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8일 화요일

덧셈 방법의 발달

곱셈은 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하는 것을 간단히 하기 위한 방법이고 나눗셈은 같은 수를 여러 번 빼는 것을 간단히 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보다 간편한 곱셈과 나눗셈 방법을 찾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 왔다. 그렇지만 덧셈과 뺄셈 방법이라고 해서 그리 간단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오늘은 덧셈 방법이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를 살펴보자.

고대 이집트 사람이나 그리스 사람들은 계산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산판과 손가락 기호를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이 계산술을 유치한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그 당시 다른 수학에 비해서 계산술은 그다지 발달하지 못했다. 고대 로마에서는 학교에서 산판에서 계산하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또, 로마인들은 예를 들어 

와 같이 계산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CMXCIII로 쓰지는 못했다(여기서 M=1000, D=500, C=100, L=50, X=10, V=5이므로, 이것은 777+216=993을 계산한 것이다). 16세기까지 이와 비슷하게 계산한 표현들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인도 사람들은 위치적 기수법을 사용하였고, 쉽게 쓰고 지울 수 있는 계산도구를 만들어 내었기 때문에 필산 방법이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인도 사람들은 작은 흑판에 대나무 펜으로 흰 액체를 써서 숫자를 기록하거나 흰 나무판에 붉은 가루를 뿌리고 작은 막대로 숫자를 쓰기도 하였다. 그래서 오늘날과 비슷한 계산 방법이 인도에서 나타났는데, 지금과 달리 왼쪽에서부터 계산하게 된다. 

즉, 인도 사람들은 오른쪽 표에 있는 덧셈을 할 때, 먼저 왼쪽에 있는 6과 1을 더해 7이라고 쓰고, 그 다음에는 5, 3, 0을 더해 8을, 3과 2와 4를 더하여 9를 쓴다. 그 다음에 9와 7과 2를 더하면 18이 되므로 8을 쓰고, 1은 바로 앞의 수 9에 더한다. 그러면 10이 되므로 9를 지워서 0이라고 쓰고, 또 그 앞의 8도 지우고 1을 더한 수 9를 쓰게 된다. 그렇게 해서 79090이라는 합을 얻었다. 인도의 바스카라는 “릴라바티”(1150년)라는 책에서 각 자리 숫자의 합을 구하고 그것을 모두 더하여 합계를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기도 하였다. 즉, 2, 5, 32, 193, 18, 10, 100의 합을 구할 때 그는 일의 자리의 합과 십의 자리의 합, 백의 자리의 합을 각각 구한 다음 그 합의 합을 구하여 360을 얻었다. 

9세기 초에 아라비아의 알 콰리즈미가 왼쪽에서부터 계산하는 인도의 이런 방법을 배워서 아라비아로 전하고, 이어서 유럽으로 전해지게 된다. 특별한 방법의 계산술을 뜻하는 알고리듬이라는 말은 이 수학자의 이름에서 나온 것이다. 아라비아 사람들은 오른쪽 표와 같이, 구거법에 의한 검산 방법도 함께 제시하였다. 구거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9를 버린다는 의미이며, 9로 나눈 나머지 수, 혹은 한 자리 수가 나올 때까지 각 자리 수를 더하는 것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5687의 경우에 5+6+8+7=26, 2+6=8이므로 5687의 구거법에 의한 수는 8이다. 그러므로, 예
를 들어, 5687+2343을 계산할 때, 구거법에 의한 검산 수 8과 3을 쓰고 그 합 8030의 검산 수 2와 각각의 검산 수 8과 3을 더한 수 11의 검산 수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였다. 여러 번 지우고 다시 쓰고 하면서 마지막 결과만 남는 인도식 계산 방법에서는 중간 과정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검산 방법이 발달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라비아를 통해 유럽으로 전해진 인도의 계산 방법은 그 후 더 발전하게 된다. 16세기에 수학자 후리시우스(Frisius)는 “산술”(1540년)이라는 책에서 부분합을 구해서 전체의 합을 구하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오른쪽 표에서와 같이, 그는 더하는 수 중 가장 큰 수를 위에 쓴 후에, 오른쪽에서부터 부분 합을 구하고 부분합의 합을 구해 전체의 합을 구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 이러한 방법은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방법과 매우 비슷하다. 왼쪽에서부터 계산하던 방법에서 오른쪽에서부터 계산하는 방법으로 변하게 된 것은 필기도구의 발전에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와 같이 받아올림을 암산에 의해 처리하는 방법은 16세기부터 나타난 것으로 당시의 레코드(Recorde, 1542)나 베이커(Baker, 1568), 호더(Hodder, 1664) 등 여러 수학자들은 받아올리는 수를 ‘기억해 두라’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부분합을 구하는 과정을 일일이 기록하지 않아도 되므로 계산 과정이 조금 더 간단해진다. 그 후 누군가에 의해서 받아올리는 것을 기억하지 않고 작은 숫자를 위에 기록하게 함으로써 정신적 부담 없이 쉽게 계산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덧셈 방법이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수학자들에 의해 조금씩 개선되면서 완성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지 아니한가? 수학은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낯선 사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성장한 우리의 친구인 것이다. 그러므로 모르는 수학이 있어도 두려워 말고 내 주변에 있었던 그 친했던 모습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면 수학이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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