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25일 일요일
세속도시에서 신선으로 살다 간 화가. 장욱진
2017년 6월 18일 일요일
자사고·외고 폐지에 브레이크 걸리나.."폐지 명분 없다" 반발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해 국내 대표적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5곳이 18일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족사관학교와 광양제철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는 이날 '자사고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고 진학 준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이라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며 “운영상 문제점은 개선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제도를 발전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찾아야지 일부 문제를 침소봉대해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보도자료를 낸 학교들은 전국 46개의 자사고 중 2001년 김대중 정부가 자립형 사립고 정책을 발표한 뒤 탄생한 원조 자사고들이다.
자사고가 중학교 학생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늘린다는 주장에 대해 이들은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과 상관없이 선지원 후 정원의 1.5배수를 추첨으로 선발한 뒤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며 오히려 “자사고는 입학전형에서 지필평가와 교과지식 질문을 금지해 전형 준비를 위한 과외 등 사교육 유발 요인을 오히려 낮췄다”고 설명했다.
자사고가 대입 준비학교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명문대 합격률이 높다고 입시준비 기관으로 폄하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실력 편차가 크지 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성과”라고 반박했다.
이어 "고교평준화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수월성 교육을통해 평등성 교육에서 오는 문제점을 보완해야만 미래사회에 필요한 다양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다”며 “자사고 폐지 시 조기 해외유학에 따른 외화유출, 중·소도시 자사고 폐지에 따른 지방교육 황폐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사고들의 반발이 가시화함에 따라 당장 재지정 시기를 맞은 학교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외고와 자사고는 5년마다 학교 운영평가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감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며,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올해는 서울의 서울외고와 장훈고·경문고·세화여고, 대전의 대신고가 등 5개의 외고·자사고가 재지정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 시교육청은 같은 날 서울외고와 자사고인 장훈고·경문고·세화여고, 특성화중학교인 영훈국제중 등 5개 학교의 운영성과 평가 결과도 발표한다. 이들 학교는 지난 2015년 평가에서 기준 점수(60점) 미달로 이번에 재평가 결정을 받게 된 곳으로, 이번 평가에서도 60점 미만을 받으면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 내년에는 세종의 세종국제고와 충남 삼성고가 재지정 대상이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자사고 5곳이 의견을 모았다”며 “ 수월성 교육을통해 평등성 교육에서 오는 문제점을 보완해온 자사고는 고교 교육 전반과 국가균형발전에 크게 공헌해왔다”고 전했다.
세계일보
민사고 등 5곳 "자사고 폐지 명분 없다" 본격 반발
국내 대표 자율형사립고 5곳이 문재인 정부가 공약하고 일부 시ㆍ도교육감이 추진하는 외국어고ㆍ자사고 폐지 정책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족사관학교와 광양제철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는 18일 ‘자사고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고 폐지를 논하는 이들의 명분은 자사고가 사교육을 부추기고 대입 준비 기관으로서 학교를 서열화한다는 것이지만, 자사고 본질을 터무니없이 왜곡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과 상관없이 선지원 후 정원의 1.5배수를 추첨으로 선발한 뒤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자사고 진학 준비가 사교육 유발 요인이라는 주장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 “명문대 합격률이 높은 것만으로 입시준비 기관으로 폄하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며 “실력에 큰 편차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실 있는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운영상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제도를 발전적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자사고가 없어질 경우 조기 해외유학에 따른 외화유출, 중ㆍ소도시 지방교육 황폐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자료를 내놓은 학교들은 2001년 김대중 정부가 자립형 사립고 정책을 발표한 뒤 탄생한 대표 자사고들이다. 특히 5개 학교는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곳으로, 대학입시에서 국내 상위권 대학 진학률 및 외국 대학 진학률이 높은 곳이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자사고 5곳이 의견을 모았고, 다른 학교와는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지만 폐지 반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으며 대부분 비슷한 입장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
2017년 6월 7일 수요일
"써야 생각한다"
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상이라는 게 있다. 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글솜씨를 발휘한 저자에게 주는 상이다. 1993년 미국 록펠러대학이 제정했다. 역대
수상자 중에 노벨상 수상자가 네 명이나 됐다. 아인슈타인도 글을 잘 썼다. 우연이 아니다. 생각을 체계적·합리적·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은 무엇을
하든 필수다. 미국 의대 시험에서도 에세이를 중시하는 이유다.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서구 고등교육의 근간은 수사학(修辭學)이다. 글로든 말로든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미국 방송을 보면 길
가는 아무한테나 마이크를 들이대도 자기 생각을 풍부하고 논리적으로 얘기한다. 우리는 그저 "너무, 너무" "… 같아요"만 연발한다. 앞뒤가
뒤죽박죽이어서 글로 옮겨 놓으면 무슨 얘기인지 알 수도 없다. 때론 한국어를 배운 지 3~4년 된 외국인이 우리보다 더 조리 있게 한국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도
예부터 글을 잘 쓰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걸 강조했다. 이런 전통은 사라진 지 오래다. 해외에서 아이를 키우다 한국에 들어온 사람 불만 중 상당
부분이 글쓰기 교육이 없다는 것이다. 객관식 문제 한두 개 맞히는 데 목숨 거는 세상에선 글쓰기 교육 하자고 말하는 사람이 이상해진다.
▶올해
초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신입생 글쓰기 평가를 했더니 39%가 70점 미만을 받았다. 주제를 벗어난 데다 비문(非文)에 맞춤법도 엉망이다. 채점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나 제대로 평가하면 점수는 훨씬 더 떨어질 것이다. "거시기하다"는 등 비속어, 인터넷식(式) 엉터리 문체가 과제물에
넘쳐난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요즘 신입 사원은 영어보다 국어 실력이 문제"라고 한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20년간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낸시 소머스 교수가 그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어느 분야에서든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글쓰기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라. 그래야 비로소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하버드 대학 신입생은 한 학기 적어도 세 편
에세이를 쓴다. 교수가 일일이 첨삭 지도한다. 사회에서 리더가 된 졸업생에게 '성공 요인이 뭐냐'고 물었더니 가장 많은 답이 '글쓰기'였다. '능력을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이란 질문에 대한 답도 단연 '글쓰기'였다. 글쓰기는 기술이 아니다. 생각의 근력(筋力)을 키우는 일이다. 생각하는 힘이 없는
사회는 주관 없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냄비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불필요한 갈등도 빈발한다. 읽지도 않고 쓰지도 않는 우리 모습
아닌가.
조선일보
학교 운동장이 이렇게 비어갑니다
이토록
심각했나… 인구절벽의 현장
고교 신입생 매년 10% 이상 줄어
1980년 1440만명이던 학령인구, 올 846만명으로
거의 반토막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인적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조회
시간에 '양팔 간격으로 벌려'를 못 했습니다. 그러면 운동장 맨 가 학생들이 교문 바깥으로 밀려나니까요. 운동회 때는 운동장이 장터보다 혼잡해
부모를 잃어버리기 일쑤였지요."
1967년 충북 보은군 삼산초등학교를 졸업한 김학부(63)씨는 "당시 삼산초는 한 반 70여 명씩 전교생이 2500명이 넘어 보은군에서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1967년 충북 보은군 삼산초등학교를 졸업한 김학부(63)씨는 "당시 삼산초는 한 반 70여 명씩 전교생이 2500명이 넘어 보은군에서 가장 컸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이 학교 풍경은 50년 만에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지난달 18일 삼산초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하던 1학년 2반 학생들은 전원이 14명에
불과했다. 대여섯명이 운동장 한쪽 골대에서만 공 차며 놀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는 담임교사까지 가세해서야 겨우 3명을 채웠다.
한때 3000명에 가깝던 전교생이 180여 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대한민국의 '인구 동력(動力)'이 꺼져가고 있다. 1980년 1440만명이던 학령인구(6~21세)는 올해 846만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40년 640만명, 2060년엔 480만명으로 급락한다는 게 통계청 전망이다. 전체 인구 중 학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70년 39.1%에서 올해 16.4%로 감소했다. '미니 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0명'인 초등학교는 113개교, 중학교 10개교, 고등학교는 7개교였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인적 자원으로 성장해온 대한민국이 학생 감소로 '무(無)자원 국가'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인구 동력(動力)'이 꺼져가고 있다. 1980년 1440만명이던 학령인구(6~21세)는 올해 846만명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40년 640만명, 2060년엔 480만명으로 급락한다는 게 통계청 전망이다. 전체 인구 중 학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970년 39.1%에서 올해 16.4%로 감소했다. '미니 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신입생이 '0명'인 초등학교는 113개교, 중학교 10개교, 고등학교는 7개교였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인적 자원으로 성장해온 대한민국이 학생 감소로 '무(無)자원 국가'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삼산초 신입생은 30명이다. 그나마 이 학생들을 유치하느라 교장·교감이 읍내 유치원을 찾아다니며 입학 설명회까지 열었다. 동문회도 4000여 장
홍보 전단을 찍고 "108년 전통 삼산초는 선배들이 든든하게 받쳐줍니다"라며 거리에서 구호를 외쳤다. 이 학교 박인자 교장은 "어떻게든
12학급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황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감소는 고교→중학교→초등학교로 갈수록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중·고 가운데 신입생 10명 이하인 '미니 학교'는 고교(전체 2360곳)는 24곳(1%), 중학교(3237곳) 376곳(11.6%), 초등학교(6177곳)는 1475곳(24%)이다. 신입생이 1명 이하인 곳은 고교 8곳(0.3%), 중학교 27곳(0.8%), 초등학교 225곳(3.6%)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중·고교도 2001년부터 시작된 초저출산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 익산시 함열고 송갑석 교장은 지난 3월 신입생 입학식 때 운동장에 학년별로 선 학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3학년 91명, 2학년 96명인데 신입생은 31명에 불과했다. 송 교장은 "익산시내 26개 중학교 3학년생이 올해 500명이 줄었는데, 내년엔 올해보다 300명이나 또 준다니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1년(올해 고1)부터 시작된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이하) 현상이 16년째 이어지면서 빚어졌다. 현재 고2인 2000년생(63만명)은 '밀레니엄 베이비'로 1999년생(61만명)보다 2만명 더 태어났지만, 2001년생이 55만명으로 떨어진 뒤 2002·2003년생 각각 49만명, 2004년생 47만명, 2005년생 43만명 등 신생아가 크게 줄었다. 현재 고2는 신생아 60만명 세대의 마지막, 고1과 중3은 각각 50만명 세대와 40만명 세대의 첫 주자가 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고교→중학교→초등학교로 갈수록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초·중·고 가운데 신입생 10명 이하인 '미니 학교'는 고교(전체 2360곳)는 24곳(1%), 중학교(3237곳) 376곳(11.6%), 초등학교(6177곳)는 1475곳(24%)이다. 신입생이 1명 이하인 곳은 고교 8곳(0.3%), 중학교 27곳(0.8%), 초등학교 225곳(3.6%)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중·고교도 2001년부터 시작된 초저출산 여파에 시달리고 있다. 전북 익산시 함열고 송갑석 교장은 지난 3월 신입생 입학식 때 운동장에 학년별로 선 학생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3학년 91명, 2학년 96명인데 신입생은 31명에 불과했다. 송 교장은 "익산시내 26개 중학교 3학년생이 올해 500명이 줄었는데, 내년엔 올해보다 300명이나 또 준다니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1년(올해 고1)부터 시작된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이하) 현상이 16년째 이어지면서 빚어졌다. 현재 고2인 2000년생(63만명)은 '밀레니엄 베이비'로 1999년생(61만명)보다 2만명 더 태어났지만, 2001년생이 55만명으로 떨어진 뒤 2002·2003년생 각각 49만명, 2004년생 47만명, 2005년생 43만명 등 신생아가 크게 줄었다. 현재 고2는 신생아 60만명 세대의 마지막, 고1과 중3은 각각 50만명 세대와 40만명 세대의 첫 주자가 된 것이다.
본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통해 올해 고교 신입생 입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입생이 2학년보다 5만7000명이나 줄어든 52만4500명이었다.
경기(1만4100명), 서울(1만1100명), 부산(3628명), 대구(3198명) 순으로 대도시 학교의 감소 폭이 컸다. 내년엔 예상 신입생이
올해보다 6만3000여 명이나 줄면서 상황 악화가 불가피하다. 서울과 경기는 모두 1만2000명씩 더 줄어들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는 "학급
수와 학급 인원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초저출산 세대들이 고교를 졸업하면 도미노가 무너지듯 대학과 군 입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고1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0년에는 졸업생 수(52만명)가 현재 대학 정원(51만명·전문대 포함)과 비슷해진다. 2024년에는 고교 졸업생 수가 42만명으로 뚝 떨어진다. 대학진학률(69.8%)을 따지면 실제 대학 진학자가 29만명 수준으로 4년제 대학 정원(32만명)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또 군대에 갈 20세 남성(1997년생)은 현재 35만명인데 2002년생은 25만명으로 10만명이나 줄어든다. 조선일보
초저출산 세대들이 고교를 졸업하면 도미노가 무너지듯 대학과 군 입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현재 고1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0년에는 졸업생 수(52만명)가 현재 대학 정원(51만명·전문대 포함)과 비슷해진다. 2024년에는 고교 졸업생 수가 42만명으로 뚝 떨어진다. 대학진학률(69.8%)을 따지면 실제 대학 진학자가 29만명 수준으로 4년제 대학 정원(32만명)을 모두 채우고도 남을 정도다. 또 군대에 갈 20세 남성(1997년생)은 현재 35만명인데 2002년생은 25만명으로 10만명이나 줄어든다. 조선일보
2017년 6월 3일 토요일
알파고, 그다음은… 의료·법률·과학 등 인간이 찾을 수 없는 해법까지 도전한다
새로운 알파고엔…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칩 텐서 프로세싱 유닛 TPU
학습
속도·데이터 처리 수십 배 높아져 스스로 데이터 만들어내는 수준까지
"더 이상 바둑을 두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박수 칠 때 떠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그렇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는 달랐다. 지난달 중국 저장성(浙江省) 우전(烏鎭)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세계 최강의 프로 기사 커제 9단을 꺾은 알파고는 곧바로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박수 칠 때 떠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그렇다. 하지만 인터넷 기업 구글의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는 달랐다. 지난달 중국 저장성(浙江省) 우전(烏鎭)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세계 최강의 프로 기사 커제 9단을 꺾은 알파고는 곧바로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처음부터 바둑은 알파고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알파고의 아버지'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바둑은 인공지능에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시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었을 뿐"이라며 "이제 알파고를 이용해 인류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알파고가 바둑 정복과 동시에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선 것이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르치는 알파고
데이비드 실버 딥마인드 수석 과학자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바둑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汎用) 인공지능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대국한 알파고와 지난달 커제 9단과 겨룬 알파고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차이는 문제를 배우고 답을 찾는 방식이다. 기존 알파고는 사람이 둔 바둑 기보(棋譜)를 모범 답안으로 삼아 연습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새 알파고는 추가로 기보를 배우지 않고 자기 자신과 수백만 건 이상의 대국을 거듭한 끝에 인간의 바둑에는 없던 신수(新手)를 찾아내는 경지에 도달했다. 알파고가 인간 대신 스스로를 스승으로 삼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허사비스는 "아예 인간의 기보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알파고 버전도 만들었고 만족할 만한 실력을 보여줬다"면서 "이 버전의 알파고에 대한 내용은 올해 국제학술지 논문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파고가 이전과 달라진 비결은 두 가지이다. 먼저 알고리즘 개선이다. 실버 수석 과학자는 "단순히 컴퓨터의 용량을 늘리고 학습을 계속 시킨다고 해서 알파고의 성능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시행착오를 거쳐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추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했다. 새로운 알파고에는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 칩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Tensor Processing Unit)'을 탑재했다. TPU를 장착하면서 알파고는 학습 속도와 데이터 처리 능력이 기존보다 수십 배 개선됐다. TPU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기존 반도체 칩보다 월등히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반복 학습할 수 있다.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실장은 "알고리즘을 바꾼 것이 알파고의 뇌 구조를 바꾼 것이라면 TPU는 알파고의 육체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에 사용했던 알파고는 1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를 장착한 수퍼컴퓨터급 서버와 연결돼 작동했다. 하지만 새로운 알파고는 200개의 CPU와 4개의 TPU만 장착했다. 크기는 냉장고 정도로 줄었고, 에너지는 이전 버전의 10분의 1만 사용한다. 특히 TPU를 장착하면서 알파고는 바둑뿐 아니라 어떤 분야의 데이터든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대회 '구글 IO'에서 "TPU를 구글 클라우드(서버 임대) 서비스에 도입해 기업과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기업이든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알파고 수준의 계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의학·과학 분야에서 활약
전문가들은 스스로 배우기 시작한 알파고가 의료·법률·과학 연구·소재 개발·에너지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식 실장은 "인공지능은 입력하는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는 것이 기존 상식이었다"면서 "하지만 새 알파고는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면서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정보가 제한돼 있는 경우에도 여러 상황을 가정해보며 인간은 찾을 수 없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이미 바둑 이외의 영역에서 맹활약하기 시작했다. 허사비스는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가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에 알파고를 적용한 결과 전력 소모량을 40%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등과 함께 인공지능 진단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상 증세를 스마트폰에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3억 건의 의료 기록을 비롯한 수많은 정보를 토대로 진단을 한다.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이뤄진 정확도 평가에서 의사는 73.5%, 인공지능은 90.2%를 기록했다. 진단 시간도 의사는 평균 3분 12초, 인공지능은 1분 7초였다. 알파고가 의료 정보를 기반으로 학습을 반복하면 인간 의사의 고정관념도 뛰어넘을 수 있다. 전혀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면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도 높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상황을 알파고가 만들어내 각각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지구온난화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낼 수도 있다”면서 “실제 실험을 하지 않고도 특정 질환에 맞는 신약 후보 물질을 만들거나, 신소재를 설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알파고는 2015년 처음 만들어진 뒤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며 불과 2년 만에 3000년 역사의 인간 바둑을 뛰어넘었다. 이런 인공지능이 여러 분야에 적용되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언젠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허사비스는 “알파고를 개발한 목적은 과학자, 의사, 간호사 등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을 돕고 인간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알파고는 인간을 위한 도구이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알파고는 인간이 시킨 일만 잘하는 피조물(被造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르치는 알파고
데이비드 실버 딥마인드 수석 과학자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알파고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바둑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汎用) 인공지능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대국한 알파고와 지난달 커제 9단과 겨룬 알파고는 전혀 다른 인공지능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차이는 문제를 배우고 답을 찾는 방식이다. 기존 알파고는 사람이 둔 바둑 기보(棋譜)를 모범 답안으로 삼아 연습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새 알파고는 추가로 기보를 배우지 않고 자기 자신과 수백만 건 이상의 대국을 거듭한 끝에 인간의 바둑에는 없던 신수(新手)를 찾아내는 경지에 도달했다. 알파고가 인간 대신 스스로를 스승으로 삼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허사비스는 "아예 인간의 기보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알파고 버전도 만들었고 만족할 만한 실력을 보여줬다"면서 "이 버전의 알파고에 대한 내용은 올해 국제학술지 논문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파고가 이전과 달라진 비결은 두 가지이다. 먼저 알고리즘 개선이다. 실버 수석 과학자는 "단순히 컴퓨터의 용량을 늘리고 학습을 계속 시킨다고 해서 알파고의 성능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는 시행착오를 거쳐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추론하고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만들었다"고 했다. 새로운 알파고에는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전용 반도체 칩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Tensor Processing Unit)'을 탑재했다. TPU를 장착하면서 알파고는 학습 속도와 데이터 처리 능력이 기존보다 수십 배 개선됐다. TPU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기존 반도체 칩보다 월등히 많은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하고 반복 학습할 수 있다.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실장은 "알고리즘을 바꾼 것이 알파고의 뇌 구조를 바꾼 것이라면 TPU는 알파고의 육체를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에 사용했던 알파고는 1202개의 CPU와 176개의 GPU를 장착한 수퍼컴퓨터급 서버와 연결돼 작동했다. 하지만 새로운 알파고는 200개의 CPU와 4개의 TPU만 장착했다. 크기는 냉장고 정도로 줄었고, 에너지는 이전 버전의 10분의 1만 사용한다. 특히 TPU를 장착하면서 알파고는 바둑뿐 아니라 어떤 분야의 데이터든 쉽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대회 '구글 IO'에서 "TPU를 구글 클라우드(서버 임대) 서비스에 도입해 기업과 개발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기업이든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알파고 수준의 계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의학·과학 분야에서 활약
전문가들은 스스로 배우기 시작한 알파고가 의료·법률·과학 연구·소재 개발·에너지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식 실장은 "인공지능은 입력하는 데이터의 양과 질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는 것이 기존 상식이었다"면서 "하지만 새 알파고는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면서 이런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정보가 제한돼 있는 경우에도 여러 상황을 가정해보며 인간은 찾을 수 없는 해법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알파고는 이미 바둑 이외의 영역에서 맹활약하기 시작했다. 허사비스는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가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에 알파고를 적용한 결과 전력 소모량을 40% 줄이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영국 국립보건서비스(NHS) 등과 함께 인공지능 진단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상 증세를 스마트폰에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3억 건의 의료 기록을 비롯한 수많은 정보를 토대로 진단을 한다.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이뤄진 정확도 평가에서 의사는 73.5%, 인공지능은 90.2%를 기록했다. 진단 시간도 의사는 평균 3분 12초, 인공지능은 1분 7초였다. 알파고가 의료 정보를 기반으로 학습을 반복하면 인간 의사의 고정관념도 뛰어넘을 수 있다. 전혀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하면서 의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능성도 높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가 실제 도로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상황을 알파고가 만들어내 각각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지구온난화 같은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낼 수도 있다”면서 “실제 실험을 하지 않고도 특정 질환에 맞는 신약 후보 물질을 만들거나, 신소재를 설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알파고는 2015년 처음 만들어진 뒤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며 불과 2년 만에 3000년 역사의 인간 바둑을 뛰어넘었다. 이런 인공지능이 여러 분야에 적용되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언젠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허사비스는 “알파고를 개발한 목적은 과학자, 의사, 간호사 등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을 돕고 인간이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것”이라며 “알파고는 인간을 위한 도구이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알파고는 인간이 시킨 일만 잘하는 피조물(被造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