이 만점을 받았습니다.

마크 엘리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수학과 교수는 “음악 그 자체가 수학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만 수학을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건 분명하다”라며 외우기에 성공했다면 다음은 그 식의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뮤지컬처럼 수학을 즐기면서 효율적으로 개념을 익힌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마지막으로 요르겐슨 선생님이 만든 지수법칙 노래를 조금 불러드릴게요.

“넌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겠지
 재미있는 부분이 말이야
 하지만 그거 아니
 만약 너의 지수가 0이라면
 밑은 1이 되고 만다는 걸.”

동아사이언스

가르치기보다 같이 참여하는 어른


다양한 도구와 오픈 소스를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 교육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메이커 교육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고민이 깊다. 
메이커 교육 전문기업 ‘메이커스’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교육 전문 컨퍼런스 SXSW EDU와 샌프란시스코의 혁신적인 교육 현장을 탐방하고 이를 디지털 리포트로 출간했다. 메이커 교육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그 일부를 3편의 시리즈로 공개한다. 

“시키지 마세요. 놓아주세요. 손 떼세요.”

탐사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메이커 교육자에게 필요한 역할과 자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입니다.

기존 교육 방식에서 교사는 모든 것을 아는 교실 안의 유일한 전문가입니다. 따라서 수업은 교사가 가진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요. 또 수업의 내용과 방식, 시기, 기간, 장소, 평가 등 수업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교사가 기획하고 설계하고 운영하며 학생의 학습 경험까지 이끕니다. 교사는 이렇게 할 수 있도록 훈련받고 육성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만난 교육자들은 메이커 교육에서 교사가 전문가가 되기란 불가능하며, 그런 역할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매사추세츠 주의 한 중·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제인도 그 중 한 사람이었어요. 로보틱스와 공학 등 체험 교육을 총괄하기도 하는 그는 SXSW EDU의 패널 토론 세션에서 전통적 훈련을 받은 교사로서 느꼈던 불안과 갈등을 공유했습니다.

“몇 주 전에 기하학 수업에서 코딩 프로젝트를 했는데 교사로서 잘 알지 못하는 걸 해야 한다는 게 정말 괴로웠어요.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10학년(우리나라 고등학교 1학년에 해당) 애들은 기하학 점수가 제대로 나와야 나중에 졸업에 문제가 없을 텐데’ 등 별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프로젝트가 끝날 무렵 아이들이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스스로 자랑스러웠던 경험을 목록으로 적어냈는데, 그걸 보면서 아이들이 그 많은 걸 다 해냈다는 데 놀라움을 느꼈어요.”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나중에는 그 프로젝트로 다른 반과 합동 수업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질문에 답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아이들이 모두 답할 수 있었거든요. 그게 바로 수평적 학습이자 수평적 창의성이잖아요. 그런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다니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더는 내용(content)이 왕이 아닙니다. 학습을 이끄는 건 내용이 아니라 학생의 참여예요. 교사가 할 일은 비켜 주는 겁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고요.”

그는 행동 관리도 교사로서 해야 하는 중요한 일 중 하나였는데, 메이커 교육을 할 때는 모든 아이들이 잘 참여했기 때문에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 없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한편 캘리포니아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13년째 메이커 교육을 맡고 있는 샘은 인터뷰에서 자기가 먼저 배워서 가르치려고 했던 게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 털어놓았습니다.

“코딩을 처음 가르칠 때, 나는 선생님이기 때문에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6주 동안 매일 스크래치(MIT에서 개발한 무료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하며 공부했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내가 배운 걸 며칠 만에 배워 버렸어요. 그 나이대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지요. 그런데 난 내가 정보 공급원이 되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한 거예요. 사실 정보 공급원 역할은 온라인 가이드나 튜토리얼, 또는 친구가 대신 해 줄 수 있거든요. 교사가 할 일은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몰라도 그 상태를 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샘은, 교사는 시키고 학생은 따르는 기존 교육 방식에 익숙한 이들을 과정 중심 교육 방식에 적응시키는 일이 정말 어렵고 힘들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용감해지세요. ‘선생님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같이 한번 해 볼까? 마침 관련 자료가 있는 웹사이트를 찾았어. 뭘 해 보고 싶니?’ 하고 말이지요. 과정을 함께 헤쳐 나가는 파트너로 학생을 대하면, 그들이 잘 모를 때도 너그러워진답니다.”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오영주 메이커교육연구소장 제공
텍사스에 있는 오스틴 팅커링 스쿨을 찾았을 때 우리를 맞은 알렉스는 자신을 ‘컬래버레이터(collaborator, 협력자)’라고 소개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협력하는 사람으로서 학생의 작업을 돕는 역할이라는 설명과 함께요. 교사와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학생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가르치지 말고 같이 해 주세요.

*팅커링 (tinkering)이란 주변에 있는 다양한 재료와 도구들을 활용해 물건을 만들거나 놀면서 시행착오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동아사이언스

민사고 학생들의 쉬는 시간이 ‘더’ 바쁜 이유?




 
《2019학년도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우선선발권이 폐지되면서 기존의 고교 입시 지형이 모두 뒤틀려버렸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부 자사고들이 우선선발권 폐지에 반발해 제기한 헌법 소원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코앞으로 다가온 고교 입시가 매우 유동적인 상황입니다. 이러한 ‘깜깜이 고입’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후회하지 않을까요?  

이럴 때야말로 ‘정공법’이 필요합니다. 향후 대입에서 특목·자사고가 혹은 일반고가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따져보며 입시 변화의 종속 변수로 고교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교 생활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학교가 그에 알맞은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따져보는 것이 더욱 필요하단 뜻입니다. 

이에 <에듀동아>는 8개 학교(△경기외고 △경남과학고 △동탄국제고 △대원외고 △민족사관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용인외대부고 △한영외고)의 재학생과 입학 담당 교사가 직접 소개하는 ‘진짜’ 특목·자사고 탐방 기획 [혼란 속 고입, 특목·자사고 현장 클로즈업]을 준비했습니다. 중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실질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 이번 기획 취재에는 특별히 고교가 위치한 인근 지역의 중학생도 함께하였습니다. [혼란 속 고입, 특목·자사고 현장 클로즈업] 시리즈가 합리적인 고교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민사고 다산관 천장에 새겨진 민사고 교훈. 학생들은 수업을 들으러 다산관에 방문할 때마다 교훈을 마음에 되새긴다. 
 


 
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는 전국단위 자사고 중 가장 독특한 결을 가진 곳이다. “‘민족정신’으로 무장한 세계적 지도자를 양성”하겠다는 남다른 건학이념 때문. 한옥 모양의 건물, 한복 형태의 교복, 입학 후 필수로 받는 예절교육 역시 이런 건학이념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민사고가 가진 독특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의 자립성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민사고에서 학생들은 원하는 수업을 직접 선택해 듣는다. 게다가 각 수업은 과목별로 특화된 자료와 장비를 갖추고 있는 담당교사의 ‘오피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학생이 교사에 따라 교실을 옮겨 다닌다. 쉬는 시간이면 교사의 오피스, 즉 일종의 ‘전용교실’을 찾아 이동하는 학생들로 학교가 분주한 이유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흥미에 따라 개인의 역량을 충실히 개발할 수 있는 교육구조는 대입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지난해에는 33명이 서울대에, 2017년에는 38명이 해외 유수대학에 진학했다. 이런 실적은 민사고가 첫 졸업생을 배출한 1998년 이래로 꾸준히 유지돼 오고 있다.  

무수한 인재를 배출해낸 민사고만의 남다른 교육 경쟁력은 무엇일까. 박용성 민사고 입학관리실장과 민사고 2학년 생인 김민지 양, 장현빈 양, 채연우 양, 홍승욱 군과 함께 민사고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들어봤다. 



○ 시간표 스스로 짜고, 수업 직접 개설하기도 

 
민사고의 교육목표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 리더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질 중 하나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 즉 자립성이다. 이에 민사고 학생들은 학교가 일방적으로 짜주는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듣는 대신 자신이 직접 시간표를 짠다.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정규수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탐구수업, 스포츠클럽(Sport Club) 수업, 개별연구활동(IR·Indivisual Research) 수업 등은 학생들이 직접 선택하고 편성하는 것.




​​민사고 입학홍보단이 제작한 ‘민사고 다이어리’에 소개된 민사고 학생의 하루 시간표. 민사고는 학생들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프로그래밍’ ‘AP 통계학’ 등 심화과정부터 ‘벽화 그리기’ ‘승마’ 등의 예술·체육과정까지 다양한 종류의 수업을 개설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이 교사와 협의하여 직접 수업주제를 기획하고 개설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한 학생은 ‘미술과 과학’이라는 융합수업을 건의해 개설하기도 했다고. 게다가 민사고 수업은 학생들 스스로 조사하고 탐구하여 논문을 쓰거나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수업을 선택·기획하는 과정에서 한 번, 수업 중 과제를 수행하면서 두 번 자립성이 길러지는 것이다. 장현빈 양(민사고 2)은 “고교의 교육과정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면 개개인의 색깔을 찾기 어려운데, 민사고에서는 흥미와 적성에 따라 관심분야에 대해 수업을 들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사고 대표 건물인 민족교육관(위쪽)과 도서관 내부. 도서관에는 AP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을 위해 외국 원서가 준비돼 있다.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다 보니 일반 고교와 달리 ‘반’ 개념이 없는 것도 민사고만의 특징. 채연우 양(민사고 2)은 “일반적인 고교라면 만날 수 있는 친구가 급우에 한정되는데 급우를 넘어 수업을 듣는 학우들, 동아리 부원, 기숙사 룸메이트 등 훨씬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며 대인관계역량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 리더라면 다양성 갖춰야… 부서활동, 동아리활동 등 폭넓게 참여

 
독특한 교육과정만이 민사고가 가진 장점은 아니다. 민사고 생활의 진짜 백미는 ‘풍부한 경험’이라고 재학생들은 입을 모았다. 그래서 민사고 학생들의 하루 일과는 비교적 빡빡하게 돌아간다. 정규수업 외에 개별연구활동은 물론, 부서활동·동아리활동·봉사활동 등에 폭넓게 참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1인 1부서제’가 유명하다. 1인 1부서제란 모든 학생들이 각각 하나의 행정부서에 배정돼 학교의 행정업무를 도맡는 제도. 예를 들어 문화기획부에서는 음악제나 크리스마스 파티 등 학교 행사를 기획하고, 식품영양부에서는 학생들의 배식 정리를 돕고, 금융정보부에서는 동아리나 부서에 줄 예산을 검토하는 식이다. 환경부에서 활동 중인 채연우 양(민사고 2)은 “사실 학생들이 하지 않아도 되는 학교의 행정업무까지 담당하면서 책임감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동도 매우 활발하게 이뤄진다. 동아리 활동은 탐구·봉사활동 등 다른 활동으로도 쉽게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민사고 학생들이 특히 사랑하는 활동. 뇌과학동아리의 수장인 김민지 양은 친구들과 뇌에 대해 서로 강의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수업’을 하고 있으며, 한의학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장현빈 양은 단순히 한의학 지식을 습득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강원 지역 노인들에게 침을 놔드리는 봉사활동으로 연계시켰다.  


 
민사고 입학홍보단 학생들(사진 위 왼쪽부터 채연우 양, 홍승욱 군, 김민지 양, 장현빈 양)이 민사고 생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혹시 공부와 수많은 교외활동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실제 민사고 학생들 역시 일정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등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자신의 일과를 스스로 관리하는 습관이 중요한 이유다. 김민지 양은 “민사고에서는 누구도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스스로 해야 한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어떤 일을 ‘혼자서’ 해내는 경험을 자주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민사고 입학의 열쇠? 스스로에 대한 이해 

 
민사고의 우수한 교육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입학전형을 통과해야한다. 민사고의 입학전형은 3단계로 치러진다. 1단계 교과 성적 평가, 2단계 교과 성적 및 서류평가, 3단계 면접평가 및 체력검사가 그것. 

그렇다면 민사고 입학을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박용성 민사고 입학관리실장은 “스스로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강조했다. 단순히 ‘의사가 되겠다’ 또는 ‘경제학자가 되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고민을 통해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의사가 된 이후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설명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것. 민사고에 입학하면 매우 다양한 활동들을 누군가의 통제 없이 스스로 해내야하는 만큼, 자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하고 나름의 방향을 세워본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사고 재학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에 대해 고민했을까? 민사고 학생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다양한 경험’이 그 열쇠였다. 김민지 양은 “뇌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생긴 이후 대학 교수님들에게 편지를 보내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뇌과학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알아갔다”고 말했다. 홍승욱 군(민사고 2) 역시 “중학교 시절 앱을 개발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본 경험 등이 입학은 물론 학교생활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면서 ”공부만 하기보다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미래에 어떤 사람이 돼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에듀동아

변호사 페르마, 취미로 수학하다 역사에 남다


변호사 페르마, 취미로 수학연구를 하다 

수학자가 아니면서 업적을 남긴 대표적인 사람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유명한 피에르 드 페르마이다.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Pierre de Fermat,1601~1665), 1670년 출간된 피에르 드 페르마의 주석이 달린 디오판토스의 '산술' (Arithmetica) - wikimedia
17세기 프랑스 수학자 피에르 드 페르마(Pierre de Fermat,1601~1665), 1670년 출간된 피에르 드 페르마의 주석이 달린 디오판토스의 '산술' (Arithmetica) - wikimedia
‘정수론의 창시자가 피타고라스라면 정수론을 학문의 경지로 끌어올린 사람은 페르마’라는 말이 있을 만큼, 페르마는 현대 정수론의 선구자로 불린다. 미분이라는 개념을 거의 처음 쓴 사람도 페르마다. 프랑스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확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걸 확률론의 효시로 보고 있다.

이렇게 대단한 페르마는 평생 얼마나 많은 논문을 썼을까?

현대 정수론의 선구자로 불리는 페르마의 직업은 변호사. 취미는 수학연구였다 - GIB 제공
현대 정수론의 선구자로 불리는 페르마의 직업은 변호사. 취미는 수학연구였다 - GIB 제공
놀랍게도 정답은 ‘1!’ 단 한 편이다. 수학은 변호사이자 지방 의원이었던 페르마의 취미 생활이었기 때문이다. 페르마는 틈틈이 생각나는 것을 노트나 책 귀퉁이에 낙서처럼 쓰고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발견을 알렸다. 그런 짤막한 내용이 수학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 

변호사이자 지방의원이었던 페르마의 취미생활이 수학발전에 영향을 끼쳤다 - GIB 제공
변호사이자 지방의원이었던 페르마의 취미생활이 수학발전에 영향을 끼쳤다 - GIB 제공
박부성 경남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는 “17세기 최고의 수학자를 하나만 말하라면 페르마를 꼽겠다”며, “페르마의 수학 능력은 아주 뛰어났다”고 전했다. 다만 “논문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주로 편지에서만 장난치듯이 수학 내용을 남기는 등 아마추어같이 행동했다”고 덧붙였다.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