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6일 수요일

부모·자녀, 인정과 격려가 필요한 동행관계

부모들에게 지금 부모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질문하면 거의 대부분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능력이 없어서 제대로 못한다고 한다. 또는 능력 없는 부모라서 자신의 자녀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도 종종 한다.

부모들이 말하는 ‘부족한 능력’은 자녀에게 필요한 교육을 충분히 시킬 수 있는 재정적인 능력 부족, 일로 바빠서 자녀와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 것, 자녀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 자녀의 마음을 잘 몰라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등등이다. 그런데 이 부족하다는 능력은 모두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고 지원해주어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정말 부모란 자녀에게 물질적 지원, 시간적 지원, 정보 지원,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기만 하는 역할일까?

물론, 자녀가 아기일 때는 부모가 많은 것을 지원해 주어야 하지만, 곧 자녀는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하기를 원하며 스스로 하는 존재로 성장하게 되어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관계는 아주 짧은 기간뿐이고 대부분의 시간은 부모와 자녀가 한 가족으로 함께 살아간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인데, 상대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상대의 다양성 앞에서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모와 자녀 관계라는 이유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부모나 자녀가 자신의 관점에 맞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틀렸다고 믿는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도 같은 점보다는 다른 점이 많으니 하물며 부모와 자녀는 얼마나 다른 존재이겠는가? 그래서 부모와 자녀는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을 바라볼 때 내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으므로 부모와 자녀가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채워준다면 행복하게 각자의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단하고 힘든 생활일지라도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주는 부모(자녀)가 있다면 외롭지 않고 행복해 하며 자신을 좀 더 발전시키고자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딸아이가 “엄마가 끓여준 찌개가 더 맛있다”는 말에 바쁜 와중에도 더 열심히 반찬을 만드는 내 모습에서 딸아이의 인정과 격려가 내게 미치는 영향력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딸아이에게도 나의 인정과 격려는 아주 큰 영향력을 발휘하여 딸아이를 더 발전시키게 될 것이다. 내 아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말은 어떤 것일까? 내 아이를 더 발전시키게 할 수 있는 말은 어떤 것일까? 한번 생각해 보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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