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논술 축소됐지만…더 좁아진 대학 문

서울대에 이어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이 15일 발표한 '2015학년도 입시안'은 수시모집의 논술 전형 선발인원을 축소하고 학생부 비중을 높이는 한편 우선선발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연세대와 고려대는 정시모집 모집군을 서울대가 있는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하고 이화여대는 현행 모집군인 '가'군을 고수하는 등 대학입시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연세대는 논술시험을 치르는 수시모집 일반전형 선발인원을 올해(833명)보다 10% 줄인 750명을 선발한다. 또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모두 우선선발제도를 폐지하고 국제 계열 모집인원을 종전 313명에서 393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려대 역시 수시 일반전형 논술 선발인원을 1366명에서 1277명으로 소폭 줄이는 한편 논술 반영 비중도 70%에서 45%로 낮췄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비율을 24.4%에서 34.6%로 상향했다. 이밖에도 수능시험 자연계 응시자도 인문계열 모집단위 교차지원을 허용한다.

이화여대는 수시 논술전형 선발비율을 10%정도 축소하고 정시선발 비율도 36%에서 40%로 소폭 상승했다. 학생부 중심 전형은 570명에서 850명으로 확대하고 내년에 처음으로 선발하는 의예과는 정시에서 인문계학생도 선발한다. 모집군은 '가'군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대학들의 논술전형 선발인원이 줄어들 경우 논술에 대한 경쟁률이 더 높아져 실질적인 논술 영향력이 확대되는 등 대학 입시가 더 치열해 질 수 있다며 우려했다.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논술이 축소되고 수시에서 우선선발이 폐지됐다고 해서 논술 영향력이 축소됐다고 해석하기는 힘들다"며 "오히려 모집 인원이 줄어 수시에서 논술에 대한 경쟁률이 높아져 합격선이 과거에 비해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오종운 평가이사도 "서울대가 정시에서 논술을 폐지하면서 현장에서는 다른 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에서 논술이 대폭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쳐 입시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며 "논술이 축소됐지만 우선선발 방식이 폐지되면서 논술 영향력이 더 커졌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인문계열의 의대 교차지원 허용 등으로 인문계열 상위권 학과의 커트라인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대표는 "서울대와 이화여대가 인문계열의 의대 교차지원을 허용하면서 최상위권의 인문계열 학생들이 의대에 지원할 경우 상위권 대학의 인문계열 커트라인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은 과거보다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 평가이사도 "인문계열의 의대 교차지원이 허용 되면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 지원이 늘어나 경쟁률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며 "반면 내년 입시에서 의대 선발인원이 1000여명 정도 늘어나기 때문에 보합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등 의대 합격선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 선발인원이 늘면 재수생도 늘어나 경쟁률이 더 높아지는 등 커트라인 예측이 더 어려워져 대학 입시 자체가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있다"며 "인문계열의 경우 커트라인이 낮아지겠지만 자연계열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화여대가 모집군 변경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 임 대표는 "그동안 연대, 고대, 이대가 같은 모집군에 있어 우수학생을 빼앗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같은 모집군에서 경쟁을 하기 보다는 피하는 게 우수학생을 유치하기에 더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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