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일 일요일

탐구영역 과목 선택법


연계 학습 가능한 동일군으로 최대 3과목은 준비해야

이달 치러지는 첫 번째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학력평가에서 탐구영역 선택 과목을 확정한 수험생은 많지 않다. 특히 자연계 수험생은 'Ⅱ' 과목이 시험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원하지 않는 과목에 응시한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주요 대학은 탐구영역 성적을 반영할 때 백분위 성적을 활용하곤 한다. 이 때문에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탐구영역의 경우, 과목별 선택자와 응시 집단의 특성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워 난이도 조절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에서 최대 변수가 된다. 특히 2012학년도부터 '1% 내외의 만점자 배출'을 목표로 하는 쉬운 수능이 치러지고 있어 언어·수리·외국어영역 동점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래저래 탐구영역 성적이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탐구영역은 공부법 못지않게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자신에게 유리한 탐구영역 과목,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난이도 따라 백분위 큰 차이
2012학년도 정시 기준으로 서울대와 일부 의학계열을 제외한 주요 대학은 탐구영역에서 2개 과목을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목표 대학이 두 과목만 반영한다고 해서 실제로 두 과목을 준비했다가 문제가 너무 쉽게 나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2012학년도 수능에서 매우 쉽게 출제된 한국지리의 경우 원점수 만점을 맞더라도 백분위가 97밖에 되지 않았다. 3점짜리 한 문항만 틀려도 백분위는 87로 떨어졌다. 반면, 한국근·현대사는 한국지리 3등급에 해당하는 원점수 46점까지가 1등급인 백분위 96에 해당했다. 과학탐구영역 역시 과목별 난이도가 차이가 컸다〈표1 참조〉.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상대평가 기준인 표준점수와 백분위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것. 따라서 올해 수능을 치르는 중상위권 이상 수험생이라면 탐구영역에서 최대 3개 과목을 준비하는 게 좋다. 그래야 본인의 실수 또는 평가원의 과목 간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유·불리에 대비할 수 있다.
탐구영역 과목 선택 3단계
STEP1ㅣ 목표 대학의 반영 원칙 확인하기
과목 선택에 앞서 목표 대학에서 특정 과목을 지정, 반영하는지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은 탐구영역 과목 선택을 제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대학(학과)에선 과목을 지정, 반영하거나 특정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2012학년도 정시모집에서도 서울대는 인문계열에서 국사를 필수로, 자연계열에서 Ⅱ과목을 포함해 서로 다른 3개 과목(Ⅰ+Ⅰ+Ⅱ) 형태로 반영했다. 연세대 자연계열도 물리·화학 중 한 과목 이상을 반드시 응시해야 했다.

STEP2ㅣ 본인의 성향·학습 환경 고려하기

①평소 좋아하고 관심 있던 과목
대부분의 수험생이 탐구영역 과목 선택 시 '어떤 과목이 점수 반영에서 유리할까?'를 고민한다. 하지만 실제 수능에서 탐구영역 과목의 난이도는 해마다 달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2011학년도 수능에서 쉽게 출제돼 1등급 컷이 50점이었던 한국근·현대사는 2012학년도 수능 당시 1등급 컷이 46점으로 떨어지며 가장 어렵게 출제됐다. 그런가 하면 2011학년도 수능에서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구과학Ⅱ는 2012학년도 수능에서 매우 쉽게 출제됐다. 따라서 탐구영역의 선택 과목을 고를 땐 난이도에 대한 고민보다 본인이 가장 선호하고 잘하는 과목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 평소 흥미를 가졌던 과목을 선택하면 학습 효과가 높게 나타나 고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②고3 때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
현행 고교 교육과정에서 탐구영역 과목 수업을 모두 진행하기란 시간상으로 무리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고교에선 특정 과목을 지정해 가르친다. 따라서 학교에서 채택한 과목을 선택해 수능을 준비한다면 별도의 시간 투자 없이도 수능과 내신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다. 학교 선생님을 통해 모르는 내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③유사성 있는 과목
사회탐구영역 과목은 지리군(한국지리·세계지리·경제지리), 일반사회군(정치·경제·사회문화·법과사회), 역사군(국사·한국근현대사·세계사), 윤리 등 4개 군으로 나뉜다. 과학탐구영역 과목 역시 물리·지구과학·화학·생물 등 4개 계열로 묶을 수 있다. 같은 군 내 과목 또는 유사성이 있는 과목은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 연계 학습을 하면 학습량이 줄어들 뿐 아니라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진다.

④지원 학과와 관련성 높은 과목
향후 진로나 지원 학과가 구체적으로 정해졌다면 전공과 관련성 높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선 '정량적 평가'가 아닌 '정성적 평가'로 지원 전공과 관련된 교과목의 내신 성적을 비중 있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 학과와 관련 있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면 전공 분야와 관련된 논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기초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이다.
STEP3ㅣ 과목별 특성 파악하고 선택하기

①응시생 많은 과목 고르면 위험 감소
안정적 등급 확보를 위해선 응시생이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응시 인원이 적은 과목일수록 난이도나 상위권 학생의 과목 편중 정도에 따라 등급 구분 점수의 변화가 심하다. 2012학년도 수능에서 선택 인원이 많았던 탐구영역 과목은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문화·한국지리·한국근현대사, 자연계열의 경우 생물·화학·지구과학 순이었다.

②상위권 선호 과목 선택할 땐 신중히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탐구영역 과목 간 난이도 조절과 영역별 만점자 1%를 유지하기 위해 최상위권 수험생이 편중되는 과목 문항은 다른 과목에 비해 어렵게 출제해 평균·표준편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사회탐구영역의 경우 서울대가 국사를 필수로 지정했기 때문에 언어·수리·외국어 등급 합이 3등급(3개 영역 모두 1등급) 이상인 최상위권에선 국사의 선호도가 68.8%로 가장 높았다. 반면, 성적이 낮아질수록 국사의 선택 비율이 낮아져 언어·수리·외국어 등급 합이 9등급 이하에선 세계사 다음으로 국사의 선택 비율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선택 집단이 소수인 동시에 우수 학생이 집중된 과목의 경우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표2 참조〉.

과학탐구영역은 전체 수험생의 80% 내외가 화학I과 생물I을 기본으로 선택한다. 하지만 언어·수리·외국어 등급 합이 3등급(3개 영역 모두 1등급)인 수험생의 경우, 전체 수험생 중 56.5%가 선택하는 물리I의 선택 비율이 87.2%에 이른다. 따라서 중하위권 수험생이 물리I을 선택하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워진다. 상위권 수험생이 물리I을 많이 선택하는 건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서 물리 관련 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또한 Ⅱ과목의 경우 하위권일수록 생물Ⅱ와 지구과학Ⅱ, 상위권일수록 물리Ⅱ와 화학Ⅱ의 선택 비율이 높다〈표3 참조〉.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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