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31일 토요일
Happy New Year!
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10년간 힉스 입자 1000만개의 외침 “표준모형이 옳다”
2012년 7월 4일 세계 과학계가 뜨거운 흥분에 휩싸였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충돌기(LHC)에서 드디어 힉스 입자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표준 모형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던 힉스 입자를 발견한지 올해 10년이다. 물리학자들은 그동안 어떻게 힉스를 연구해왔을까. 힉스 입자는 입자물리학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간단히 말하면 지금까지 힉스 입자를 실험한 결과는 표준모형이 옳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태정 한양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한 문장으로 힉스 입자 발견 이후의 10년을 요약했다. 그는 현재 거대강입자충돌기(LHC)에 있는 뮤온압축솔레노이드(CMS) 검출기 연구팀의 한국 대표를 맡고 있다. CMS는 LHC에 설치된 4개의 검출기 중 하나로, 2012년 아틀라스(ATLAS) 검출기와 함께 힉스 신호를 발견해냈다. 전 세계 57개국 6288명의 사람이 CMS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은 약 110명이 소속돼 있다.
힉스 입자를 검출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던 이유는 뭘까. 힉스 입자가 현대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이 예측한 입자 중 마지막으로 발견된 입자였기 때문이다.
표준모형은 물질을 구성하는 페르미온 입자 12개(쿼크 6개, 렙톤 6개)와, 페르미온 입자들 사이에서 힘을 전달하는 게이지 보존 입자 4개, 그리고 힉스 입자까지 총 17개의 입자로 자연계를 설명한다. 1960년대 말부터 쿼크가 발견되기 시작해 16개의 입자가 차례로 발견됐지만 유독 힉스 입자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2012년에야 힉스로 추측되는 입자가 발견된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해야할 일은 발견한 힉스 입자가 실제로 표준모형에서 예측한 성질을 가지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힉스 입자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 실험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LHC에서는 만들어진 힉스 입자의 약 0.3%를 검출해냅니다. 지난 10년간 약 1000만 개의 힉스 입자가 만들어졌으니 대략 3만 개의 힉스 데이터가 모였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올해 2월까지 CMS 연구팀 한국 대표를 맡았던 양운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계산했다.
1000만 개의 힉스 입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양성자를 엄청난 에너지로 가속해 충돌시키는 실험을 반복했다. 두 양성자가 충돌하면 수천 개의 입자가 파편처럼 퍼진다. 폭죽에서 불꽃이 터지는 광경과 비슷한 일이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지대 지하 100m에서 일어난다고 상상해보라.
이렇게 만들어지는 입자들 중 힉스 입자는 극히 드물고 만들어졌다 할지라도 겨우 10 마이너스 22제곱 초 만에 붕괴해 다른 입자로 변한다. 그러니 연구팀은 힉스 입자가 아니라 힉스 입자의 흔적을 찾는다.
김 교수는 “힉스 입자를 발견하는 건 빅데이터를 체로 걸러 흔적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며 “2012년에는 힉스 입자가 붕괴하며 만들어진 광자 2개의 흔적을 발견해 힉스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이라 설명했다. 양성자 충돌 과정에서 다양한 에너지 크기를 가진 광자가 만들어지지만, 힉스 입자가 붕괴돼 나온 광자 신호 2개의 에너지 합은 힉스의 에너지인 125GeV(기가전자볼트)를 가리킨다. 광자 그래프의 125GeV 대에서 튀어나온 신호가 힉스의 흔적이었던 셈이다.
연구자들은 포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힉스의 성질을 파악해 나갔다. 힉스 입자의 질량은 0.1% 오차 범위에서 125GeV로 측정됐다. 다른 기본 입자들과 얼마나 상호작용하는지도 실험했다. 힉스 입자가 정말 물질에 질량을 부여하는 성질이 있다면 무거운 입자일수록 힉스 입자와 강하게 상호작용할 텐데, 실험 결과는 예측과 같았다. 그 밖의 실험에서도 힉스 입자의 성질은 표준모형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답게 표준모형의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 표준모형의 빈틈을 찾아라
“10년 동안 알아낸 힉스의 성질은 표준모형의 예측에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한편으론 불안했죠.” 김 교수는 의외의 소회를 밝혔다. 오늘날의 표준모형은 암흑물질이나 중력 등을 설명할 수 없는 불완전한 이론이다. 표준모형과 일치하지 않는 현상을 발견하면 새로운 물리학으로 나아갈 길이 열린다.
양 교수는 이를 위해 힉스 입자의 성질을 더 연구하고 있다. 힉스 입자와 암흑물질의 상호작용 여부 등 힉스 연구를 더 발전시키면 표준모형의 빈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럴 뻔한 기회도 있었다. 2015년 12월 전 세계는 힉스의 후속 입자가 발견됐다는 뉴스로 시끌벅적했다. CMS, ATLAS에서 동시에 기존의 이론으로는 계산되지 않는, 매우 높은 에너지를 가진 광자 쌍 이상 신호(bump)가 발견됐다는 뉴스였다. 이전에 검출된 힉스보다 ‘무거운 힉스’가 검출됐을 가능성, 또는 완전히 새로운 입자가 검출돼 표준모형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었다. 표준모형을 넘어선 이론으로 각광받는 ‘초대칭 이론’에서는 힉스가 하나가 아니라 다섯 가지나 존재한다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물리학자들에겐 흥분되는 순간이었죠. 관련 논문만 500편가량 쏟아질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데이터를 둘러싸고 연구를 했어요. 결국 데이터 오류로 밝혀졌지만요.”
양 교수는 그럼에도 얻은 것이 많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연구실의 학생들과, 나아가 전 세계 이론물리학자들과 실험물리학자들이 함께 토론을 거듭하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론을 만드는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경험이 학생들에게 엄청난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새로운 입자 찾기 위해 검출기 업그레이드
LHC는 7월부터 세 번째 가동(Run 3)을 시작했다. 그새 CMS에는 더 정밀한 검출기가 덧붙여졌다. “실험 장비는 이론을 검증하고 자연 현상의 실체를 이해하기 위해 필수입니다.” 이경세 고려대 극한핵물질연구센터 연구원의 설명이다.
지난 11월 3일 CMS 검출기에 쓰이는 RPC (Resistive Plate Chamber저항판 검출기)를 만드는 극한핵물질연구센터의 한국검출기연구소를 방문했다. RPC는 뮤온 입자를 찾아내는 검출기로, 실험실 책상 위에는 부채꼴처럼 생긴 넓은 검출기 부품이 여럿 쌓여있었다.
이 연구원은 1999년에 RPC 연구를 시작해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RPC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제작된 RPC는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힉스가 붕괴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채널 중 특히 뮤온 입자들을 생성하는 사건을 효과적으로 측정하며 힉스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혹시 CMS 사진 보신 적 있으세요? 저희가 만든 RPC는 입자 충돌 지점을 둘러싼 공간에 들어갑니다.” CMS는 양성자 충돌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자, 전자, 강입자(2~3개의 쿼크로 이루어진 입자), 뮤온 신호를 찾는 각각의 검출기들이 충돌 지점을 양파껍질처럼 감싼 구조로 만들어졌다. RPC는 이중 가장 바깥 껍질에 들어간다. RPC 내부에 좁은 틈이 있는데, 이 틈에 특수 기체를 넣고 고압의 전기장을 걸어주면 통과하던 뮤온이 특수 기체를 이온화시키며 신호를 보내는 원리다.
※관련기사
과학동아 12월, [힉스 10년] 1000만 힉스의 외침 “표준모형이 옳다”
백아절현(伯牙絶絃), 내 마음의 소리를 알아듣는 친구
‘백아(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뜻을 가진 백아절현(伯牙絶絃)이다. 거문고 연주에 정통했던 백아의 음악을 그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했던 친구 종자기의 일화가 소개돼있다. 백아와 종자기의 일화를 통해 우리는 이 외롭고 험난한 인생에서 나의 생각과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친구가 있는지, 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로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나를 알아주는 친구,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지기(知己)’ 또는 ‘지음(知音)’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같이 밥 먹고, 수다 떨고, 학교 다니고, 몰려다니는 그런 친구 이상의 의미이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나의 생각을 읽어주고, 말하지 않아도 나의 마음을 다 알아주는 친구, 그런 친구를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지음’이라는 호칭은 참 귀하다. 이런 친구는 흔하지 않고, 서로에게 이런 존재가 돼주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은 ‘백아(伯牙)가 거문고 줄을 끊었다’는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열자(列子)』의 「탕문(湯問)」편에 나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춘추시대 백아는 거문고 연주를 잘했고, 친구인 종자기(鍾子期)는 그 연주를 듣기 좋아했다. 백아가 거문고를 타면서, 높은 산에 오르는 데 뜻을 두자 종자기가 말했다. “좋구나! 우뚝우뚝한 것이 마치 태산(泰山)과 같구나!” 또 흐르는 물에 뜻을 두고 연주를 하자 종자기가 말했다. “좋구나! 출렁출렁한 것이 마치 장강(長江)이나 황하(黃河) 같구나!” 백아가 연주하며 생각하는 것을 종자기는 틀림없이 알아냈다.
한번은 백아가 태산의 북쪽으로 놀러 갔다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바위 아래서 비를 피하게 됐다. 그는 마음이 슬퍼져 이내 거문고를 잡고서 연주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맛비의 곡조를 타고 다시 산이 무너지는 소리를 연주했는데, 곡이 매번 연주될 때마다 종자기는 즉각 그의 뜻을 알아맞혔다. 백아는 거문고를 놓고 감탄하며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의 듣는 능력은. 그대가 상상하는 것은 나의 마음과 같으니, 내가 어디에서 나의 연주를 숨길 수 있겠는가?”
『열자』에 나오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난다. 백아는 거문고 연주에 정통한 사람이었고, 친구인 종자기는 그 음악을 그 누구보다 깊이 이해했다. 우리나라에서 판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귀명창’이라고 하는데, 백아에게는 종자기가 그런 존재였던 셈이다. 백아는 주로 즉흥곡을 연주했던 모양이다. 이것은 타고난 재주가 아니면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이다. 그런데 그가 자신만의 악상(樂想)을 떠올리며 연주할 때마다 종자기는 그 곁에서 시를 읊조리듯 그 연주에 대한 화답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감상은 백아의 악상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태산에서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 연주하고, 종자기가 이에 그 음악이 표현하는 것을 맞춘 일화는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두 사람의 마음이 통했음을 보여준다. 백아는 종자기의 뛰어난 ‘청음(聽音)’ 능력을 극찬하며 “내가 어디에서 나의 거문고 소리를 숨기겠는가?[吾於何逃聲哉?]”라고 감탄했다. 이것은 ‘감탄’이라고 볼 수도 있고 ‘탄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원문의 ‘탄왈(歎曰)’은 ‘감탄하며 말하다’ 또는 ‘탄식하며 말하다’ 두 가지로 해석 가능하다) 자신의 연주를 너무 잘 알아듣는 그의 능력에 분명 그는 감탄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몰래 자신의 마음을 거문고 연주에 의탁해 혼자 음미하고자 해도, 듣기만 하면 다 알아채는 종자기가 있으니 세상 어디에서도 그런 고독한 연주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에 대한 탄식이기도 할 것이다. 백아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스러운 감정이 있을 텐데, 그것을 거문고 연주로 표현하는 순간 종자기에게 들키고 말 테니까.
그러나 감탄이든 탄식이든 백아는 종자기의 존재가 너무 고맙고 기뻤을 것이다.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자신의 음악 세계를 이렇게 완벽하게 이해해 주는 친구가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음악을 연주하는 재주만큼이나 가치 있는 것은 그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재주이다. 그래서 우리는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문학, 건축 등의 분야에서도 그것을 창조해 내는 작가 못지않게 그들의 작품을 알아봐주는 뛰어난 비평가들을 함께 기억한다.
『여씨춘추(呂氏春秋)』 「본미(本味)」편에 그 뒷이야기가 있다. 이렇게 마음이 통하는 그들이었는데 어느 날 종자기가 죽었다.(종자기가 죽었다고만 되어 있을 뿐, 언제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는 설명이 없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수고 거문고 줄을 끊어버리고는 죽을 때까지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 이제 세상에는 백아 자신으로 하여금 다시 거문고를 연주하게 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훗날 사람들은 절친한 친구를 잃은 슬픔을 ‘백아절현’에 빗대 말하게 됐다.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악기를 매우 소중하게 다룬다. 웬만한 충격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딱딱한 케이스에 거대한 악기를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먼지를 닦아주고 털어주며 관리한다. 내 몸에 잘 맞는 악기는 내 분신과도 같으며, 너무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나머지 악기에 애칭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백아에게 거문고란 이처럼 분신과 같이 소중한 물건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런데 종자기가 죽고 나자 그 소중했던 거문고의 줄을 끊고 부수고는 죽을 때까지 연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아무리 주옥같은 연주를 해도 이제는 그 소리를 알아줄 종자기가 없으니, 그는 거문고를 연주할 이유와 의미를 잃고 말았다. 늘 말을 하던 사람이 벙어리가 된 것과 다름이 없고, 마라톤 선수가 두 다리를 잃은 것과 다름없다. 백아는, 자신의 연주는 종자기가 들어줄 때에만 의미가 있고 그 가치가 빛난다고 여겼던 것이다. 그 당시 종자기 외에 백아의 연주를 애호하며 듣기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과연 없었겠는가? 분명 있었을 터이다. 그러나 백아는 제대로 듣지 못하는 그 청중 앞에서 연주하기를 거부했다.
『여씨춘추』에서는 이 이야기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이 이어진다. “거문고만 이와 같은 것이 아니라 현자(賢者) 역시 이러하다. 비록 현자가 있다 하더라도 예(禮)로써 그를 대우해 주지 않으면 무엇 때문에 충성을 다하겠는가? 이것은 마치 마부가 좋지 않으면 천리마라도 저절로 천 리를 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것인가. 그러나 아무리 천리를 달리는 재주를 가진 말이라 해도 그 재주를 발견하고 제대로 발현할 수 있도록 알아봐주고 도와주는 백락(伯樂)이 없으면, 결국은 보통의 말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해 쓸쓸하게 죽어간다고 한유(韓愈)는 그의 글 「잡설(雜說)」에서 설파했다. 이렇듯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모든 존재는 그에 걸맞는 상대, 지도자, 친구를 만나야 한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아주고, 자신의 마음을 읽어주는 친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람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친밀한 인간관계’이다. 이해(利害)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관계가 아닌, 그냥 ‘네’가 ‘너’이기 때문에 좋아하고 사랑하는 그런 관계 말이다.
내 마음을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백아 역시 그런 순간마다 더욱 거문고 연주에 몰입했을 것이다. 언어로 나의 마음이 다 표현되지 않더라도 나의 얼굴을 보고, 내가 무심코 한 말을 듣고, 나의 지나가는 한숨을 듣고, 내가 쓴 글을 읽고, 내가 그린 그림을 보고, 나의 노래를 듣고, 나의 연주를 듣기만 해도 나의 생각과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친구가 있는가. 또 나는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로 살고 있는가. 종자기 같은 친구가, 내 마음의 소리를 알아주는 ‘지음’이 나에게도 있다면 이 외롭고 험난한 인생에서 참 감사할 일이다.
한림학보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Wishes
- Let the magic of love brighten our smiles and enlighten our souls.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to the loveliest person I know.
- In our perfect ways. In the ways we are beautiful. In the ways we are human. We are here.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Let’s make it ours.
- May the divinity and purity of the Christmas and the new year festivals make your life holy and meaningful.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in advance to all my special ones.
- Wishing you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filled with health, wealth, and joy.
- Sending love and warm wishes to you and your family this holiday season. May the new year bring you prosperity, happiness, and success.
- May this holiday season be filled with laughter, love, and cherished moments with loved ones. Happy Christmas and a wonderful new year!
- As we celebrate the birth of Jesus and look forward to the new year, may your heart be filled with hope, peace, and joy.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 Wishing you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filled with blessings, prosperity, and abundance. May you be surrounded by love and warmth during this special time.
- May your Christmas be filled with magical moments and your new year be filled with endless possibilities.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to you and your loved ones.
- As we celebrate the holiday season and look forward to the new year, may you be blessed with joy, good health, and success in all areas of your life.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 Sending you love, joy, and peace during this holiday season. May the new year bring you happiness, health, and prosperity.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 May the melody and spirit of the holidays fill your home with love and peace. I wish you Happy Holidays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2023!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It’s that time of the year again, so prepare to have the best time ever with friends and family!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Wishing you the very best!
-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Thinking of you during this wonderful holiday season and wish you much happiness.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Wishing you lots of fun and excitement, and a super fantastic year to come!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Hoping your holidays and all your days are filled with happiness!
- May the magic of the Christmas season fill your home with joy and peace. Sending lots of love to your family, and looking forward to the day we can see you again. Take care of yourselves and stay safe.
- This Christmas I want to wish you lots of smiles and all the light in the world. Be happy, and I will take care of the rest. Looking forward to the best new year in my life. Merry Christmas 2022 and Happy New Year 2023!
- Sending a big hug to you and everyone you love! A very jolly Christmas and new year to you!
- May you shine forever with the joy of blessings and love. Wishing you a very merry Christmas and a jolly new year!
- The holidays are a time to keep your spirit light and your smile bright.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Wishing you joy & happiness through the holidays and straight through the year.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Have a Very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 Joyful. Exciting. Wonderful. Sparkling. Wishes for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 Get carried away in the joy & wonder this time of year brings. Merry Christmas & Happiness in the New Year!
- This Christmas and New Year, may you receive all your heart desires and have the best time of your life.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Wishing you a season of peace, joy, and love!
- I hope you get everything on your holiday wish list.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May this festive season brings all the success for you. May you achieve what you aimed for in life.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The time for celebration and gathering is about to begin. Prepare yourself to embrace the best of this year. Wish you 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May your heart be full of love and your mug full of cocoa!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I’ll put in a good word for you with Santa. Wishing you a warm and bright holiday season!
- Stay warm this winter season! Wishing you snow many new memories to cherish.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 May this festive season sparkle and shine, may all of your wishes and dreams come true, and may you feel this happiness all year round. Merry Christmas and a very happy new year!
- ‘Tis the season! Wishing you a wonderful Christmas filled with memories you’ll always treasure. Merry Xmas and new year wishes to you!
- Your friendship and love are the best gifts I’ve ever received. On this joyous occasion, I send all my love your way. Merry Christmas 2022 and Happy New Year 2023!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Wishing you a sweet holiday filled with lots of homemade goodies!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Wishing you lots of fun and excitement, and a super fantastic year to come!
- A very jolly Christmas and New Year to you and your family. Sending you my best wishes. Shine bright all year!
- When you are weak, may Christ be your strength. And if you are sad, may His love bring joy to your heart. When you are in despair, may you find comfort in the love of Jesus. Merry Christmas 2022 and happy new year 2023!
-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The holidays are here so it’s time to enjoy the Christmas festivities, create special memories, and have an exceptionally great new year!
- Thinking of you during this delightful holiday and sending a message of hope, peace, and love your way. Have a sensational Christmas day and an exciting new year!
- Wishing you a joyous holiday and a wonderful year ahead that is filled with good friends, lots of amazing opportunities, and fantastic times! Have an absolutely fabulous day!
- Let our children see the child within us during Christmas. So that they know that Christmas is always exciting no matter the age.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2023.
- The holidays are a time to keep your spirit light and your smile bright.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May all your dreams come true, and may all your wishes be fulfilled. May your life be filled with all the happiness you deserve. Wish you a bright Christmas and a prosperous happy new year.
- Sending the warmest Christmas and new year wishes to you and your family. May God shower his choicest blessings on you and your family this Christmas!
We send you a lot of love and blessings this time of the year.
Have the very best time. Love yourself. Take care of yourself and everyone you love.
You deserve the best of blessings!
녹원학원
2022년 12월 10일 토요일
필즈상 수상자도 놀랐다...정수론 난제 해결한 고3
수학자도 못 푼 방식으로 카마이클 수에 관한 문제를 증명했어요. 정말 멋진 연구입니다.”
- 제임스 메이나드 -
다니엘 라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정수론의 30년 묵은 난제를 푼 사실이 알려져 화제입니다. 2022 필즈상 수상자인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본인의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이용해 고3 학생이 8개월 만에 문제를 해결한 것이 놀랍다고 밝혔습니다.
라슨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무렵 ‘쌍둥이 소수 추측’에서 성과를 낸 수학자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본 후 쌍둥이 소수 추측 연구에 빠졌고, 그 과정에서 소수와 성질이 비슷한 ‘카마이클 수’의 비밀을 풀게 됐다고 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를 푼 비결은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라슨 학생이 정수론 난제를 풀게 된 계기는 중국계 미국 수학자 장이탕의 인생 역전 스토리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본 것입니다.
2017년 중학교 2학년이었던 라슨은 미국 인디애나대 강연장에서 장이탕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수학과 교수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무한으로부터 수 세기(Counting from Infinity)’를 봤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무명의 수학자 장이탕 교수가 어려움 속에서도 수학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연구해 2013년 4월 ‘쌍둥이 소수 추측’에 관한 성과를 내며 이를 1년 뒤 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수학 연보>에 발표해 단숨에 정수론 중요 인물로 급부상하게 되는 인생 대역전극을 담고 있습니다.
장 교수의 논문이 발표되자 각종 미디어는 물론 수학계가 그의 연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정수론의 대가라고 불리는 앤드루 그랜빌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교수는 다큐멘터리에서 “큰 기관에서 연구하지 않고, 혼자 스스로 이런 난제를 푼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라고 그의 연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했습니다.
이전부터 소수에 관심이 있었던 라슨은 무명의 수학자가 모든 수학자가 풀고 싶어 하는 문제인 쌍둥이 소수 추측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는 사실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슨은 “아주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었고, 다른 수학자가 연속한 두 소수의 간격을 줄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며 장 교수에게 매료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쌍둥이 소수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을 인상 깊게 보고, 바로 다큐멘터리에 나온 논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중학교에서 배운 개념만으로는 논문을 이해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2년이 지나자 함수 계산은 그나마 따라갈 수 있었지만, 그 속에 담긴 수학 개념이나 전체적인 구조는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2022 필즈상 수상자인 제임스 메이나드 교수의 논문을 하나하나 따라 써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정수론 공부를 하기도 했고 메이나드 교수의 연구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데에만 2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소수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카마이클 수’가 무한하다는 증명이 담긴 1994년 논문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쌍둥이 소수 추측 도전에 앞서 이 문제를 풀기로 합니다.
카마이클 수는 소수와 유사해 소수를 대신해 암호학에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대체 라슨은 어떤 문제를 푼 걸까요.
카마이클 수는 소수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는 유사 소수입니다. 페르마의 소정리에 의해 n이 소수이면 b가 1보다 큰 자연수일 때 bⁿ- b는 항상 n의 배수인데, 카마이클 수는 합성수이지만 이를 만족합니다. n이 소수가 아닌 합성수일 때 이 조건을 만족하는 n을 카마이클 수라고 부릅니다.
1910년 미국 수학자 로버트 다니엘 카마이클이 처음으로 카마이클 수의 최솟값이 561이라는 것을 알아내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수학자들은 카마이클 수가 소수의 또다른 성질을 만족하는지 연구했습니다. 그러다 1994년 2와 4 사이에 소수 3이, 10과 20 사이에 소수 11, 13, 17, 19가 있듯이 X가 3보다 큰 자연수일 때 X와 2X 사이에 소수가 무조건 존재한다는 ‘베르트랑 가설’이 카마이클 수에도 적용될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2016년 메이나드 교수는 소수의 분포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라슨은 여기에 나온 방법을 활용해 자연수 X가 충분히 클 때 X와 2X 사이에 카마이클 수가 항상 존재하며, 최소 몇 개가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식을 알아냈습니다.
메이나드 교수는 “라슨이 메일로 내 논문에 대해 질문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땐 누군지 몰랐는데 당시 청소년이었던 걸 최근 라슨의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놀라워했습니다. 또한 라슨의 연구에 관해서도 “몇몇 수학자가 내 논문에 나온 방법을 이용해 카마이클 수에 적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며, “라슨의 증명은 기존의 수학자들도 떠올리지 못한 전략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전했습니다.
라슨은 입시 준비하기도 바쁜 고3 때 무려 8개월을 투자해 난제를 풀었습니다. 10월 30일 라슨 학생을 화상으로 만나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실렸어요. 축하합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감사합니다. 논문 게재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어요. 운이 좋았지요. 사실 저는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된 사실보다 연구 과정에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안 게 가장 큰 상인 거 같아요."
Q. 8개월 동안 매일 2시간씩이니 이번 문제를 푸는 데 거의 480시간이 걸렸어요. 이를 예상했나요?
"아니요. 얼마나 걸릴지는 몰랐어요. 단지 문제를 푸는 게 흥미롭고 재밌어서 한 거예요. 지난해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져서 어떤 재밌는 활동이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연구를 하게 됐거든요."
Q. 보통 고3은 대학 입시 준비로 바쁜데 하루에 2시간을 내서 연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번 연구 활동이 MIT 합격에 도움이 됐는걸요. 미국 대학을 입학하는 데 학교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닌 거 같아요. 자신이 한 활동을 글로 적는 에세이가 큰 역할을 하지요.
저는 오랫동안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사실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에세이로 썼는데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연구를 한 과정을 잘 정리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수학·과학경시대회인 ‘리제네론 과학경시대회’에서 발표했는데 최종 4등을 했어요. 이 수상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Q. 8개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한 문제를 푼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성격 덕분인 것 같아요. 저는 대체로 모든 일에 긍정적이에요. 분명히 문제가 저를 좀먹을 때가 있어요. 문제를 풀지 못해 힘들어 했죠. 하지만 그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돌아보면 문제를 푸는 것이 재밌었거든요. 또 수학이 제 인생에 있어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Q.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매우 자연스러웠어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수학자라 항상 수학 이야기를 나눴고, 그 내용이 항상 제게 매혹적이었거든요. 10년 전쯤인가 공원에서 가족들과 수학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가족들은 지금 있는 곳에서 목적지까지 가려면 대각선으로 가는 게 가장 짧다는 결론을 냈어요. 저는 정확하게 대각선으로 가는 길이 없어 계단식으로 지그재그로 가야 하니 이렇게 가는 것도 언제나 짧은 길은 아니라는 주장했었어요. 부모님이 그 답에 놀라셨던 기억이 나요."
Q. 수학을 잘하는 비법이 있나요?
"수학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요. 머릿속에서 문제를 새롭게 만들기도 하고, 이 문제에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 보기도 해요. 일단 문제가 떠오르면 ‘매스오버플로우(MathOverFlow)’에 가서 사람들에게 공유해요. 이후 참고가 될 만한 논문을 찾고, 또 관련 논문을 찾고,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넘어가면서 수학을 공부해요. 문제를 풀 땐 최대한 많은 것을 시도해 봐요. 대부분 안 풀리는 게 당연하니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편이에요. "
Q. 앞으로 어떤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수학의 가장 큰 매력이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서 문제를 푸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테렌스 타오, 제임스 메이나드 교수 모두 그렇게 난제를 해결했어요. 저도 여러 분야의 방법론을 이용해서 하나의 문제를 푸는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Q. 수학자만 난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 약간 이상하게 보거든요.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하고요. 그러든 말든 그냥 해 보세요. 스스로 재밌으면 되지요. 그리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대단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보세요."
2022년 12월 3일 토요일
‘수학 울렁증’…내 자녀·손주를 위한 꿀 팁
초등학생 12%, 고교생 32% ‘수포자’…사소한 성공·노력도 격려·칭찬해야
수학 과목을 유독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학 불안(Math anxiety), 수학 공포증(Mathophobia), 수학 울렁증 등 용어도 다양하다. 우리 자녀나 손주가 수학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다. 과거에 자신도 쓰라린 경험이 있다면 ‘울렁증 유전’인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다.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는 ‘수학 공포증 극복하는 팁’을 소개했다.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7%가 수학에 대해 불안 또는 공포증을 느낀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이 수학에 심한 고통을 느낀다. 미국 심리학회(APA)는 수학 불안을 수학 또는 이와 관련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안으로 정의한다.
불안 수준은 제각기 다르다. 수학 수업 중에는 물론, 수학 시험을 앞두고 불안 스트레스와 공포증을 느낀다. 특히 일부 성인은 각종 비용 청구서와 지출에 대한 예산 책정 등 일상적인 수학(또는 산수, 계산)에서도 이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감정적, 생리적, 인지적 증상 다양…심하면 의사, 심리치료사 도움 받아야
국내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설문에서 고교 2학년의 32.3%가 ‘수포자(수학포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3학년의 22.6%, 초등학교 6학년의 11.6%도 수포자라고 응답했다. 수학 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자는 고교 2학년의 72.4%, 중학교 3학년의 60.6%, 초등학교 6학년의 44.9%나 됐다.
심리 전문가들은 수학 불안이 부정적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수학 평가에서 나쁜 성적을 받거나, 낮은 수학 점수로 부모나 교사로부터 꾸중을 들으면 수학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난산증(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 산술에 어려움을 일으키는 학습 장애), 난독증 등도 수학 불안을 부추긴다.
수학 불안이 있는 사람은 감정(걱정, 스트레스, 초조함, 두려움), 생리(심박수 증가, 발한, 현기증 등 불안 및 공황발작), 인지(작업 기억력, 작업 집중력)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낮은 성적이나 직장에서 낮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불안 감정이 일반화하고 더 높아질 수 있다.
연구 결과(2016년)에 따르면 수학 불안은 자신감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감이 부족하면 수학 성적이 뚝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불안도 커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성인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더 흔하다. 2018년 연구 결과를 보면 수학에 대한 자신의 성과와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 때문에 불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수학 불안이 심하면 정신건강 전문의 또는 심리 치료사와 상의해야 한다. 전문의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 5판(DSM-5) 등으로 진단을 내리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심리치료사는 수학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불안이 발생할 때 적절히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학 불안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2003년 개발된 약식 수학 불안 척도(AMAS)가 있으며 이는 표준 도구로 활용돼 왔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EES-AMAS(Early Elementary School Abbreviated Math Anxiety Scale), 수학교사용 수학 불안 척도(MAST) 등도 있다.
어른들의 경험 툭 털어놓는 것도 좋고…근육 풀기, 심호흡도 도움
수학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불안을 줄이는 방법과 수학 능력을 강화하고 학습 요구를 지원하는 방법 등 두 가지가 있다. 수학을 잘 푸는 성공 사례가 있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축하한다. 사소한 성공이라도 상관없다. 또 미리 충분한 시간을 내서 열심히 공부하고 마지막 순간에는 공부량을 줄이거나 공부를 피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불안감을 느낄 때 근육 풀어주기, 긍정적인 혼잣말 연습, 심호흡 등을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부모(또는 조부모)는 수학 불안증을 가진 자녀(손주)의 나쁜 성과를 나무라지 말고 노력 자체를 칭찬하고 지지해 줘야 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제공하고, 좀 더 나은 수학 기술을 모색하게 하고, 기대치를 현실화한다면 자녀(손주)가 수학 불안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불안이 닥쳤을 때 더 건강한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돕는다. 만약 부모(또는 조부모)에게 수학 불안이 있다면 자신은 수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나이가 들면서 수학에 대처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웠는지 솔직히 털어놓는 것도 좋다.
보호자, 수학교사, 학교 역할 중요…활용 가능한 ‘외부 자원’에도 관심을
수학 교사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학교 교실에서 수학 불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험 질문에 농담을 끼워넣거나 큰 섹션을 작은 섹션으로 나누는 등 시험을 보는 동안 불안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어떤 고정관념이나 부정적인 관련성에 너무 많이 초점을 맞추는 과제 및 지시는 피하고, 제한 시간 안에 시험과 과제를 끝낼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 더 쉽게 참여하면 좋다. 자신감을 높여주고 긍정적인 자아를 갖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만약 가능하다면 학생들의 이해도가 높아졌을 때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 시험은 지능이나 가치를 확립하는 게 아니라 학습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스스로 이해하게 한다.
학교, 특히 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은 다양한 숙박 시설을 제공해 학생들의 수학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도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만드는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수학 관련 과정의 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처음에 ‘완벽한’ 시험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다양한 학업 경로에 맞는 수학 과정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연극, 미술 전공자에게는 예술적 디자인에 뿌리를 둔 기하학 과정이 대수학 과정보다 더 적합하다.
부모는 미국 비영리단체인 아동정신연구소(Child Mind Institute)의 리소스(자원)를 활용할 수 있다. 수학 교사는 미국 교육부의 ‘문해정보커뮤니케이션 시스템(LINCS)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수학 불안을 겪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은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의 방대한 수학 불안 리소스 페이지(https://www.fau.edu/education/centersandprograms/mathitudes/links)를 확인하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미국 국립 정신건강연구소, 미국 불안우울증협회 등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KoreaMedicare
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鳶飛魚躍 (연비어약)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뛰며 노닌다'
연비어약(鳶飛魚躍)에서 鳶은 솔개 연, 飛는 날 비, 魚는 물고기 어, 躍은 뛸 약으로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뛰며 노닌다'라는 뜻으로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편(旱麓篇)'에 나오는 말이다. 천지조화의 작용이 그지없이 오묘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瑟彼玉瓚 黃流在中 (슬피옥찬 황류재중) 산뜻한 구슬 잔에는 황금 잎이 가운데 붙었네.
豈弟君子 復祿攸降 (기제군자 부록유강) 점잖은 군자님께 복과 녹이 내리네.
鳶飛戾天 魚躍于淵 (연비려천 어약우연) 솔개는 하늘 위를 날고 고기는 연못에서 뛰고 있네.
豈弟君子 遐不作人 (기제군자 하불작인) 점잖은 군자님께서 어찌 인재를 잘 쓰지 않으리오. 솔개가 하늘에서 날고 고기가 연못 속에서 뛰고 있다는 것은 성군(聖君)의 정치로 정도(正道)에 맞게 움직여지는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새는 하늘에서 날아야 자연스러운 것이며, 물고기는 물에서 놀아야 자연스럽다. 이는 천지의 조화 바로 그 자체인 것이다.
퇴계(退溪) 선생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에서 천지만물의 자연스러운 운행을 이렇게 노래했다.
"春風(춘풍)에 花滿山(화만산)하고 秋夜(추야)에 月滿臺(월만대)로다. 四時佳興(사시가흥)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魚躍鳶飛(어약연비) 雲影天光(운영천광)이야." 봄바람이 산 가득 꽃을 피우고, 가을 밤 달빛이 환히 비추는 것은 어긋남이 없는 우주의 질서이고,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와 함께함은 자연과 합일(合一)된 인간의 모습이다. 게다가 솔개가 하늘을 날고 물고기가 물속에서 뛰노니 이는 우주의 이치가 잘 발현된 상태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은 만물이 우주의 이치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모습들을 집약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또 율곡 이이(栗谷 李珥)가 19세 때 금강산 마하사에 들어갔을 때 노승 의암(義庵)이 물었다.
이에 율곡은 즉석에서 대답하였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이 곧 비공비색(非空非色)의 의사(意思)입니다."
그러고 다음과 같이 한시를 지어 재확인하였다.
這般非色亦非空(저반비색역비공) 이는 색(色)도 아니오 또한 공(空)도 아니라네.
等閑一笑看身世(등한일소간신세) 실없이 한번 웃고 내 신세 살피니
獨立斜陽萬木中(독립사양만목중) 석양에 나무 빽빽한 수풀 속에 나 홀로 서 있었네. 이 시는 위로는 공중에서 솔개가 날개치고 아래로는 연못 속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것이 모두 생명이 약동하는 세계임을 찬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유가(儒家)의 이 시와 불가(佛家)의 비공(非空) 비색(非色)이 생명의 세계임을 갈파한 법어(法語)와 공통되는 관련이 있다. 이것이 곧 생명 철학이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