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10일 토요일

필즈상 수상자도 놀랐다...정수론 난제 해결한 고3

 수학자도 못 푼 방식으로 카마이클 수에 관한 문제를 증명했어요. 정말 멋진 연구입니다.”

- 제임스 메이나드 -

 




다니엘 라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정수론의 30년 묵은 난제를 푼 사실이 알려져 화제입니다. 2022 필즈상 수상자인 제임스 메이나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본인의 연구에서 제시한 방법을 이용해 고3 학생이 8개월 만에 문제를 해결한 것이 놀랍다고 밝혔습니다.


라슨 학생은 중학교 3학년 무렵 ‘쌍둥이 소수 추측’에서 성과를 낸 수학자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본 후 쌍둥이 소수 추측 연구에 빠졌고, 그 과정에서 소수와 성질이 비슷한 ‘카마이클 수’의 비밀을 풀게 됐다고 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를 푼 비결은 무엇인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다니엘 라슨은 누구? 수학동아 DB
다니엘 라슨은 누구? 수학동아 DB

 

○ 수학자 장이탕 다큐멘터리에서 인생 문제를 만나다!

라슨 학생이 정수론 난제를 풀게 된 계기는 중국계 미국 수학자 장이탕의 인생 역전 스토리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본 것입니다.

 

Still photo courtesy of Zala Films/George Csicsery Ⓒ2015. All rights reserved
Still photo courtesy of Zala Films/George Csicsery Ⓒ2015. All rights reserved

2017년 중학교 2학년이었던 라슨은 미국 인디애나대 강연장에서 장이탕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 수학과 교수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무한으로부터 수 세기(Counting from Infinity)’를 봤습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무명의 수학자 장이탕 교수가 어려움 속에서도 수학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연구해 2013년 4월 ‘쌍둥이 소수 추측’에 관한 성과를 내며 이를 1년 뒤 수학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수학 연보>에 발표해 단숨에 정수론 중요 인물로 급부상하게 되는 인생 대역전극을 담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조지 치체리 감독(가운데)과 장 교수.
다큐멘터리를 찍고 있는 조지 치체리 감독(가운데)과 장 교수.

장 교수의 논문이 발표되자 각종 미디어는 물론 수학계가 그의 연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정수론의 대가라고 불리는 앤드루 그랜빌 캐나다 몬트리올대학교 교수는 다큐멘터리에서 “큰 기관에서 연구하지 않고, 혼자 스스로 이런 난제를 푼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라고 그의 연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했습니다.

 

이전부터 소수에 관심이 있었던 라슨은 무명의 수학자가 모든 수학자가 풀고 싶어 하는 문제인 쌍둥이 소수 추측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는 사실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슨은 “아주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었고, 다른 수학자가 연속한 두 소수의 간격을 줄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며 장 교수에게 매료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다큐멘터리에서 쌍둥이 소수에 관해 설명하는 부분을 인상 깊게 보고, 바로 다큐멘터리에 나온 논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히 중학교에서 배운 개념만으로는 논문을 이해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2년이 지나자 함수 계산은 그나마 따라갈 수 있었지만, 그 속에 담긴 수학 개념이나 전체적인 구조는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2022 필즈상 수상자인 제임스 메이나드 교수의 논문을 하나하나 따라 써보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정수론 공부를 하기도 했고 메이나드 교수의 연구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데에만 2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소수와 유사한 성질을 가지는 ‘카마이클 수’가 무한하다는 증명이 담긴 1994년 논문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쌍둥이 소수 추측 도전에 앞서 이 문제를 풀기로 합니다. 

 

수학동아 DB

카마이클 수 비밀을 밝히다

카마이클 수는 소수와 유사해 소수를 대신해 암호학에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대체 라슨은 어떤 문제를 푼 걸까요.

 

수학동아 DB
수학동아 DB

카마이클 수는 소수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는 유사 소수입니다. 페르마의 소정리에 의해 n이 소수이면 b가 1보다 큰 자연수일 때 bⁿ- b는 항상 n의 배수인데, 카마이클 수는 합성수이지만 이를 만족합니다. n이 소수가 아닌 합성수일 때 이 조건을 만족하는 n을 카마이클 수라고 부릅니다. 


1910년 미국 수학자 로버트 다니엘 카마이클이 처음으로 카마이클 수의 최솟값이 561이라는 것을 알아내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수학자들은 카마이클 수가 소수의 또다른 성질을 만족하는지 연구했습니다. 그러다 1994년 2와 4 사이에 소수 3이, 10과 20 사이에 소수 11, 13, 17, 19가 있듯이 X가 3보다 큰 자연수일 때 X와 2X 사이에 소수가 무조건 존재한다는 ‘베르트랑 가설’이 카마이클 수에도 적용될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2016년 메이나드 교수는 소수의 분포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라슨은 여기에 나온 방법을 활용해 자연수 X가 충분히 클 때 X와 2X 사이에 카마이클 수가 항상 존재하며, 최소 몇 개가 있는지 알 수 있는 수식을 알아냈습니다.


메이나드 교수는 “라슨이 메일로 내 논문에 대해 질문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땐 누군지 몰랐는데 당시 청소년이었던 걸 최근 라슨의 기사를 통해 알았다”고 놀라워했습니다. 또한 라슨의 연구에 관해서도 “몇몇 수학자가 내 논문에 나온 방법을 이용해 카마이클 수에 적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안다”며, “라슨의 증명은 기존의 수학자들도 떠올리지 못한 전략으로 이 문제를 풀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고 전했습니다.

 

 

“주변 사람들 말에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게 있다면 도전하세요!”

라슨은 입시 준비하기도 바쁜 고3 때 무려 8개월을 투자해 난제를 풀었습니다. 10월 30일 라슨 학생을 화상으로 만나 2시간 동안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다니엘 라슨 제공
다니엘 라슨 제공

Q. 연구 결과가 학술지에 실렸어요. 축하합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감사합니다. 논문 게재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어요. 운이 좋았지요. 사실 저는 논문이 학술지에 게재된 사실보다 연구 과정에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안 게 가장 큰 상인 거 같아요."


Q. 8개월 동안 매일 2시간씩이니 이번 문제를 푸는 데 거의 480시간이 걸렸어요. 이를 예상했나요?

 
"아니요. 얼마나 걸릴지는 몰랐어요. 단지 문제를 푸는 게 흥미롭고 재밌어서 한 거예요. 지난해 코로나19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져서 어떤 재밌는 활동이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연구를 하게 됐거든요."
 

Q. 보통 고3은 대학 입시 준비로 바쁜데 하루에 2시간을 내서 연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나요?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번 연구 활동이 MIT 합격에 도움이 됐는걸요. 미국 대학을 입학하는 데 학교 성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당락을 좌우할 정도는 아닌 거 같아요. 자신이 한 활동을 글로 적는 에세이가 큰 역할을 하지요.


저는 오랫동안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사실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에세이로 썼는데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연구를 한 과정을 잘 정리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수학·과학경시대회인 ‘리제네론 과학경시대회’에서 발표했는데 최종 4등을 했어요. 이 수상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수학동아 DB
수학동아 DB

Q. 8개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한 문제를 푼다는 게 대단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성격 덕분인 것 같아요. 저는 대체로 모든 일에 긍정적이에요. 분명히 문제가 저를 좀먹을 때가 있어요. 문제를 풀지 못해 힘들어 했죠. 하지만 그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았어요. 돌아보면 문제를 푸는 것이 재밌었거든요. 또 수학이 제 인생에 있어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Q. 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매우 자연스러웠어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수학자라 항상 수학 이야기를 나눴고, 그 내용이 항상 제게 매혹적이었거든요. 10년 전쯤인가 공원에서 가족들과 수학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가족들은 지금 있는 곳에서 목적지까지 가려면 대각선으로 가는 게 가장 짧다는 결론을 냈어요. 저는 정확하게 대각선으로 가는 길이 없어 계단식으로 지그재그로 가야 하니 이렇게 가는 것도 언제나 짧은 길은 아니라는 주장했었어요. 부모님이 그 답에 놀라셨던 기억이 나요."


Q. 수학을 잘하는 비법이 있나요? 


"수학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요. 머릿속에서 문제를 새롭게 만들기도 하고, 이 문제에 오류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 보기도 해요. 일단 문제가 떠오르면 ‘매스오버플로우(MathOverFlow)’에 가서 사람들에게 공유해요. 이후 참고가 될 만한 논문을 찾고, 또 관련 논문을 찾고,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차근차근 넘어가면서 수학을 공부해요. 문제를 풀 땐 최대한 많은 것을 시도해 봐요. 대부분 안 풀리는 게 당연하니까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해나가는 편이에요. "

 

Q. 앞으로 어떤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저는 수학의 가장 큰 매력이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해서 문제를 푸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테렌스 타오, 제임스 메이나드 교수 모두 그렇게 난제를 해결했어요. 저도 여러 분야의 방법론을 이용해서 하나의 문제를 푸는 수학자가 되고 싶어요."
 

Q. 수학자만 난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 약간 이상하게 보거든요. 안 된다고 못 박기도 하고요. 그러든 말든 그냥 해 보세요. 스스로 재밌으면 되지요. 그리고 어려운 문제를 푸는데 대단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시도해 보세요."



수학동아 

2022년 12월 3일 토요일

‘수학 울렁증’…내 자녀·손주를 위한 꿀 팁

 초등학생 12%, 고교생 32% ‘수포자’…사소한 성공·노력도 격려·칭찬해야


수학 과목을 유독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학 불안(Math anxiety), 수학 공포증(Mathophobia), 수학 울렁증 등 용어도 다양하다. 우리 자녀나 손주가 수학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다. 과거에 자신도 쓰라린 경험이 있다면 ‘울렁증 유전’인가 하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다.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는 ‘수학 공포증 극복하는 팁’을 소개했다.

미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17%가 수학에 대해 불안 또는 공포증을 느낀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어린이, 청소년, 성인이 수학에 심한 고통을 느낀다. 미국 심리학회(APA)는 수학 불안을 수학 또는 이와 관련된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안으로 정의한다.

불안 수준은 제각기 다르다. 수학 수업 중에는 물론, 수학 시험을 앞두고 불안 스트레스와 공포증을 느낀다. 특히 일부 성인은 각종 비용 청구서와 지출에 대한 예산 책정 등 일상적인 수학(또는 산수, 계산)에서도 이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감정적, 생리적, 인지적 증상 다양…심하면 의사, 심리치료사 도움 받아야

국내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설문에서 고교 2학년의 32.3%가 ‘수포자(수학포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교 3학년의 22.6%, 초등학교 6학년의 11.6%도 수포자라고 응답했다. 수학 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응답자는 고교 2학년의 72.4%, 중학교 3학년의 60.6%, 초등학교 6학년의 44.9%나 됐다.

심리 전문가들은 수학 불안이 부정적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수학 평가에서 나쁜 성적을 받거나, 낮은 수학 점수로 부모나 교사로부터 꾸중을 들으면 수학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난산증(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 산술에 어려움을 일으키는 학습 장애), 난독증 등도 수학 불안을 부추긴다.

수학 불안이 있는 사람은 감정(걱정, 스트레스, 초조함, 두려움), 생리(심박수 증가, 발한, 현기증 등 불안 및 공황발작), 인지(작업 기억력, 작업 집중력)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는 학교에서 낮은 성적이나 직장에서 낮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불안 감정이 일반화하고 더 높아질 수 있다.

연구 결과(2016년)에 따르면 수학 불안은 자신감 부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감이 부족하면 수학 성적이 뚝 떨어지고 이로 인해 일상 생활에서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불안도 커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성인보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더 흔하다. 2018년 연구 결과를 보면 수학에 대한 자신의 성과와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 때문에 불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수학 불안이 심하면 정신건강 전문의 또는 심리 치료사와 상의해야 한다. 전문의는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매뉴얼 5판(DSM-5) 등으로 진단을 내리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심리치료사는 수학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불안이 발생할 때 적절히 대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학 불안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2003년 개발된 약식 수학 불안 척도(AMAS)가 있으며 이는 표준 도구로 활용돼 왔다.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EES-AMAS(Early Elementary School Abbreviated Math Anxiety Scale), 수학교사용 수학 불안 척도(MAST) 등도 있다.

어른들의 경험 툭 털어놓는 것도 좋고…근육 풀기, 심호흡도 도움

수학 불안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불안을 줄이는 방법과 수학 능력을 강화하고 학습 요구를 지원하는 방법 등 두 가지가 있다. 수학을 잘 푸는 성공 사례가 있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축하한다. 사소한 성공이라도 상관없다. 또 미리 충분한 시간을 내서 열심히 공부하고 마지막 순간에는 공부량을 줄이거나 공부를 피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불안감을 느낄 때 근육 풀어주기, 긍정적인 혼잣말 연습, 심호흡 등을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부모(또는 조부모)는 수학 불안증을 가진 자녀(손주)의 나쁜 성과를 나무라지 말고 노력 자체를 칭찬하고 지지해 줘야 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을 자주 제공하고, 좀 더 나은 수학 기술을 모색하게 하고, 기대치를 현실화한다면 자녀(손주)가 수학 불안을 관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불안이 닥쳤을 때 더 건강한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돕는다. 만약 부모(또는 조부모)에게 수학 불안이 있다면 자신은 수학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나이가 들면서 수학에 대처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웠는지 솔직히 털어놓는 것도 좋다.

보호자, 수학교사, 학교 역할 중요…활용 가능한 ‘외부 자원’에도 관심을  

수학 교사의 역할은 특히 중요하다. 학교 교실에서 수학 불안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시험 질문에 농담을 끼워넣거나 큰 섹션을 작은 섹션으로 나누는 등 시험을 보는 동안 불안을 줄이는 방법을 고려해봐야 한다.

어떤 고정관념이나 부정적인 관련성에 너무 많이 초점을 맞추는 과제 및 지시는 피하고, 제한 시간 안에 시험과 과제를 끝낼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실습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 과정에 더 쉽게 참여하면 좋다. 자신감을 높여주고 긍정적인 자아를 갖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만약 가능하다면 학생들의 이해도가 높아졌을 때 재시험을 치르게 한다. 시험은 지능이나 가치를 확립하는 게 아니라 학습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스스로 이해하게 한다.

학교, 특히 대학 등 고등교육 기관은 다양한 숙박 시설을 제공해 학생들의 수학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도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만드는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수학 관련 과정의 시험에 재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처음에 ‘완벽한’ 시험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다양한 학업 경로에 맞는 수학 과정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연극, 미술 전공자에게는 예술적 디자인에 뿌리를 둔 기하학 과정이 대수학 과정보다 더 적합하다.

부모는 미국 비영리단체인 아동정신연구소(Child Mind Institute)의 리소스(자원)를 활용할 수 있다. 수학 교사는 미국 교육부의 ‘문해정보커뮤니케이션 시스템(LINCS)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수학 불안을 겪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은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의 방대한 수학 불안 리소스 페이지(https://www.fau.edu/education/centersandprograms/mathitudes/links)를 확인하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미국 국립 정신건강연구소, 미국 불안우울증협회 등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다.

  KoreaMedicare

2022년 11월 25일 금요일

鳶飛魚躍 (연비어약)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뛰며 노닌다'

 연비어약(鳶飛魚躍)에서 鳶은 솔개 연, 飛는 날 비, 魚는 물고기 어, 躍은 뛸 약으로 '솔개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뛰며 노닌다'라는 뜻으로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편(旱麓篇)'에 나오는 말이다. 천지조화의 작용이 그지없이 오묘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瑟彼玉瓚 黃流在中 (슬피옥찬 황류재중) 산뜻한 구슬 잔에는 황금 잎이 가운데 붙었네.




豈弟君子 復祿攸降 (기제군자 부록유강) 점잖은 군자님께 복과 녹이 내리네.
鳶飛戾天 魚躍于淵 (연비려천 어약우연) 솔개는 하늘 위를 날고 고기는 연못에서 뛰고 있네.
豈弟君子 遐不作人 (기제군자 하불작인) 점잖은 군자님께서 어찌 인재를 잘 쓰지 않으리오. 솔개가 하늘에서 날고 고기가 연못 속에서 뛰고 있다는 것은 성군(聖君)의 정치로 정도(正道)에 맞게 움직여지는 세상을 표현한 것이다. 새는 하늘에서 날아야 자연스러운 것이며, 물고기는 물에서 놀아야 자연스럽다. 이는 천지의 조화 바로 그 자체인 것이다.

퇴계(退溪) 선생은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에서 천지만물의 자연스러운 운행을 이렇게 노래했다.

"春風(춘풍)에 花滿山(화만산)하고 秋夜(추야)에 月滿臺(월만대)로다. 四時佳興(사시가흥)이 사람과 한가지라. 하물며 魚躍鳶飛(어약연비) 雲影天光(운영천광)이야." 봄바람이 산 가득 꽃을 피우고, 가을 밤 달빛이 환히 비추는 것은 어긋남이 없는 우주의 질서이고,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와 함께함은 자연과 합일(合一)된 인간의 모습이다. 게다가 솔개가 하늘을 날고 물고기가 물속에서 뛰노니 이는 우주의 이치가 잘 발현된 상태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은 만물이 우주의 이치에 순응하여 살아가는 모습들을 집약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또 율곡 이이(栗谷 李珥)가 19세 때 금강산 마하사에 들어갔을 때 노승 의암(義庵)이 물었다.

"유교에도 비공비색(非空非色)이라는 말과 같은 법어(法語)가 있느냐?"

이에 율곡은 즉석에서 대답하였다.

"연비어약(鳶飛魚躍)이 곧 비공비색(非空非色)의 의사(意思)입니다."

그러고 다음과 같이 한시를 지어 재확인하였다.

鳶飛魚躍上下同(연비어약상하동) 솔개 하늘을 날고 물고기 물에서 뛰는 이치, 위나 아래나 똑같아
這般非色亦非空(저반비색역비공) 이는 색(色)도 아니오 또한 공(空)도 아니라네.
等閑一笑看身世(등한일소간신세) 실없이 한번 웃고 내 신세 살피니
獨立斜陽萬木中(독립사양만목중) 석양에 나무 빽빽한 수풀 속에 나 홀로 서 있었네. 이 시는 위로는 공중에서 솔개가 날개치고 아래로는 연못 속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것이 모두 생명이 약동하는 세계임을 찬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유가(儒家)의 이 시와 불가(佛家)의 비공(非空) 비색(非色)이 생명의 세계임을 갈파한 법어(法語)와 공통되는 관련이 있다. 이것이 곧 생명 철학이다.
 매일경제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





위기지학(爲己之學)이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위인지학(爲人之學)이라는 말도 있다. 둘 다 옛 선인들에게는 낯익은 말이나 현대인들에게는 낯 설은 말이다. 선인들은 학문을 연구할 때 형이상학(形而上學)과 형이하학(形而下學)으로 구분하여 궁구(窮究)했듯이 그것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학문을 크게 위기지학과 위인지학으로 나누어 설파(說破)했다. 이를 직역하면 전자는 나를 위한 학문이고 후자는 남을 위한 학문이란 뜻이다.

이처럼 위기지학이란 자기를 완성하기 위해 덕성수양(德性修養)을 모토(motto)로 하는 학문을 말하는 것이고 위인지학은 남에게 알려지려고 자기과시(自己誇示)를 추구하는 학문을 말하는 것이다.

위기(爲己)는 실천해나가는 것을 가리키고 위인(爲人)은 남에게 말만하는 것을 가리킨다. 위기란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 내공(內功)을 쌓는 것이다.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각고(刻苦)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충실(忠實)하는 것이다. 언행(言行)을 함께 하는 것이다.

위인은 그게 아니다. 위인은 말과 실천이 따로 노는 것이다. 말만 앞세우는 것이다. 내공을 쌓지 않는 것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귀로 듣고 입으로 내보내는 구이지학(口耳之學)을 하는 것이다.

위기지학은 군자(君子)와 통하고 위인지학은 소인(小人)과 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옛 분들이 군자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마음에 들러붙고 사체(四體)에 펼쳐져서 동정(動靜)에 나타나지만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 입으로 나간다고 설파한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옛날의 학자들은 자신을 위한 공부를 했기에 종당에는 남까지 완성시켜주는 성물(成物)에 이르렀으나 지금의 학자들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를 하므로 종당에는 자기를 상실하는 상기(喪己)에 이른다고 한탄(恨歎)한다.

위기지학은 자기를 완성하는 성기(成己)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기의 완성을 뛰어넘어 타인의 완성까지 도와주는 성물(成物)로 귀결된다. 위기지학의 핵심은 정성(精誠)이다. 정성을 다하는 데 있다. 옛말에 지성(至誠)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정성을 다하면 하늘이 감동한다는 말이다. 지성(至誠)에서 말하는 성(誠)은 자신만 완성시키는 것[成己]이 아니라 타인까지 이루어 주는 것[成物]을 뜻하는 것이다. 위기지학은 이처럼 성기성물(成己成物)을 동시에 추구하는 학문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도 성기성물을 동시에 추구(追究)하는 위기지학을 모토로 정진(精進)해야 한다.

위인(爲人)은 자칫 위선(爲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위선은 도선(盜善)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위선이란 말로만 베푸는 것이다. 실속이 없는 것이다. 말로만 하는 척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도선이란 남의 선행(善行)을 가로채는 것이다. 남이 이루어 놓은 것을 가로채는 것이다. 위선을 해서도 안 되고 도선을 해서도 안 된다. 적선(積善)을 해야 한다. 적선이란 선을 쌓는 것이다. 착한 일을 많이 하는 것이다. 남에게 베푸는 일을 많이 하는 것이다. 대가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조건 없이 주는 것이다. 적선으로 내공을 쌓아야 한다. 적선으로 성기성물의 경지(境地)를 가야 한다.

예술(藝術)은 사랑할 때 꽃피고 팔 때 시든다는 말이 있다. 예술만이 아니다. 학문도 마찬가지다. 학문도 사랑할 때 꽃피고 팔 때 시드는 것이다. 팔기 시작하면 그 순간 시들게 마련이다. 그래서 위인지학을 멀리하고 위기지학을 가까이 하라고 권하는 것이다. 예술을 너무 팔아서도 안 되고 학문을 너무 자랑해서도 안 된다. 예술을 판다는 것은 위인의 길을 간다는 것이다. 학문을 자랑한다는 것은 위인의 길을 간다는 것이다. 잘난 체 하는 것이고 이것 보라고 남 앞에 과시하는 것이다.

향을 싼 종이에선 향내 나고 생선 싼 종이에선 비린내 나는 법이다. 너나 할 것 없이 향내가 나도록 열심히 내공을 쌓아야 한다. 덕성수양(德性修養)을 쌓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의 길을 가야 한다. 그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고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는 길이다.

포천신문

위기지학(爲己之學)-위인지학(爲人之學)

 중국 남송 시대에 유학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해 성리학을 완성시킨 주자가 백록동서원을 세웠을 때입니다. 당시 주자의 경쟁자였던 육상산이 와서 축하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주자에게 남을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네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서원을 세웠다고 여기라고 했습니다. 육상산은 논어의 말을 인용해 “학문의 목적은 다른 사람을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가르치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이 돼야 한다”고 강변한 것입니다.


학문의 유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입신양명만 추구하는 학문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사회를 어지럽게 할 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을 죽이게 됩니다. 칼은 한 사람의 몸을 찌르지만 지식은 수많은 영혼을 찌르는 것입니다. 오늘날 지식이나 학벌로 보면 최고 수준인 사람들이 국민들을 분노와 도탄에 빠뜨리고, 자신마저 파멸로 치닫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경에서 바울은 위인지학을 책망했습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네가 네 자신은 가르치지 아니 하느냐. 도둑질하지 말라 선포하는 네가 도둑질하느냐.”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합니다. 그러나 그 많은 배움을 통해 자신의 생명에 유익함을 얻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국민일보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

 내가 들으니 옛날에 학문을 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위한 공부’를 했는데 지금에 학문하는 사람들은 ‘남을 위한 공부’를 한다고 한다.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하면 성현(聖賢)의 경지에 이를 수 있지만, 남을 위한 공부를 하면 겨우 과거에 급제하여 명예를 취하고 녹봉이나 얻는 것을 꾀할 뿐이니 어찌 잘못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테지만 크게는 목적으로서의 공부와 수단으로서의 공부, 두 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성찰과 수양을 통해 나 자신을 성장시켜나가는 공부가 전자라면, 진학이나 취업, 시험합격 등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둘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은 공부일까? 전자가 기본이 되어야 하겠지만 후자의 공부가 필요한 경우도 물론 존재한다. 취업을 해야 하는데 수단을 위한 공부는 하기 싫다며 인적성시험 준비를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공부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공부 또한 그 목표의 테두리 안에 머물게 된다. 목표와 다르거나 목표와 상관없는 공부는 불필요하다는 이유로 부정되며, 일단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공부의 동력이 사라져버리는 문제점도 있다.
더욱이 공부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나 자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 존재한다는 것은, 외적인 성취나 사회적 성공을 목적으로 함을 뜻한다.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높은 지위로 올라가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으로, 공부가 이것을 목표로 삼고 또 이를 위한 수단이 되면, 공부를 하는 사람 또한 그것만을 중시하게 된다.

  앞서 인용한 고봉(高峯) 기대승(奇大升, 1527~1572)의 말은 바로 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자신의 성장에 목표를 두고 학문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한계를 지우지 않기 때문에 높은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이목에 맞춰 공부하는 사람은 그들이 부러워하는 수준이나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 수준에서 멈추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그저 외형적인 명예나 이익을 얻는 데 그칠 뿐이다. 공부의 목표가 딱 거기까지이고, 그것이 곧 그 사람의 한계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 기대승은 각각 ‘위기지학(爲己之學)’과 ‘위인지학(爲人之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위기지학’이란 자신을 위해 학문을 하는 것이고, ‘위인지학’이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자 학문을 하는 것을 말한다. 자아의 완성을 추구하고 자신을 성숙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 ‘위기지학’이라면, 사회적 명예와 성공을 추구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부합하고자 공부하는 것이 ‘위인지학’이다. 이는 유학의 학문론에서 쓰이는 핵심적인 개념으로, 「논어」, 「헌문」편의 “옛날 학자들은 자신을 위해 공부했는데 지금의 학자들은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고자 공부한다”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 우리가 공부하는 진짜 이유를 생각한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할지는 자명하리라고 본다.

무릇 공부란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이다. 때로는 특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공부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나 자신을 더욱 깊고 넓게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다.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은 소홀히 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신경 쓴다면, 아무리 공부의 물리적인 총량이 많다고 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한 공부,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부만으로는 절대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이러한 공부는 얼마 가지 못해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만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대신문

공부란 즐거운 고생이다 우선 나를 공부하라"

 공부란 즐거운 고생이다

우선 나를 공부하라"
롱런((long-run) 하려면 롱런(long learn) 해야 한다고 한다. 특히 이런 격변 시대엔 계속 배워야 산다. 배움의 세 가지 기둥은 많이 보고, 공부하고, 겪는 것이다. 옛날에는 공부를 구도(求道)라 했다. 공부란 세상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자기 성찰이다. 논어의 ‘위기지학(爲己之學)’도 같은 차원으로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길임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공부란 나답게 살아가는 삶이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길임을 증명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누구나 평생 학생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사는 법을 배워라.” 세네카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