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일 일요일

'우리 아이는 ○○형' 엄마의 오해가 공부를 망친다



성장별 학습 계획 세우기
특정 방식 강요하면 공부법 찾기 방해
소극적 아이, 공부 계획 큰 틀 함께 두고
외향적이면 학습시간 짧게 나눠야 효과

기나긴 겨울방학이 지나고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면 학생과 학부모는 의욕적으로 신학기 학습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막상 학기 말에 돌아보면 당초 기대했던 성과에 못 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학생 개개인의 성향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목표 위주로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와 함께 계획을 짜는 초등생의 경우 자칫 '엄마를 위한 계획'으로 흐르기 쉽다. 전문가들은 "자녀를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계획은 틀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유념하라"고 조언한다.
◇아이의 성향, 부모 맘대로 규정 지어선 안 돼
어느 정도 자신만의 공부법을 터득한 중·고생과 달리 초등학생은 변화의 폭이 크다. 마냥 산만해 보이던 아이가 특정 분야에 유독 집중력을 보이는가 하면 말 잘 듣고 순종적이던 아이가 난데없이 옹고집을 부리기도 한다. 이는 초등생 시기가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나 미완성 단계이기 때문이다. 성격 유형 지표, 다중지능 기반 검사 등 성격 유형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검사가 있지만 그 결과는 혈액형처럼 큰 틀에서의 구분이므로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박재원 비상교육 행복한공부연구소장은 "(성격 유형) 검사 결과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우리 아이는 이런 유형이니 이렇게 공부시키면 되겠지'란 생각에 특정 방식을 강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모가 생각하는 올바른 방법을 아이가 따라주지 않으면 갈등은 커진다. 박 소장은 "자녀가 초등생이라면 일단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 후, 자녀가 자신에게 맞는 학습 계획과 공부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습 계획 수립의 첫걸음은 자녀의 성향 파악
박 소장에 따르면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에겐 '실험 정신'이 필요하다. 즉, 음식 간을 볼 때 맛을 봐가며 조금씩 간을 더하듯 학습법도 이것저것 적용해보고 맞지 않는 것은 제외하는 방식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학습량은 학교 수업과 방과 후 공부시간, 자유시간이 각각 '1:1:1'의 비율을 이루는 게 이상적이다. 박 소장은 "학습시간의 경우 예·복습에 각각 3분의 1 정도씩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은 읽기(독서)·수학(연산)·영어 등 각자 필요한 과목에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며 "다만 일상생활에서는 수학적 자극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수학은 매일 10분씩이라도 계획에 포함시키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경희 시매쓰 수학연구소장은 "학습 계획이란 부모 눈엔 느슨하고 아이 눈엔 빡빡하게 마련"이라며 "'더 할 수 있으면서 꾀부리는 거야'라고만 생각할 게 아니라 아이를 믿고 아이가 제시하는 양에 맞추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유형1] 감정 조절 능력
혼자서도 알아서 공부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아이도 있다. 이는 개개인의 ‘감정 조절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결과다. 행동 조절 능력이 부족한 아이는 TV·게임기·장난감 등에 충동을 느끼는 순간 다른 어떤 말도 먹혀들지 않는다. 이런 아이를 바로잡으려면 충동 자극 요소들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만들어줘야 한다. 반면 감정 조절 능력이 충분한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으므로 학습 계획 역시 직접 세우고 지키도록 하는 게 자존감 형성에 효과적이다.





[유형2] 계획 수립 능력

촘촘한 계획을 하나씩 실행에 옮기며 성취감을 느끼는 아이도 있지만 ‘계획=구속’으로 느끼는 아이도 존재한다. 후자의 경우 지나친 계획이 오히려 공부를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계획 세우는 걸 싫어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매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와 대화를 나눈 후 그날 배운 내용에 따라 공부할 분량을 정해주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한편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소극적인 아이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쉬우므로 부모가 전체적 계획의 틀을 짜주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된다.





[유형3] 집중 지속 능력

대개 성격이 외향적인 남자 아이일수록 집중 시간이 짧다. 이때 집중시간을 늘릴 목적으로 아이를 오랜 시간 앉혀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자녀의 집중 지속 시간에 맞춰 총 학습시간을 몇 회로 쪼갠 후 그에 맞춰 계획을 세우는 게 효과적이다. 자녀가 좀처럼 집중하지 못한다고 생각된다면 학습 시간 동안은 부모도 곁에 앉아 책을 읽는 등 함께 있어주는 게 좋다. 단 “잘하고 있어?” “잘 돼가?” 같은 질문은 학습 흐름을 깰 수 있으므로 삼가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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