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 · 치대 문과생 지원 허용…‘외고 열풍’ 재연 가능성

現 고2부터 논술 · 면접 등 폐지…입시판도 지각변동

정시정원 확대…문 · 이과 교차지원

특목고 · 자사고 · 재수생 우위 전망

수시 지역균형 최저학력기준 강화

내신 최상위 일반고 학생엔 불리

교사들 “일반고 100전100패 구조”

성적우수학생 기피현상 심화 우려


서울대가 발표한 정시모집 확대 등의 2015학년도 입시안은 대학입시판도에도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신이 불리했던 특목고ㆍ자립형사립고(자사고), 재수생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일반고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은 더 힘들어지고, 특목고ㆍ자사고의 인기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오는 25일부터 진행되는 서울권 소재 외고, 국제고, 자사고 원서접수에도 큰 영향을 미쳐, 지원자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일선학교 및 입시 전문가들은 “일반고 재학생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일반고 기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의 일반고교 2학생 담임교사인 전모 씨는 “일반고 상위권 재학생과 특목고ㆍ재수생과 싸우면 일반고 재학생이 100전 100패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가뜩이나 일반고 기피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전부 특목고나 자사고로만 가려고 할 것”이라며 서울대의 바뀐 입시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대의 2015학년도 입시개편안은 ▷정시모집 확대 ▷정시 수능으로만 선발 ▷문이과 교차지원 확대 ▷지역균형선발 수능 최저기준의 상향 조정(2등급 3개) 등으로 요약된다.

서울대의 영향으로 다른 주요 대학들도 수시보다는 정시 선발 인원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입 수시와 정시의 선발 비율이 6 대 3 정도를 기록했다면 내년에는 정시 선발인원이 대폭 늘어 5 대 5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이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능 성적이 높은 특목고ㆍ자사고 강세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재수생들은 이미 학생부 등 다른 전형요소가 결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1년간 수능성적 향상에만 매진할 수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대표는 “특목고생이 일반고생에 비해 수능 점수가 월등히 높은 데다 보통 재수생이 수능 1등급을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정시 인원 증가는 일반고 재학생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일반고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부터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을 수시 최저학력기준 2개 영역 2등급 이내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상향 조정한 것도 지역에서 최상위권 학교내신을 가진 일반고 학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서울대학교가 문과생도 의대와 치대, 수의대에 지원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정시 입학전형을 확정한 가운데 15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앞으로 학생과 교직원이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한편 수능 고득점자들의 서울대 정시 입학이 쉬워지면서 서울대 수능 합격선도 지금보다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이번 서울대 입시안은 서울대가 연세대나 고려대 등 다른 최상위권 대학들과의 우수 신입생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면접 구술이나 논술에 자신이 없는 수능 고득점자들의 서울대 정시 입학이 쉬워져 서울대 수능 합격선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