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안선은 세계에서 가장 구불구불한 해안선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영국 해안선의 길이는 1만2429㎞로 알려져 있지만 백과사전이나 지도에 표시된
영국 해안선의 길이는 제 각각이어서 최대 20%까지 차이가 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이 문제에 대해 프랑스 수학자 만델브로트(B. Mandelbrot)는 1967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영국 해안선의 총 길이는 얼마인가?(How long is the Coast of Britain?)"라는 논문을 기고했다. 만델브로트는 지도나 백과사전에 나온 영국 해안선의 길이가 서로 다른 이유는 측정이 부정확해서가 아니라 영국 해안선의 기하학적인 구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천재 수학자이다. 그는 이 논문을 바탕으로 '프랙탈(fractal) 기하학'이라는 새로운 수학 분야를 개척했다.
만델브로트가 쓴 논문의 요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에 알려진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점(點)과 선(線)이 기본 요소가 돼 도형이 만들어진다. 이 도형이 점인 경우에는 0차원(dimension), 선인 경우에는 1차원, 면(面)인 경우에는 2차원, 입체(공간)인 경우에는 3차원이 된다. 이에 반해 프랙탈은 이 단어의 기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fractal'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부러진'이라는 뜻에서 유래), 차원이 소수(小數)이다. 예를 들어 만델브로트가 문제 삼은 영국 해안선은 1차원이 아니라 1·3차원이다.
이 말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다. 가장 간단한 프랙탈 도형을 예를 들어 좀 더 설명해보자. 종이에 선 하나를 그어보라. 그리고 이 선을 삼등분해서 가운데 부분을 없앤다. 그러면 양 끝에 1/3 길이의 선분이 두 개 남게 된다. 이 두 선분을 다시 삼등분 하고 각각의 중앙에 있는 선분을 다시 없앤다. 그러면 1/3 선분 각각은 다시 1/9로 쪼개진 선분 두 개를 갖게 된다. 이 1/9로 나눠진 선분을 다시 삼등분하고 가운데 부분을 없앤다.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면 이 도형은 선분이 될까, 아니면 점의 집합이 될까? 기하학의 정의에 따르면 점은 길이를 갖지 않고 위치만을 나타내는 원소이다. 따라서 선분을 아무리 무한하게 쪼갠다고 하더라도 그 무한하게 쪼개진 것들은 비록 아주 작은 값이기는 하지만 항상 일정한 길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삼등분으로 끝임 없이 쪼개진 도형은 선분일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이 도형은 선분과는 달리 중간에 빈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도형은 '칸토르 집합'이라고 불리는 프랙탈 도형의 하나다. 이 칸토르 집합의 차원은 0차원과 1차원 사이인 0.63이다.
이 문제에 대해 프랑스 수학자 만델브로트(B. Mandelbrot)는 1967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영국 해안선의 총 길이는 얼마인가?(How long is the Coast of Britain?)"라는 논문을 기고했다. 만델브로트는 지도나 백과사전에 나온 영국 해안선의 길이가 서로 다른 이유는 측정이 부정확해서가 아니라 영국 해안선의 기하학적인 구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천재 수학자이다. 그는 이 논문을 바탕으로 '프랙탈(fractal) 기하학'이라는 새로운 수학 분야를 개척했다.
만델브로트가 쓴 논문의 요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에 알려진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점(點)과 선(線)이 기본 요소가 돼 도형이 만들어진다. 이 도형이 점인 경우에는 0차원(dimension), 선인 경우에는 1차원, 면(面)인 경우에는 2차원, 입체(공간)인 경우에는 3차원이 된다. 이에 반해 프랙탈은 이 단어의 기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fractal'이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부러진'이라는 뜻에서 유래), 차원이 소수(小數)이다. 예를 들어 만델브로트가 문제 삼은 영국 해안선은 1차원이 아니라 1·3차원이다.
이 말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다. 가장 간단한 프랙탈 도형을 예를 들어 좀 더 설명해보자. 종이에 선 하나를 그어보라. 그리고 이 선을 삼등분해서 가운데 부분을 없앤다. 그러면 양 끝에 1/3 길이의 선분이 두 개 남게 된다. 이 두 선분을 다시 삼등분 하고 각각의 중앙에 있는 선분을 다시 없앤다. 그러면 1/3 선분 각각은 다시 1/9로 쪼개진 선분 두 개를 갖게 된다. 이 1/9로 나눠진 선분을 다시 삼등분하고 가운데 부분을 없앤다. 이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면 이 도형은 선분이 될까, 아니면 점의 집합이 될까? 기하학의 정의에 따르면 점은 길이를 갖지 않고 위치만을 나타내는 원소이다. 따라서 선분을 아무리 무한하게 쪼갠다고 하더라도 그 무한하게 쪼개진 것들은 비록 아주 작은 값이기는 하지만 항상 일정한 길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삼등분으로 끝임 없이 쪼개진 도형은 선분일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이 도형은 선분과는 달리 중간에 빈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이상한 도형은 '칸토르 집합'이라고 불리는 프랙탈 도형의 하나다. 이 칸토르 집합의 차원은 0차원과 1차원 사이인 0.63이다.
이제
다시 영국 해안선 길이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영국 해안선이 1·3차원 것과 길이의 오차 범위가 20%인 것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모든 길이는 1차원이다. 따라서 길이를 잴 때 우리는 1차원의 자(尺)를 사용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보자. 종이에
일정한 길이를 갖는 선분을 그려보자. 이 1차원의 길이를 0차원의 '점'을 단위로 측정하면 어떤 값이 나올까? 점이란 길이를 갖지 않는 요소이기
때문에 일정한 길이를 재려면 무한한 개의 점이 필요하다. 따라서 답은 '무한하다'가 된다. 그런데 종이 위에 그려진 선분의 길이는 당연히
'유한'하다. 이런 모순이 발생한 이유는 선분의 길이라는 1차원의 문제를 0차원의 척도로 측정하려 했기 때문이다.
이와 동일한 원리가 영국 해안선 길이의 문제에서도 발생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영국 해안선은 1·3차원인데 이 길이를 1차원의 자로 측정하게 되면 사용된 자의 척도에 따라 길이가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이해한 독자라면 "1㎜를 최소 단위로 갖는 자와 1㎝를 최소 단위로 갖는 자로 각각 영국 해안선의 길이를 쟀을 때, 어떤 자로 잰 길이가 더 길까?"라는 문제에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1㎜인 자로 잴 때이다. 구불구불한 모양을 가진 도형의 길이는 좀 더 세밀한 척도를 사용해 잴 때 더 세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길이가 더 길게 나온다. 이것이 바로 영국 해안선의 길이가 지도나 백과사전마다 다른 이유이다.
프랙탈이 소수의 차원을 갖는 성질을 "프랙탈은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을 갖는 도형이다"라고 표현한다. 즉, 프랙탈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모습들이 반복돼 만들어진 도형을 의미한다. 이런 프랙탈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이 설명하지 못했던 많은 자연의 모습이나 수학적 도형을 설명해준다. 대부분의 자연현상은 사실 유클리드 기하학적이지 않고 프랙탈적이다. 뇌나 폐, 핏줄의 구조도, 심전도(心電圖)나 뇌전도(腦電圖)의 모습도, 해안선이나 강, 번개, 나뭇잎, 눈송이, 산등성이의 지형도, 심지어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클래식 음악의 음계 구조도 프랙탈적이라고 한다. 이렇게 프랙탈이라는 새로운 학문분과는 우리들에게 자연은 1차원, 2차원, 3차원이라는 단절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사이사이에 무수한 종류의 차원을 가진 구조들로 구성된 거대한 '조화(harmony)'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와 동일한 원리가 영국 해안선 길이의 문제에서도 발생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영국 해안선은 1·3차원인데 이 길이를 1차원의 자로 측정하게 되면 사용된 자의 척도에 따라 길이가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이해한 독자라면 "1㎜를 최소 단위로 갖는 자와 1㎝를 최소 단위로 갖는 자로 각각 영국 해안선의 길이를 쟀을 때, 어떤 자로 잰 길이가 더 길까?"라는 문제에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1㎜인 자로 잴 때이다. 구불구불한 모양을 가진 도형의 길이는 좀 더 세밀한 척도를 사용해 잴 때 더 세분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길이가 더 길게 나온다. 이것이 바로 영국 해안선의 길이가 지도나 백과사전마다 다른 이유이다.
프랙탈이 소수의 차원을 갖는 성질을 "프랙탈은 자기유사성(self-similarity)을 갖는 도형이다"라고 표현한다. 즉, 프랙탈은 완전히 똑같지는 않지만 유사한 모습들이 반복돼 만들어진 도형을 의미한다. 이런 프랙탈 기하학은 유클리드 기하학이 설명하지 못했던 많은 자연의 모습이나 수학적 도형을 설명해준다. 대부분의 자연현상은 사실 유클리드 기하학적이지 않고 프랙탈적이다. 뇌나 폐, 핏줄의 구조도, 심전도(心電圖)나 뇌전도(腦電圖)의 모습도, 해안선이나 강, 번개, 나뭇잎, 눈송이, 산등성이의 지형도, 심지어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클래식 음악의 음계 구조도 프랙탈적이라고 한다. 이렇게 프랙탈이라는 새로운 학문분과는 우리들에게 자연은 1차원, 2차원, 3차원이라는 단절적인 구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그 사이사이에 무수한 종류의 차원을 가진 구조들로 구성된 거대한 '조화(harmony)'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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