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0만명대로 본격 내리막 "2~3년내 교사 수도 줄어들 것"
4년 뒤엔 대학 정원미달 사태
서울 관악구 당곡고는 올해 신입생이 257명으로 개교 33년
만에 최저였다. 작년 신입생 335명보다도 78명 적었다. 학교는 1학년 학급을 11개반에서 9개반으로 줄이고 빈 교실들은 특별 교실 등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첫 졸업생이 700명이 넘었는데 이젠 재학생을 전부 합쳐도 930여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후기고교(인문계) 학급 수를 1학년에서만
145개, 전체적으로 180개 줄였다고 밝혔다. 후기고교 신입생이 5만8537명으로 작년(7만1153명)보다 1만2616명(18%)이나 줄었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2004년 이후 매년 학급 수를 줄여왔는데, 올해는 신입생 수가 급감해 크게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에도 학급
수를 대폭 줄일 예정"이라고 했다.
◇시도마다 고교 1학년 학급 줄이기
저출산 쓰나미가 고교에 몰아치고 있다. 신생아 수가 급락했던
2001·2002년생들이 올해와 내년 잇따라 고교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신입생 수가 급감하면서 전국 고교마다 학급 수를 대폭 줄이는 등 비상이
걸렸다.
5일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올 전국의 고교 신입생 숫자는
작년(59만여명)보다 6만여명 줄었다. 공식 집계는 4월 기준이지만, 작년 중3생(52만5256명)이 전원 고교에 진학해도 작년
신입생(59만1845명)보다 6만6589명(11.3%) 줄어든다. 내년에는 46만여명으로 올해보다도 6만여명(12.2%)이 더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입생 수가 올해와 내년 급감하며 불과 2년 사이 59만명대에서 46만명대로 13만명(약 22%) 감소하는 것이다. 2001년생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2008년, 중학교에 진학한 2014년에도 격변이 있었다. 이들 때문에 중학교 학급당 인원 수는 30명 이하(2014년
30.5명, 2016년 27.4명)로 자연 감소했다.
부산교육청은 올해 신입생(3만793명)이 작년보다
4151명이나 줄어 학급 수를 1232개에서 1211개로 21개 줄였다. 3개반을 한꺼번에 줄인 학교도 나올 정도다. 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는
학급 수를 80개 감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신입생이 작년보다 1만4500여명이 줄면서 학급 수를 115개 줄였다.
◇고교 교사도 2~3년 후 감축 불가피
2001년생의 고교 진학 여파는 당장 고교 교사 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1년생이 중학교에 입학한 2014년부터 중학교 교사 수도 줄었다. 교사 수가 2014년(11만3349명)을 피크로
작년(10만9525명)까지 2년간 3824명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고교 교사 수도 2~3년 내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학 교직 과정이나 교육대학원 등 교원 양성 기관의 정원도
올해 크게 줄어든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임용고사 경쟁률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라며 "올해 말 대학의 교원 양성 기관 정원
2500여명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학생 수 감소를 '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5년 현재 고교 학급당 학생 수는 30명으로 OECD 평균 24명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다. 지금처럼 학생이
줄어들면 2022년이면 저절로 OECD 평균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교육부 최윤홍 학교정책과장은 "학령인구 감소를 위기로 생각하지 않고
교육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1·2002년생들이 대학에 진학할 즈음엔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신입생 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현재 중3생(46만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부터 해당 학년 학생 수가 현재의 대학 입학정원을
밑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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