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1일 월요일

"SAT 점수 욕심 버리고 '하고 싶은 공부'에 더 열중"

국내외 명문대 동시 합격한 2인의 비결

서울대와 아이비리그·옥스브릿지 입시, 동시에 준비할 수 있을까? 정답은 '예스'(yes)다. 박형서·장규영(이상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년)씨가 이를 증명했다. 박씨는 올해 미국 프린스턴대, 장씨는 하버드·프린스턴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으로부터 합격증을 받아들었다. 이들이 국내외 명문대에 동시에 붙을 수 있었던 비결을 귀띔했다.


 박형서(왼쪽)·장규영씨. 지난 17일 취재 당시 하버드대 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장규영씨는 28일 아침 문자메시지를 통해 취재진에게 합격 소식을 전했다.
 박형서(왼쪽)·장규영씨. 지난 17일 취재 당시 하버드대 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던 장규영씨는 28일 아침 문자메시지를 통해 취재진에게 합격 소식을 전했다.
tip 1 자기소개서
나라별로 자소서 작성 원칙 달라 유의를 韓 전공 적합성, 美 개인사, 英 스펙 중심

박형서씨와 장규영씨는 미국과 한국 입시의 차이점으로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작성법을 들었다. “미국 대학은 지원자의 개인사를, 한국 대학은 전공 적합성과 관련 역량을 중점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 실제로 박씨는 비교과 활동을 묻는 항목에 지원 학교별로 답변 내용을 달리했다.

“취미를 적는 프린스턴대 자소서 문항엔 텃밭 가꾸기 관련 일화를 기재했어요. 틈틈이 학교(대원외고) 뒤뜰에서 고추·방울토마토·오이·호박을 키운 일이 저를 진솔하게 보여주기에 적합하단 판단이 섰거든요. 반면 서울대 자소서 중 ‘본인에게 의미 있었던 활동을 써라’는 문항엔 제가 회장으로 활동했던 국궁동아리 얘기를 썼어요. 실력이 뛰어나지 않았던 팀원들을 다독여 대회 수상까지 이끌어낸 실적을 내세워 끈기와 리더십을 강조했죠.”

자소서 작성 시 지켜야 할 원칙은 미국보단 한국이나 영국 대학이 더 많은 편이다. 장씨는 “한국 대학의 경우 고교 이전 활동은 써넣지 못하며 영국 대학은 길게 늘여 쓰는 자소서 대신 스펙 위주로 기재하는 ‘퍼스널 스테이트먼트’(personal statement)양식을 따라야 한다”고 귀띔했다.

tip 2 대학 선택
선배·면접관이 말해주는 경험담 통해자신과 맞는 대학·학과 관련 정보 수집

박씨와 장씨는 성질이 전혀 다른 두 분야에 발을 담근 이력이 있다. 장씨는 중 3때 미국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합격했을 정도로 바이올린 연주 실력이 뛰어났다. 같은 시기, 한국과학영재학교와 모교인 외대부고(옛 용인외고)에 붙어 학과 공부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자타 공인 문과 성향’이었던 박씨는 고 2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이 같은 경력은 프린스턴대와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의 설립 취지에 딱 맞았다. 장씨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와 프린스턴대는 계열·전공 구분 없이 신입생을 뽑는다”며 “지원서를 쓸 때부터 내 성향과 잘 맞을 것 같은 학교·학과를 숙고해 골랐다”고 했다. 이를 위해 본인이 지원하고픈 대학 출신 선배를 만나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

“메사추세츠공과대(MIT)와 프린스턴대 중 어디를 갈까 고민이 많았어요. 줄곧 ‘대학에 가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넓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MIT는 공과대학이라 접하는 인맥 풀이 좁을 것 같았거든요. 마침 프린스턴대에서 제 면접을 위해 한국에 파견한 입학사정관이 프린스턴대 학부와 MIT 대학원 과정을 밟은 경력을 갖고 있었어요. 면접관에게 제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본인이 겪은 각 학교의 장단점을 가감 없이 말해주시더군요.”

tip 3 성적 관리
학원은 시간 낭비… 학교 수업 충실히쉬는 시간과 학습 시간은 확실히 구분


박씨의 SAT 최종 성적은 고 2때 받은 2320점이다. 흔히 말하는 ‘아이비리그 SAT 합격선’보다 낮은 수준이다. 박씨는 “‘SAT 점수를 더 올려야 한다’는 권유가 많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다. “제게 SAT는 ‘어려운 토플’(TOEFL) 같았어요. 문제 푸는 수고에 비해 재미나 얻는 바가 없었죠. 그럴 바엔 제가 하고 싶은 공부에 주력하는 게 경쟁력 있겠다 생각했죠.”

장씨는 SAT나 AP(Advanced Placement·선이수학점제)코스 준비를 위해 학원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 SAT 만점(2400점)을 받고 AP코스 16개 과목을 이수한 그는 “친구 따라 AP학원에 갔다 ‘시간 낭비’란 생각밖에 안 들어 금방 나왔다”고 했다. 박씨 역시 중·고교 원어민 회화 시간에 꾸준히 참석하며 언어(영어) 문제를 해결했다.

대신 내신 관리는 철저히 했다. 박씨와 장씨는 각각 GPA 만점을 받았으며 고 3 내내 국내 성적 기준으로 2등급대 초반의 성적을 유지했다. 박씨는 “대원외고 국제반의 경우 국내반 학생과 함께 일반 교과 수업을 들은 뒤 방과 후에 국제반 수업을 듣는다”며 “본인이 즐기지 않으면 힘든 과정”이라고 털어놨다.

“전 ‘자투리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를 머릿속에 떠올린 적이 없어요. 그저 공부를 하는 때와 하지 않는 시간으로 구분했을 뿐이죠. 스트레스를 풀 땐 아무 생각 없이 학업을 손에서 놨어요. 온전한 휴식이 ‘공부 활력소’가 된 셈이죠.”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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