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8일 화요일

방정식의 역사와 일화

2+□=5, 2x-5=3과 같은 식을 방정식이라고 한다. 방정식은 중학교에서부터 배우는 내용으로 수학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1859년에 이선란과 영국에서 온 선교사 위열아력이 equation을 방정식이라고 변역하면서 이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지만, 방정(方程)이라는 말은 2천여 년 전인 중국 한나라 때의 수학책인 구장산술에 이미 등장하고 있으니, 동양에서든 서양에서든 방정식의 역사는 수학의 역사만큼이나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방정식의 풀이 방법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이차방정식은 이미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도 등장한다. 240년에서 330년경까지 살았던 그리스의 수학자 디오판투스는 도형을 이용하지 않고 기호를 사용하여 이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차방정식은 두 개의 답을 가진다. 그러나 디오판투스 시대에는 그런 사실을 모르거나 혹은 인정할 수 없었다. 디오판투스 역시 양수인 답이 두 개 나오면 큰 것만을 답으로 인정했고 또 음수이거나 무리수인 답은 인정하지도 않았다. 또한 그는 지금과 같이 일반적인 이차방정식의 풀이 방법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어쨌든, 디오판투스는 방정식을 좋아해서 그의 비석에는 그림에서와 같은 글이 쓰여 있다. 이 비석의 글은 훌륭한 일차방정식 문제가 된다. 디오판투스가 몇 살까지 살았는지를 여러분이 방정식을 세워서 알아보아라.

인도인들은 음수나 무리수도 이차방정식의 답으로 인정하였으며, 이차방정식은 두 개의 근을 가진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인도인들은 방정식을 풀 때 ‘거꾸로 생각하기’ 방법을 사용하곤 하였다. 아라비아의 알콰리즈미는 이항과 동류항 정리 방법을 이용하여 이차방정식을 풀었는데, 이것은 인도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알콰리즈미의 독창적인 생각인 것 같다. 3차방정식의 풀이법의 발달에는 불쌍한 수학자 타르탈리아와 사기꾼 수학자 카르다노가 관련되어 있다. 그리스 시대에 이미 아르키메데스가 3차방정식의 풀이법에 대해서 연구한 바 있으며, 1515년경에 페로라는 수학자가 특별한 3차방정식의 풀이법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타르탈리아가 3차방정식의 풀이법을 발견하였다고 주장하였으며, 타르탈리아와 페로의 제자인 피어가 공개 시합을 가졌다. 시합 결과 타르탈리아가 완전한 승리를 거두어 그의 명성이 자자하게 되었다.1500년 경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타르탈리아는 원래 이름이 폰타나(Nicolo Fontana)이다. 그가 6살쯤 되었을 때 그가 살던 브레시아라는 마을에 프랑스군이 침입하였다. 그 때 그는 아버지의 품에 안겨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건졌으나 머리가 깨지고 턱이 갈라지는 불행을 겪었고 그 상처로 말을 더듬게 되었다. 타르탈리아라는 이름은 ‘말더듬이’라는 그의 별명이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보름 동안 학교에 보냈는데 타르탈리아는 그 때 습자본 하나를 훔쳐 그것을 가지고 읽고 쓰는 법을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종이를 살 돈이 없어서 공동묘지의 묘비에 돌멩이로 글을 쓰면서 공부하였다고 하니, 타르탈리아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행복하게 공부하고 있는가? 그런 피나는 노력 끝에 30살이 되기도 전에 베니스의 수학 교수가 되었으니, 우리가 본받을 만한 인물이라 하겠다.

타르탈리아가 유명해지자 카르다노(Girolamo Cardano)라는 수학자가 타르탈리아에게 와서 3차방정식을 푸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간청하였다. 타르탈리아는 카르다노의 간청에 못 이겨 ‘비밀을 지키겠다’는 맹세를 받고 3차방정식을 푸는 중요한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카르다노는 1545년에 “위대한 술법”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타르탈리아의 3차방정식의 풀이법을 자신의 것인 양 발표해 버렸다. 화가 난 타르탈리아가 항의했지만 소용없었고, 그래서 타르탈리아와 4차방정식의 풀이법을 발견한 카르다노의 제자인 페라리와 논쟁했으나 패하고 말았다. 그 후 타르탈리아는 시름시름 앓다가 1557년경에 세상을 떠났다. 

카르다노는 1501년에 파비아(Pavia)에서 변호사의 사생아로 태어나 의사의 직업을 갖고 수학을 연구하고, 수학을 이용하여 주사위 도박에서 많은 돈을 벌기도 하였다. 그는 또 뛰어난 점성가가 되기도 하였는데, 1576년 자살하게 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별점으로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였는데 죽음의 날에 죽지 않게 되자 자살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가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뛰어나고 다재다능했던 것만은 분명하며, 확률 등 수학의 발달에 기여한 바도 크다.


그 후 5차 이상의 방정식의 풀이 방법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었으며, 아벨과 갈루아같은 불운한 천재 수학자들이 그러한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그러므로 방정식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발전해 온 것이며, 많은 수학자들의 기쁨과 불행과 어려움이 녹아 있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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