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9일 금요일

수학 기호 이야기 원래는 뺄셈을 뜻했던 나눗셈 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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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IB
더하기에 빼기가 있다면, 곱하기에는 나누기가 있다. 사칙연산 중에서 어렵기로 따지자면 가장 어려운 게 바로 이 나눗셈이다. 곱셈이 똑같은 수를 몇 번 더하느냐를 간단히 나타낸 것이라면, 나눗셈은 어떤 수에서 똑같은 수를 몇 번 뺄 수 있느냐를 말한다.
나눗셈을 나타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단 분수가 바로 나눗셈을 뜻한다. 가로로 길쭉한 선 위와 아래에 각각 숫자나 문자를 쓰면, 위의 것을 아래의 것으로 나누라는 뜻이 된다. 혹은 a/b와 같이 쓰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의 방향이 좌우로 바뀌기도 한다. 두 수의 비를 나타내는 : 역시 나눗셈을 나타내는 기호다. 4:5라는 비의 값은 4를 5로 나눈 값을 말한다.
뭐니 뭐니 해도 나눗셈을 나타내는 기호로 가장 대표적인 건 ÷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거의 쓰지 않지만, 가장 먼저 산수를 배울 때 주로 사용하는 기호다 보니 나눗셈이라고 하면 으레 이 기호가 떠오른다.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가 나눗셈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기호가 됐는지 알아보자.
세로로 계산하는 나누기의 등장
초등학교에서 기호를 이용한 나눗셈 풀이법을 배운다. 세로로 숫자를 써 가면서 나눗셈의 답을 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4 나누기 8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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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과정이 분명히 드러나 처음 나누기를 배울 때 편리하게 셈을 익힐 수 있다.
이런 나누기 기호 는 언제 처음 사용됐을까? 이 기호의 원조는 독일의 수학자 마이클 슈티펠의 책에서 처음 등장한다. 슈티펠은 1544년 나온 <산술백과>에서 24 나누기 8을 ‘8)24’ 또는 ‘8)24(’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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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기 기호 나눗셈기호를 처음 사용한 독일의 수학자 마이클 슈티펠의 책 <산술백과>(1544)
슈티펠의 나누기 기호는 ‘ )’로, 기호 나눗셈기호의 일부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나뉘는 수 위에 쓰이는 선은 어떻게 생긴 걸까? 그 기원은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지만, 나뉘는 수를 분명하게 표시하기 위해 훗날 슈티펠의 기호 )위에 선 수학기호_img1을 덧붙여 나눗셈기호기호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슈티펠의 기호를 그냥 사용할 경우 수학기호_img2이라는 식이 수학기호_img3를 말하는 건지, 수학기호_img4을 말하는 건지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빼기로 쓰이던 ÷
재미있게도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기호 ÷는 나누기 기호로 정착되기 전, 이미 많은 수학자들에 의해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유럽 대륙과 유럽 북단에 있는 반도 스칸디나비아의 수학자들은 ÷를 뺄셈 기호로 오랫동안 사용했다. 심지어 스칸디나비아의 몇몇 국가에서는 이 기호를 20세기까지 빼기로 사용했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이 기호를 항상 나누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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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를 비율과 나누기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 출처 : 위키미디어
÷는 1659년 스위스의 수학자 존 란의 책 <대수학>에서 처음 나누기 기호로 사용됐다. 란은 나누기 기호뿐만 아니라 ‘그러므로’를 뜻하는 수학 기호 ∴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이 책을 편집한 존 펠이 ÷를 나눗셈 기호로 사용한 장본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나눗셈_img5스위스의 수학자 존 란이 자신의 책 <대수학>에서 처음으로 나누기 기호를 사용한 페이지
출처 : 위키미디어
그렇다면 ÷는 왜 나누기를 나타내는 데 쓰였을까? 한 가지 주장에 따르면, 여기에는 상형문자의 원리가 반영돼 있다. 상형문자는 대상의 모양을 본떠 나타내는 문자다. 말하고자 하는 대상의 모양과 최대한 비슷하게 보여줘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아마 처음에는 그림문자로 시작됐다가 점차 기호로 바뀌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해’를 뜻하는 한자 日(날일)은 해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
÷ 기호에서 가로막대 ─ 위아래의 두 점 ·은 수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35÷23은 과 같은 분수 형태로 나타낼 수 있는데, 기호 ÷는 이 분수의 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로막대 ─ 위에 있는 35와 아래에 있는 23을 각각 ·으로 바꾸어 쓰면 바로 나누기 기호 ÷가 된다.
하마터면 빼기로 사용할 뻔한 ÷ 기호가 오늘날 나눗셈을 나타내는 기호로 자리 잡기까지는 이런 흥미로운 역사가 있다.

사이언스올

수학 기호 이야기 큰 수를 짧게 표시해 주는 지수

바닷가에는 모래알이 몇 개나 있을까? 우주에는 수소 원자가 몇 개나 있을까?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그런데 그냥 ‘많다’고만 하자니 너무 막연한 것 같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도 궁금한 게 있었다. 우주를 모래알로 가득 채우려면 모래알이 몇 개나 필요할까? 그 전에 필요한 게 있다. 큰 수를 표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막연하게 큰 수를 상상할 수는 있지만, 막상 쓰려면 기호가 필요하다. 숫자를 끝도 없이 늘어놓는다면 죽을 때까지도 다 못 쓸 것이다.
여기서 현대의 지수 개념이 등장한다. 오늘날의 편리한 지수 표기법은 언제 어떻게 등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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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IB
모래알 8×1063개로 우주를 채운다?
곱셈 기호는 똑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하는 것을 간단하게 나타낸 기호다. 마찬가지로 똑같은 수를 여러 번 곱하는 것을 간단하게 나타내는 표기법이 바로 지수다. 2를 열 번 곱하는 연산이 있다면 2×2×2×2×2×2×2×2×2×2라고 쓴다. 결과는 10,7374,1824로, 길어서 쓰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한눈에 읽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이 정도는 별로 큰 수가 아니다. 오랜 예전에도 사람들은 이보다 훨씬 큰 수를 상상하고, 그 수를 나타낼 방법을 궁리했다. 고대 그리스 당시에는 큰 수를 만 단위로 끊어 ‘미리아드’라고 읽었다. 예를 들어, 1억을 읽으려면 ‘미리아드 미리아드’라고 읽어야 했다.
아르키메데스는 1억에 해당하는 미리아드 미리아드를 ‘첫 번째 수’로 하고, 첫 번째 수를 두 번 곱한 수를 ‘두 번째 수’, 그리고 첫 번째 수와 두 번째 수를 곱한 수를 ‘세 번째 수’로 정했다. 같은 방식으로 계속 큰 수를 구하면 ‘여덟 번째 수’를 구할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는 이런 과정으로 당시 천문학자 아리스타코스가 주장한 우주의 반지름(현재 거리로 약 2광년에 해당)을 바탕으로 ‘양귀비 씨앗 한 개의 크기에 해당하는 모래알의 수는?’, ‘손가락 크기에 해당하는 양귀비 씨앗 개수는?’, ‘육상 경기장 한 개를 가득 채우는 데 필요한 손가락의 개수는?’과 같은 어림 계산 과정을 순차적으로 반복했다.
그 결과 우주를 모래알로 채울 경우 그 개수가 여덟 번째 수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실 이 수는 모래알로 우주를 채우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이런 수를 나타낼 때 지수는 필수다. 지수는 어떤 수나 문자의 오른쪽 어깨 위에 붙어서 거듭제곱을 나타낸다. 2×2×2×2×2×2×2×2×2×2은 210으로 쓸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가 생각한 첫 번째 수(1억)는 108이 된다. 두 번째 수는 1016, 세 번째 수는 1024,…, 여덟 번째 수는 1064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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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득 채울 모래알의 개수를 계산했던 아르키메데스. 출처 : 위키피디아
어떻게 하면 같은 수의 곱을 편리하게 나타낼까?
오늘날 우리는 23, an, (x+y)2 처럼 다양하게 지수를 활용한다. 지수 표기의 기원은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세기경 이슬람의 수학자 알콰리즈미는 제곱에 ‘mal’, 세제곱에 ‘kab’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알콰리즈미가 썼던 mal과 kab는 이후 m과 k로 줄어들어 15세기까지 이슬람 수학자들에 의해 사용됐다.
이후 1586년 네덜란드의 수학자 사이먼 스테빈은 1제곱은 ‘①’, 2제곱은 ‘②’로 표시했다. 예를 들어 2×2×2+3×3은 ‘2③+3②’로 나타냈다. 1634년에는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헤리곤이 자신의 책에서 지수개념을 a, a2, a3 등으로 썼다. 이때만 해도 아직 지수가 어떤 수나 문자의 어깨 위로 올라가지는 못한 상황! 그렇다면 지수는 언제 오늘날 우리가 쓰는 형태와 비슷해진 것일까?
1636년 프랑스의 수학자 제임스 흄은 현대의 방식과 매우 비슷한 지수 표기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는 아라비아 숫자 대신 로마 숫자로 지수를 나타냈다. 즉, ‘A3’을 ‘Aⅲ’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그 뒤 1637년, 프랑스의 수학자 데카르트가 자신의 책 <기하학>에서 처음으로 현대의 지수 표기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종종 a2과 aa를 섞어서 사용하기도 하고, 지수로 음의 정수나 분수는 사용하지 않고 양의 정수만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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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수는 물론 음수나 분수도 지수로 쓸 수 있음을 보인 아이작 뉴턴은 지수 표기법이 발전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출처 : 아이작 뉴턴
음의 정수와 분수도 지수로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과학자이자 수학자인 아이작 뉴턴이다. 뉴턴은 1676년 런던왕립협회의 서기였던 헨리 올덴버그에게 자신이 12년 전 발견한 ‘일반화된 이항정리’에 대해 설명하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aa, aaa, aaaa대신에 a2, a3, a4라고 쓰고 √a, √a3 대신에 a1/2, a3/2이라고 쓰며 1/a, 1/aa, 1/aaa대신에 a-1, a-2, a-3이라고 쓴다.”
데카르트와 뉴턴을 거치며 지수 표기법은 오늘날과 같은 편리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만약 아르키메데스가 지수 표기법을 알았더라면 우주를 가득 채울 모래알의 개수를 한결 편리하게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사이언스올

수학 기호 이야기 딱 보면 아는 삼각형 기호 △

건물을 지을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아름다움이나 기능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교량과 같은 구조물도 마찬가지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가 와도 건물이 무사히 서 있어야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에 가장 잘 견디는 구조로 건물을 지어야 한다. 재미있게도 수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도형이 바로 그런 성질을 지니고 있다. 삼각형이다. 삼각형은 선 3개로만 만들 수 있는 간단한 도형이지만, 외부에서 받는 힘에 가장 잘 버틴다.
그래서 건축물에는 삼각형 구조가 많이 쓰인다. 대표적인 게 트러스 구조다. 직선 부재를 여러 개 연결해 삼각형 구조가 계속 이어지게 만들어 구조물의 무게를 지탱한다. 지진에 대비해 건물을 보강할 때도 삼각형 구조물을 덧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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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C버클리의 한 건물은 외벽에 덧댄 삼각형 골조로 지진에 대비했다. 출처 위키미디어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건물이 보일 때 삼각형을 떠올릴 것이다. 혹은 삼각형과 관련된 다른 개념까지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다. 삼각형 모양의 구조를 보고 삼각형을 떠올리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수학에서 삼각형을 나타내는 기호도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바로 △다. 굳이 누가 만들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기호지만, 처음 쓴 사람은 있다. 함께 알아보자.
1. 피에르 헤리곤 수학강좌
피에르 헤리곤의 책 <수학 강좌> 출처 : 위키피디아
삼각형을 보면 떠오르는 기호들
삼각형의 생김새를 본뜬 △의 원조는 프랑스의 수학자 피에르 헤리곤이다. 꼭짓점이 A, B, C인 삼각형을 간단히 △ABC라고 나타낸다. 그는 1644년 삼각형을 표기하기 위해 △abc를 사용했다. 꼭짓점을 나타내는 영어 알파벳이 소문자라는 점이 지금과 다르지만, 오늘날도 여전히 똑같은 기호를 가지고 삼각형을 나타낸다.
삼각형을 공부하면서 나오는 다른 기호도 헤리곤의 만든 게 많다. 우리는 각도를 표기할 때 ∠를 사용한다. 이 기호는 도형의 각을 의미하는 동시에 ∠AOB=60˚처럼 각의 크기를 나타낼 때도 쓰인다. 한눈에 봐도 각의 모양을 형상화한 이 기호는 헤리곤이 1644년 자신의 책 <수학 강좌>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는 10년 전인 1634년에 동일한 책 <수학 강좌>에서는 각을 표현하기 위해 ‘<’라는 기호를 썼었다.
그런데 왜 기호 ∠를 새로 만든 것일까? 17, 18세기에 ‘<’는 각을 표현하는 기호로 종종 사용됐다. 하지만 영국의 수학자 토마스 해리엇이 세상을 떠난 뒤 <대수방정식 풀이에 응용되는 해석학적 기술>(1631)이 출간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이 책에서 각을 표현하는 기호와 꼭 닮은 부등호(<,>)가 사용되면서 혼동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각을 표현하는 기호 <가 점차 사라지게 되자, 1644년 피에르 헤리곤이 각을 표현하기 위해 ∠를 처음 사용한 것이다. ∠가 각을 표현하는 기호로 정착되기 전에는 ∠를 두 개 겹친 기호(∠∠)나 ∠를 180˚회전시킨 기호 ⦣ 또는 ∧, ∡가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1657년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오트레드가 기호 ∠를 사용하면서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2. 피에르 헤리곤 각
2-1. 피에르 헤리곤 삼각형
∠, △가 등장한 <수학 강좌>의 일부. 출처 : 위키피디아
헤리곤이 처음 만들어 현재까지 쓰이고 있는 기호는 또 있다. 헤리곤은 1634년 <수학 강좌> 책에서 두 직선이 서로 수직임을 나타내는 기호 ‘⊥’를 처음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각도, 삼각형, 수직을 표기하기 위해 여러 수학자들이 기호를 만들었지만, 현재까지 살아남은 건 헤리곤의 기호다.
백과사전식 수학 교과서를 펴낸 피에르 헤리곤
사실 피에르 헤리곤은 우리에게는 좀 생소한 수학자다. 그런데 알고 보면 <수학 강좌>라는 6권의 수학 교과서 시리즈를 통해 수학 기호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다. <수학 강좌> 시리즈는 대수학이나 기하학과 같은 순수수학은 물론 군사, 기계, 지리, 항해술 등에 쓰이는 수학도 다루고 있다. 즉, 17세기의 백과사전식 수학 교과서였던 셈이다.
이 책은 1634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뒤, 1644년에는 두 번째 판이 출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수학 논문이나 수학자끼리 주고받은 편지에도 이 책이 언급됐을 정도로 널리 읽혔다.
3. Leibniz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한 편지에서 <수학 강좌>를 언급하며 수학기호의 중요성에 대해 썼다. 출처 : 위키피디아
헤리곤은 ∠, △, ⊥ 외에도 <수학 강좌> 시리즈를 통해 여러 수학 기호를 선보이며 기호를 쓰는 것이 얼마나 유용하고 중요한지 강조했다.
그 결과 헤리곤은 누구보다 수학 기호의 중요성을 일찍 깨닫고 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한 수학자로 손꼽히고 있다. 만약 헤리곤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삼각형이나 각도 같은 간단한 개념도 번거롭게 말로 나타내야 했을지도 모른다.

사이언스올

역사 깊은 삼총사, sin, cos, tan!

간혹 가다 슈퍼문이 뜬다는 소식이 들린다. 슈퍼문이 무엇인고 하니, 지구와 거리가 좀 더 가까워져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달을 말한다. 때마침 추석이라도 겹쳐서 휘영청 밝은 달을 보면 정말 소원이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우리 눈에 보이는 달의 크기를 어떻게 나타내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하늘에서 달이나 태양이 얼마나 크게 보이는지를 ‘겉보기 지름’이라고 하는데, 단위는 각도를 쓴다. 달의 겉보기 지름은 약 30분, 즉 0.5도다. 보는 사람의 눈에서 달의 양쪽 끝으로 선을 그었을 때 그 선 사이의 각도를 말하는 것이다.
삼각법의 아버지, 히파르코스
이렇게 하늘에 보이는 천체의 크기, 혹은 천체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데는 오래 전부터 각도가 쓰였다.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는 개기일식 때 지구 위의 두 지점과 달 위의 한 지점을 잇는 선 사이의 각도를 구해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계산했다.
이런 연구 결과 그 결과 천문학에서 필요한 삼각법의 초기 공식과, ‘최초의 간단한 삼각 함수표’로 불리는 현표(각에 대한 현의 길이를 나타내는 표)를 만들었다. 또한 삼각법을 이용해 일식을 예측하는 방법도 최초로 개발했다. 이런 이유로 히파르코스는 오늘날 ‘삼각법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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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히파르코스.
출처 : 위키미디어
이후 삼각법을 좀 더 체계화한 것은 9세기 이슬람의 천문학자 알 바타니였다. 알 바타니는 중세시대 유럽에 큰 영향을 미친 천문학자로, 그의 저서 <별들의 운행에 대하여>는 라틴어로 번역된 뒤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 등 많은 학자들에 의해 참고 서적으로 사용됐다. 그는 이 책에서 정식으로 사인, 탄젠트 등과 같은 삼각비 용어는 물론 사인함수 공식을 소개했다.
오늘날 학교에서 배우는 사인, 코사인, 탄젠트라는 개념은 직각삼각형에서 두 변의 비율을 나타내는 값이다. 사인은 높이/빗변, 코사인은 밑변/빗변, 탄젠트는 높이/밑변을 나타낸다. 이를 나타내는 기호로 각각 sin과 cos, tan을 쓴다. 이런 기호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sin, cos, tan의 탄생
알 바타니는 그의 책에서 사인을 ‘jiba’라고 불렀다. 사실 jiba는 별 뜻이 없는 아랍어였지만, 이것이 라틴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잘못 옮겨져 ‘길의 커브나 옷의 주름, 꼬불꼬불한 길’ 등 다양한 의미를 갖는 라틴어 ‘sinus’로 번역됐다. 그리고 후에 이것이 영어 ‘sine’으로 변해, 오늘날 우리가 ‘사인’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또한 그는 탄젠트를 ‘거꾸로 된 그림자’라는 뜻의 ‘umbra versa’라고 썼는데, 이는 훗날 라틴어 ‘tangent’로 번역된다. 라틴어에서 탄젠트는 ‘접촉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기하에서 탄젠트는 접선의 의미를 갖기도 한다.
sin과 tan, 두 기호는 1624년 영국의 수학자 에드먼드 건터가 처음 사용했다. sin과 tan는 sine과 tangent를 단순히 축약한 것이다. 하지만 건터가 두 기호를 독창적으로 고안한 것은 아니다. 건터 이전에도 1583년 덴마크의 수학자 토마스 핑케가 ‘sin.’, ‘tan.’이라는 거의 동일한 기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건터와 핑케, 두 사람이 쓴 기호의 차이점은 단순히 ‘축약’을 의미하는 ‘·’이 있느냐 없느냐다.
이후 두 기호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오트레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삼각법>(1657)에서 sin, tan뿐만 아니라 ‘sec(시컨트)’의 기호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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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수학자 윌리엄 오트레드는 저서 
<삼각법>(1657)에서 sin, tan뿐만 아니라 
sec의 기호도 사용했다.
출처 : 위키미디어
한편, 코사인(cosine)은 ‘complementary sine’의 준말로 ‘여각의 사인’이란 라틴어 ‘cosinus’에서 유래했다. 코사인의 cos이란 기호는 1729년 스위스의 수학자 오일러가 처음 사용했다. 물론 오일러 역시 cos을 독창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며, 건터와 마찬가지로 이전에 쓰이던 기호를 개량한 것이다. 우선, 1620년 건터가 라틴어 complementum(영어의 complement)와 sinus를 합친 ‘co.sinus’를 제안했고, 1658년 뉴턴이 cosinus로 수정했다. 이 cosinus가 영어로 cosine으로 번역된 뒤, 오일러가 이를 축약해 cos이라는 기호를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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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악기의 음색을 합성해 연주할 수 있는 신디사이저에도 삼각함수의 원리가 숨어 있다.
출처 : GIB
sin, cos, tan란 기호가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진 것은 17~18세기지만, 세 기호는 19세기 중반 이후 널리 쓰이게 된다. 이후 삼각함수는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 현대 수학은 물론, 건축학, 음향학, 통신 등 다방면에 걸쳐 더욱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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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기호 이야기 간단하고 다재다능한, 점(․)

유럽 여행을 가보면 헷갈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숫자 읽기 때문이다. 1.234라고 씌어 있어서, 1점234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1234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와 대부분의 영어권 국가에서는 소수점을 ‘.’으로 나타내고, ‘,’로 자릿수를 구분한다. 유럽이나 남아메리카에서는 그 반대로 쓰는 나라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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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글을 읽을 때마다 마침표 기호를 접한다. 출처: 동아사이언스
연필로 종이에 한 번 콕 찍어주기만 하면 되는 기호인 점은 쓰기가 편해서인지 용도가 매우 다양하다. 일단 글을 쓸 때는 마침표(.)와 가운뎃점(․)로 쓰인다. 마침표는 문장을 끝맺는 기호고, 가운뎃점은 단어를 여러 개 나열할 때 사이에 넣는 점이다. 점 세 개를 연달아 쓰면 줄임표(…)가 된다.
수학에서도 점은 여러 가지 기호로 쓰인다. 앞서 언급한 소수점을 시작으로 점이 어떻게 수학 기호에 들어왔는지 살펴보자.
혁신적인 소수 표현법
16세기 네덜란드의 수학자이자 기술자였던 시몬 스테빈(1548~1620)은 군대에서 군자금을 관리했다. 그의 업무 중 하나는 은행에서 빌린 돈을 이자와 함께 갚는 일이었는데, 이자 계산에 늘 골치를 썩었다. 그가 이자 계산 때문에 유독 힘들어 했던 이유는 당시에는 소수가 없어서 이자율을 분수로 계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자가 1/10일 때에는 계산이 간단했지만 1/11 , 1/12 일 때는 계산이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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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수학자 시몬 스테빈.
출처: 위키미디어
이자를 간단히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밤낮으로 궁리하던 스테빈은 어느 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이자의 분모를 10, 100, 1000 등 10의 거듭제곱 꼴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1/11인 경우 거의 비슷한 9/100로 계산하고, 1/12인 경우 거의 비슷한 8/100로 대신 계산을 하면 훨씬 간단하게 이자를 계산할 수 있다.
스테빈의 발견은 복잡한 분수 계산에 속 썩지 않고도 누구나 간단히 이자를 계산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그는 1584년, 이자가 1/10에서부터 5/100까지의 여러 가지 경우를 계산한 표를 만들어 책을 내기도 했다.
스테빈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두 소수의 크기를 쉽게 비교하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다. 사실 그의 이자율 표에는 56789/100000처럼 분모와 분자가 모두 큰 수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분수 꼴은 어느 쪽이 더 큰지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테빈은 분모에 0이 몇 개 있는지, 분자가 몇 자리 수인지 동시에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리고 1585년 <소수에 관하여>란 자신의 책에 최초로 소수 개념과 표기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 책에서 소수의 각 자릿수를 ⓪ , ①, ②, ③, …과 같은 원문자의 형태로 나타냈다.
⓪ ① ② ③
12.345 → 12⓪ 3① 4② 5③ 또는 12 3 4 5
또한 스테빈은 두 소수의 곱도 오른쪽과 같이 구했다. 이 식은 0.000378과 0.54를 곱해 0.00020412가 나온 것을 의미한다. 지금 보면 굉장히 독특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표기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 스테빈의 원문자 표기법은 쓰기에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스위스의 수학자인 요스트 뷔르기가 최초로 점을 사용해 수의 자리를 표기했다. 현재 사용하는 ‘12.345’를 12.3.4.5와 같이 여러 개의 점을 사용해 나타낸 것이다.
현재와 같은 소수점을 최초로 쓴 사람은 독일의 수학자 크리스토퍼 클라비우스다. 하지만 당시 그의 표기는 널리 쓰이지 못하다가 1617년이 되어서야 영국의 수학자 존 네이피어 덕분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네이피어는 자신의 책 <막대 계산술>에서 소수에 대해 설명하면서 소수점을 사용했다.
무한을 나타내는 점
이번에는 점의 위치를 살짝 바꿔 보자. 소수점처럼 아래쪽이 아니라 조금 올려서 가운데에 점을 찍으면 뜻이 달라진다. 이때는 점이 곱하기를 나타내는 기호가 된다. a․b는 a×b라는 뜻이다. 문자를 쓸 때는 생략해서 그냥 붙여 쓰는 일이 많지만, 엄연히 곱셈 기호로 쓰인다고 할 수 있다.
점의 위치를 더 위로 올려보자. 그러면 점은 소수점 아래에서 계속 반복되는 수를 줄여서 나타내는 용도가 된다. 0.333…, 1.23232323…과 같은 소수는 소수점 아래 어딘가에서부터 계속 똑같은 수가 반복된다. 이런 소수를 순환소수라고 한다.
순환소수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순환마디의 양끝 숫자 위에 점을 찍는다. 0.33333…은 순환소수_img1으로 간단히 나타낼 수 있고, 1.23232323…은 순환소수_img2과 같이 간단히 표시한다. 순환하는 마디가 길어져도 양 끝에만 두 개 찍으면 된다. 예를 들어, 0.12356435643564…는 순환소수_img3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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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IB
점을 찍어 순환소수를 나타낸 건 18세기 영국의 수학자 존 마쉬다. 하지만 그가 순환소수 표기법을 독창적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만든 기호를 점차 개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8세기 존 로버트슨은 0.785785…를 순환소수_img4로 표기하며 오늘날과 비슷하게 순환소수를 표기했다. 하지만 소수점에 쉼표(,)를 사용했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헨리 클라크 역시 비슷한 시기에 0.641641…을 순환소수_img5로 표기했고, 이후 19세기의 수학자 로버트 포트와 재임스 프라이드 등은 0.333…을 순환소수_img6으로, 샤를 데이비스와 윌리엄 펙은 0.222…를 .`2로 썼다.
이렇듯 처음에는 다양한 방식의 순환소수 표기 방법이 있었다. 이들 방법이 점차 개량되고 통합되면서 오늘날의 순환소수 표기법이 자리를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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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 공식: 영양이 골고루


건강식품은 마치 패션과 같다. 옷이 유행하듯이 어떤 건강식품이 들불처럼 번졌다가 지고, 또 얼마 있다가는 다른 건강식품이 뜨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유행이 지나가고 반복된다고 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골고루 먹어라.”
그렇다.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꼭 필요한 영양소를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만병통치약처럼 광고하는 건강식품 같은 건 없어도 된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라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이 있다. 다양한 음식을 통해 이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한다면 우리는 건강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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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학에도 이런 영양소에 빗댈 수 있는 요소가 있다. 0, 1, π, i, e가 바로 그들이다. 쉽고 간단한 상수로, 수학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들이 없으면 수학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물(비타민, 미네랄)과 고기(단백질, 지방), 그리고 쌀밥(탄수화물)이 어우러진 비빔밥처럼, 다섯 가지 수학의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는 공식이 있다. 바로 오일러 공식이다.
가장 아름다운 공식, 오일러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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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율 π는 각도로 치면 180°와 같다. 삼각함수 공식에 따르면 sin180°는 0이고, cos180°는 -1이다. 따라서 오일러 공식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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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 공식 안에서 다섯 가지 영양소는 군더더기 없이 간단한 덧셈만으로 서로 이어져 있다. 뿐만 아니라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연산인 덧셈, 곱셈, 지수도 이 안에 들어 있다. 무엇 하나 더하거나 뺄 것 없이 수학 자체를 표현하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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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 공식을 만든 레온하르트 오일러. 출처: 위키미디어
1988년 미국의 수학잡지 ‘매스매티컬 인텔리전서’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독자들에게 유명한 수학공식 24개를 주고 가장 아름다운 공식을 고르라고 한 것이다. 2년에 걸친 투표 끝에 영광의 자리에 오른 건 바로 오일러 공식이었다. 20년이 지나 이번엔 물리학잡지 ‘물리학 세계’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식을 뽑아 달라는 기사가 실렸다. 120여명의 독자가 약 50가지의 공식을 보내왔다. 치열한 경합 끝에 오일러 공식이 ‘맥스웰의 전자기학 방정식’과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오일러 공식은 그 이전까지 느낄 수 없었던 수학의 새로운 맛을 우리에게 선사해 준다. 양수의 거듭 제곱오일러공식_img9도 음수(-1)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자연 상수 e는 약 2.7로 2보다 조금 큰 양수다. 실수 세계에선 양수를 거듭제곱하면 항상 양수가 나온다. 하지만 e를 iπ번 곱하면 -1이 나온다. 지수에 허수가 들어가면 양수의 거듭제곱도 음수가 된다는 사실이 오일러 공식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기하학과 대수학은 하나
지수함수오일러공식_img10와 삼각함수오일러공식_img11가 등호로 연결돼 있다. 기하학과 대수학이 하나라는 뜻이다. 오일러가 살던 18세기만 하더라도 이런 생각을 하던 사람은 드물었다. 상상은 하더라도 둘이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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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수학자 아브라함 드무아브르. 출처: 위키미디어
상상 속의 관계를 처음 현실로 보여준 사람은 프랑스의 수학자 아브라함 드무아브르였다.
드무아부르는 원의 둘레를 n등분하는 문제를 풀던 중에 이 과정이 복소수를 n번 거듭 제곱하는 계산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복소수를 n번 곱하면 각도가 n배로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이런 생각을 정리해 ‘드무아브르 공식’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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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무아부르 공식은 복소수와 삼각함수의 연결고리를 보여 준다. 오일러도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 오일러는 과감하게 복소수를 지수함수에 넣었다. 지금이야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행동이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복소수를 지수로 갖는 함수는 없다는 게 상식이었다. 하지만 오일러는 과감히 도전했고 성공했다. 이 성공에 힘입어 인류는 기하학과 대수학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도형 문제를 수로 풀고 반대로 숫자 계산을 도형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오일러 공식이 얼마나 쓸모 있는지는 간단한 계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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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을 무작정 계산하려면 최소한 A4 용지 절반은 필요하다. 하지만 오일러 공식을 이용하면 계산은 단 몇 줄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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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곱셈이 편한 지수함수의 특징을 이용하면 복잡한 복소수도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양자역학을 푸는 비법
오일러 공식이 가장 빛나는 분야 중 하나는 양자역학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오일러 공식을 ‘수학자들이 만들어 낸 인류의 보석’이라 표현하기까지 했다. 이유는 양자역학을 이루고 있는 파동 방정식에 있다. 오일러 공식은 파동방정식을 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양자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파동으로 표현된다. 만약 우리의 몸이 전자만큼 작다면, 우리의 몸도 울렁거리는 파동으로 그릴 수 있다. 삼각함수는 파동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양자세계에선 우리의 모습을 삼각함수로 그릴 수 있다는 말이다.
중첩은 파동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계속 겹쳐 있다는 뜻이다. 수학적으로 중첩은 곱셈으로 표현된다. 파동은 삼각함수로 중첩은 곱셈으로 나타내야 하기 때문에 지수함수가 필요하다. 파동을 곱셈이 편한 지수함수로 나타내면, 구하기가 훨씬 편해진다.
지수함수는 미분하고 적분하기도 편하다. 이는 양자역학에 어마어마한 도움이 된다. 양자역학의 기본이 되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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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설명하긴 너무 어려우니 하나만 눈 여겨 보자. 여기서 ψ(프사이)는 파동방정식을 뜻한다. 아무리 어려운 양자역학 문제라도 기본은 이 ψ를 구하는 것이다. 이 파동방정식 앞에 붙어 있는 ∂와 ∇라는 기호는 미분을 뜻한다. 파동방정식을 구하려면 미분과 적분을 꼭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지수함수는 미분과 적분을 해도 모양이 유지된다. 덕분에 파동함수를 구하기가 간편해지고, 여러 가지 물리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양자역학에 지수함수가 꼭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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