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수요일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힐베르트의 23가지 문제

힐베르트의 23가지 문제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미래의 수학 발전에 방향을 제시한<br>수학자 힐베르트의 23가지 문제

오늘날의 수학은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인문, 사회과학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며 거의 모든 학문과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듯 수학의 새로운 분야들은 인류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 가고 있는데, 그 시작은 바로 힐베르트1)가 제안한 23개의 문제이다. 이 23개의 문제들이 각각 현재 과학 발전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하나씩 집어내기는 어렵다. 오래전 과거에 있었던 소수의 발견이 현재 정보통신분야의 암호로 활용되고 있듯이, 수학 이론을 응용하기 위해서는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플러의 추측이 원자 결정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경제 이론, 디자인, 건축학에 응용되는 것처럼 수학 이론의 응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수학이야말로 기초과학분야의 기본 토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힐베르트가 제안한 23개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힐베르트의 23가지 문제.

19세기 교통의 발달, 수학 발전 앞당겨

19세기에 들어서자 수학은 공간의 수리적인 성질을 연구하는 기하학과 수 대신 문자를 쓰거나 수학 법칙을 간단명료하게 나타내는 대수학, 그리고 주로 함수를 다루는 해석학 등의 모든 분야에서 놀랄만한 업적을 이루었다. 이 발전의 크기는 그 이전의 어떤 세기에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게다가 교통의 발달로 교류가 점차 확대되자, 두 사람 사이에 몇 달씩 걸리던 편지의 교환도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게 됐다. 19세기의 이런 여러 가지 변화에 힘입어 수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잡지가 출판되기 시작했고, 수학자들끼리 개인적인 왕래도 증가했다. 또한 유럽의 각 나라와 미국에서는 수학학회와 수학자들의 국제적인 모임이 만들어지면서 서로간의 교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됐다.
각각의 학회에서 활동하던 여러 나라의 수학자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새로운 이론의 발굴, 풀리지 않는 난제의 해결 등의 협력을 위해 국제적인 수학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1893년 국제수학자 학술대회를 시카고에서 개최했다. 이 모임은 4년 뒤인 1897년에 공식적인 수학자들의 정기 학술대회로 자리 잡게 됐는데, 그 모임의 이름이 바로 국제 수학자 회의(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 ICM)이다. 이 대회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1980년대 후반까지 지속됐던 냉전으로 잠시 중단된 경우를 빼고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이 대회가 처음 열린 곳은 스위스의 취리히였고, 두 번째는 1900년 프랑스의 파리였다. 2010년에는 인도의 하이데라바드에서 개최되었고,2014년에는 우리나라의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 대회가 유명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는 1900년 회의에서 발표된힐베르트의 23개 문제 때문이고, 둘째는 바로 이 대회에서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여하기 때문이다.

힐베르트, 수학의 황제로 등극

힐베르트는 1900년 인류의 문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23개의 문제에 대해 강연한다.
19세기 후반, 수학의 폭발적인 발전과 수학자들의 교류 증가로 수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수학자들은 더욱더 늘어났지만, 어느 누구도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수학의 미래를 예측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수학의 미래를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은 어떤 문제가 수학적으로 의미가 있고 문명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문제인가를 판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특히 수학자들은 수학의 황제 가우스2)가 죽자, 두 번 다시 그런 인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 당황했다. 하지만 얼마 후, 프랑스의 앙리 푸앵카레(Henri Poincare, 1854~1912)와 독일의 힐베르트가 등장하며 수학자들의 이러한 걱정은 해결됐다.
20세기가 시작되는 첫 해인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게 된 국제 수학자 회의(ICM)는 그 당시 기하학의 기초 확립으로 유명하던 수학자 힐베르트에게 기념강연을 부탁했다. 힐베르트는 당시에 복잡하게 얽혀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던 수학의 미래를 전망하는 강연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그는 수학뿐만 아니라 인류의 문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23개의 문제를 선택했다. 힐베르트는 자신이 선택한 23개의 문제가 다가오는 100년 동안 수학자들을 바쁘게 만들 것이며, 미래의 수학 발전에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힐베르트가 제시한 23개의 문제

힐베르트의 23개 문제3)는 수학에서 다루고 있는 각각의 전문분야에서 중요한 것만을 선별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그 가운데 여러분이 많이 들어 봤을만한 두 가지를 간단히 소개하겠다.

암호 체계의 비밀, 리만 가설

리만가설로 알려진 8번째 문제가 참이라면 소인수분해를 이용한 오늘날의 암호방식은 쉽게 뚫릴 것이다. <출처: gettyimages>
먼저 리만가설4)로 알려진 문제 8을간단히 해석하면, 결국 주어진 수보다 작은 소수들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는 가설이다. 이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10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힐베르트는 이 문제가 해결되면 쌍둥이 소수의 쌍이 한없이 있다는 예상도 증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쌍둥이 소수는 소수 가운데 3과 5, 5와 7, 11과 13 등과 같이 연속한 두 소수의 차이가 2인 소수이다.)
만일 리만가설이 참이라고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해하기쉬운 예를 들어 알아보자. 예를 들어, 10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는 2, 3, 5, 7로 4개인데, 이렇게 어떤 수보다 작은소수의 개수를 찾는 방법을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하자. 이제, 100보다 작은 소수의 개수를 알고 싶다면 그 공식에 100을 대입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즉, 100보다 작은 소수가 25개이므로, 25개의 소수를 모두 찾았을 경우 더 이상 찾을 필요가 없고, 25개 보다 적게 찾았을 때는 좀더 찾아 보아야할 것이다.따라서 아무런 제한 없이 하나하나 소수를 찾는 것 보다는 소수를 찾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
소수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오늘날 우리가 소수를 암호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은행에 개설해 놓은 통장의 비밀번호나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각종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거의 대부분 소수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이와 같이 소수를 이용한 암호방식인 공개키 암호 방식은 매우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지만 그 원리는 다음과 같이 아주 간단하다.
두 소수 p=47과 q=73의 곱이 3431임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만, 거꾸로 3431을 소인수 분해해 두 소인수 47과 73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개키 암호방식은 이 원리를 이용해 아주 큰 두 소수 p, q를 비밀로 하고, 그의 곱 n=pq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p와 q가 각각 130자리 정도의 소수라면 현재의 계산 방법과 컴퓨터로 이것을 푸는 데 약 한 달이 걸리며, 각각 400자리라면 약 10억년이 걸린다고 한다.
공개키 암호체계를 뚫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어떤 수를 빠르게 소인수분해(주어진 합성수를 소수의 곱의 꼴로 나누어 소인수들의 곱으로 나타내는 과정)하는 것인데, 소인수분해를 빠르게 하려면 먼저 어떤 수가 소수인지 아닌지 알아야 한다. 이때 리만가설이 참이라면 소수인지 아닌지를 좀더빠르게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이 제공되는 것이므로 소인수분해를 이용한 오늘날의 암호방식은 쉽게 뚫릴 것이다.

과일을 최적으로 쌓아라, 케플러의 추측

최적의 과일 쌓기. 단순해 보이는 과일 쌓기에도 수학이 들어있다. <출처: gettyimages>
힐베르트의 문제 18은 합동인 다면체(평면 다각형으로 둘러싸인 입체 도형)로 공간을 완전히 채우는 것이다. 이 문제는 영국의 항해 전문가인 월터 랠리 경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1590년대 말 항해하기 위해 배에 짐을 싣던 중, 자신의 조수였던 토머스 해리엇(ThomasHarriot, 1560~1621)에게 배에 쌓여 있는 포탄 무더기의 모양만 보고 그 개수를 알 수 있는 공식을 만들라고 했다. 수학자였던 해리엇은 특별한 모양으로 쌓여 있는 포탄의 개수를 계산하는 공식을 찾았다. 그는 더 나아가 배에 포탄을 최대한 실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 당시 최고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에게 편지를 보냈다.
케플러는 이 문제를 1611년 자신의 후원자인 존 와커(John Wacker)에게 바친 [눈의 6각형 결정구조에 관하여]라는 논문에 처음으로 거론했다. 이 논문에서 케플러는 평면을 일정한 도형으로 채우는 문제를 생각했는데, 평면을 완전하게 채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도형은 정삼각형이라는 사실로부터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자.
같은 크기의 동전 여러 개를 평평한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움직여 붙여보자. 동전의 밀도 즉, 전체 공간에 대해 동전이 차지하는 공간의 비율을 가장 높게 배열하는 방법은 하나의 동전이 6개의 서로 다른 동전들로 둘러싸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동전들을 정육각형 형태로 규칙적으로 배열하면 평면을 덮을 수 있다. 각 정육각형의 일부는 원이 차지하고 있고, 일부는 빈 공간으로 남아 있다. 정육각형은 정삼각형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삼각형의 밀도를 계산하기만 하면 이 배열의 밀도를 구할 수 있다.여기서 자칫 어려워 질 수 있는 밀도 계산법은 생략하겠다. 결과적으로 동전을 정육각형 모양으로 배열하면 평면의 약 90.7%를 덮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정사각형 모양으로 배열하면 평면의 약 78.5%를 덮을 수 있다.
케플러는 물질을 구성하는 작은 입자들의 배열 상태를 연구하던 중, 부피를 최소화 시키려면 입자들을 어떻게 배열시켜야 할지를 생각했다. 모든 입자들이 공과 같은 구형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쌓는다 해도 사이사이에 빈틈이 생긴다. 문제는 이 빈틈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쌓인 공이 차지하는 부피를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케플러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그 효율성을 일일이 계산해 보았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측만을 남겨 놓게 됐다. 이러한 케플러의 추측은 약 400년 동안이나 수학자들을 괴롭히다가, 결국 1998년에 미시건 대학의 토머스 해일스(Thomas Hales)에 의해 증명됐다.
케플러의 추측.
그렇다면 케플러의 추측이 현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1883년 화학자 윌리엄 발로(William Barlow, 1845~1934)는 케플러의 추측과 같이 멜론을 쌓는 최적의 방법이 원자의 구조와 배열과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수년간 연구한 끝에 영국의 과학 잡지 <네이처(Nature)>에 다섯 가지 형태의 원자 배열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 다시 말하면 최적의 멜론 쌓기는 결정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이다. 또한 최적의 과일 쌓기 모델은 단순하게는 물품을 컨테이너 안에 쌓는 데에 활용되기도 하고,경영분야의 기본원칙인 '이윤 최대화와 비용 최소화' 등에까지 응용된다. 현재에도 응용분야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번엔 케플러의 추측과 연관이 있는 최소 겉넓이 문제를 살펴보자. 수박을 비롯한 과일들은 왜 거의 둥근 모양을 하고 있을까? 모든 과일은 번식을 위해 과육의 부피를 최대로 하면서 겉넓이를 가장 작게 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그 결과, 과일들은 수분 손실이 적으면서도 과육을 최대로 가질 수 있는 공 모양이 된 것이다.
1933년 영국의 수학자 라도(Rado, 1906~1989)는 이 문제를 곡면으로 확장시켰다. 이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극소곡면의 원리’라는 고차원적인 수학은 생략하고, 이 원리가 실제로 적용되는 비누막을 간단히 소개한다. 비눗물로 비누막을 만들면 비누막은 곡면을 가능한 작게 형성하려는 극소곡면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많은 건축물들이 만들어졌는데, 그 중 1972년 독일에서 열린 뮌헨 올림픽 경기장이 가장 대표적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수영경기장인 ‘워터큐브’ 역시 이런 성질을 이용했다.

미해결 문제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의 수학자들은 대부분의 주요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했던 18세기 후반의 수학자들의 주장과, 19세기 말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공표했던 힐베르트의 주장이 모두 옳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새로운 이론의 등장과 더불어 훌륭한 성과가 수학에서만 매년 약 30만개 이상에 이르고 있으며, 풍성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분야와 수학자들을 유혹하는 매력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현재 힐베르르가 제시한 23개의 문제 중 12개가 해결되고 나머지 11개 문제는 부분적으로 해결 됐거나 미해결 된 상태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학자들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수학자들의 끊임없는 도전은 수학을 더욱 풍성하고 알차게 하기 때문에 수학은 쉬지 않고 전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에 대해 여러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수학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수학세상’이 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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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면상의 거리

구면 상의 거리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지구 상에서 멀리 떨어진<br>두 도시까지의 거리는 어떻게 구할까?

2차원 혹은 3차원 공간에서 두 지점 사이의 거리 공식을 학교에서 공부하지만,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어느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에는 익숙하지 않다. 지구의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직교좌표에서 두 점 사이의 거리 - 피타고라스 정리로 구한다

중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좌표평면 위에 존재하는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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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표평면 위의 두 점P( x 1, y 1), Q( x 2, y 2)가 주어져 있으면, 두 점 사이의 거리 d 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 실제로 삼각형 PQH가 직각삼각형이므로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 거리 d 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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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축이 직교하지 않는 경우? 코사인 법칙으로 구한다

평면좌표의 두 축은 원점에서 직교하지만, 두 축이 직교하지 않는 좌표도 존재한다. 아래 그림과 같이 가로 축과 세로 축이 θ 의 각으로 만나는 경우, 좌표평면 위에 존재하는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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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축이 직교하지 않는 좌표평면 위의 두 점P( x 1, y 1), Q( x 2, y 2)가 주어져 있으면, 두 점 사이의 거리 d 는 코사인 법칙을 이용하여 구할 수 있다. 실제로 삼각형 PQH의 한 내각의 크기가 π - θ 이므로, 코사인 법칙에 의해서 거리 d 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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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면에서의 코사인 법칙은?

지구본 위에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기에 앞서, 앞에서 살펴본 두 지점 사이의 거리 공식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고대 그리스 시대 이후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일반화한 것이 코사인 법칙이고, 코사인 법칙의 특수한 경우가 피타고라스 정리이다. 따라서 앞에서 소개한 두 지점 사이의 거리는 결국 코사인 법칙을 이용하여 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구본에서 임의의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지구본이 구면이므로 구면에서 성립하는 코사인 법칙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이제 구체적으로 구면에서의 코사인 법칙에 대해 살펴보자.
고대 그리스 시대의 경우, 우주는 지구를 중심으로 천구 상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천체는 이 천구 상에 한 개의 점으로 나타나는데, 매일 이러한 점들이 지구를 회전하고 그 위치를 조금씩 다르게 하고 있다. 천구 상에서 이러한 점들의 관계를 살피기 위해 코사인 법칙은 매우 유용한 도구로 인식하였다. 그 이후 구면 코사인 법칙에 대한 주제는 8세기부터 14세기까지에 걸쳐 이슬람 인들이 세계 각 지역에서 메카의 위치를 찾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구체적인 발전을 이룩하였다.
구면에 세 점 A, B, C가 결정이 되면 선분AB는 구의 중심을 원의 중심으로 하는 대원의 일부분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삼각형을 구면 삼각형이라고 하는데, 이를 이용하여 구면에서의 코사인 법칙을 이슬람 수학자들이 발견한 것이다. 중세 이슬람에 의한 구면에서의 코사인 법칙의 발견은 역사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발견이었다는 것을 명심하고, 구면 코사인 법칙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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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면 코사인 법칙은 그림과 같은 구면 삼각형 ABC에서 다음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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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상의 두 지점 사이의 거리 구하기

구면 코사인 법칙의 증명은 부록을 참고하도록 하고, 구면 코사인 법칙을 이용해, 지구 상의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구해 보자.
그림에서 점 B를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라 하고, 점 C를 경상북도 대구라 하자. 지구본의 경도와 위도를 통해, 모스크바는 동경37.42, 북위55.45에 위치하고, 대구는 동경128.35, 북위35.52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수치는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보자. 두 점 B, C사이의 최단거리는 두 점을 지나는 대원의 호 BC의 길이가 된다. 점 A를 북극점, 직선AB가 적도와 만나는 점을 B', 직선 AC가 적도와 만나는 점을 C'이라고 하자. 이제 구면 삼각형ABC가 생겼고, 이 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를 a , b , c 라고 하자. 구면 코사인 법칙을 이용하기 위해 ∠A, 변b 와 변 c 의 중심각 β , γ 를 각각 구해야 한다. 편의상 지구본의 반지름을 1로 보고 계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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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A의 크기는 대구의 경도에서 모스크바의 경도를 빼면 되므로,128.35-37.42=90.93°이다.
둘째, 선분 AB의 중심각 γ 는 90도에서 모스크바의 위도를 빼면 되므로, 34.55°이다.
셋째, 선분AC의 중심각 β 는 역시 90도에서 대구의 위도를 빼면 되므로, 54.48°이다.
이제 이 세 값을 구면의 코사인 법칙에 적용하면, cos α =0.4710을 얻을 수 있다. 계산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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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α 의 크기는 삼각표에 의해서 61.90°임을 근사적으로 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모스크바로부터 대구 사이의 거리는 지구의 둘레 40076km에 대한 비례식 360:40076=61.90: d 에 의해서, 6890.84km를 얻을 수 있다.

구면에서의 거리는 구면 코사인 법칙으로 구한다

두 점 사이의 거리는 기하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개념 중의 하나이다. 평면의 직교좌표에서는 피타고라스 정리가 두 점 사이의 거리를 보장해 주지만, 직교하지 않는 좌표에서는 코사인 법칙이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게 해 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다 알고 있듯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구면이다. 구면에서 두 점 사이의 거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구면에서 성립하는 구면 코사인 법칙이 필요하다. 다행히 중세 이슬람인들에 의해 그것에 대한 공식화가 이루어져, 우리가 지구본에 있는 임의의 두 지점(혹은 위도와 경도를 아는 두 지점) 사이의 거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이다. 각자 여행해 보고 싶은 곳과 지금 살고 있는 곳의 거리를 구해보길 바란다.

구면 코사인 법칙의 증명

(서보억(2008)의 ‘코사인 법칙의 발달과정 분석 및 논증을 통한 확장에 대한 연구’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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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면삼각형ABC에서 꼭짓점 A를 임의의 한 평면에 접하게 하고 두 점 B, C를 지나는 대원을 그린다. 선분 OB와 선분 OC의 연장선이 접평면과 만나는 점을 각각 B', C'이라고 하고, 구면삼각형의 세 변의 길이를 a, b, c라 하자. 세 변들의 대원에 대한 중심각의 크기를 α, β, γ라고 하면, 다음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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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두 삼각형 OB'C'과 AB'C'의 공통변 B'C'로부터 코사인 법칙을 적용하여 보자. 먼저, 네 변의 길이 OB', OC', AB', AC'을 구해 보자.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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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삼각형에 코사인법칙을 적용하면 다음 두 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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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식을 정리하면 아래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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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변에 cosγ×cosβ를 곱하여 cosα에 대해 정리하면, 구면 코사인 법칙이 나온다(증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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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의 수학

공책의 수학 ‘빈 책’을 채운 수학의 비밀 공책은 왜 16절지를 쓸까?<br>공책의 줄 간격은 어떻게 정해졌을까?

공책은 한자어로 ‘빈 책’이다. 비어 있는 곳에 나의 생각과 지식을 채워 넣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공책에 담긴 깊은 뜻만큼 공책의 크기와 두께를 결정하는 원리에도 수학적 원리가 빼곡히 숨어 있다.
공책에 숨은 비밀을 살펴보자.

중학생부터 많이 쓰는 줄 간격은 8mm

창고를 정리하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 쓰던 공책을 발견했다. 삐뚤빼뚤한 글씨에 웃음이 나지만 글자 하나하나가 큼직큼직한 게 더 신기하다. 공책의 줄 간격도 어쩜 그렇게 넓은지. 한글을 처음 배우는 과정에서는 글씨를 작게 쓰기 힘들다. 가로 한 줄로 쓰는 알파벳과 달리,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야 하고 받침까지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한 자 한 자 눌러 쓰려다 보니 글씨는 커지기 마련이다. 또한 받침이 있는 글자와 없는 글자에 따라 글자의 높낮이가 달라지기 쉬워 기준이 되는 가로줄이 필요하다. 공책에 그려진 가로줄이 담당해야 할 임무다.
우리나라 공책 중에서 초등학교 1, 2학년을 위해 만든 공책은 줄 간격이 13mm 정도다. 늦은 나이에 한글을 깨우치는 사람이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학당에서도 이 공책을 사용한다. 초등학교 3~6학년생을 위한 공책은 줄 간격이 9mm 정도다. 중학생부터는 줄 간격이 8mm인 공책을 많이 쓴다. 최근에는 줄 간격이 8mm인 공책도 넓다는 지적이 있다. 심의 굵기가 0.3~0.4mm로 가는 펜을 즐겨 쓰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줄 간격을 6~7mm로 좁힌 공책이 나왔다. 줄 간격이 좁아 촘촘해 보이지만 가는 펜과는 잘 어울린다.
공책은 사용 대상의 연령과 쓰임에 따라 줄의 특징이 다르다. 일반 줄 공책은 초등학교 1, 2학년을 위한 13mm에서부터 8mm까지 줄 간격이 다양하다.
공책의 줄 간격은 조금씩 다른 줄 간격의 공책을 주고, 학생들이 쓴 글자 크기와 자연스러운 줄 간 격의 평균값으로 정해졌다. <출처: gettyimages>
공책의 줄 간격은 특별한 연구를 거쳐 결정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학생들의 글자 크기를 관찰한 결과다. 이를 바탕으로 줄 간격이 조금씩 다른 공책을 주고 학생들이 가장 쓰기 편하게 생각하는 공책을 골라냈다. 결국 공책의 줄 간격은 학생들이 쓴 글자 크기와 자연스런 줄 간격의 평균값으로 정해졌다. 공책은 쓰임에 따라 줄의 특징이 다르다. 영어 공책은 알파벳을 높이에 맞춰 쓸 수 있게 네 줄이, 음악 공책은 음표를 그릴 수 있게 다섯 줄이 그려져 있다. 한자의 뜻과 음을 적는 공간을 따로 둔 한자 공책이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줄이 없는 연습장도 있다.

16등분한 종이 쓰는 이유

책상에는 크기가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다. 교과서, 단행본, 참고서 등 크기가 제각각이다. 하지만 그 옆에 꽂아둔 공책은 크기가 대부분 비슷하다. 공책의 크기는 대체 어떻게 정하는 걸까? 학교나 회사에서 가장 많이 쓰는 종이는 A4 용지다. 그런데도 공책은 A4 용지보다 조금 작은, 16절지라고 불리는 용지를 쓴다. 16절지는 16등분으로 자른 종이라는 뜻이다. 16절 공책을 가로세로 4권씩 총 16권을 나란히 놓으면 전지 크기가 된다. 대형 벽보로 쓰는 ‘46전지’다. 너비가 788mm, 길이가 1,090mm로 일본에서 쓰는 규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1 공책은 주로 16절지를 이용해 만든다. 16절지는 전지를 16등분한 종이라는 뜻이다.
2 용지의 크기에 따라 사용 용도도 달라진다(46전지의 경우).용지 크기의 기준 중 하나인 46전지는 너비가 788mm, 길이가 1,090mm로 일본에서 쓰는 규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19세기 후반 일본은 서양에서 인쇄기를 들여왔다. 인쇄기에 맞춘 종이 크기가 바로 전지다. 완전히 펼친 신문지는 전지를 2등분한 2절지에 해당한다. 미술시간에 쓰는 4절지나 8절지는 전지를 4등분 또는 8등분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책은 전지를 16등분한 크기로, 신문지를 3번 접은 크기와 같다. 최근에는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운, 20절 크기의 공책도 많이 쓰인다. 32절 공책도 있는데, 단어장처럼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 대학교에서는 A4 용지 크기의 공책을 많이 쓴다. A4 크기로 된 자료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공책에 자료 문서를 붙이기 쉽고, 필요할 때면 공책을 찢어 바로 제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46전지보다 약간 작은 ‘B전지’(743×1,050mm)를 16등분한 공책도 많이 쓰인다.
공책의 크기를 살피다 보니 자연스레 공책의 무게도 궁금하다. 종이는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종이 한 장의 무게를 재기보다는 1m2 넓이의 종이를 기준으로 무게를 따진다. 16절 공책은 1장의 넓이가 535.84cm2(=19.7×27.2)이다. 18장 정도를 합쳐야 1m2 넓이가 나온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가장 많이 쓰는 공책에는 1m2당 무게가 75g인 종이가 주로 쓰인다. 대학생들이 많이 쓰는 공책에는 1m2당 무게가 85g이 넘는 종이가 들어간다. 공책을 무거운 종이로 만들면 종이조직이 촘촘해 글씨가 빠르게 잘 써진다.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기능성을 강조한 공책 제품의 예.
1m2당 무게가 70g인 종이를 쓰는 공책도 있다. 스프링으로 묶인 연습장이 대표적이다. 만화책에도 같은 무게의 종이를 쓴다. 만화책에 쓰는 종이는 종이조직이 엉성해 무게는 가벼워도 두께가 두껍다. 인쇄 잉크가 빠르게 마른다는 장점이 있다.
공책은 공부하는 학생에게 오래도록 함께할 친구와 같다. 필기를 할 때나 집에 와서 복습할 때 그리고 과제를 할 때도 공책과 마주하기 때문이다. 오래 보는 만큼 종이의 색은 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종이의 색이 밝으면 화사하고 글자가 눈에 잘 띄는 장점이 있지만 눈이 쉽게 피곤해진다.
공책 회사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종이 색을 조사한 결과, 학년이 낮을수록 밝은 색의 종이를 좋아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은은한 색의 종이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부분의 공책은 A4 용지처럼 밝은 종이는 쓰지 않는다. 눈이 편하게 느끼는 색이 옅게 들어간 종이가 많이 쓰인다.
공책은 움직이는 가방 안에서 모서리가 쉽게 구겨진다. 공책을 오래 쓰면 끝이 조금씩 닳기도 한다. 아예 처음부터 공책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공책이 나오는 이유다.

바인더 공책의 구멍은 몇 개일까?

공책에 문제를 풀다가 전체적으로 잘못 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적고 있던 쪽을 찢어버리고 싶다. 조심하면서 종이를 찢었다. 그런데 엉뚱한 곳에서 다른 한 쪽이 같이 떨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가운데를 실로 묶어 만든 공책이라면 으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공책을 만들 때 8절지의 가운데를 실로 묶어 만드는 것은 가장 쉬운 제본 방식이다. 실 대신 스테이플러로 철심을 찍는 방식(중철 제본)도 간편하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공책에는 이렇게 실이나 철심으로만 묶어 만든 공책이 드물다. 8절지의 가운데를 접긴 하지만 실 대신 접착제를 바르는 무선 제본 방식이 많이 쓰인다. 한 장을 찢어도 반대쪽 장이 접착제로 붙어 있어 떨어지지 않는다.
공책 제본의 다양한 방식. 1) 실 제본, 2) 중철 제본, 3) 무선 제본, 4) 양장 제본, 5) 스프링 제본
공책이 아니라 책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책은 한 쪽을 찢을 일이 없기 때문에 실로 묶고 접착제까지 바르는 양장 제본을 많이 쓴다. 양장 제본은 종이를 묶는 가장 튼튼한 방식이다. 공책을 쓰다가 필요 없는 부분을 찢을 일이 많다면 스프링으로 제본한 공책이 좋다. 이 공책은 종이가 한 장씩 따로 묶여 있다. 공책을 반으로 접어 쓰기에도 편해 책상 위의 공간을 적게 차지한다.
스프링 공책은 종이의 왼쪽이나 위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스프링을 끼워 만든다. 스프링 지름의 크기는 1cm에서 수cm로 종이의 매수에 따라 다르다. 묶을 종이가 많으면 당연히 지름이 큰 링을 쓴다. 하지만 스프링 지름의 크기가 크다고 해서 종이를 지름의 크기만큼 많이 묶어 공책을 만들지는 않는다. 종이를 편하게 넘기기 위한 공간의 여유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프링 공책을 만들 때는 종이의 매수를 먼저 정해 놓고 종이를 쉽게 넘길 수 있도록 스프링 지름의 크기를 결정한다.
원링 방식(왼쪽)과 트윈링 방식(오른쪽). 나선형 스프링을 한쪽 끝에서 돌려 만드는 원링 방식에 비해 트윈 방식은 각 구멍의 위아래에서 맞물리게 끼워 고정하므로, 종이를 쉽게 펼치고 넘길 수 있다.
최근 스프링 공책에는 스프링 2개가 한 쌍을 이루는 트윈 스프링이 많이 쓰인다. 스프링이 1개인 공책은 나선형 스프링을 한쪽 끝에서 돌려 만들기 때문에 스프링이 조금 기울어 있다. 공책을 펼쳐 두면 좌우 구멍의 위치가 삐뚤어 공책을 펼치거나 넘길 때 부드럽지 않다. 트윈 스프링을 쓴 공책은 한쪽 입을 벌린 스프링을 각 구멍의 위아래에서 단번에 맞물리게 끼워 만든다. 공책을 펼치면 좌우 구멍이 언제나 평행해 종이를 쉽게 펼치고 넘길 수 있다.
바인더 공책은 필요에 따라 원하는 종이를 뺐다가 다시 끼워 넣을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공책은 종이를 한 번 찢으면 복구할 수 없다. 바인더 공책은 다르다. 필요에 따라 원하는 종이를 뺐다가 다시 끼워 넣을 수 있고, 중간에 새로운 종이를 끼워 넣을 수도 있다. 바인더는 종이에 구멍을 뚫는 개수가 2개나 3개에서 26개까지 다양하다. 바인더의 지름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한 번에 수백 장의 종이를 묶을 수 있다. 다만 바인더에 맞게 구멍이 뚫린 종이를 쓰지 않으면 매번 구멍의 위치에 맞춰 종이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그럼 공책 한 권에는 몇 장의 종이가 들어 있을까? 종이의 매수는 공책의 크기를 정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전지를 3번 접으면 8절 크기의 용지 8(=23)장이 나온다. 이것을 한 꼭지라고 하는데, 한 꼭지의 가운데를 살짝 접어서 묶으면 16절로 된 16장짜리 공책을 만들 수 있다. 두 꼭지를 묶으면 32장, 세 꼭지를 묶으면 48장이 된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공책은 24장인 경우가 많다. 대학생은 필기할 것이 많기 때문에 40장짜리 공책을 많이 쓴다.
물론 종이를 한 장 한 장 모아 만든 공책은 종이 매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스프링 공책이나 접착제로만 붙여 만든 공책은 가격에 따라 매수를 정한다. 적게는 45장에서, 많게는 130장을 넘기도 한다. 다만 스프링 공책에 종이의 매수가 너무 많으면 공책을 좌우로 넓게 펼치기 힘들다.

수학동아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발견 다섯 번째 공리를 부정하라! 둥근 지구 위에 <br>직선을 그릴 수 있을까?

운동장에 직선을 그려 보자. 직선은 곡선과 달리 곧게 똑바로 그리면 된다. 이보다 더 긴 직선은 없을까? 고속도로의 차선을 생각해 보자. 얼마나 길고 곧게 뻗은 ‘직선’인가. 그런데 그 선을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면 사실은 굽은 선이다. 둥근 지구 위에는 선을 아무리 똑바로 그려도 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직선을 그릴 수 없는 공간을 생각하다 발견한 기하학이 있다. 바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다.
지구와 같은 구면체 위에 직선을 그릴 수 있을까? <출처:sxc.hu>

직선은 곧은 선?!

1570년 처음 영문으로 번역된 유클리드 원론.
거인이 지구 위에 삼각형을 그린다고 생각해 보자. 거인은 막대기로 삼각형 변을 똑바로 긋는다. 그런데 아무리 똑바로 그으려고 해도 둥근 지구 위에는 애당초 직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거인은 어떻게 삼각형을 그릴까? 거인이 삼각형을 못 그릴까 봐 걱정하기 전에 우선 직선의 의미부터 되짚어 보자.
우리는 직선을 똑바로 그은 선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책에 나오는 직선은 항상 똑바로 그은 선이고, 곡선은 구부러져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직선을 생각한다면, 책상과 같이 평평한 평면 위가 아닌 땅 위에 그린 직선을 정말 직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구부러진 곡면 위에 그린 직선은 모두 직선이 아니고, 거인이 구 모양 위에 그린 삼각형은 세 내각의 합이 180°보다 커지는 일이 벌어진다.
책상 위에 직선을 그릴 때는 직선이 되지만 땅바닥에 그릴 때는 직선이 아니라면 얼마나 황당할까. 이런 고민을 처음 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수학자 사케리(Girolamo Saccheri, 1667~1733)로 알려져 있다. 사케리도 처음에는 다른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원론’을 읽으면서 도형을 연구했다. 원론은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Euclid, BC330?~BC275?)가 남긴 도형에 대한 책으로 도형에 대한 당시까지의 연구를 집대성한 책이다.
19세기까지 수학자들은 원론으로 기하학을 연구했다. 이 책에서는 어느 점에서나 직선을 그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직선이 무엇이라는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우리가 어떤 용어를 정의한 후에 이를 사용하려면 그 정의에 들어 있는 말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라는 용어를 정의하려고 (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면, (나)라는 용어를 정의하는 데 (다)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다. 또 (다)라는 용어를 정의하려면 또 다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결국은 정의할 수 없는 용어가 생긴다. 그래서 유클리드는 점, 선, 면과 같은 기본 용어는 정의하지 않았다. 이런 용어를 무정의용어라고 한다. 삼각형은 세 변으로 이루어진 도형이라고 정의하지만 직선은 그냥 직선일 뿐이다.

다섯 번째 공리를 부정하라

유클리드는 무정의용어를 사용한 것과 같은 이유로 다섯 가지 공리를 정해 도형을 연구하는 출발점으로 삼았다. 공리는 약속처럼 도형을 연구할 때, 증명 없이 모두 인정하고 시작하자는 내용이다. 사케리는 이 중 마지막 공리에 의심을 품었다. 다섯 가지 공리는 다음과 같다.
①임의의 두 점을 지나는 직선이 항상 존재한다.
②임의의 선분은 양 끝으로 얼마든지 길이를 연장할 수 있다.
③한 점을 중심으로 임의의 길이를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릴 수 있다.
④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⑤두 직선이 한 직선과 만날 때, 같은 쪽에 있는 내각의 합이 180°보다 작으면 이 두 직선을 연장할 때 180°보다 작은 내각을 이루는 쪽에서 반드시 만난다.
네 가지 공리는 분명하고 간단한데 비해 다섯 번째 공리는 받아들이기에 너무 복잡하다. 사실 다섯 번째 공리는 직선 밖의 한 점을 지나며 이 직선에 평행한 직선은 오직 한 개뿐이라는 것과 같다. 이것을 평행선 공리라고 부른다. 원론이 발표된 이후 19세기에 이르도록 사케리뿐만 아니라 많은 수학자들은 평행선 공리를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비유클리드 기하학 중 하나인 쌍곡기하에서의 테셀레이션. 원 가장자리로 갈수록 무늬가 무한히 작아진다. <출처: Doug Dunham(University of Minnesta Duluth)>
사케리는 많은 수학자들과 다르게 다섯 번째 공리를 부정해 모순을 증명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정리를 많이 얻었다. 하지만 사케리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섯 번째 공리의 모순을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연구한 것을 모두 버렸다. 그는 새로운 기하학 발견을 문 앞에서 포기한 수학자가 된 셈이다.
그러나 독일의 가우스(Karl Friedrich Gauss, 1777~1855)와 러시아의 로바쳅스키(Nikolai Ivanovich Lobachevskii, 1792~1856), 헝가리의 보여이(János Bolyai, 1802~1860)는 새로운 생각을 했다. 가우스는 평행선 공리를 부정하면 모순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하학이 생긴다는 것을 알아챈 최초의 사람이다. 다만 평생 동안 이를 발표하지 않아 공식적인 발견자는 아니다. 반면 보여이는 1832년 논문에서 처음으로 이 사실을 발표했고, 로바쳅스키도 1829년쯤에 이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논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하학을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다.
이들이 사케리와 다른 점은 평행선 공리를 부정하면 유클리드 기하학에 관한 지식에 모순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하학이 생긴다는 생각을 한 점이다. 하지만 당시 이런 생각은 2000년 이상 진리로 생각했던 유클리드 기하학을 뒤엎는 생각이어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새로운 기하학에서는 모든 것이 달라진다

비유클리드 기하학 중 구면기하학은 구의 곡면을 다루는 기하학이다. 지구를 구라고 가정했을 때 지구 표면에서 두 지점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을 생각해 보자. 서울과 샌프란시스코 사이의 항공노선은 평면지도에서는 구부러진 곡선으로 보여 먼 거리를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구본에서 살펴보면 최단 거리임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이렇게 곡면 위에서 두 점 간의 최단 거리를 측지선이라고 한다.
구면기하학에서는 직선을 구의 중심을 포함하는 대원의 둘레로 정의한다. 두 점을 잇는 최단거리인 측지선은 대원의 일부다. 이처럼 평평한 면에서 직선은 끝이 없는 곧은 선이지만, 구면기하학에서 직선은 구의 중심을 포함하는 대원이라 길이가 유한하다. 따라서 구면기하학에서 두 직선은 반드시 두 점에서 만난다.
평면과 구면에서의 직선.
이제 거인이 구면 위에 삼각형을 그린다고 상상해 보자. 볼록한 구면에서 그리는 삼각형은 평평한 평면에서 그린 삼각형과 다르다. 이때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보다 커진다. 또 오목한 곡면을 다루는 쌍곡면에서는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보다 작다. 우리는 삼각형 내각의 합을 180°로 알고 있지만 이 사실이 언제나 옳은 진리는 아닌 것이다.
한편 1854년 가우스의 제자인 리만(Georg Friedrich Bernhard Riemann, 1826~1866)은 기하학의 기초에 관한 강연을 했다. 그는 곡률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다섯 번째 공리가 성립하는 공간은 곡률이 0인 공간이고 곡률이 1이면 구면처럼 평행선이 없는 공간, 곡률이 -1이면 평행선이 무수히 많은 공간이 된다는 것을 이론으로 발표했다. 나아가 곡률이 정해진 수로 나타나지 않는 공간에 대한 이론도 세웠다. 리만의 노력으로 우리는 구면이나 말안장처럼 휘어진 공간을 다룰 수 있게 됐다.
구면에서는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보다 크다. 반면 안장 모양의 쌍곡면에서는 삼각형 내각의 합이 180°보다 작다.
새로운 기하학이 발표된 지 약 60년 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우주가 평평하지 않고 중력에 의해서 휘어 있음을 보였다.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은 공간에 대한 기초 이론을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찾았다. 이처럼 유클리드의 다섯 번째 공리에 관한 의심에서 출발한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미시공간과 극대 공간을 해석하는 이론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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