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1에서 100까지의 수를 더하는 문제나 2+4+6+ …+100의 합을 구하는 문제를 가끔 보게 된다. 그러면서 10살짜리 가우스가 이 문제를 간단히 풀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된다. 사실, 수학 문제를 풀다 보면 이와 같이 연속된 수들의 합을 구하는 경우가 자주 등장하게 되고 가우스의 방법은 아주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러면 수학자 가우스는 어떤 사람인가?
가우스(1777-1855)는 19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이며 아르키메데스, 뉴턴과 더불어 3대 수학자로 꼽힌다. 가우스는 수학의 왕이라고도 불리우는데, 당시 훔볼트 백작이 라플라스에게 독일 최고의 수학자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라플라스는 파푸라고 대답하였다. 내심 가우스이기를 기대했던 훔볼트는 무척 실망하여 “그래도 가우스가 있지 않습니까?” 라고 물었다. 그때 라플라스는 “가우스는 세계 제 1의 수학자이지요.” 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위대한 수학자는 1777년에 독일의 브룬스비크에서 아주 가난하고 교육열이 없는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였지만 아버지의 관심을 받지는 못하였고 아버지는 그가 벽돌공이나 정원사가 되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어머니와 삼촌의 격려와 도움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우스에 대한 유명한 일화는 다음과 같다.
가우스가 10살 때, 선생님은 학생들을 조용히 하게 하려고 1부터 100까지 더하라고 하였다. 다른 아이들은 1에서 순서대로 계속 더하고 있는데 가우스는 거의 즉시 답을 제출하였다. 선생님은 가우스가 그렇게 빨리 답을 낸 데 대해 화가 났지만, 답이 정확한 데 대해 또 놀라고 말았다.
가우스는 단순히 빨리 계산을 한 것이 아니라 이것을 간단히 계산하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가우스는 하나씩 커지는 수를 더하는 것이라는 데 주목하여,
1+2+3+… +98+99+100=(1+100)+(2+99)+(3+98)+…+(50+51)
=101×50=5050 과 같이 계산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홀수개의 수를 더할 때 약간 곤란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방법이 더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가우스는 말년에 자기는 말보다 계산을 먼저 배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아주 이른 나이에 계산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였다.
가우스는 괴팅겐 대학에 다니던 19살에 자와 컴퍼스로 원에 내접하는 정 17각형을 작도하는 방법을 발표하였는데, 그 당시 그는 자신의 전공을 고대어로 할 것인지 수학으로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가 정 17각형의 작도를 발표한 후 수학자가 되기로 결심하였다고 한다.
괴팅겐 대학에 다닐 당시 볼야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가우스의 어머니가 이 친구에게 가우스의 장래성을 물었을 때 그는 가우스가 유럽 제일의 수학자가 될 것이라고 말해서 어머니는 눈물바다가 되도록 울었다고 한다. 친구를 알아주는 것이 흡사 관포지교와 같다고나 할까? 가우스의 재능이 그토록 뛰어나더라도 그의 재능을 알고 밀어 준 어머니와 삼촌의 도움, 그리고 이런 친구가 없었더라면 가우스는 어쩌면 평범한 벽돌공이 되어버리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우스는 수학에서 중요한 여러 사실을 발견하고 증명하였지만, 소행성 퀘레스의 궤도를 찾아내고 궤도 계산도 하는 등 천문학, 전기학 등에서도 중요한 공헌을 하였다. 그가 30살이 되었을 때 괴팅겐 대학의 천문대장이 되었고 이것이 그의 평생 직업이 되었다고 하니 천문학에 대한 그의 기여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우스는 유명해지거나 부자가 되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고 오직 자신의 만족감 때문에 수학에 몰두하였다. 그런데, 수학과 과학에서 가우스가 손대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할 정도로 여러 방면에 연구를 한 가우스는 아주 소심한 마음을 가졌고 완벽한 것을 좋아해서 스스로 완전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보다 못한 수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무척 싫어하였다. 그래서 혼자 연구하는 것을 좋아하였고 제자를 가르치는 데에도 소홀하였다고 한다.
가우스와 관련된 유명한 사람이 또 있는데, 바로 제르멩이라는 여성 수학자이다. 가우스가 처음 “정수론 연구”라는 책을 출판하였을 때 가우스는 르 블랑이라는 프랑스 사람으로부터 편지를 받았고 그 편지의 내용이 가우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다가 프랑스 군대가 가우스가 사는 마을로 쳐들어오게 되었고 르 블랑이 군대 장관에게 부탁하여 가우스의 신변을 보호해 줄 것을 요청한 후에 가우스는 르 블랑이 제르멩이라는 여성 수학자임을 알게 되었다. 이후 두 사람은 아주 친한 학문적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여자들은 음악이나 미술을 배우고 집안 일을 하기를 강요받던 시대라서 여자가 수학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제르멩이 훌륭한 업적을 쌓았어도 여자라는 이유로 상도 받을 수 없었다. 가우스가 이를 안타깝게 여겨서 많은 노력을 한 결과 드디어 제르멩에게 상을 수상하기로 하였다. 또한 제르멩이 죽은 다음에는 가우스의 노력에 의하여 괴팅겐 대학의 명예박사 학위가 수여되기도 하였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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