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8일 화요일

오일러 업적과 일화

우리가 사용하는 수학의 여러 기호들은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수학자들이 만들고 수정한 것이다. 그런데, 삼각형에서 각을 A, B, C로, 변을 a, b, c로, 내접원과 외접원의 반지름을 각각 r과 R로 쓰게 된 것이라든가, 고등학교 자연계열에서 배우게 되는 아주 중요한 수 e(약 2.718)는 모두 오일러 덕분이다. 얼마 전에 살펴본 적이 있는 원주율 π는 영국의 수학자 오트레드(Oughtred, 1574-1661)가 처음 사용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일러는 원주율의 기호로 처음에는 p와 c를 사용했다가 1737년에 이 기호를 버리고 π를 사용하였는데, 오일러의 명성 때문에 π가 원주율의 기호로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오일러가 해결한 쾨니히스베르그의 다리 문제 역시 유명한 문제이다. 유명한 철학자 칸트의 고향인 쾨니히스베르그라는 도시의 프레겔 강에는 그림과 같이 7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같은 다리를 두 번 이상 건너지 않고 모든 다리를 산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일일이 건너가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방법으로는 너무 복잡해서 해결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오일러는 이 이야기를 듣고 금방 ‘그런 방법은 없다’고 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다리는 선분으로 땅은 점으로 바꾸면 이 다리는 다음과 같은 그림이 된다. 

이제 다리 문제는 연필을 떼지 않고 모든 선을 한번 씩만 지나면서 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느냐 하는 문제로 바뀌게 된다. 이것은 중학교에서 배우는 ‘한붓 그리기’ 문제인데, 이 다리는 홀수점이 4개 있어서 한붓 그리기가 불가능해진다. 이와 같이 점과 선분만으로 이루어진 도형을 그래프라고 하는데, 이 문제 이후 그래프이론과 위상수학이라는 새로운 수학 분야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수학자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또 그런 점 때문에 수학을 잘 못하는 우리에게도 많은 위로도 된다. 오일러는 1-3+5-7+ … = 0 이라고 주장하였다. 사실, 이 계산은 아주 이상하다.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자.

1-3+5-7+9-11+… = -2-2-2-2- …
1-3+5-7+9-11+… = 1+2+2+2+ …

이렇게 되면 답이 다르게 나온다. 이것은 무한히 많은 수를 더하는 데서 나오는 혼란으로, 이렇게 무한히 많은 수를 더하는 문제들 때문에 오일러 당시 많은 수학자들이 당황하곤 하였다. 지금은 이런 문제를 고등학교에서 배우게 된다.

마지막으로, 오일러가 어떻게 신이 존재하는 것을 증명하였는지 알아보자. 에카테리나 여제의 초청을 받은 프랑스의 학자 디드로가 러시아에서 무신론을 주장하고 다니자 걱정이 된 여제가 오일러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부탁하였다. 오일러는 디드로에게 가서, “폐하, 입니다, 따라서 신이 존재합니다.” 라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디드로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 날로 짐을 싸서 프랑스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것은 오일러에 관한 유명한 일화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영국의 드 모르간이라는 수학자가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수학을 이용하여 여러 사람을 속이고 사기 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수는 정확하고 수학은
정직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려운 수학을 들이대면 대부분 기가 죽게 마련이다. 어찌 보면 이런 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수학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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