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아. 방과 후 수업도 이제 이틀밖에 안 남았어! 1년 동안 공부해야 할 양을 10일 분량으로 초압축해서 따라오기 정말 힘들었을 텐데 여기까지 잘 따라와 준 너희들이 참 장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물리학1 내용을 크게 보면 하나의 이야기 맥이 흐르고 있어.
'역학과 에너지' 단원에서는 '힘'과 '에너지'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입자의 운동 상태를 분석해보았고,
'물질과 전자기장' 단원에서는 그 입자의 본질을 결정하는 전기와 자기적인 현상에 대해 알아보았으며,
'파동과 정보통신' 단원에서는 전자기적 상호작용으로 생긴 빛이 갖는 파동적인 현상에 대해 알아봤어.
남은 이틀 동안은 빛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의 이야기로 이 물리학 서사의 끝을 매듭짓고자 해.
그 끝에서 등장하는 '아인슈타인'이란 인물이 물리학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봄으로써 아인슈타인이 왜 유명한 사람일 수밖에 없는지 곱씹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
빛을 연구하던 과학자들
1864년 맥스웰, 전자기파를 예언하다.
1864년 맥스웰은 전기장과 자기장의 상호작용으로 탄생하여 진행하는 임의의 파동을 예언하고, 그 파동을 '전자기파'라 이름을 붙였어. 이 예언의 근거는 밑에 보이는 오로지 수학적인 식; 맥스웰 방정식이었어.
하지만 맥스웰은 난관에 봉착하지. 맥스웰 방정식이 예언한 파동(전자기파)은 매질이 없어도 이동 가능했기 때문이야. 파동은 매질을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공론화되었던 시대에 맥스웰은 자신의 이론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지 폐기해야 할지 큰 딜레마에 빠졌대. 맥스웰에게는 모두가 '예'라 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용기가 없었던 거지.
매질이 없어도 진행하는 파동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맥스웰에겐 그런 파동이 발견되길 바랐어.
1887년 마이컬슨 왈, 에테르는 없었다.
20년의 시간이 흐르고 맥스웰이 그렇게 애걸복걸했던 사례는 마이컬슨과 몰리에 의해서 발견돼.
사실 마이컬슨과 몰리는 맥스웰의 바람을 이뤄주고자 실험을 한 게 아니었어. 과학자들은 예전부터 우주는 공기가 아닌 가상의 물질인 '에테르'로 가득 차있기 때문에 빛 파동이 '에테르'를 매질 삼아 지구로 건너올 수 있다고 주장했었지. 마이컬슨은 그저 빛의 매질 '에테르'의 존재를 찾고자 실험을 계획한 것뿐이야.
하지만 마이컬슨은 '에테르'의 존재를 부정해야 하는 실험 결과를 맞닥뜨리게 되지. 이 결과를 달리 해석하면 대기도 없고 에테르도 없는 즉, 빛 파동이 완벽하게 매질이 없는 진공 상태의 우주를 건너 지구로 향한다는 걸 방증하는 경우였단 말이야.
이 마이컬슨과 몰리의 실험은 아인슈타인에게 큰 통찰력을 제공하게 돼. 그는 마이컬슨-몰리 실험은 실패작이 아니고 맥스웰의 계산은 아주 정확했다고 선언하고 나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직관을 활용하여 시간과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게 되지.
1. 광속 불변 원리
내가 노란 점선을 따라 2m/s의 속력으로 움직이는 차에 타있어. 그러면 나랑 같은 방향으로 가는 2m/s의 자동차는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일 거 아냐? 반대로 움직이는 파란색 트럭은 4m/s의 속력으로 더 빨리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 이처럼 속도는 관찰자 기준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값이 달라지게 돼.
양념 다 걷어내고 싱겁게 말할게.
광원에서 나온 빛이 두 개의 빛으로 분리가 되는 거야. 한 빛의 이동 경로를 초록색, 한 빛의 이동 경로를 빨간색으로 할게? 지구의 공전 방향을 기준으로 어떻게 측정된 빛이냐에 따라 빛의 속력이 달리 측정되어야겠지? 초록색 경로로 지나는 빛과 빨간색 경로로 지나는 빛의 속력이 다르다면 빛 검출기에 도달하는 각각의 빛들 사이에 시간차가 생기게 될 것이고, 그에 따른 위상차로 간섭무늬가 생겨야 함을 마이컬슨이 예측하지만 결과는?......... 실패.
실험 결과는 두 빛이 검출기에 동시에 도달한 걸 의미했어.
마치 2m/s로 움직이는 자동차에서 본 자동차의 속력이 방향과 상관없이 모두 2m/s로 측정된다는 말과 똑같아.
즉, 빛은 관찰자가 어떤 상태이건 항상 동일한 속력으로 보여야 한다는 거야.
왼쪽부터 보자.
C 관찰자 입장에선 B가 3+1= 4m/s로 움직이는 걸로 보일 거야.
오른쪽을 보자.
C 관찰자 입장에선 빛의 속력이 c+5000m/s로 보일까? ㄴㄴ c야
B 관찰자 입장에서도 빛의 속력은 c로 보여.
정리하자. 빛의 속력은 관찰자의 운동에 관계없이 항상 c로 측정돼. 이때 c의 크기는 299,792,458m/s야.
이처럼 모든 관찰자에게 보이는 빛의 속력은 항상 똑같아야 한다는 가정 때문에 특이한 현상들이 나타나거든? 그걸 하나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①동시성의 상대성
보통 어떤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하면 그 사건을 관찰하는 사람이 운동을 하든 정지를 해있든 상관없이 모두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마련이야. 왜냐면 시간은 모든 관찰자에게 동일하게 흐르기 때문이거든. 달리는 철수에게나 가만히 앉아 공부하는 영희에게나 1년은 365일로 같잖아?
이처럼 일상 생활에서는 시간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속도가 상대적이었지.
하지만 빛의 속력에 근접할 정도로 빨리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말이 달라져. 아래 상황을 보자.
우주선 밖에서 보는 우리야 민수가 0.5c로 움직인다고 보겠지만, 우주선 안에 있는 민수 입장에서는 자기도 0.5c의 속력으로 오른쪽으로 가고 있고, 자기가 타고 있는 우주선도 0.5c의 속력으로 오른쪽으로 가고 있으니 민수 자신은 정지해 있다고 생각할 거야. 생각해봐. 100km/h로 달리는 자동차에 앉아있는 나의 입장에선 옆에 있는 칸쵸 나부랭이는 가만히 있다고 생각할 거 아냐? 하지만 밖에서 보는 사람은 칸쵸와 내가 100km/h로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어쨌든 우주선 중앙에서 정지해 있는 민수가 빛을 동시에 쏠 거야. 그러면 빛은 같은 거리를 각각 같은 속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민수 입장에서는 빛이 우주선의 양 끝에 동시에 도달한다고 생각할 거야.
이제 영희의 입장을 들어보자.
영희 입장에서는 우주선이 오른쪽으로 0.5c의 속력으로 움직이고 있어. 그리고 영희 입장에서 본 빛의 속력은 빛이 오른쪽으로 진행하건 왼쪽으로 진행하건 c로 같을 거야. 빛의 속력은 모든 관찰자에게 항상 c로 같게 측정된다는 걸 잊지마!!
따라서 영희 입장에서는 우주선 왼쪽 끝에 빛이 먼저 도달하고 이후에 우주선 오른쪽 끝에 빛이 도달한다고 보는 거야.
즉, 어떤 이에게 동시에 발생한 사건이 또 다른 누구에겐 동시에 발생한 사건이 아니게 된 셈이지.
이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상황에서는 (빛의) 속도가 절대적이고, 시간이 상대적이게 돼 버리는 거야.
이와 유사하게 시간의 흐름이 뒤틀릴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를 밑의 상황을 살펴보며 알아보자.
②시간 지연
민수와 영희가 빛이 우주선의 위아래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보겠대.
민수 입장에서 빛이 왕복하는 데 수직한 경로 2l을 지나가지? 이때 걸리는 시간△t는 2l/c 이야
영희 입장에서는 빛이 왕복하는 경로가 대각선 길이 2l'야. 2l보다 길지? 그래서 빛이 한 번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t는 2l'/c 이야. 영희가 보든 민수가 보든 빛의 속력은 c로 일정하다는 걸 절대 잊지마!
빛이 위아래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영희가 봤을 때 5초라고 가정하자? 똑같이 빛이 위아래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민수가 봤을 땐 3초 정도가 걸린 셈이야.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민수의 세상에서는 '시간의 간격'이 늘어났기 때문이야. '시간의 간격'이 늘어났다는 건 시간의 흐름이 느려진 거야.
민수의 세상에선 '똑딱'거렸을 시간 간격이 '또옥~따악'으로 늘어난 거야. 시간이 이렇게 느리게 흐르다 보니 5초 걸릴 시간이 3초로 줄여진 거나 마찬가지야.
이처럼 정지한 관찰자가 보는 움직이는 물체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 이를 '시간 지연' 현상이라고 해.
그런데 애들아 이걸 짚고 넘어가자.
영희 입장에서는 민수가 움직이고 있으니 영희가 볼 땐 민수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일 거야.
하지만 민수 입장에서는 영희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 거 아냐? 그래서 민수 입장에서는 영희의 시간이 자기의 시간보다 더 느리게 가는 것처럼 보일 거야.
포인트는 '누가 보냐에 따라 움직이는 물체의 운동 상태가 결정되고, 관찰자가 보기에 움직인다고 판단되는 물체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걸로 측정된다.' 야.
길이 수축
움직이는 물체의 세계에서 시간의 흐름이 뒤틀렸어. 광속 불변이라는 가정 때문에 시간이 뒤틀리면 공간도 뒤틀려야 할 거 아냐? 시간의 흐름이 늘어진 만큼 공간이 수축되어야 빛의 속력이 일정하게 유지되겠지?
따라서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가 짧아지는 '길이 수축' 현상이 발생하게 돼.
영희 입장에서는 우주선과 민수가 움직이고 있으니 영희가 본 우주선과 민수의 수평 길이는 원래 길이보다 짧게 보여. 반대로 민수 입장에서는 영희가 움직이고 있으니 그 영희의 수평 길이는 원래 길이보다 짧게 보이겠지?(길이 수축은 물체의 운동 방향으로 이루어짐. 따라서 운동 방향에 수직한 방향으로는 길이 수축이 일어나지 않음.)
2. 시간과 공간의 통합
빛의 속력에 근접하는 빠른 속력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세계에선 시간이 느리게 흘러서 길이가 줄어드는, 시간과 공간이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했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광속 불변의 원리' 때문이라는 것도 알아봤어.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뒤틀림이 더 심해져서 시간은 더 느리게 가고, 그만큼 길이는 더 짧아지게 돼. 이처럼 시간과 공간이 유기적으로 엮여서 서로 상호 작용하는 경향을 보고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을 독립적인 차원으로 보면 안 되고 '시공간'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통합하여 하나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
이러한 '시공간' 아이디어 덕분에 아인슈타인은 이전까지 별개로 여겨져 왔던 질량과 에너지도 서로 상호 작용하는 관계임을 알게 되고, 그 관계를 위의 식으로 정량화했어.
시간과 공간의 통합이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시발점이 된 셈이지.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되는 사례 2가지를 알아보자.
①핵분열
핵분열은 무거운 원자핵이 두 개나 그 이상의 가벼운 원자핵으로 바뀌는 핵반응을 말해. 핵분열이 일어나면 총질량이 감소하게 되거든? 이때 질량 결손이 에너지로 전환되어서 방출되는 거야. 우라늄 원자핵이 하나 분열할 때 200MeV 에너지가 방출되잖아? 이 에너지의 출처가 '반응 중 감소한 질량'이라는 거지. 이때 감소한 질량과 방출되는 에너지의 관계는 밑의 식으로 설명돼.
핵분열 후 발생하는 중성자가 또 다른 핵분열을 유도하면 연쇄 반응으로 계속 핵분열이 일어나겠지?
원자력 발전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연쇄 반응 속도를 느리게 하면 되고, 핵폭탄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연쇄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하면 돼.
②핵융합
핵융합은 핵분열과는 반대로 가벼운 원소의 원자핵을 서로 결합하여 보다 무거운 원자핵을 만드는 거야.
이때도 반응 후에 총질량이 감소하거든? 이때 질량 결손이 에너지로 전환되어서 방출되는 거야. 이때 감소한 질량과 방출되는 에너지의 관계는 밑의 식으로 설명돼.
이런 핵융합은 태양의 핵(core)에서 발생해.
3. 시간을 달려서
현대 과학자들은 태양의 핵융합을 모사하여 인공 태양 제작 연구에 착수하여 인류가 에너지 문제에서 영원히 해방되길 바라고 있어. 그리고 핵융합으로 발생하는 거대한 에너지의 잠재력을 우주선 동력 장치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중이야.
산업 혁명 이후로 화석 연료가 지배하던 에너지 패러다임이 아인슈타인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셈이지.
아인슈타인의 등장은 인류의 세계관을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확장시킨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해.
빛이 태어나 자유롭게 누비는 우주라는 넓은 세계관에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질량과 에너지의 새로운 관계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던 아인슈타인 덕분에 우리는 꿈만 꿔 왔었던 빛의 고향인 우주로의 여행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됐어.
광속만큼 빨리 움직이는 세상에선 시공간이 하나의 차원이다 보니 '시간을 달린다.'는 은유적 표현이 비유가 아니라 사실이지 않을까?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격변하는 시간 속에서 인류는 그야말로 시간을 달리고 있어. 어린 날의 꿈처럼 마치 기적처럼 여겼던 우주로의 여행이 가능해지는 지점을 수축시키기 위해 인류는 열심히 시간을 달리고 있어.
4. 기출문제 풀어보기
기출 경향
특수 상대성 이론 문제는 뭔가 말이 많아서 어려워 보이지만 원리만 이해하면 금방 풂
그만큼 정형화된 문제들만 나오다 보니 거기서 거기인 문제임.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 문제는 의외로 정답률이 높지가 않음(50~60%).. 공부를 안 하나 봄
전반적으로 시공간과 에너지 단원의 기출문제는 내용을 아는지 여부를 묻는 스타일로 나옴
15년도 3월 학평 물리1 8번/ 정답률 67%
답: 2번
16년도 7월 학평 물리1 8번/ 정답률 80%
답: 2번
19년도 수능 물리1 12번/ 정답률 78%
답: 1번
14년도 수능 물리1 4번/ 정답률 67%
답: 4번
13년도 4월 학평 물리1 5번/ 정답률 73%
답: 2번
18년도 6월 모평 물리1 7번/ 정답률 69%
답: 5번
20년도 6월 모평 물리1 5번/ 정답률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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