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의 치열한 1위 싸움
투표 초반부터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치열한 1위 다툼이 시작됐다. 20세기 과학사를 뒤흔
1위는 달랐지만, 일반인과 물리학자 집단의 전체 투표결과는 비슷했다. 국형태 가천대 나노물리학과 교수는 “현대과학의 성과가 사회전반에 상당히 잘 알려진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차이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빅뱅과 현대우주론’이 일반인에서는 4위(37%)를 한 반면 물리학자에서는 9위(18%)를 한 것이다. 국형태 교수는 “최근 교양전문도서, SF, 영화 등을 통해 특히 우주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과 이해가 보편화됐다”고 해석했다. 영화 ‘인터스텔라’ 열풍이 한참일 때 설문조사가 진행됐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김교수는 물리학자 집단에서 우주론 분야가 저조한 성적을 보인 이유를 “과학자들은 좀더 현실적인 영향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후보에 ‘초끈이론’이나 ‘평행우주’를 넣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김 교수는 “일반인들에게 엄청 높은 순위를 받았겠지만 과학자들에게는 거의 꼴찌를 받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국 교수는 설문조사에서 한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짚어냈다. 과학자 집단의 노력에 따라 과학적 성과의 중요성에 대한 우선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과학자는 흔히 뛰어난 연구결과를 성취하는 것만을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과학은 궁극적으로 과학자의 전유물이 될 수 없으며, 사회의 공감 없이 나 홀로 발전하는 과학은 현실과 엇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자는 일반인과 소통하는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과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과학자 스스로가 깊은 성찰을 거듭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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