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일 토요일

"아이들은 처음 10년의 습관이 평생 좌우"


최근 자녀교육법 책을 펴낸 세계적인 암 백신 명의 래리 곽 박사(왼쪽) 부부. /
“자녀 교육은 부부가 한 마음으로 이루어내는 팀워크입니다. 아이들은 처음 10년의 습관이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때 부모가 헌신하면서 잠재력을 최대한 깨워줘야 해요. 특히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암 백신 전문가 래리 곽(53) 박사가 자녀교육 노하우를 담은 신간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푸르메)를 아내와 함께 펴냈다. 교포 2세인 곽 박사는 세계 최고의 암 임상연구센터로 명성 높은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교수. 2009년 암세포를 죽이는 백신을 개발해 이듬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부인 루스 곽(52)씨는 입양복지사로 일하다 둘째 아들이 태어난 후부터 전업주부로 육아에 전념했다.

‘환상의 팀워크’로 4남매를 키워낸 부부의 교육법은 일찌감치 미국 한인교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핵심은 ‘참여하는 아버지’. 곽 박사는 3일에 한번씩 밤샘 근무를 하는 레지던트 시절에도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과 놀아주고 침대에서 책까지 읽어준 후에야 자신의 일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좀 더 자라서는 매일 저녁 공부를 돌봐줬고 주말이면 스포츠팀 코치로, 음악 대회 매니저로 자녀들의 ‘취미생활’을 함께 했다.

“아내와 나는 ‘팀’으로 일했어요. 낮에는 아내가, 저녁엔 일 마치고 돌아온 내가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했지요. 집에 오면 병원 일은 아예 잊었어요.”(래리 곽) “오죽하면 래리는 늘 ‘나는 풀타임 직장이 두 개’라고 했어요. 밖에서 하는 일보다 집에서 하는 일이 더 힘들다고.(웃음)”(루스 곽)

곽 박사는 “부모의 사랑=시간”이라고 강조하면서 “엄격하고 강압적인 아시아식 ‘타이거 마더’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교육법”이라고 했다. 특히 운동과 악기 교육에 주력했다. “자신감을 길러주고 자기 통제력을 갖게 하는 데는 운동만한 게 없고, 악기는 두뇌개발 뿐 아니라 집중력과 지구력을 키워준다”고 했다. 네 아이 모두 어린이 스포츠팀에서 야구ㆍ축구ㆍ농구를 하게 했고, 자신도 코치로 자원해 함께 뛰었다. 5살 이전부터 18살까지 아이 성격에 맞게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꾸준히 가르쳤다.

부부의 노력 덕에 세 아들은 각각 텍사스, 브라운, 코넬대에 재학중이고 18살인 막내딸은 올 가을 노스웨스턴대 입학을 앞두고 있다. 아이들 자라는 동안 술 약속은커녕 출장도 자제했던 곽 박사는 골프에 대한 열망까지 미뤘다가 5년 전부터 필드에 나가기 시작했다. 부인 곽씨도 이때부터 기독교 자선단체에서 부지배인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 아버지들은 회사일로 바빠서 양육을 어머니에게 일임한다고 하는데, 하루 단 5분이라도 아이와 온전히 스킨십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돼요. 아이들이 자랄 때까지 매일 5분씩만 투자하면 됩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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