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19일 토요일

높이 324m 에펠탑 세운 비결… 인체의 뼈 단면 본떴다

 “에펠탑이 인체를 모방한 기술이라는데, 왜 그런가요?” 얼마 전, 어느 대학생에게서 받은 질문이다. 지금은 에펠탑이 없는 파리를 생각할 수 없지만, 에펠탑이 처음 등장할 때는 달랐다. 사람들은 앙상한 뼈대가 그대로 드러난 듯한 에펠탑의 모습에 경악했다. 에펠탑이 인체의 골격을 모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공대 교수가 우연히 방문한 의대 해부학 교실에서였다. 이처럼 생명체에 영감을 얻어 형태와 구조를 모방하는 것을 생체모방(Biomimetics) 또는 자연모사기술(Nature Inspired Technology)이라고 부른다. 이는 과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돌파구였다.











그래픽=김현국

1849년 28세의 철도 엔지니어 카를 쿨만(Carl Culmann)은 회사를 휴직하고 미국과 영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토목 구조물을 접하게 된다. 특히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증기기관차가 등장하자 수요가 급증하던 교량에 주목했다. 당시 철도 교량에 널리 쓰이던 ‘트러스(truss)’는 철제 막대기들을 X 혹은 삼각형 모양으로 조합했는데, 어떤 조합이 하중을 제대로 지지할지 쉽지 않았다. 쿨만은 여행에서 본 수많은 트러스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효과적인 설계법을 개발한다. 이 업적으로 1855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이 개교하며 그를 교수로 초빙했다. 이후 26년간 쿨만이 종신으로 근무한 이 대학은 흔히 ETH(Eidgenössische Technische Hochschule)로 불리며 나중에 아인슈타인과 뢴트겐 등 노벨상 수상자 30여 명을 배출하게 된다.

더욱 획기적인 트러스 구조에 목말라 하던 쿨만은 1866년 저명한 해부학자였던 동료 의대 교수 마이어(Georg Hermann von Meyer)의 연구실에서 실마리를 발견한다. 마이어가 절단한 인체의 뼈 단면에서 특이한 점을 본 것이다. 뼈 구조는 대개 외곽이 치밀하고, 중심이 성글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하던 그는 인체에서 가장 강한 힘을 받는 넓적다리를 분석했다. 놀랍게도 밀고 당기는 힘이 반복되며 가해지는 하중들은 연약한 뼈의 중심부를 피해 단단한 외곽부로 분산되고 있었다. 해면골(海綿骨)이라 불리는 중심부의 엉성해 보이는 조직이 이 분산을 담당한 것이다. 이렇게 외부와 내부로 강약이 구분되면, 뼈 전체가 튼튼할 필요가 없어 무게도 줄이고 하중도 잘 버틸 수 있다.

쿨만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철제 트러스에 도입한다. 힘을 크게 받는 부위는 외부로 돌려 굵게 만들고, 그 사이를 잇는 내부는 가늘게 만들어 힘을 분산하는 역할을 맡게 했다. 여기에 감명을 받은 제자 쾨클랭(Maurice Koechlin)은 쿨만의 가르침을 인류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에 적용하게 된다. 에펠의 회사에 입사한 쾨클랭의 첫 도전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뉴욕 항구에 들어서게 될 자유의 여신상이었다. 높이 46m의 거대한 동상(銅像)을 내부까지 구리로 채울 수는 없다. 예를 들면, 자유의 여신상이 왼손에 든 미국독립선언서만 해도 길이 7.2m, 너비 4.1m, 두께 0.6m였다. 세제곱미터당 9t 정도인 구리의 비중을 생각하면 독립선언서 무게만 무려 159t이니, 자유의 여신상 전체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무거워질 것이다

이런 이유로 청동 주조상은 대개 내부를 비워 주조한다. 하지만 자유의 여신상은 훨씬 과감한 방식이 필요했다. 불과 2.4㎜ 두께의 구리판을 망치로 다듬어가며 외곽을 만들어 전체 구리 무게를 31t으로 줄였다. 문제는 내부였다. 거대한 구조물이 강한 바닷바람에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한 내부 뼈대가 필요했다. 쾨클랭은 여기에 쿨만의 아이디어를 적용한다. 마치 인체와 같이, 얇은 구리로 만들어진 피부 내부에 철재로 만든 125t 무게의 강력한 골격이 결합했다. 구리 피부와 철제 골격의 합은 불과 156t으로, 구리로 가득 채울 경우의 독립선언서보다 가벼웠다.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이었다. 이렇게 1886년 자유의 여신상이 성공하자, 확신에 찬 에펠은 쿨만과 쾨클랭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야심작 에펠탑으로 확장하게 된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으로 추진된 에펠탑은 한 변의 길이가 125m인 정사각형 위에 높이 324m로 세워진 거대한 건축이다. 여기에 쾨클랭의 설계로 사용된 철재의 전체 무게는 7700t. 이는 한 변의 길이가 10m인 정육면체를 채운 철(철의 비중은 세제곱미터당 7.8t)의 무게인 7800t보다 가볍다. 이는 거대한 에펠탑을 녹이면 이 정육면체에 모두 들어가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에펠탑이 들어갈 수 있는 커다란 원통을 생각하면, 그 공간이 차지하는 ‘공기’의 무게는 9540t으로 에펠탑보다 무겁다. 이처럼 에펠탑이 큰 규모에 비해 무게를 대폭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인체의 뼈 구조를 참고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런 대형 구조물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구리 피부를 가진 자유의 여신상과 달리 구멍이 숭숭 뚫린 에펠탑은 훨씬 안전했다.

하지만 예술의 도시 파리 도심에 솟아오른 거대한 구조물에 수많은 예술가가 들고일어났다. 마치 뼈가 그대로 노출된 듯한 에펠탑의 모습에 흉측한 건축물이라며 비난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에펠탑과 같은 구조물을 ‘철로 만든 뼈대’라는 뜻으로 ‘철골(鐵骨)’이라 부르게 되었을 것이다. 빗발치는 비난에 에펠은 보란듯이 에펠탑의 4면에 라부아지에를 비롯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72명의 과학자를 금빛으로 새겼다. 시대를 앞서갔던 이 철골 구조물은 세월이 지나며 서서히 진가를 인정받았고, 이제는 파리에서 가장 예술적인 랜드마크가 되었다. 이처럼 인류 건축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시작되었다.

조선일보

하버드생이 알려주는 대학 입학 방법





안녕하세요! 니모입니다. 오늘은 지난 번 저의 딸들 아이비리그 합격 이야기에 이어서 저 딸 나딘이 직접 알려주는 하버드 입학 방법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지난 콘텐츠를 보셔서 알겠지만 저는 거의 한 것이 없고, 나딘이 혼자 다 한것이라서 이번 콘텐츠가 하버드 입학뿐 아니라 미국 유학을 생각하시는 모든 부모님이나 학생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나딘은 하버드로 최종 입학을 결정했지만,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HYP)를 모두 합격했기때문에 본인 나름대로 대학 입시 과정의 좋은 팁이 있는데 이번에 아낌 없이 다 알려 드린다고 하네요🙏🏻💕 (음… 쓰다보니 딸 자랑하는 고슴도치맘이 되어버렸네요.) 전 나딘이 촬영할 때 앞에 서 있어준 것 밖에 한 것이 없지만, 재미있게 봐주시고, 나딘도 예쁘게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한국 유학생 발언에 미국인들 숙연해진 이유, 한국인들은 다르다



2018년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한국 유학생의 대표 연설에 미국인들이 숙연해졌습니다.

2022년 3월 5일 토요일

잘 놀아야 공부도 잘한다… “얘들아, 나가서 신나게 놀까?”

 아이들 신체활동, 어떻게 늘릴까

건강은 물론 학습에도 중요한 운동… 움직이지 않으면 뇌 발달에 악영향
어른이 먼저 운동해 본보기 보이고, 선물이나 재미 등 제시해 동기부여
맨손 운동으로 신체 중심 강화해야… 유튜브 동영상 보며 따라하면 좋아
지난달 18일 경기 하남시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성기백 서울 동구로초 교사가 유치원·초등생을 위한 신체활동으로 런지와 스쾃 시범을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부터).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활동이 줄어들면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신체활동량이 크게 줄었다. 자연스럽게 과체중 학생도 증가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교 학생 중 과체중 이상 학생의 비율은 2019년 26.7%에서 지난해 32.3%로 늘어났다.

요즘은 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학부모들의 고민도 쌓이고 있다. 아이들의 신체활동을 늘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13년 차 체육교사인 성기백 서울 동구로초 교사의 조언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풀어봤다.

―유아와 어린이에게 신체활동은 왜 중요한가.

“아이들은 신체활동을 할수록 뇌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소파에 앉아 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으면 뇌가 발달할 기회가 줄어든다. 신경과학자 대니얼 울퍼트는 ‘뇌가 존재하는 진짜 이유는 움직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생각하고 인지하고 기억하는 두뇌의 기능이 움직임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뇌는 퇴화한다는 것이다. 많이 움직일수록 뇌도 발달하기에 학습적인 면에서도 신체활동은 중요하다.”

―아이들이 움직이게 하려면 무엇을 권하는 게 좋을까.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해야 한다는 건 ‘어른의 관점’이다. 하루 종일 게임을 해도 ‘몸이 아프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고학년 친구들이라면 이 관점을 바꿔 ‘몸이 아니라 머리를 위해’ 운동을 권할 것을 추천한다. 6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뇌를 발달시키려면 운동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는 것도 효과적이다. 엄마나 아빠는 집에서 TV만 보면서 아이들에게는 운동하라고 얘기하면 잔소리에 불과하다. 아이들과 함께 신체활동을 할 것을 추천한다.”

―겨울방학 동안 신체활동을 하도록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제가 있고 그 과제를 해결하면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내적 동기를 이끌어 내는 게 가장 좋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는 보상을 해주는 것이 좋다.

나도 초등학생 자녀 셋과 주말이면 꼭 30분씩 밖에서 뛰어논다. 추운 겨울 날 아이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아빠랑 밖에 나가자’라고 하면 안 나온다. ‘아빠랑 같이 놀자, 아빠가 주는 과제를 통과하면 맛있는 거나 선물을 사줄게’라면서 아이들에게 신체활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을 제시한다. 아빠와 바깥에 나가면 재밌는 일이 생길 거라는 기대감을 심어 주는 것이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면 몸을 움직이면서 할 수 있는 게임을 하면서 과제를 준다. 근처 공터에서 술래잡기를 한다면 ‘아빠가 지금부터 뛰어서 도망칠 건데, 아빠를 세 번 잡으면 맛있는 걸 사 줄 거야’라는 식으로 목표를 제시한다. 이런 식으로 하면 30분은 쉽게 야외활동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바깥활동에도 제약이 많다. 집에서는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까.

“이른바 ‘코어’를 잡을 수 있는 맨손운동이 좋다. 코어가 잡혀야 아이들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스쾃과 런지, 팔 벌려 제자리 뛰기인 점핑 잭, 개구리 점프를 추천한다. 성인들이 ‘홈트’를 할 때 많이 하는 동작들인데 어린이들에게도 무리가 없다. 다만 세트당 개수는 성인보다 적게 하는 게 좋다. 성인들은 세트당 20, 30개씩 하는데 아이들은 세트당 10개로 시작하길 권한다.”

―동작들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스쾃을 할 때는 발을 어깨 넓이로 벌리고 앉았다가 일어나야 한다. 허리를 곧게 펴고 상체를 꼿꼿이 세운 후 의자에 앉는 듯한 느낌으로 해야 한다. 무릎이 발 앞쪽 끝을 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런지는 앞으로 해도, 뒤로 해도 되지만 무릎이 땅에 닿을 듯 말 듯하며 허벅지 윗부분이 당겨야 한다. 양손을 앞으로 모으는 건 균형을 잡기 위해서다. 점핑 잭은 양팔을 앞으로 교차시키며 뛰면 전신운동 효과가 증가한다. 개구리 점프는 손끝이 바닥에 닿도록 해야 한다.”

―참고할 만한 동영상이나 사이트가 있을까.

유튜브 ‘피지컬 클래스’(위 사진), ‘리틀 스포츠’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운동 영상을 볼 수 있다. 유튜브
“유튜브에 ‘리틀 스포츠(Little Sports)’라는 계정이 있다. 구독자가 70만 명이 넘는 어린이 체육 채널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9분 운동, 어린이를 위한 8가지 코어운동 등 운동 부위와 장소 등에 따라 다양한 운동 루틴 영상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피지컬 클래스(피클)’ 유튜브 계정에서 ‘오늘 하루도 운동’이라는 시리즈로 어린이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운동 영상을 올리고 있다.
동아일보

2022년 1월 31일 월요일

광이불요(光而不耀)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다!

 광해군 때 권필(權�G·1569~1612)이 시를 지었다. "어찌해야 세간의 한없는 술 얻어서, 제일 높은 누각 위에 혼자 올라 볼거나.(安得世間無限酒, 獨登天下最高樓)" 성혼(成渾)이 말했다. "무한주(無限酒)에 취해 최고루(最高樓)에 오른다 했으니, 남과 함께하지 않으려 함이 심하구나. 그 말이 위태롭다." 뒤에 권필은 시로 죄를 입어 비명에 죽었다.


정인홍(鄭仁弘·1535~1623)이 어려서 산속에서 글을 읽고 있었다. 감사가 우연히 묵었다가 한밤중의 글 읽는 소리에 끌려 그 방으로 찾아갔다. 기특해서 시를 지을 줄 아느냐고 묻고, 탑 곁에 선 어린 소나무를 제목으로 운자를 불렀다. 정인홍이 대답했다. "작고 외론 소나무가 탑 서쪽에 있는데, 탑은 높고 솔은 낮아 나란하지 않구나. 오늘에 외소나무 작다고 하지 말라. 훗날에 솔 자라면 탑이 외려 낮으리니.(短短孤松在塔西, 塔高松下不相齊. 莫言今日孤松短, 松長他時塔反低)" 감사가 그 재주와 높은 뜻에 탄복하며 말했다. "훗날 반드시 귀히 되리라. 다만 뜻이 지나치니 경계할지어다." 나중에 그는 대단한 학문으로 벼슬이 영의정에 올랐지만 인조반정 때 88세의 나이로 형을 받아 죽었다.

'도덕경' 21장의 말이다. "반듯해도 남을 해치지 않고(方而不割), 청렴하되 남에게 상처입히지 않으며(廉而不 ), 곧아도 교만치 아니하고(直而不肆),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다(光而不耀)." 반듯하고 청렴한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해 남을 해치거나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된다. 곧음은 자칫 교만을 부른다. 빛나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만, 너무 번쩍거리면 꼭 뒤탈이 따른다. 빛나기는 쉬워도 번쩍거리지 않기는 어렵다. '순자(荀子)'에서도 "군자는 너그럽되 느슨하지 않고(寬而不慢),청렴하되 상처주지 않는다(廉而不 )"고 했다.

남구만(南九萬·1629~1711)이 병조판서 홍처량(洪處亮)의 신도비명에서 그 인품을 두고 "화합하되 한통속이 되지는 않았고(和而不流), 부드러우나 물러터지지도 않았다(柔而不絿)"고 한 것이나 '삼국사기'에서 백제의 새 궁궐을 두고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儉而不陋), 화려하나 사치스럽지는 않았다(華而不侈)"고 말한 것도 다 한가지 뜻이다. 사람은 얼핏 보아 비슷한 이 두 가지 분간을 잘 세워야 한다. 지나친 것은 늘 상서롭지 못하다.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밝고 힘찬 2022 새해 되세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녹원학원장
053-765-8233
010-3549-5206


 

2022년 1월 21일 금요일

천재 수학자가 되려면 〇〇해야 할까?

 





수학적 천재성은 과연 어디서 올까? 유전일까, 아니면 노력일까?  

 

어느 분야에나 천재는 있겠지만, 수학은 유독 천재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분야 같다. 지난번에 다룬 영국의 새 지폐와 함께 다룬 앨런 튜링 역시 천재라고 불리던 사람이고, 우리 같은 일반인이 이름을 알 만한 수학자는 대개 천재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일화를 보며 역시 우리 같은 범인과는 뭐가 달라도 다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보통 사람의 삶이다. 당연하다. 이런 천재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사는 건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수학은 천재의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나도 수학자를 만났을 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수학자가 되려면 천재여야 하나요? 당연히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대답하면 자기 자신이 천재가 되는 셈이지 차마 민망해서 그렇게 대답했을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내 질문을 받은 분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수학자가 비슷한 대답을 내놓는다. 천재가 아니어도 충분히 수학을 할 수 있고, 수학자도 될 수 있다고.

 

물론 맞는 이야기다. 천재가 아니어도 수학을 연구할 수 있다. 문제는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느냐다. 분야는 다르지만, 대학원 시절에 지도 교수님에게 좋아는 하지만 능력이 부족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좋아해서 계속하다 보면 결국 잘하게 될 거라고 답변하셨다. 그런 선생님도 그 분야의 세계적 천재를 직접 만났을 때 놀랐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신 적이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들 그런 사람처럼 될 수 있었을까? 아닐 확률이 거의 100퍼센트다.

 

 

천재는 유전일까, 환경일까?

 

어떤 분야는 좋아해서 열심히 하면 일정 수준에 오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분야에서 손꼽을 정도의 위치에 올라가는 건 이야기가 다르다. 어려서부터 피나게 노력한 축구 선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겠지만, 그중에서도 리오넬 메시는 특별하다. 천재인 것이다. 수학도 전 세계의 수많은 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수학자를 꿈꾸기도 하지만, 역사에 이름을 남길 정도의 수학자가 되는 건 극소수다.

 

최고 수준에 오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게 아니다. 단지 그 정도 수준에 이른 사람은 과연 무엇이 다를까 궁금한 것뿐이다.

 

보통 어떤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 대단히 뛰어난 재능을 보이거나 성취를 이루면 그 사람을 가리켜 천재라고 한다. 아직 여기에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은 없다. 종종 IQ라는 수치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IQ가 높다고 해서 모두 천재로 평가받는 건 아니다. IQ가 낮아도 훌륭한 업적을 이뤄낸 사람도 있다. 애초에 수치 하나로 인간의 지능을 나타낸다는 건 무리수로 보인다.

 

어떤 사람이 어떤 분야에 왜 재능을 보이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재능은 흔히 결과를 보고 판단한다. 일단 해 본 뒤에 다른 사람보다 잘하면 재능이 있다고 판단한다. 남보다 성취가 빠르므로 본인도 더욱 재미를 느껴 열심히 하고, 이게 반복되면 뛰어난 인재로 성장하는 식이다.

 

재능에는 유전자와 성장 및 교육 환경이 모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미리 알 방법은 없다. 특히 유전자라는 건 워낙에 오묘해서 부모의 재능이 그대로 자녀에게 이어지지도 않는다. 지난 화에서 언급했듯이 앨런 튜링의 경우 조부는 수학을 공부했지만 부친은 수학을 전혀 하지 못했다. 모친은 엔지니어의 딸이었으니 그쪽으로 수학적 재능이 내려왔을 수는 있다.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의 부모는 교육을 받지 못한 노동 계급이었고, 모친은 글조차 읽지 못했다. 하지만 가우스는 어려서부터 수학에 두각을 나타냈고, 결국 수학사에 이름을 새겼다. 물론 가우스의 부모가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지능이 낮았다고 할 수는 없다. 가우스의 부모도 수학에 재능이 있었지만, 환경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다. 베르누이 가문은 다니엘 베르누이, 야코프 베르누이, 요한 베르누이 같은 훌륭한 수학자를 여럿 배출했다. 천재로 유명한 존 폰 노이만의 부친과 조부 역시 머리가 굉장히 뛰어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와 존 폰 노이만.  

 

집중하는 것도 능력

 

어떤 사람을 수학 천재로 만드는 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면 적어도 수학 천재에게서 일반적으로 찾을 수 있는 특징에는 어떤 게 있을까?

 

흔히 많은 천재는 어린 시절부터 특출난 재능을 보인다. 어떤 이들은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에서 다른 사람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가우스나 폰 노이만 같은 경우가 그렇다. 특히 폰 노이만은 책을 통째로 외운다거나 엄청난 계산을 암산할 수 있었다는 일화가 여럿 있을 정도로 압도적인 천재성을 보여 준다. 현재 최고의 수학자로 꼽히는 테렌스 타오(Terence Tao)도 두 살 때 혼자서 사칙 연산을 익히고 다섯 살 때 미적분을 공부했다고 한다.

 

또, 많은 천재가 보여 주는 특징 하나가 집중력이다. 이들은 자신이 호기심을 느끼는 일에 엄청나게 오랜 시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역사상 손꼽히는 천재인 아이작 뉴턴이 이런 특징을 보였다. 연구에 너무 집중하느라 달걀 대신 시계를 끓는 물에 넣었다는 이야기는 어린이 위인전에 단골로 나오는 일화였다. 요즘 위인전에도 나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뉴턴이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만유인력을 떠올렸다며 번득이는 영감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많이 퍼져 있지만, 실제로 뉴턴이 만유인력 이론을 완성한 배경에는 무려 20년에 걸친 연구가 있었다. 뉴턴은 어려서부터 공부한 내용을 꼼꼼히 적어서 정리하는 습관이 있었고,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책을 읽고 또 읽었다.

 

데카르트의 해석 기하학을 공부하던 뉴턴은 처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기초적인 공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최신 학문을 공부하려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뉴턴은 막힐 때마다 앞으로 돌아가 다시 읽는 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고, 결국 해석 기하학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천재와 관련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특징인 창조성이 있다. 이것 역시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이 해내지 못하는 발상을 떠올리거나 다른 사람이 상상하지 못하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능력이라고 하면 얼추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뉴턴을 비롯한 여러 사례처럼 기존의 지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서 나오는 게 보통이다.

 

게다가 이런 특징을 충분히 발휘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시대와 환경에서 살았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타고난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살다 간 불운한 천재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많을까?

 

 

결코 쉬지 않은 위대한 천재 아이작 뉴턴.  

 

예술가에 가까운 수학 천재, 라마누잔

 

영국의 심리학자 앤드루 스텝토가 엮은 책 『천재성과 마음(Genius and the Mind)』(학지사, 2007년)에는 고드프리 하디와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의 성격 특성을 비교분석한 챕터가 있다. 고드프리 하디는 영국의 수학자로 수학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겼다. 하디는 어린 시절부터 총명해 두 살 때 수백만에 달하는 수를 읽고 썼고, 세 살 때 학교에 입학했다. 교회 예배 중에 지루하면 찬송가 번호를 소인수 분해를 하며 놀았다고 한다.

 

라마누잔은 인도의 천재 수학자로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역시 어린 시절부터 수학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제대로 학교도 다니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수학을 공부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열두 살 때는 어떤 이론을 혼자서 만들었는데, 그게 위대한 수학자 오일러가 먼저 한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한 일도 있을 정도다.

 

하디와 라마누잔의 특별한 인연은 유명한 이야기다. 라마누잔은 제대로 수학을 연구하고 싶어 자신이 발견한 수학 정리를 편지에 적어 하디에게 보냈다. 하디는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영국으로 초청해 수학을 연구할 수 있게 돕고 공동 연구도 진행했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난 수학자인데, 하디가 자신의 최대 업적은 라마누잔의 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라마누잔의 천재성은 뛰어났다.

 

이 둘을 비교하면 어떨까? 본문에서는 또 다른 뛰어난 수학자인 존 리틀우드와 재능 있는 젊은 수학 영재들도 함께 비교하고 있다. 그 결과 하디와 리틀우드, 젊은 수학 영재들은 비교적 비슷한 성격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라마누잔은 달랐다. 라마누잔은 여러 지표에서 남들과 다른 극단적인 점수를 보였다. 참을성이 떨어지고 자신 또는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성격 등은 낮았고 자주성과 변화를 추구하는 성격 등은 높게 나타났다. 저자는 라마누잔의 성격 분석을 요약해 “창조적인 예술가의 분석표”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뛰어난 수학자 하디와 뛰어난 수학자가 인정한 천재 라마누잔의 이런 차이는 어디서 왔을까? 유전자? 전혀 다른 두 사람의 가정 환경? 교육의 차이? 정답은 알 수 없다. 하디는 라마누잔이 남들처럼 형식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이득보다 손실이 더 많았을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고드프리 해럴드 하디와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의 이야기는 ‘무한대를 본 남자’라는 영화로 나오기도 했다.

 

수학 천재를 다룬 연구를 더 많이 찾아보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런 연구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천재에 관한 연구, 창조성의 근원에 관한 연구는 어려서 천재성을 보이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절대 다수에 해당하는 보통 사람이 자신이 지닌 창조성을 최대한 많이 발휘할 수 있게 해 주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문헌

앤드루 스텝토 엮음, 조수철 외 옮김, 『천재성과 마음』(학지사, 2007년).

베르너 지퍼, 송경은 옮김, 『재능의 탄생』(타임북스, 2010년).

홍성욱, 이상욱 외, 『뉴턴과 아인슈타인 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창비, 2004년).


고호관

대학에서 건축과 과학사를 공부했다. 《과학동아》 기자, 《수학동아》 편집장으로 일했고, 현재 과학 저술가이자 SF 작가 또는 번역자로 활동 중이다. 『우주로 가는 문 달』을 썼고, 『아서 클라크 단편 전집』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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