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였던 고개를 들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
절망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기원전 5세기에 시작된 고대 그리스의 아포리아
거대한 군대의 진격, 페르시아 전쟁
승자도 패자도 없는 동족상잔, 펠로폰네소스 전쟁
철학에 저지른 범죄, 소크라테스의 죽음
현재 진행형인 대한민국의 아포리아
울분의 역사, 일제강점기
이념의 동족상잔, 한국전쟁
성장을 위한 개인의 희생, 각자도생
군주의 거울, 그리스 고전에서 희망을 찾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 우리는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인문학이 처음 태동했던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려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절체절명의 상황을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는 뜻의 아포리아(Aporia)라 명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답을 인문학에서 찾았다. 이때 기록된 책이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의 『국가』다.
그리고 이들 고전은 기원후 8세기,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에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를 위한 리더십 교육 과정으로 재탄생한다.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과도 같다고 해서 그 이름도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 했다. 혼탁한 세상에 대중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나라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탁월한 리더에 대한 갈망이 이를 태동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마키아벨리』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로 우리 사회를 탁월하게 통찰해온 김상근 교수가 고대 그리스 고전을 재해석한 이유 또한 고대 그리스와 중세의 시대적 요구와 다르지 않다. 제1부에서는 고전에 기록된 그리스 아포리아 시대의 실감나는 현실을, 제2부에서는 아포리아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가 성찰해야 할 가치들을 통해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망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날카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https://youtu.be/C0Ep-sN3vVU
서문 - 숙였던 고개를 들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것
1부 아포리아 시대의 기록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 『키루스의 교육』
1.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군주의 거울
비극은 왜 반복되는가? | 아포리아 시대의 필독서, 군주의 거울
군주의 거울이 등장하기까지 | 왜 하필 그리스일까?
2. 리더의 자질이 없는 자는 척박한 땅에 만족하라
- 헤로도토스의 『역사』
그리스의 첫 번째 아포리아, 페르시아 전쟁 |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
행복이란 무엇인가? |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크세스 | 아테네의 영웅, 테미스토클레스
헤로도토스의 결론: 리더의 자질이 없는 자는 척박한 땅에 만족하라
3. 반복되는 역사 속에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태풍 전의 고요함 | 그리스의 두 번째 아포리아, 펠로폰네소스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발발과 전개 과정 | 진정한 군주의 거울, 영웅 페리클레스
배신의 아이콘, 알키비아데스
4. 철학으로 아포리아에 맞선 스승과 제자
- 플라톤의 『국가』
그리스의 세 번째 아포리아, 소크라테스의 죽음
그리스의 마지막 아포리아에 맞선 제자, 플라톤 | 아포리아를 극복하는 방법
5. 그리스의 마지막 군주의 거울
-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
그리스 최고의 군주의 거울을 쓴 사람 | 플라톤과 크세노폰
왕 중의 왕, 키루스 대왕은 왜 군주의 거울이 되었을까?
2부 아포리아 시대, 리더의 공부
『키루스의 교육』
1. 정의의 수호자가 돼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키루스 대왕의 어린 시절 | 군주가 지켜야 할 정의의 원칙
2. 세월의 변화를 직시하라
루돌프라는 이름의 슬픈 황제 | 시간의 흐름과 세월의 변화를 읽은 소년 키루스
3. 불확실성에 의존하지 마라
키루스, 처음으로 전쟁을 지휘하다 | 불확실성과 포르투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혜의 언덕에 오르기 위해
4. 스스로 고난을 함께 나누라
지혜를 추구하는 군주 | 자발적인 복종과 수사학 | 지혜와 용기
5. 군주다움을 끝까지 지켜라
『햄릿』의 명대사 | 아르메니아와의 전쟁 | 신하 선택의 기준
6. 군주의 아내도 군주다
케네디 암살, 그 기록 | 아르메니아 왕실 여인의 기품과 위엄
수사 왕실 여인의 기품과 위엄
7. 사람들은 군주의 뒷모습을 본다
비너스 효과 | 사람들은 지금 당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
8. 승리의 방식
세계의 화약고로 가다 | 신아시리아, 신바빌로니아 그리고 페르시아의 대결
9.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라
사이렌의 유혹과 오디세우스 | 아라스파스의 임무 | 아라스파스의 최후
10. 레거시를 남겨라
독일의 리더십과 유럽 | 레거시를 남긴 비스마르크와 키루스 대왕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11. 초심을 잃지 마라
바빌론 강가에서 | 키루스 실린더 | 정복 전쟁이 종결된 후 | 키루스의 취임 연설
12. 제국은 사람이다
새로운 제국의 수도를 건설하다 | 제국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키루스의 인재등용 방식
절망의 시대,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한때 우리 사회에 몰아닥친 인문학 열풍도 이제는 잠잠해졌다. 혼란한 시대에 내려진 인문학적 진단을 통해서도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인재(人災)로 인한 비극적인 참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고 수습은 언제나 후회로 시작해 관련자 처벌로 끝난다. 이처럼 반복되는 절망 속에서 인문학이 주던 희망은 이제 그 빛을 다하고 말았다. 위기 상황의 실질적인 기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인문학식 문제풀이 방식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교육이란 혼의 지적 기관에 시력을 넣어주는 기술이 아니라고 말했듯이 인문학은 결코 구체적인 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다. 바라본다는 행위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스스로 인생의 좌표를 찾도록 이끌 뿐이다.
사실 현재 인문학에 드리워진 위기는 인문학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도 적지 않다. 인문학 열풍에 편승하고자 소위 퇴색된 의미의 가짜 인문학이 판을 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인문학이 처음 태동했던 당시로 돌아가야 한다. 인문학이 탄생했던 당시의 시대적 요구와 본모습을 마주할 때, 끝나지 않는 절망의 시대에도 작별을 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마키아벨리』『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로 우리 사회를 탁월하게 통찰해온 김상근 교수가 절망의 시대를 위한 인문학인 그리스 고전을 재해석했다.
아포리아,
고대 그리스에 시작되다
지금 우리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기 스스로 살아갈 방편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는 뜻의 아포리아(Aporia)라고 했다. 12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는 도서(島嶼) 간 이동이 잦은 만큼 해상 사고의 위험도 빈번했다. 이때 그리스 사람들은 항해 중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처했을 때를 아포리아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답을 인문학에서 찾았다.
기원전 5~4세기 고대 그리스에 밀어닥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그리스는 아포리아에 처한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없음’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같은 민족끼리 창검을 겨누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철학을 타살했던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그리스의 아포리아가 외부적 요인을 넘어 자생적으로 발생하기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때 그리스의 역사가와 철학자는 분연히 펜을 들고 그리스가 왜 이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후사정을 기록함으로써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아포리아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을 담아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페르시아 전쟁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로,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플라톤의 『국가』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으로 기록된다.
『키루스의 교육』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
이 시대 최고의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우리가 지금 고대 그리스의 인문학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기원후 8세기,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당시에는 봉건제로 인해 자신의 봉토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를 탁월한 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이라는 의미의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는 인문학 교과 과정이 개발되었고, 당시 각국 수도원에서 대대적으로 발굴된 그리스와 로마의 고대 문헌을 리더십 교육에 사용하였다. 『키루스의 교육』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는 바로 이때 발굴된 고대 그리스의 고전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고대 그리스 고전으로 돌아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절망과 비극이 반복되는 한국 사회는 아포리아를 겪던 위기일발의 고대 그리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제에 의한 침입과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그리고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병폐는 인류의 역사가 시공간을 초월해 반복됨을 보여준다. 탁월한 리더를 향한 중세의 시대적 요구와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등 각 분야의 리더들로부터 희망을 얻지 못한 지금의 시대적 욕망은 정확히 일치한다.
『역사』의 크로이소스 왕, 크세르크세스 왕, 테미스토클레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페리클레스와 알키비아데스를 통해 우리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국민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 알 수 있으며, 플라톤의 『국가』를 리더의 역할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키루스의 교육』은 키루스 대왕을 통해 군주가 지녀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아포리아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되새기게 한다.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역사 속 인물을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리더의 모습을 깨우쳐줬다면 『키루스의 교육』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국가』가 삶을 사색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면 『키루스의 교육』은 실천적인 시선을 통해 냉혹하고 엄정한 현실을 치밀하게 다룬다. 이것이 이 시대의 리더에게 『키루스의 교육』이 최고의 군주의 거울이 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 고전을 통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날 군주의 거울이 비추어야 할 주된 대상은 비단 지도자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자신이라는 점이다. 남을 탓하던 그 손가락을 자신에게 돌릴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래야만 기원전 5세기 그리스에 충격과 절망의 아포리아가 훗날 찬란한 문화로 꽃피웠던 것처럼 오늘날 이 땅의 아포리아 또한 희망의 기운을 머금을 것이다.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한때 우리 사회에 몰아닥친 인문학 열풍도 이제는 잠잠해졌다. 혼란한 시대에 내려진 인문학적 진단을 통해서도 여전히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인재(人災)로 인한 비극적인 참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고 수습은 언제나 후회로 시작해 관련자 처벌로 끝난다. 이처럼 반복되는 절망 속에서 인문학이 주던 희망은 이제 그 빛을 다하고 말았다. 위기 상황의 실질적인 기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인문학식 문제풀이 방식에서 답답함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교육이란 혼의 지적 기관에 시력을 넣어주는 기술이 아니라고 말했듯이 인문학은 결코 구체적인 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다. 바라본다는 행위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를 통해 내가 어디에 있으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스스로 인생의 좌표를 찾도록 이끌 뿐이다.
사실 현재 인문학에 드리워진 위기는 인문학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도 적지 않다. 인문학 열풍에 편승하고자 소위 퇴색된 의미의 가짜 인문학이 판을 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인문학이 처음 태동했던 당시로 돌아가야 한다. 인문학이 탄생했던 당시의 시대적 요구와 본모습을 마주할 때, 끝나지 않는 절망의 시대에도 작별을 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마키아벨리』『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로 우리 사회를 탁월하게 통찰해온 김상근 교수가 절망의 시대를 위한 인문학인 그리스 고전을 재해석했다.
아포리아,
고대 그리스에 시작되다
지금 우리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기 스스로 살아갈 방편을 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막다른 곳에 다다름’이라는 뜻의 아포리아(Aporia)라고 했다. 12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그리스는 도서(島嶼) 간 이동이 잦은 만큼 해상 사고의 위험도 빈번했다. 이때 그리스 사람들은 항해 중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 없는, 위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태에 처했을 때를 아포리아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답을 인문학에서 찾았다.
기원전 5~4세기 고대 그리스에 밀어닥친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그리스는 아포리아에 처한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길 없음’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특히 같은 민족끼리 창검을 겨누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철학을 타살했던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그리스의 아포리아가 외부적 요인을 넘어 자생적으로 발생하기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이때 그리스의 역사가와 철학자는 분연히 펜을 들고 그리스가 왜 이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후사정을 기록함으로써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아포리아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을 담아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페르시아 전쟁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로,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플라톤의 『국가』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으로 기록된다.
『키루스의 교육』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
이 시대 최고의 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우리가 지금 고대 그리스의 인문학으로 다시 돌아가는 이유는 기원후 8세기, 카롤링거 왕조(Carolingian Dynasty) 시대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당시에는 봉건제로 인해 자신의 봉토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군주나 봉건 귀족의 자제를 탁월한 리더로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새로 탄생한 왕자(Prince)가 마땅히 본받아야 할 거울(Mirror)이라는 의미의 ‘군주의 거울(Mirror for Princes)’이라는 인문학 교과 과정이 개발되었고, 당시 각국 수도원에서 대대적으로 발굴된 그리스와 로마의 고대 문헌을 리더십 교육에 사용하였다. 『키루스의 교육』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국가』는 바로 이때 발굴된 고대 그리스의 고전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고대 그리스 고전으로 돌아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절망과 비극이 반복되는 한국 사회는 아포리아를 겪던 위기일발의 고대 그리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제에 의한 침입과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그리고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인한 사회적 병폐는 인류의 역사가 시공간을 초월해 반복됨을 보여준다. 탁월한 리더를 향한 중세의 시대적 요구와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등 각 분야의 리더들로부터 희망을 얻지 못한 지금의 시대적 욕망은 정확히 일치한다.
『역사』의 크로이소스 왕, 크세르크세스 왕, 테미스토클레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페리클레스와 알키비아데스를 통해 우리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이 리더의 위치에 오르면 국민이 어떤 고통을 겪게 되는지 알 수 있으며, 플라톤의 『국가』를 리더의 역할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해석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키루스의 교육』은 키루스 대왕을 통해 군주가 지녀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아포리아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되새기게 한다.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가 역사 속 인물을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리더의 모습을 깨우쳐줬다면 『키루스의 교육』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자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국가』가 삶을 사색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면 『키루스의 교육』은 실천적인 시선을 통해 냉혹하고 엄정한 현실을 치밀하게 다룬다. 이것이 이 시대의 리더에게 『키루스의 교육』이 최고의 군주의 거울이 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 고전을 통해 기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날 군주의 거울이 비추어야 할 주된 대상은 비단 지도자뿐만이 아니라 우리는 자신이라는 점이다. 남을 탓하던 그 손가락을 자신에게 돌릴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래야만 기원전 5세기 그리스에 충격과 절망의 아포리아가 훗날 찬란한 문화로 꽃피웠던 것처럼 오늘날 이 땅의 아포리아 또한 희망의 기운을 머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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