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8일 화요일

피보나치 수열



해바라기 꽃도 수학을 한다-

다빈치코드”라는 소설의 70쪽에는 13-3-2-21-1-1-8-5 와 같은 암호문이 나온다. 이 암호문에 나와 있는 수를 작은 수부터 순서대로 쓰면 1-1-2-3-5-8-13-21과 같이 된다. 이 수의 열은 앞의 두 수의 합이 그 다음 수가 되는 규칙에 따라서, 즉

1+1=2, 1+2=3, 2+3=5, 3+5=8, 5+8=13, 8+13=21

과 같이 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규칙에 따르는 수의 열을 피보나치수열이라고 부른다. 이제 피보나치는 어떤 사람이고 이런 수열은 왜 중요한지를 알아보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1170?-1250?)는 피사의 레오나르도라고도 한다. 피사에는 기울어지는 것으로 유명한 피사의 탑이 있다. 이 피사의 탑을 만들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비슷한 1170년경에 피보나치는 상업 도시였던 이탈리아의 피사에서 태어났다. 그는 상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어려서부터 산술에 흥미를 가졌으며 일찍이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로 이사를 갔다. 그 후 그는 알제리아, 이집트, 시칠리아, 그리스, 시리아 등으로 여행을 하면서 인도 기수법과 아라비아의 계산 방법, 지식을 배우게 된다. 로마의 수 체계보다 인도와 아라비아의 수 체계와 계산 방법이 우수한다는 것을 깨달은 피보나치는 1202년에 고향으로 돌아와서 유명한 “산반서”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온다.

한 쌍의 토끼가 있다. 이 한 쌍의 토끼는 매달 암수 한 쌍의 새끼를 낳으며, 새로 태어난 토끼도 태어난 지 두 달 후부터 매달 한 쌍씩의 암수 새끼를 낳는다고 한다. 갓 태어난 한 쌍의 토끼로부터 1년이 지나면 토끼는 모두 몇 쌍이 될까? 여러분도 다음 내용을 읽어보기 전에 이 문제를 한 번 풀어보고 나서 다음 이야기를 읽었으면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매 달 토끼가 몇 쌍 있는지를 세어보면 다음과 같은 수의 열을 얻을 수 있다.


1, 1, 2, 3, 5, 8, 13, 21, 34, ...

이 수의 열은 앞의 두 수를 합한 것이 그 다음 수가 되는 규칙이 있다. 이 문제의 풀이에 나오는 이와 같은 수의 열을 나중에 루카스라는 수학자가 “피보나치수열”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피보나치수열이 자연 현상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채송화와 딸기꽃의 꽃잎은 5장, 코스모스와 모란은 8장, 금잔화는 13장, 치커리는 21장 등과 같이 대다수 꽃의 꽃잎 수는 피보나치수열에 있는 수 중의 하나가 된다. 해바라기 꽃의 씨앗에서도 피보나치수열을 찾을 수 있다. 해바라기 꽃의 씨앗을 자세히 살펴보면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나선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나선의 수는 해바라기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시계 방향으로 21개와 반시계 방향으로 34개, 또는 34개와 55개 같이 이웃한 두 개의 피보나치 수이다. 선인장에서도 이런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아름다운 앵무조개를 비롯한 바다 생물의 껍질에도 피보나치수열이 있다. 다음 그림은 한 변의 길이가 1, 1, 2, 3, 5, 8, 13인 정사각형을 이어 붙인 다음 각각의 정사각형에서 사분원을 그려 만든 황금나선이다. 이런 황금나선이 바로 앵무조개의 나선의 정체이다. 피보나치수열은 지난 주에 살펴 본 황금비율과도 관계가 있다. 피보나치수열의 앞의 수로 바로 이웃한 다음 수를 나누어 보자.

1÷1=1, 2÷1=2, 3÷2=1.5, 5÷3=1.666, 8÷5=1.6, 13÷8=1.625
그러면, 이 값들은 점점 황금비율인 1.618에 가깝게 된다.


피보나치수열에 이와 같은 신비한 현상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많은 수학자들이 이 수열의 성질을 연구하고 여러 분야에 이를 이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피보나치는 중세의 대표적인 수학자로 손꼽힌다. 그러나 혼자서 위대한 업적을 이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조금씩 고치고 보완해서 새로운 발명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학의 역사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피보나치가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피보나치수열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도 피보나치가 고향을 떠나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인 탓일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쓰던 로마 숫자만 고집했다면 인도의 숫자가 유럽으로 전파되지 않았을 것이며 수학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도 못했을 것이다. 탈레스나 피타고라스 역시 이집트나 바빌로니아 등 여러 곳을 여행하거나 포로 생활을 하며 돌아다녔고 거기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에 위대한 수학자가 될 수 있었다. 이제 FTA라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 놓이게 된 우리로서도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보고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우리나라나 외국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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