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일 일요일

"멋지게 말하는 친구가 좋아요!"


새 학년 새 학기, 스피치 교육 어떻게 시킬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애플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공통점은? 모두 이 시대의 대표적인 ‘말하기 달인’들이다. 때로는 차분하게, 때로는 힘있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상대를 설득할 줄 아는 이들에게 대중은 열광한다. 바야흐로 말 잘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시대다. 어린이, 청소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조리 있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친구들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아이를 ‘리더’로 키우려는 엄마들의 관심이 스피치학원으로 쏠리고 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천연재(46)씨는 3년째 아들 이의진(10)군을 스피치학원에 보내고 있다. 광고대행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프레젠테이션과 말하기 능력의 중요성을 통감했기 때문이다. 의진이는 평소 부끄럼을 많이 타고,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시선을 피하는 '보통 아이'였다. 하지만 말하기 훈련을 하면서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단상에 올라 남들 앞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는 연습을 하면서 부끄러워하는 습관이 사라졌다. 교내말하기대회에서도 1등상을 여러 번 받았다. 친구들은 의진이를 부러워했고, 의진이는 점점 '인기남'으로 떠올랐다. 천씨는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어릴 때는 공부보다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평소에는 얌전하다가도 단상에만 올라가면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바뀌죠. 덕분에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아졌으니, 엄마로서는 흐뭇할 따름이에요."
스피치학원에서 학생들이 동영상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말하기 수업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하기 능력은 계발하기 나름"이라고 입을 모은다. /
전문가들은 리더십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리더스스피치센터의 김우현(45) 소장은 "처음에는 말 한마디 못 하던 아이들도 몇 달만 같이 훈련해보면 놀랄 정도로 바뀐다"며 "아이들은 훈련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6단계 말하기 기법으로 청중 사로잡아라
새 학기가 시작되면 각 학교에는 '선거 바람'이 분다. 요즘에는 성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반장 또는 회장에 입후보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선거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수시전형과 입학사정관제 비중이 늘어나면서 학생회 활동 경력이 중요해진 점도 이유 중 하나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의 선거가 어른들 선거 못지않게 달아오르기도 한다. 표심(票心)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후보자 정견 발표. 인상적인 한 마디로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지만, 자칫 서툴게 준비했다가는 후보자의 신뢰도가 뚝 떨어진다.

'맛있는 스피치'의 노규식 박사는 특히 반장선거나 회장선거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계획적이고 논리적인 말하기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박사는 말하기 과정을 6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1단계는 '계획하기'다. 말하는 목적이 무엇이고, 어떤 말들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2단계는 '조직화'다. 인사말, 본론, 맺음말 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정리한다. 3단계는 '우선순위 정하기'다. 2단계에서 조직화한 내용 중 청중이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재배치하는 과정이다. 4단계는 '구체화하기'다. 목소리와 시선 처리, 몸짓 등 비언어적인 표현까지 세부적으로 다듬는다. 5단계는 '응용하기'다. 좀 더 세련된 표현을 위한 유머나 소품을 준비하고, 청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한다. 6단계는 '평가와 분석'이다. 자신이 말한 내용 중 실수한 곳은 없는지, 보완할 점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노 박사는 "이와 같은 6단계 말하기는 프레젠테이션과 토의·토론에도 같은 형식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습관을 들여놓는다면 어떤 말하기 형식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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