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일반고생 비중은 해마다 떨어지는데 5개 특구 일반고생 비율은 되레 증가

서울대 2011~2013 전형별 합격자 분석

'정시 합격자' 상위 일반고 6곳 모두 강남구 소재

한국일보
서울대 등 주요 대학에 진학하려면 자녀를 특목고나 자율형 사립고에 보내거나 최소한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교육 특구 일반고에는 보내야 한다는 인식이 학부모 사이엔 널리 퍼져 있다. 18일 최초로 공개된 서울대 전형별 입학생 자료를 보면 교육 특구 일반고생이 정시 합격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수시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통념을 확인시켜 준다. 2015학년도부터 정시 선발 비중과 수능 성적 반영비율을 확대하기로 한 서울대 전형안은 이러한 쏠림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2011~2013학년도 서울 지역 전형별 서울대 신입생 현황'에 따르면 외고ㆍ국제고ㆍ과학고ㆍ영재학교 등 서울 특목고 출신이 신입생 중 차지하는 비중은 2011학년도 28.1%, 2012학년도 28.1%, 2013학년도 28.5%로 10명 중 3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일반고 학생은 2011학년도 631명(54.6%), 2012학년도 690명(55.5%), 2013학년도 609명(50.9%)으로 비중이 다소 떨어졌다. 자사고 진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반고 합격생 중 강남ㆍ서초ㆍ송파ㆍ양천ㆍ노원구 등 소위 5개 교육 특구 출신 학생의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정시모집에서 일반고 합격자 중 5개구 출신 비율은 2011학년도 69.4%, 2012학년도 73.0%, 2013학년도 81.8%로 늘었고,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역시 같은 기간 59.3%, 65.7%, 67.9%로 늘어났다. 심지어 교육낙후 지역을 안배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수시 지역균형선발 전형조차 교육 특구 출신이 2011학년도 19.8%, 2012학년도 32.5%, 2013학년도 36.4%로 비중이 높아졌다.

또 201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낸 서울 지역 학교 상위 11곳 중 외고ㆍ자사고를 제외한 일반고 6곳 모두 강남구에 자리잡고 있다.

교육 특구 학생들이 정시 모집 합격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이 지역 학생들이 학생부 등에선 불리할지 모르지만 수능에서 강세를 보여 정시에 유리하다는 일반적인 예상을 구체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대학들이 수능 점수만이 아닌 잠재력을 보고 학생을 선발하자는 취지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도입했지만 이 역시 '사교육 업체를 통한 스펙 만들기'로 전락, 결국 강남 등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나온 지 오래다.

서울대의 전형 변화로 인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는 14일 ▦문ㆍ이과 교차지원을 확대해 문과생들의 의대ㆍ치의대ㆍ수의대 진학을 허용하고 ▦정시모집군을 '가'군으로 앞당기고 정시모집 인원을 늘리고 수능만으로 선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1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을 발표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가 정시 비중 및 수능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서울 지역에서도 교육 여건이 좋은 교육 특구 학생들의 서울대 진학률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