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6일 화요일

'빛의 과학' 선구자들 강한 중력에서 빛이 굽는다는 '상대성이론' 확고히 자리잡아

'빛의 과학' 시초는 1000년前 이슬람 과학자… 오늘날 레이저·무선통신 등 IT산업 근간으로




1000년의 시간을 넘어 인류에게 '빛'을 알려준 선구자들의 해. 유엔과 유네스코가 2015년을 '세계 빛의 해'로 정한 것은 인류의 역사에 영향을 끼친 주요 광학(光學) 발견들이 유독 올해 기념비적인 햇수를 맞기 때문이다.

1000년 전 이슬람 세계의 과학자 이븐 알하이삼(Ibn Al-Haytham·라틴명 알하젠·965 추정~1039)은 "빛은 눈에 보이는 물체로부터 온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찾아냈다. 그전까지는 눈에서 빛이 발사되기 때문에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알하이삼은 빛이 물체 자체에서 나오며, 이 빛이 눈의 굴절에 의해 안구 안쪽으로 들어와 신경과 뇌에 이미지를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1015년 '광학의 서(書)'로 집대성했다. '광학'은 12세기 말과 13세기 초에 라틴어로 번역돼 서구에 알려졌다.


(왼쪽부터)알하이삼, 프레넬, 맥스웰, 아인슈타인, 가오.
(왼쪽부터)알하이삼, 프레넬, 맥스웰, 아인슈타인, 가오.

올해는 프랑스의 물리학자 오귀스탱 장 프레넬(Fresnel·1788~1827)이 빛이 파동임을 증명한 지 2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빛의 에너지가 마치 물결처럼 일정한 굴곡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과학계에서는 '빛이 입자'라는 아이작 뉴턴의 주장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프레넬은 이에 맞서 빛이 파동이어야만 관찰할 수 있는 간섭(서로 다른 빛을 동시에 비추면 세지거나 약해지는 현상)을 실험으로 보였다. 빛이 입자라면 합쳐진 빛은 무조건 강해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날 빛은 파동을 가진 입자로 이야기한다. 영국의 물리학자 제임스 맥스웰(Maxwell·1831~1879)은 150년 전인 1865년 전기장과 자기장이 한 쌍이 되어 공중으로 전달되는 것이며, 빛도 전자기파의 일종일 것이라고 예언했다. 맥스웰의 전자기파 이론은 오늘날 레이저에서 DVD, 무선통신에 이르기까지 IT 산업의 기초가 됐다.

1915년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프로이센과학아카데미에 일반상대성이론 논문을 제출했다. 강한 중력 속에서 빛의 진로가 굽어진다는 일반상대성이론은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중력과 관련된 가장 확고한 이론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인터넷의 근간이 된 광(光)섬유도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았다. 1965년 찰스 가오(Kao·1933~)는 중심의 굴절률이 높고, 바깥 부분은 굴절률이 낮은 유리를 사용해 광섬유를 만들어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내부 에너지가 밖으로 빠져나가기 힘들어 데이터 손실률이 낮고, 외부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인터넷이 수천㎞ 거리에서도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비결이다. 가오는 이 공로로 2009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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