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8일 화요일

나눗셈 계산 방법의 발달

파치올리(1494)가 “나눗셈을 잘 할 수 있다면 그 밖의 모든 것은 쉽다. 나머지 모든 것이 그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처럼, 나눗셈은 사칙계산 중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것이므로 나눗셈 방법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배와 반’의 과정을 반복하여 나눗셈을 하였다. 즉, 19÷8은 19 속에 8이 몇 개 들어 있는지를 <표1>과 같은 방법으로 구하였다. 8을 하나로 볼 때 16+2+1=19이므로 몫은 ‘2+1/4+1/8’이 된다. 인도인들의 나눗셈 방법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아라비아의 알쿠아리즈미(Al- Khwarizmi, 850년께 사망)는 <표2>와 같은 방법으로 나눗셈을 하였다. 46468÷324를 할 때 제수 324를 피제수 46468 밑에 쓰고, 몫 143은 그 위에 썼다. 나눗셈을 하는 과정에서 제수 324를 단계마다 한자리씩 오른쪽으로 옮기고 계산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수들은 몫 143 위에 써 나갔다.

실베스트로 2세라는 로마 교황이 된 제르베르(Gerbert, 930?~1003)는 ‘산판의 계산법’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는데, 그의 ‘나눗셈에 관한 법칙’은 나눗셈에 관한 현존하는 책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그의 방법은 여제법이라고 하는데, 4087÷6=681...1의 예를 들어 보자. ① <표3>에서와 같이 피제수 4087을 쓰고 그 위에 제수 6을 쓴다. 6 위에 10과 6의 차인 4를 쓴다.

② 이 차 4에 천의 자리에 있는 4를 곱하고, 그 곱인 16을 천 자리와 백 자리에 각각 1과 6을 쓴다. 천 자리의 4를 지우고 밑의 수평선 밑, 한자리 오른쪽인 백의 자리에 4를 써서 몫으로 한다.

③ 천 자리의 1에 4를 곱해 그 곱인 4를 백의 자리에 쓰고, 1은 지워 밑의 몫란의 백의 자리에 1을 쓴다. ④ 백의 자리에 있는 6과 4를 더하여 그 합인 10의 1을 천의 자리에 쓰고 6과 4는 지운다.

⑤ 천의 자리의 1에 4를 곱하여 그 곱인 4를 백의 자리에 쓰고, 천의 자리의 1은 지워 몫으로 백의 자리에 1을 쓴다.

⑥ 백의 자리의 4에 4를 곱하여 16을 얻는데, 1은 백의 자리에 6은 십의 자리에 쓴다. 그리고 백의 자리의 4를 지우고 이 4는 몫란의 십의 자리 밑에 쓴다.

⑦ 백의 자리의 1에 4를 곱하고 곱인 4를 십의 자리에 쓰고, 백의 자리의 1은 지워 십의 자리 밑의 몫란에 1을 쓴다.

⑧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여 몫란의 백, 십, 일의 자리에 있는 모든 수를 합하면 이 나눗셈의 몫으로서 681을 얻고, 위의 일의 자리에 남아 있는 수 1은 나머지가 된다.

교황이 나눗셈 방법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당시의 여제법이 아주 복잡하고, 또 어떻게 이런 방법을 찾아내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파치올리(1445?~1515)는 그의 ‘산수집성’에서 나눗셈에 대해 4개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① 첫 번째 방법은 제수가 한 자리 또는 두 자리 수인 경우로서 곱셈표를 이용하였다.

② 두 번째 방법은 예를 들어 216÷24를 216÷8÷3과 같이 제수의 인수로 계속 나누는 방법이다.

③ 세 번째 방법은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장제법의 일종이다. 장제법은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아라비아와 페르시아에서 사용한 장제법은 <표4>와 같다. 즉, 1729÷12=144...1의 계산을 할 때 제수인 12는 밑의 칸에 순서대로 한 칸씩 옮겨 썼으며 몫은 가장 위에 썼다.

④ 네 번째 방법을 영국에서는 말소법이라고 불렀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갈레법이라고 불렀다. 나눗셈이 끝났을 때 숫자의 배열이 갈레선이라는 배 모양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갈레법에 의해 59078을 74로 나누면 <표5>와 같다.

갈레법은 16세기 말에도 장제법보다 우수하다고 하여 널리 사용되었으며 영국에서는 18세기 말까지도 계속되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인도인들이 산판에서 지우면서 사용하였던 방법을 지우지 않고 기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17세기 들어 장제법이 갈레법을 대신하기 시작했으며, 17세기가 끝날 무렵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방식으로 점차 확정되어갔다. <표6>은 카탈디(Cataldi, 1602)가 제시한 장제법이다. 현대의 방법과 비교해 보면 이 방법에는 25×6=150을 쓰고 이를 빼는 과정이 없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머리 속에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부담이 매우 크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과거의 나눗셈 방법은 어느 것도 그리 쉬운 것이 아니며 오랜 세월에 걸쳐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18세기 말까지 영국의 유명한 공립학교의 보통 수준 학생들은 2021을 43으로 나누는 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하니, 우리는 매우 편리하고 강력한 계산 방법을 알고 있으며, 또한 계산기까지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수학이 어렵다고 투덜대지만 말고 옛날 사람들보다 훨씬 편하게 공부하고 있음을 감사하고 보다 편리한 방법을 찾아보려고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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