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영(경기외고 2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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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수업 적극 대비하며 사고력 기르세요
윤양은 경기외고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반에 진학했다. IB과정은 과목당 학생 수가 6명에서 15명 정도로 적은 편이라 학생의 참여와 토론이 활발하다. 그러나 윤양의 1학년 1학기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윤양은 이를 "그때까지는 깊게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성적을 받은 친구들과 비교하니 자신은 한쪽 의견만 주장하고 있었다는 것. "1학년 역사 수업 시간이었어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수백만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의 행동이 정당했는가'가 에세이 주제였습니다. '부당하다'고만 쓰면 반쪽짜리 답안입니다. '정당하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러면 이 두 의견을 모두 제시하고 그럼에도 나는 '이런 이유 때문에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쓰는 게 백점짜리 답안이었죠. 어떤 사실의 여러 가지 면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공부를 깊이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사안의 양면을 생각하는 능력은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었다. '히틀러'를 주제로 토론한다면 히틀러·독일·제2차 세계대전 등 관련 내용을 서술한 책을 찾아 읽고 찬반양론을 준비하는 식이다. 윤양은 "책을 읽고 주장을 가져오는 게 끝은 아니다"라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를 누구나 동의할 수 있게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생님 괴롭히는 질문 끊임없이 던지세요
윤양은 책을 읽으며 수업에 필요한 배경 지식을 얻기 위해 자주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 사서는 IB반에서 '자료 조사'(Research) 과목을 담당하는 원어민 교사였다. 윤양은 스스럼없이 원어민 교사와 대화를 나누며 영어 말하기 능력과 토론 기술을 배웠다.
"한번은 친구들과 함께 도서관에 갔습니다.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친구가 '중국에서는 페이스북(facebook)에 접속할 수 없다'고 했어요. 그러자 선생님께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너는 어떤 생각을 했니'라고 되물었어요. 우리는 각자 의견을 내면서 더 발전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죠."
윤양이 교사와 거리낌없이 대화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건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과학 수업에서 호된 지적을 받은 게 계기였다. 그는 "실험 위주 수업이라 매번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처음에는 온통 '수정이 필요하다'는 빨간 줄 투성이었다"며 "다음부터는 보고서 제출 전 미리 담당 교사를 찾아 고칠 점이 없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때는 여전히 보완할 것 투성이었죠. 그러나 수정 후 제출하는 최종 보고서는 언제나 만점이었어요. 궁금하거나 모르는 점은 빠짐없이 질문하고 보완한 덕분이죠. 학기말에는 선생님께서 제 답안을 후배들에게 예시로 보여주고 싶다고 동의를 구하더라고요."
◇운동하면서 체력 기르고 스트레스 풀었어요
윤양은 고교 입학 뒤 라크로스(lacrosse·끝에 그물이 달린 스틱을 이용해 상대의 골에 공을 넣는 운동) 동아리에 가입했다. 주 1회 1시간 정도 운동하기 때문에 학업에 부담도 없고 스트레스 푸는 데도 제격이다. 성과도 좋았다. 지난 겨울방학 때 고교·대학·성인 각 3팀씩 총 9팀이 겨룬 인도어리그에서 고교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대학 팀 중 고려대도 꺾었다. 윤양은 지난해 실적을 인정받고 선발전을 거쳐 올해 17세 이하 여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지난달 21일부터 2박 3일간 일본에서 열린 한·일 여자라크로스 친선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윤양은 "미국 중·고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학생은 운동 잘하는 친구"라며 "운동을 잘하면 체력·사회성·건강한 정신을 갖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이 학교 체육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아이비리그나 미국 유수 대학에서는 체육 활동을 많이 하는 친구들을 우대하고요. 체력이 좋아야 오랜 시간 공부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며 체력을 기르세요. 수업 시간에 조는 친구들에게 제가 하는 조언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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