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와 젊은 과학자들의 만남
“가장 중요한 건 ‘동기부여’입니다. 연구자가 끈기 있게 연구할 수 있도록 대학이나 정부, 기관 등에서 적절한 연구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부는 기초과학 연구를 옹호하는 입장에 서서 재원을 마련하고 연구자를 격려해야 합니다.” (1998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루이스 이그내로 미국 UCLA 교수) “커다란 호기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세요. 주변의 모든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100% 연구에 매달리면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도교수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제 경우 지도교수가 연구결과를 경청하고 칭찬해줬기 때문에 큰 용기를 얻게 됐습니다.” (2007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페터 그륀베르크 독일 쾰른대 교수) 18일 서울 한양대 백남학술정보관에서 열린 ‘톡!톡! 과학콘서트’는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와 젊은 과학자가 만나는 자리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도 참석해 한국 환경에 대해 소개했다. 또 안종현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이상현 포스텍 연구교수, 김진현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능커넥토믹스연구단 책임연구원 등 3명의 젊은 과학자가 함께 참여해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객석에는 200여 명의 청중이 자리를 메웠다. 대담자로 나선 두 노벨상 수상자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연구에 대한 동기부여와 연구환경 조성, 호기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벨상 수상 비법1. “지원은 하되 연구는 자유롭게” “부모님은 학교에 한 번도 다닌 적 없는 이탈리아 이민자였어요. 7남매를 기르시다보니 교육에 크게 신경 쓸 형편도 못 됐죠. 저도 처음부터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제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왔어요. 부모님이 꼭 연구자여야만 노벨상을 받는 건 아닙니다. 누구라도 뛰어날 수 있어요.” 이그내로 교수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개하며 "노벨상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늘 ‘무엇인가?’ ‘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살았고, 이런 것이 연구하는 데 동기부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연구자의 동기부여를 위해서 중요한 것은 그에 걸맞는 연구환경 조성이라고 이그내로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교육과 훈련의 영향이 크므로 정부가 대학과 협력하고 재정적인 지원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절세를 목적으로 대학이나 기관에 돈을 기부하는 사람이 많아 연구자 입장에서 매우 행운이었다”며 “요즘 세계 경제상황으로 보면 자본이 풍부한 대기업들도 연구부문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기 때문에, 정부 부처가 연구 재원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되 연구자가 무엇이든 마음대로 연구할 수 있는 자유를 줘야 한다"며 "국가가 어떤 방향을 잡아서 이끄는 것은 기초과학 분야에서 절대 생산적인 결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도연 위원장은 “아직 한국에서는 100% 자유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미래에는 한 번 꿈꿔봐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노벨상 수상 비법 2. “자기 만족이 우선, 노벨상은 최고의 부산물” “누구에게나 한 번의 행운은 찾아옵니다. 그 기회를 잘 활용해 결실을 얻어야겠죠. 저 같은 경우도 운이 좋았어요. 노벨상 수상보다도 지도교수 등의 조언을 받아서 연구에 몰입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독일의 경우에는 그런 부분에서 지도교수의 역할이 아주 적극적이에요.” 그륀베르크 교수는 연구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제 경험상 젊었을 때 많은 상을 받은 뒤 노벨상을 수상했다”며 “학생으로서 교수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등의 경험이 쌓이면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그내로 교수도 ‘내적 만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고 실패라고 말해서는 안 되며, 정부는 옹호론자로서 기초과학 연구를 후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또 연구자는 개인의 만족에, 기관은 그 나름의 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나 대학이 젊은 연구자를 열심히 지원하고, 동기 부여를 위해 노력하는 생각해야 한다”며 “대학 등이 리더십을 발휘에 좋은 성과를 낸 젊은 연구자를 해외 무대에 진출시키는 등 다양한 경험을 쌓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도연 위원장은 “한국의 경우 지난 5년간 전체 연구개발비가 50% 늘어났는데, 기초과학 분야만 보면 250%나 늘었다”며 “현재 한국 연구자들 수준은 최상위권이라고 생각하며, 노벨상 수상의 위치에 서기까지 한국 연구자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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