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8일 월요일

추석, 전통놀이로 수학 능력 키워주는 방법

윷놀이, 딱지치기, 연날리기, 땅따먹기 등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이번 추석에는 아이들과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이 아닌 재미는 물론 수학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전통놀이를 해보면 어떨까? 윷놀이, 딱지치기 등 전통놀이 속에는 수개념부터 확률 등 다양한 수학원리가 담겨있어 놀이를 통해 수학적 사고력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 친지와 함께 다양한 전통놀이를 해보면 친목 다지기는 물론 생활 속 수학 개념까지 깨우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뉴스
윷놀이, 딱지치기 등 전통놀이 속에는 수개념부터 확률 등 다양한 수학원리가 담겨있어 놀이를 통해 수학적 사고력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 윷놀이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즐기는 대표적인 전통놀이인 '윷놀이'는 흔히 운으로 많이 좌우되는 게임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경우의 수, 공간 개념 등의 원리가 담겨있는 대표적인 사고력 수학 놀이다. 

윷놀이는 4개의 윷가락을 던져 그 결과대로 말을 이동시켜 가장 먼저 말판을 벗어난 팀이 이기는 게임인데, 말을 놓은 방법과 경로, 상대방의 움직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수학 개념은 물론 전략적 사고도 익힐 수 있다.

4개 윷으로 나올 수 있는 경우는 모두 16가지로 만약 윷이 엎어지거나 뒤집히는 확률이 50%라면 '도'나 '걸'이 나올 확률은 각각 25%다. 

하지만 윷의 모양 때문에 엎어지거나 뒤집히는 확률이 정확히 50%는 아니다. 실제로는 도보다는 걸, 모보다는 윷이 더 잘 나오는 편이다. 윷의 생김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실제로는 뒤집힐 확률이 좀 더 높다. 따라서 개, 걸, 도, 윷, 모의 순서로 자주 나오고 뒤집힐 확률이 조금만 더 높아도 윷이 도보다 자주 나온다. 

각각의 말이 놓인 상태와 도, 개, 걸, 윷, 모가 나올 확률, 윷의 모양 등을 고려하면 좀더 전략적으로 윷놀이를 할 수 있다. 

◇ 딱지치기

종이로 접은 딱지를 땅바닥에 놓고 다른 딱지로 쳐서 뒤집히거나 금 밖으로 나가면 따먹는 딱지치기도 생활 속 수학 원리를 익힐 수 있는 전통놀이다. 

종이로 딱지를 만드는 과정에 나오는 사각형과 삼각형 등 도형 모양을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도형이 모이거나 나누어지면 새로운 도형이 나온다는 개념도 익힐 수가 있다. 여러 개의 딱지를 만들어서 부피와 무게, 넓이 등을 비교해보면서 측정 개념을 발달시킬 수 있다. 

또한 앞과 뒤 개념이 모호한 아이라면 자신의 딱지를 이용해 다른 딱지로 넘기는 활동을 통해 앞과 뒤에 대한 개념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 연날리기

연날리기도 수학 원리를 체득할 수 있는 좋은 전통놀이로 직접 연을 만들어보면서 대칭과 균형 원리를 깨칠 수 있다. 연

만들기의 기본은 연을 얼마나 대칭으로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연의 한 가운데에 줄을 그어 양쪽 모두 크기와 모양이 같은 대칭 개념을 이해해보고 대칭이 잘 된 연과 그렇지 않은 연을 만들어 연날리기를 할 때 어떻게 다른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 만들기에 이어 색종이나 데칼코마니 등으로 활동을 확장해볼 수도 있다. 

◇ 땅따먹기

원래 땅 따먹기는 돌을 세 번 튀겨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오는 놀이인데, 땅 따먹기 판을 만들어 가위바위보를 통해 이긴 사람이 원하는 땅을 하나씩 가져가 궁극적으로 어느 쪽 땅이 면적이 큰지 겨루는 놀이로 변형해볼 수 있다. 

이 게임을 통해 수와 넓이에 대한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베이비뉴스

2015년 9월 23일 수요일

생사요법 (省事要法)

해도 해도 일은 끝없고 가도 가도 길은 멀다. 속도만 숨 가쁘지 손에 잡히는 것이 없다. 불안해서 더 하고 그럴수록 더 불안하다. 한 가지 일을 마치면 다른 일이 줄지어 밀려온다. 인생에 편한 날은 없을 것만 같다. 산적한 일 앞에 비명만 질러대느니 일을 덜어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처방이 절실하다.

홍길주(洪吉周·1786~1841)가 '수여연필(睡餘演筆)'에서 말했다. "일 중에 오늘 해도 되고 열흘 뒤에 해도 되는 것이 있다면 오늘 즉시 해치운다. 오늘 해도 괜찮고 1년이나 반년 뒤에 해도 괜찮은 것이라면 한쪽으로 치워둔다. 이것이 일을 더는 중요한 방법(省事要法)이다." 욕심 사납게 다 붙들지 말고 먼저 할 것과 나중 할 것의 교통정리만 잘해도 일이 확 준다. 꽉 막혀 답답하면 일의 우선순위부터 점검하라는 얘기다.

율곡이 궁리(窮理) 공부에 대해 묻자 퇴계가 편지로 건넨 처방은 이렇다. "궁리에는 단서가 많습니다. 궁리하는 일이 혹 얽히고설켜 있어 애쓴다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거나, 내가 그 문제에 대해 잘 몰라 밝혀 해결하기 어렵다고 칩시다. 그러면 마땅히 이 일을 놓아두고 따로 다른 일을 궁리하는 데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궁리해서 오래 누적되어 아주 익숙해지면 저절로 마음이 밝아져서 의리의 실지가 점차 눈앞에 드러나게 되지요. 그때 다시 앞서 궁리하다 만 것을 가져다가 꼼꼼하게 따져 살펴 이미 알게 된 내용과 견주어 징험해 보고 비추어 본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앞서 처리하지 못했던 것까지 일시에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궁리의 활법입니다."

너무 복잡하게 얽힌 문제나 내 능력 밖의 일은 일단 밀쳐두고 역량이 미치는 다른 일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식견이 열려 앞서 난감하던 문제도 해결 실마리가 저절로 잡힌다. 안 되는 것을 억지로 하려 들면 답답한 기운이 쌓여 스트레스가 되고 마음이 병든다.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되 일의 경중과 선후를 잘 분별하는 것이 관건이다. 속도는 중요치 않다. 방향이 늘 문제다.

조선일보

육회불추(六悔不追)

송나라 때 구준(寇準)이 살아가면서 돌이킬 수 없는(불추·不追) 여섯 가지 후회를 '육회명(六悔銘)'에 담아 말했다. "관직에 있을 때 나쁜 짓 하면 실세해서 후회하고, 부자가 검소하지 않으면 가난해진 뒤 후회한다. 젊어 부지런히 안 배우면 때 넘겨서 후회하고, 일을 보고 안 배우면 필요할 때 후회한다. 취한 뒤의 미친 말은 술 깬 뒤에 후회하고, 편안할 때 안 쉬다가 병든 뒤에 후회한다(官行私曲失時悔, 富不儉用貧時悔. 學不少勤過時悔, 見事不學用時悔. 醉後狂言醒時悔, 安不將息病時悔)."

성호 이익 선생이 여기에 다시 자신의 여섯 가지 후회를 덧붙였다. "행동이 때에 못 미치면 지난 뒤에 후회하고, 이익 앞에서 의를 잊으면 깨달은 뒤 후회한다. 등 뒤에서 남의 단점 말하면 마주해서 후회하고, 애초에 일을 안 살피면 실패한 후 후회한다. 분을 못 참아 몸을 잊으면 어려울 때 후회하고, 농사에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면 추수할 때 후회한다(行不及時後時悔, 見利忘義覺時悔. 背人論短面時悔, 事不始審僨時悔. 因憤忘身難時悔, 農不務勤穡時悔)."

사소한 부주의에서 뒤탈이 생기고, 잘나갈 때 생각 없이 행한 잘못이 뜻하지 않은 순간 뼈아프게 내 발목을 낚아챈다. 조금만 대비를 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 작은 방심을 틈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그때 가서 후회해도 이미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찌할까?

다산은 '매심재기(每心齋記)'에서 그 방법을 이렇게 적었다. "작은 허물은 고치고 나서 잊어버려도 괜찮다. 하지만 큰 허물은 고친 뒤에 하루도 뉘우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선일보

정좌식심 (靜坐息心)

주자(朱子)의 '반일정좌(半日靜坐) 반일독서(半日讀書)'란 말을 사랑한다. 하루의 절반은 고요히 앉아 내면을 기르고 나머지 반은 책을 읽는 데 쓴다. 그에게도 이것은 꿈이었을 것이다.
명나라 탕빈윤(湯賓尹)의 '독서보(讀書譜)'를 읽다가 원황(袁黃·1533~1606)이 쓴 '정좌공부(靜坐工夫)'란 항목에 절로 눈길이 가서 멎는다.

"정좌(靜坐)를 하려면 먼저 식심(息心), 즉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야 한다. 일상 속에서 그때그때 연습해서 참기 어려운 것을 참아내고 버리기 힘든 것을 버린다. 한 가지를 참아내니 딱 그만큼의 수용(受用)이 생겨나고, 한 가지를 덜어내자 그것만큼 편하고 즐거워진다. 오래 익혀서 정좌공부가 점차 익숙해지면 저절로 접촉하는 곳마다 유익함이 있다. 하루 중에 틈이 나면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한두 시간 정좌한다. 이를 두고 기식(氣息)을 조화롭게 해서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말한다."

정좌라 해서 그저 맹탕으로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눈을 감으면 마음이 깨어난다. 잠잠하던 생각이 성성하게 살아난다. 적막 속에 각성이 찾아든다. 둘 사이의 긴장이 팽팽하다. 정좌는 사람을 자칫 몽롱하고 멍한 상태로 빠지게 만든다. 그때마다 점검이 필요하다. 그의 말이 이어진다.

"각성[惺]이 고요[寂]와 함께하고 고요가 각성과 따로 놀지 않아야 한다. 각성 없는 고요를 완공(頑空)이라 하고 고요를 벗어난 각성은 광혜(狂慧)라 한다. 대응법을 말하자면 이렇다. 마음이 산란할 때는 고요함으로 다스리고, 몽롱하고 멍할 때는 각성으로 추스른다(惺不離寂, 寂不離惺. 離惺而寂, 是謂頑空, 離寂而惺, 是謂狂慧. 但論對治之法, 散亂時須以寂治之, 昏沉時須以惺治之)."

완공은 깨달음 없이 멍한 것을, 광혜는 분별을 잃어 독선에 빠진 상태를 가리킨다. 가만히 그저 앉아 있는 것이 정좌가 아니다. 훈련과 연습이 없으면 마음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원숭이나 미친 말처럼 날뛴다.
조선일보

생사사생(省事事省)

홍석주(洪奭周·1774~1842)는 책 여러 권을 동시다발로 보았다. 빡빡한 일정 속에 다양한 독서를 배치해 조금씩 야금야금 읽었다. 아침에 머리 빗을 때 읽는 책과 안채 자리 곁에 두는 책이 달랐다. 머리맡에 두고 잠자기 전에 읽을 책은 또 달랐다. 진도는 더뎠지만 잊어버리고 읽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게 되곤 했다.

이런 독서 습관은 공직에 나가 정신없이 바쁠 때도 한결같았다. 그때는 주로 '한서(漢書)'를 읽었다. 임금과 신하 사이에 일어난 일에 관한 기록이어서 생각해볼 거리가 많았다. 공무에 지쳐 귀가해도 반드시 몇 줄이라도 읽고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너무 피곤하면 눈을 감고 전에 읽은 글을 암송했다. 외우다 잠이 들곤 했는데 입은 그대로 글을 외우고 있었고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그는 또 날마다 일과를 정해 읽었다. 그가 말했다. "일과는 하나라도 빠뜨리면 안 된다. 사정이 있다고 거르면 일이 없을 때도 게을러진다." 또 말했다. "책 한 권을 다 읽을 만큼 길게 한가한 때를 기다린 뒤에야 책을 편다면 평생 가도 책을 읽을 만한 날은 없다. 비록 아주 바쁜 중에도 한 글자를 읽을 만한 틈이 생기면 한 글자라도 읽는 것이 옳다." 아우 홍길주(洪吉周)가 쓴 '수여연필(睡餘演筆)'에 나온다.

이삼환(李森煥·1729~1814)이 종조부인 성호 이익(李瀷) 선생을 찾아뵙자 선생이 물었다. "무슨 책을 읽느냐?" "'상서(尙書)'를 읽는데 개인적으로 번다한 일에 휘둘려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생이 말했다. "몸이 한가해서 일이 없을 때를 기다려 독서한다면 죽을 때까지 독서할 여가는 없다. 일을 만들면 일이 생기지만(生事事生), 일을 줄이면 일이 주는 법(省事事省)이다. 유념하도록 해라." 이삼환이 정리한 '성호선생언행록'에 보인다.

너무 바빠 시간이 없어 책을 못 읽는다는 것처럼 슬픈 말이 없다. 마음이 일을 만든다. 쓸데없는 일은 끊임없이 궁리해내면서 나를 반듯하게 세워 줄 책은 멀리하니 마음 밭이 날로 황폐해진다. 오가는 지하철에서만 책을 읽어도 삶이 문득 바뀐다. 휴대폰을 잠깐 내려놓아도 낙오하지 않는다.
 조선일보

讀書三餘(독서삼여) 책 읽기에 좋은 세 가지 여가

권독종일(卷讀終日), 책은 하루 종일 읽어야 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사흘만 글을 읽지 않으면 말에 이치가 없어진다”[三日不讀書 語言無味]는 경고가 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생긴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이것은 안중근 장군의 유묵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그러나 정 시간이 없다면 글 읽기에 적당한 여가를 활용해야 한다. 삼국시대 위(魏)나라의 동우(董遇)가 제자가 되겠다고 찾아온 젊은이에게 “몇 번이고 거듭 읽게. 그러면 글의 뜻을 알게 되지”라고 말했다. 그가 그럴 시간이 없다고 하자 “농사일이 없는 겨울과 밤, 일 못하는 비오는 날이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른바 삼여(三餘)다. 그런 때에 글을 읽는 것을 삼여지공(三餘之功)이라 한다.

정조의 홍재전서(弘齋全書) 165권 일득록(日得錄) 5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무오년(1798)의 기록이다. “상이 이르기를 ‘나는 정무를 보는 여가 시간에 삼여의 공부를 쉬지 않아 경사(經史)를 따지지 않고 매년 겨울 반드시 한 질의 책을 통독하곤 했다. 올겨울에는 우연히 사부수권(四部手圈)을 편찬하게 돼 교열하는 초계문신(抄啓文臣)들에게 날마다 과독(課讀)하게 하고, 읽은 것을 별도로 기록하게 해 불기록(不欺錄)이라고 이름하였으니 이는 주자가 위응중(魏應仲)에게 준 편지의 뜻을 붙인 것이다’ 하였다.”

속이지 않는다[不欺]는 것은 “책을 읽을 때는 조금이라도 의심나는 곳이 있으면 다시 생각하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작은 책자에 적어 수시로 살펴봐야 한다. 남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어정쩡한 상태로 넘어가면서 자신을 속여서는 안 된다”는 주자의 편지에서 나온 말이다. 임금이 낮에는 정사를 보고 잠자기 전인 을야(乙夜), 즉 밤 9~11시에 책을 읽는 것을 을야지람(乙夜之覽)이라고 한다.
이투데이

독서일월 (讀書日月)

다산은 강진 동문 밖 주막집 뒷방에 서당을 차려 생도를 받아 가르치면서 아동 교육에 대한 글을 여럿 남겼다. 문집에 실린 것 외에 '교치설(敎穉說)' 같은 친필이 전한다. 최근 강진 양광식 선생이 펴낸 '귤동은 다산 은인'이란 책자에서 또 '격몽정지(擊蒙正旨)'란 다산의 새로운 글 한 편을 보았다. 말 그대로 어린이의 몽매함을 일깨우는 바른 지침이다. 글 가운데 독서일월(讀書日月), 즉 독서할 수 있는 시간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 특별히 인상적이었다.

"인생에 독서할 수 있는 시간은 모두 해야 5년에 그친다. 11세 이전에는 아직 멋모르고, 17세 이후로는 음양과 즐기고 좋아하는 물건 등 여러 가지 기호와 욕망이 생겨나서 책을 읽어도 그다지 깊은 유익함이 없다. 그 중간의 5년이 독서할 수 있는 좋은 기간이다. 하지만 한여름은 책 읽기가 마땅치 않고 봄가을은 좋은 날이 많아서 즐기고 노는 것을 온전히 금하기 어렵다. 하물며 병으로 아프거나 초상이라도 나서 방문해야 할 일이라도 생기면 다 합쳐 봤자 1년에 100일 정도 읽는 것도 다행일 것이다. 이 500일이 사람에게는 지극히 보배로운 시기다. 이 500일의 시간을 어찌 아끼지 않겠는가? 사람이 12세가 되면 총명과 지혜가 마구 솟아나 마치 여린 죽순이 새로 돋는 것과 같으니 이것이 16세까지 간다."

인지 발달 과정에서 12세에서 16세까지 5년 동안 얼마나 순도 높게 독서하느냐가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된다고 말했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이다. 이때 익힌 공부 습관이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한다. 특별히 공부에 대한 자각이 없는 아이 때는 말할 것 없고, 이성(異性)에 눈을 뜨고 저만의 취향과 고집이 생겨나는 사춘기로 접어들면 공부에 전일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중간의 5년간은 총두(聰竇), 즉 슬기 구멍이 뻥 뚫려 있어 지혜가 우후죽순처럼 쑥쑥 자라는 가장 보배로운 시간이다. 이때를 허투루 보내면 몇 배 노력으로도 회복하기 어렵다. 공부에도 때가 있고 독서에도 때가 있다. 보석 같은 시간이 반짝반짝 빛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이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