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일 토요일

지원서에 열정 담아 입사관 마음 잡아라


대부분의 미국 사립대학은 입학사정관 회의제를 운용한다. (UC 계열 같은 공립대학에선 존재하지 않는 제도다.) 입학사정관 회의제에선 각 입학사정관이 지리적 구분에 따라 담당 구역을 배정받는다. 그런 다음, 해당 구역에 거주하는 수험생의 지원서를 바탕으로 관내 고교(생)의 특성을 익힌다. 할당된 지원서를 모두 읽은 후엔 전체 회의 때 제출할 지원서를 고른다. 회의장에 모인 입학사정관들은 각자 지원서를 제출한 학생 중 누구를 입학시킬지 논의한다.

입학사정관 회의제에선 지원자의 입학 여부가 다수의 토론을 거쳐 결정되므로 특정 지원자의 대변인 역할을 맡는 입학사정관이 누구냐에 따라 합격의 유·불리가 달라진다. 입학사정관 개개인의 차이가 입시에 고스란히 반영되면 그만큼 합격자 예측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지원자 A·B·C가 각각 D·E·F 세 대학에 지원했을 경우, 해당 대학 입학사정관 회의 결과에 따라 당락 여부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대학은 입학사정관 개개인의 영향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단독 입학 허가 결정'을 내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미국 사립대학 입시는 무조건 지원자에게 불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제도적 특성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단, 그러려면 지원자는 자기를 맡게 될 입학사정관이 전체 회의에서 '최고의 변론'을 펼칠 수 있도록 필요한 내용을 손에 쥐여줘야 한다. 이를테면 자기만의 특별한 경험을 담아 촘촘하게 구성한 에세이 같은 게 예가 될 수 있다. 이때 지원자의 성품이나 학구열,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 등은 반드시 포함하는 게 좋다.

입학 지원 서류를 준비할 때 가장 필요한 건 입학사정관과 인간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려는 노력이다. 입학사정관도 인간이므로 기왕이면 좀 더 친근하고 호감 가는 지원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덧붙여 많은 지원자가 고민하는 특별활동의 경우,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자기만의 특성과 열정을 담지 않는다면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하길 바란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