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일 토요일

글로벌 전형 '에세이 공략법'



단순 암기 아닌 논리력 키우는 훈련해야

지난달 토플(TOEFL) iBT 평가 도중 출제기관인 ETS 서버에 문제가 생기며 시험 자체가 지연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매년 이맘때면 수많은 학생이 토플 성적을 1점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엄청난 기회비용을 감수한다. 불과 1, 2점 성적 차는 실제 어학 능력과 큰 연관이 없는데도 여전히 대다수의 수험생은 "해외 상위권 명문 대학에 합격하려면 공인 영어 시험 점수는 무조건 만점에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들이 요구하는 외국인 신입생의 토플 성적은 100점가량이다. 이 정도만 되면 현지 영어 강의 수강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의미다.
올 들어 국내 주요 대학 글로벌 전형 관련 움직임이 심상찮다. 연세대, 서강대, 중앙대 등은 이미 "일정 점수 이상은 동일하게 평가하고 다른 요소에 초점을 맞춰 신입생을 뽑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앙대는 한때 전형 요소의 80%까지 차지했던 공인 어학 시험 성적 비중을 대폭 낮췄다. 어학 성적은 지원 자격(토플 100점)으로만 제시하되, 최종 선발 단계에서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했다. 서강대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 등도 에세이 작성을 전형 일정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향후 대부분의 대학이 글로벌 전형 신입생 선발 절차에서 에세이 작성을 통한 현실적 어학 능력 평가 비중을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전 같았으면 '어학 능력은 뛰어나지만 학업 성적이 신통찮은' 수험생의 경우 7월 말을 목표로 토플 점수를 다만 몇 점이라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달라진 입시 경향을 대비하려면 토플 105점 정도의 자격을 갖춘 후 특정 제시문이 논하는 주제를 파악, 자신의 주관을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전개하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물론 이런 능력은 단기간에 얻어지지 않는다. 당장 과거 국내에 논술 시험이 처음 도입됐던 시기를 떠올려보자. 어설픈 준비만 갖고는 결코 남보다 비교우위에 설 수 없다. 암기 위주 학습에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이라면 더욱 위험하다. 특히 올해 고 3이라면 지금부터라도 관련 준비를 체계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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