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꽃잎을 세어 보면 거의 모든 꽃잎이 1, 2, 3, 5, 8, 13, 21, 34, 55, 89장 …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카라는 1장, 대극은 2장, 백합과 붓꽃·연령초는 3장, 접시꽃·채송화·패랭이·동백·딸기꽃·협죽도 등은 5장, 모란·코스모스·기생초 등은 8장, 금불초와 금잔화·시네라리아는 13장이다. 애스터와 치코리, 루드베키아는 21장, 질경이와 데이지는 34장, 쑥부쟁이는 종류에 따라 55장과 89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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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공간에 최적의 씨앗을 빈틈없이 고르게 배치하려는 꽃들과 열매의 의지와 약속들이 '수학적 해법'으로 피보나치 수열을 선택하는 것이다. 씨앗은 꽃머리에서 왼쪽과 오른쪽 두개의 방향으로 엇갈리게 나선 모양으로 자리 잡는다. 데이지꽃 머리에는 서로 다른 34개와 55개의 나선이 있고, 해바라기 꽃머리에는 55개와 89개의 나선이 있다.
▲ 꽃의 잎의수 ⓒ
그리고 솔방울과 양귀비의 열매 등에서도 이와 같은 규칙을 발견할 수 있다. 솔방울은 왼쪽으로 경사져 내려오는 13줄의 나선이 있는가 하면 오른쪽으로는 8줄의 비스듬히 13줄의 비스듬히 내려오는 나선이 있다. 양귀비의 열매는 13줄의 능선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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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5, 8, 13, 21, 34, 55, 89와 같이 꽃과 열매들의 특징을 보여 주는 수들은 일정한 체계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 이수의 배열을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한다.
▲ 열매의 나선 ⓒ
이 수의 배열은 12세기 말 이탈리아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Leonard Fibonacci, 1170~1240)가 발견했다. 이 수열은 한쌍의 토끼가 매달 한쌍의 토끼를 낳고, 새로 난 토끼는 두달 뒤부터 새끼를 낳는다면 토끼의 쌍은 어떻게 불어나는가를 보여 주는 수의 배열이다.
이 수열을 설명하면 제1항과 제2항을 1로 하고, 제3항부터는 순차적으로 앞의 두 항의 합을 취하는 수열이다. 즉 첫번째 항의 값은 1, 두번째 항의 값은 1, 세번째 항인 2=1+1, 네번째 항인 3=1+2, 다섯번째 항인 5=2+3, 여섯번째 항인 8=3+5, 일곱번째 항인 13=5+8와 같이 계속되어 n번째 항의 값은 바로 직전인 n-1항과 n-2항의 합으로 표시된다. 위의 수열은 3항 이상에서는 바로 앞의 두항의 합으로 표시되는 것이다.(토끼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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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의 배열은 1, 1, 2, 3, 5, 8, 13, 21, 34, 55, 89, 144, 233, 377, 610, 987…로 계속된다.
▲ 토끼 ⓒ
또 다른 피보나치 수열을 찾아보자.
피보나치 수열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은 식물의 잎차례이다. 잎차례는 줄기에서 잎이 나와 배열하는 방식이다. 잎차례는 t/n으로 표시한다. t번 회전하는 동안 잎이 n개 나오는 비율이 참나무는 벚꽃 사과는 2/5이고, 포플러·장미·배·버드나무는 3/8, 갯버들과 아몬드는 5/13이다. 모두 피보나치 숫자다. 식물의 대부분이 피보나치 수열의 잎차례를 따르고 있다.
이처럼 잎차례가 피보나치 수열을 따르는 것은 이것이 잎이 바로 위의 잎에 가리지 않고 햇빛을 공유할 수 있는 공존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의 선택은 놀랍게도 황금비율을 만들어낸다. 피보나치 수열의 연속된 항의 비를 계산하면 1분의1= 1, 1분의2= 2, 2분의3= 1.5, 3분의5= 1.666…, 5분의8= 1.6, 8분의13= 1.625, 13분의21= 1.615… 등이 된다.놀라운 것은 이 피보나치 수열의 인접하는 두개 항의 비가 황금비 1.618… 에 가까이 간다는 사실이다
이 수열은 고동이나 암모나이트, 앵무조개, 달팽이 등에서도 한변의 길이가 피보나치 수열인 정사각형들이 만들어낸 나선 모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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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동물 중에는 알래스카 큰뿔양의 뿔에서도 피보나치 수열 구조의 나선을 볼 수 있다. 또 활발한 생성과정에 있는 은하의 소용돌이에도 피보나치 수열의 나선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 암모나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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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의 꽃과 잎, 열매, 가지치기의 형태에서, 고동과 달팽이의 껍질에서, 큰 뿔양의 뿔에서, 70 % 이상의 은하의 형태에서 이렇듯 피보나치수열은 자연의 내밀한 질서로서 곳곳에 숨어 있다.
▲ 양과 은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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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식의 의지를 가졌다는 것만으로 식물과 동물을 분리하고 생물과 무생물을 편가르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으로 살아 있는 피와 살을 가진 동물들을 옥죄인 철창 속에 가두어 상품처럼 생산하고 잘 포장된 공장의 상품처럼 사고 팔고 있다. 한쪽은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 갈 때도 딴 우주의 외계인처럼 더 많은 음식과 영양을 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만을 걱정하여 헬스 클럽이 성황을 이루는 등 야만적 행태를 부끄러움 없이 행하고 있다.
▲ 피보나치 수열을 이용한 그래픽 ⓒ
이렇듯 인간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든 행태로 그들의 오만을 휘두를 때도 자연은 경이로운 질서의 체계에서 그 정교한 순환을 지속하는 것이다. 생명있는 것, 없는 것 우주모두에서 자연모두에서 발견되는 피보나치 수열과 황금율은 이 시대를 사는 인간의 광기에 조화와 균형과 공존과 공유의 신성함을 보여주는 좋은 거울이 될 것이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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