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보다 독해력·영어 실력부터 다지는 게 중요
이달 초 영재학교 입시가 시작되면서 특수목적고(전국단위 자사고 포함) 등 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고등학교 입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학부모는 자녀가 특목고에 합격하면 대학 입시에도 성공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요즘 특목고 입학 기준은 중학교 내신성적이다. 그러다 보니 내신성적만 좋으면 특목고에 진학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국의 모든 중학교는 지역 등에 따라 성적 차가 크다. 같은 시험을 보면 A 중학교 전교 1등이 B 중학교 전교 20등보다 성적이 더 낮은 경우도 많다. 어려서부터 형성한 기초 학습 능력은 더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중학교 내신 성적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특목고에 진학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특목고 입학 후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상위권 학생 사이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등을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녀가 다음과 같은 능력을 갖췄는지를 고려하고 나서 특목고 진학을 결정하는 게 좋다.
우선 책을 많이 읽어 독해력이 좋은가를 점검한다. 자녀를 특목고에 보내려는 학부모 대부분은 학원에서 고교 과정을 선행학습하는 데 신경 쓴다. 특히 수학 진도를 빨리 빼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수학도 국어 실력, 특히 독해력이 있어야 잘할 수 있다. 가령 10쪽의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데, A 학생은 30분이 걸리고 B 학생은 하루가 걸린다고 해보자. 이 두 학생이 특목고에 진학해서 수학뿐 아니라,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등을 똑같이 배운다면 결과가 어떨까. 설령 입학 당시 성적에서 B가 앞섰더라도 3년 동안 A가 B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공부 속도'와 직결된다. 지금의 수학 문제는 긴 글과 수많은 수학적 기호가 뒤섞여 나오는데다 풀이 과정을 남에게 말로 설명하거나 글로 써야 하는 형태가 많다. 아무리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설명해도 독해력이 부족하면 수학 수업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두 번째로 영어 실력을 점검해야 한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영어 학습량을 줄이고 수학 학습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학부모가 많다. 실제로 이전보다 영어공부를 소홀히 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하지만 이는 실제 고등학교 학습의 기본 구조를 전혀 모르고 하는 생각이다. 대부분 고등학교 영어 내신은 중학교와 큰 차이가 난다. 시험 범위와 학습량이 5~10배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보니 시험 기간에 내신 공부를 완벽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기본 실력을 잘 다져놓은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다. 게다가 영어는 기본 실력이 좋을수록 공부 속도가 빠른 과목이다. 그래서 고교 입학 전 영어 실력을 착실히 쌓은 학생은 영어 공부에서 아낀 시간을 국어·수학 등 다른 과목에 투자하며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필자가 중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와 상담해 보면 십중팔구 수학 진도에 대해서만 걱정한다. 하지만 고교 진학 이후를 생각한다면 국어와 영어 실력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과 영어 실력을 잘 다진 학생이 특목고에서 잘 적응하는 것은 물론, 대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선일보
요즘 특목고 입학 기준은 중학교 내신성적이다. 그러다 보니 내신성적만 좋으면 특목고에 진학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국의 모든 중학교는 지역 등에 따라 성적 차가 크다. 같은 시험을 보면 A 중학교 전교 1등이 B 중학교 전교 20등보다 성적이 더 낮은 경우도 많다. 어려서부터 형성한 기초 학습 능력은 더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중학교 내신 성적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특목고에 진학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특목고 입학 후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상위권 학생 사이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등을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녀가 다음과 같은 능력을 갖췄는지를 고려하고 나서 특목고 진학을 결정하는 게 좋다.
우선 책을 많이 읽어 독해력이 좋은가를 점검한다. 자녀를 특목고에 보내려는 학부모 대부분은 학원에서 고교 과정을 선행학습하는 데 신경 쓴다. 특히 수학 진도를 빨리 빼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수학도 국어 실력, 특히 독해력이 있어야 잘할 수 있다. 가령 10쪽의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 데, A 학생은 30분이 걸리고 B 학생은 하루가 걸린다고 해보자. 이 두 학생이 특목고에 진학해서 수학뿐 아니라, 국어, 영어, 사회, 과학 등을 똑같이 배운다면 결과가 어떨까. 설령 입학 당시 성적에서 B가 앞섰더라도 3년 동안 A가 B를 앞지를 가능성이 크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공부 속도'와 직결된다. 지금의 수학 문제는 긴 글과 수많은 수학적 기호가 뒤섞여 나오는데다 풀이 과정을 남에게 말로 설명하거나 글로 써야 하는 형태가 많다. 아무리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설명해도 독해력이 부족하면 수학 수업을 따라가는 게 쉽지 않다.
두 번째로 영어 실력을 점검해야 한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영어 학습량을 줄이고 수학 학습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학부모가 많다. 실제로 이전보다 영어공부를 소홀히 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하지만 이는 실제 고등학교 학습의 기본 구조를 전혀 모르고 하는 생각이다. 대부분 고등학교 영어 내신은 중학교와 큰 차이가 난다. 시험 범위와 학습량이 5~10배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 그러다 보니 시험 기간에 내신 공부를 완벽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기본 실력을 잘 다져놓은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다. 게다가 영어는 기본 실력이 좋을수록 공부 속도가 빠른 과목이다. 그래서 고교 입학 전 영어 실력을 착실히 쌓은 학생은 영어 공부에서 아낀 시간을 국어·수학 등 다른 과목에 투자하며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필자가 중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와 상담해 보면 십중팔구 수학 진도에 대해서만 걱정한다. 하지만 고교 진학 이후를 생각한다면 국어와 영어 실력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독해력과 영어 실력을 잘 다진 학생이 특목고에서 잘 적응하는 것은 물론, 대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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