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8일 화요일

뺄셈 방법의 발달

뺄셈 방법은 나라마다 상당히 다르다. 예를 들어, 7-3을 계산할 때 우리는 보통 7개 중에 3개를 지워버리고 나머지를 세어서 4라고 답한다. 그러나 3에서부터 4, 5, 6, 7과 같이 세어서 답하기도 하고, 7에서 거꾸로 6, 5, 4, 3과 같이 빼는 수인 3까지 세어서 4라고 답하기도 하고, 6, 5, 4와 같이 빼는 수인 3만큼만 세어서 4라고 답하기도 한다. 그런데 큰 수의 뺄셈으로 가면 더욱 복잡해진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13-9를 계산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어린 학생이 “14 음, 4”와 같이 답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었다. 이 아이는 13에 1을 먼저 더하고 나서 10을 뺀 것이다. 상당히 멋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옛날 사람들이 이런 방법을 사용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더욱 놀랐다. 즉, 인도의 바스카라(Bhaskara)가 “릴라바티”(1150년)라는 책에서 이런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트레비소(Treviso)의 “산술”(1478)이라는 책에서도 이런 방법이 나온다. 허스위트(Huswirt, 1501)도 이런 방법으로 뺄셈을 하였는데, 그는 5910101014-4001999195를 계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4에서 5를 뺄 수 없다. 아래에 있는 수의 간격, 즉 10에서 5의 간격인 5를 취하여 위에 있는 수 4에 더하면 9를 얻는다. 이 수를 가로 선 밑에 쓴다. 나는 1을 머리 속에 기억해 두고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다음 수, 즉 9에 1을 더한다.
펠로스(Pellos, 1492), 라무스(Ramus, 1555), 베이커(Baker, 1568), 디거스(Digges, 1572) 등도 이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세이본느(Savonne, 1563)는 이 방법을 쓰면서 10을 빌려 올 때 점을 찍어 오른쪽과 같이 나타내었다. 
빌려 온 1을 아래에 있는 수의 그 다음 자리 수에 더하는 방법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방법을 ‘빌린 다음 갚는 방법’이라고 한다. 이 방법 역시 고대 인도 사람들이 사용하였으며, 피보나치(1202)와 플래너데스(Planudes, 1340)도 사용하였다. 인쇄된 상업용 산술 책으로 유명한 보르
기(Borghi)의 “산술”(1484)이라는 책에 이 방법에 대한 설명이 쓰여 있다. 보르기는 6354-2978=3376임을 설명하면서, “14에서 8을 빼면 6이고, 15에서 8을 빼면 7이고, 13에서 10을 빼면 3이고, 6에서 3을 빼면 3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계산하는 방법인 “14에서 8을 빼면 6이고, 14에서 7을 빼면 7이다.”라는 것과 비교해 보고 그 차이점을 생각해 보아라. 15세기와 16세기의 산술 책을 쓴 대부분의 저자들은 이 방법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인정하였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은 ‘단순히 빌려오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법 역시 고대 인도 사람들이 사용하였는데, 그들은 예를 들어 51-28을 계산할 때, 11에서 8을 빼어 3을 쓰고, 4에서 2를 빼어 2라고 계산하였다. 이 방법은 알콰리즈미(825), 라비 벤 에즈라(Rabbi ben Ezra, 1140)의 책에서도 나타난다. 왼쪽에서부터 계산하던 방식에서 현재와 같이 오른쪽에서부터 계산하게 되면서 13세기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좋아하게 되었다.

빼는 대신 ‘더하는 방법’도 있었다. 243-87=156을, “7에 6을 더하면 13이고(그래서 답에 6을 쓴다), (밑에 있는 8과 1을 더한) 9와 5를 더하면 14이고(그래서 답의 십의 자리에 5를 쓴다), 1과 1을 더하면 2이다(그래서 답의 백 자리에 1을 쓴다)”와 같이 계산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부테오(Buteo, 1559)가 제안하였는데, 19세기까지 거의 사용되지 않다가 19세기 오스트리아 수학자들에 의해 주목받게 되어, 이런 방법을 ‘오스트리아 방법’이라고 불린다.

 76원짜리 물건을 사고 100원을 내면 우리는 보통 ‘단순히 빌려오는 방법’을 사용하여 100-76=24(원)의 거스름돈을 구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빼는 대신, 먼저 1원짜리를 계속 내주면서, “77원, 78원, 79원, 80원, 오이?”, 이어서 10원짜리를 내 주면서 “90원, 100원, 오케이?” 하면서 거스름돈을 내주곤 한다. 수학의 계산에서도 이와 같이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와 전통에 따른 차이점이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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