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공부하는게 좋을까 밤에 늦게까지 공부하는게 좋을까? 사실 정답이 없는 얘기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도 새벽공부를 좋아하는 얼리버드부터 밤에 늦게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올빼미형까지 다양하다. 다만 한 가지 공통점은 자기가 언제 공부가 잘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냥 새벽공부가 좋다니까 나도 새벽공부, 밤늦게 공부가 좋다니까 나도 밤새워 공부하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자기 취향은 부단한 자기주도학습과 시행착오의 산물이다. 내가 스스로 이렇게 저렇게 해봐야 언제 잘되는지 어떻게 해야 잘되는지 내 느낌을 찾을 수 있다. 화장도 패션도 머리스타일도 부단한 시행착오 끝에 자기 취향을 찾는다. 식사도 어떤 음식이 나에게 잘 맞는지 소화가 잘되고 영양적으로 불균형이 없는지 부단한 시행착오를 해봐야 한다. 이에 대한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고 공짜로 얻은 정보는 결국 내 것이 되지 못한다. 내 공부가 아닌 남의 공부를 하게 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아침공부를 해서 잘된 것이 아니라 공부를 열심히 해보니 아침에 잘되더라는 자신만의 원칙을 만들어간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시행착오의 과정은 생략하고 결론인 아침공부라는 사실을 따라만 한다고 해서 공부가 잘 될 리 없다. 대부분의 공부 잘하고 싶은 아이들이 겪는 문제점이다. 물론 우리는 모두 그렇게 손쉽게 잘되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놀고 공부하는게 좋을까 공부하고 노는게 좋을까? 보통의 경우야 뭐 공부할 것을 다 해놓고 노는게 마음이 편하고 공부할 때도 집중할 것이다. 최소한 부모들은 다 그렇게 기대한다. 그러나 충분히 놀아야 집중력이 분산되지 않고 몰두할 수 있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안 그러면 노는데 신경이 가있어서 공부에 집중을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일률적으로 어떤 절대적인 공부비법이 진리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비법 좋아하다가 비법에 망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공부법 책이나 방송 등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행착오를 해볼 만한 좋은 방법의 경우의 수 들을 배우는 것이다. 하루에 세과목을 공부해보기도 하고 한과목만 해보기도 하고 다섯 과목을 공부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공부가 잘 될 때 전략과목을 공부해보기도 하고 취약과목을 공부해보기도 하는 것이다. 오답노트를 써보기도 하고 오답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풀어서 날려버리기도 해야 한다. 여러 번 눈으로 읽어서 단어를 암기해보기도 하고 입으로 소리 내서 읽어보기도 하고 쓰기를 많이 해서 외워보기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결과로 나는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좋고 효과적이다 라는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 그래야 바로 나만의 공부법이라는 것을 찾을 수 있다. 모범적인 방법을 참고하되 나에게 맞는 공부법은 내가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터득해야 진정 내 것이 된다. 그리고 이것도 공부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런 결론을 충분한 자기공부시간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알아낸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을 절대 진리로 받아들이지 말고 도전해봐야 한다. 강의만 듣고 감상하고 감탄할 일이 아니라 내 엉덩이가 아플 정도로 앉아서 고민하고 적용하고 효과를 추적해봐야 한다. 이런 노력 끝에 ‘아 나는 아침에 집중도 잘되고 머리도 깨끗해서 공부효율이 높구나’ 라고 알아낸다면 그것이 곧 공부비법이 된다.
사실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취향은 중학교 다니는 동안 많은 부분 확립이 되어야 한다. 고등학교에 가면 시행착오를 할 여유가 없다. 이미 자신이 확립한 공부법과 원칙에 따라 많은 공부를 해내기도 바쁘다. 따라서 중학생들은 계획을 수립할 때 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라고 푸념을 하기 전에 자신의 취향을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 적어도 하루에 세 시간 정도는 자기 공부를 해봐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무조건 공부를 많이 하라는 측면보다는 이런 시행착오를 하려면 충분한 자기공부시간의 확보가 필수불가결 하기 때문에 그렇다.
문맥을 통해 단어 뜻을 유추하면서 독해를 해보기도 하고 그때그때 사전을 찾아서 독해를 해보기도 해야 한다. 문제를 먼저 풀어보고 고민되는 내용을 찾아서 공부하기도 하고 충분히 이해 암기한 후 문제를 풀어보기도 해야 한다. 수학 문제가 안 풀릴 때 답을 암기하는 강수를 둬보기도 하고 과정을 하나하나 꼼꼼히 이해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외우지 않으려고 발버둥 쳐보기도 해야 한다. 답을 보지 않고 밤을 새워서라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보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도 해보고 인터넷 강의를 통해서 이해를 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무수한 고민과 노력의 과정은 스스로의 공부취향을 알려주고 공부습관을 형성시켜준다.
반대로 이런 과정을 생략한채 배움에만 몰두하고 자기화의 과정을 회피하면 결론은 명확하다. 중3인데도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판단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음식들을 앞에 두고 뭘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청소년이나 마찬가지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바로 이러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명확히 알고 있다. 왜냐고? 이런 저런 것들을 이렇게 저렇게 먹어봤기 때문이다. 여러분도 이제 그걸 따라해야 한다.
조선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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