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펜으로 복습하며 모르는 내용 줄여나갔죠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은 이견 없는 '불수능'이었다. 국어·수학·영어 만점자 비율이 6년 만에 모두 1%
이하로 나타났을 정도다. 2015학년도에 29명, 2016학년도에 16명이던 수능 만점자도 올해는 3명(인문 2명·자연 1명)뿐이다.
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이하 외대부고) 3학년인 김재경양이 바로 그 중 한 명으로, 수능 성적 발표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인문계열 만점자
중에서도 김양이 선택한 사회탐구 과목(법과 정치·사회문화)의 난도가 더 높아, 표준점수로는 전국 최고점(549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에는 목표로 했던 서울대 경제학과 합격증(수시 일반전형)까지 거머쥐었다. 6년 만의 '불수능'에서도 흔들림 없이 만점을 기록한 김양의 공부
비결을 들어봤다.
◇수학, 쉬운 문제도 두 번씩 풀며 실수 줄여
김양은 '수업 잘 듣기'를 공부의 첫째 원칙으로 삼았다. 단순히 수업 시간에 선생님 설명을 잘 듣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기 1~2분 전에 미리 책을 펼쳐서 배울 내용을 훑어보고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필요한 내용을 잘 간추려 알아보기 쉽게 필기하며 ▲수업 직후 중심 내용을 한 번 되새겨 본 뒤 ▲이해가 잘 안 되는 내용은 선생님에게 질문해 확실히 알고 넘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김양은 "처음에는 저도 이를 실천하기가 참 어려웠다"며 "하지만 이런 습관이 몸에 배면 복습에 걸리는 시간도 줄고, 공부한 내용이 기억에도 잘 남는다"고 전했다. 어떤 과목을 공부하든, 문제의 선지 하나하나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남에게 설명하거나 자기만의 해답지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공부했다.
매일 아침 자습 시간은 '국어'에 할애했다. 글을 읽으며 몽롱한 정신을 깨우는 습관이 실제 수능에서 국어 영역을 잘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국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출제한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의 수준 차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영역이었다. 그래서 수능이 다가올수록 평가원 기출문제만 집중적으로 봤다. "사실 6·9월 평가원 모의고사도 만점을 받았어요. '연습'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적었거든요. 그런데 10월 모의고사에서 국어를 망쳤어요.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취약점인 과학기술 비문학 지문에 몰두했습니다. 문제만 풀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이 선지가 정답인 이유'까지 확실히 짚으며 공부했더니 다시 자신감이 생겼어요."
'실수를 줄인' 것도 만점 비결의 하나다. 수학 시험을 볼 때 반드시 쉬운 문제부터 풀고, (나중에 따로 검토하는 게 아니라) 가능한한 그 자리에서 두 번씩 풀어 실수를 줄였다. 고난도 문제 서너 개는 시간을 남겨 충분히 검토했다. 김양은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문제든 (해결의) 열쇠가 있고, 나는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끈기 있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은 수능이 코앞에 닥쳤을 때 '사회탐구' 영역이 가장 불안했다. 다른 영역은 낯선 문제가 나와도 개념을 응용하면 풀 수 있지만, 사회탐구는 '모르면 틀리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능 열흘 전부터 과목별로 단권화한 책을 보면서 모르는 내용만 확인했다. 김양은 평소 공부할 때 다양한 색깔의 펜을 사용한다. 처음 모르는 내용이 나왔을 때는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복습할 때는 파란색 표시 부분만 보다가 또 모르는 게 있으면 초록색으로 표시하는 식이다. 그렇게 대여섯 번 반복해 보는 동안 계속해서 다른 색으로 모르는 내용을 표시한다. 김양은 "이렇게 하면 복습할 때 필요한 부분만 보면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며 "모르는 내용도 점차 줄여나가, 수능 직전에 꼭 다시 봐야 할 핵심 내용만 간추리기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열심히 한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 줘야
비교과활동도 다양하게 했다. 가장 열심히 한 활동은 '영어 토론'. 영어 토론 동아리에서 활약하며 세계고등학생영어토론대회 국가대표팀 후보진에 선발되기도 했다. 김양은 "토론하며 영어 실력이 늘고 배경지식까지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대입 자기소개서나 면접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토론대회에서 어떤 주제가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틈틈이 외신 읽는 습관을 가졌어요. 30분 만에 논거를 만들고 7분 스피치를 준비하면서 사고력까지 키웠죠. 자기소개서도 제가 토론했던 내용과 그로부터 배운 점을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교내 프로그램인 'R&D(Reading&Dis cussion)'에도 참가했다. 조별로 고전을 선정해 읽고 산출물을 제출하는 프로그램이다. 2학년 1·2학기에 한 번씩 총 두 번 진행되는데, 김양은 여기서 두 번 모두 조장을 맡았다. 1학기에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2학기에는 울리히 베크의 '위험사회'를 읽었다. 특히 '위험사회' 내용을 학교 상황에 적용한 보고서를 발표해 대상까지 받았다. "책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인문·사회과학적 배경지식을 쌓는 데 많이 도움 된 활동"이라며 "서울대 자기소개서 4번 문항(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책 3권 기술)도 이때 읽은 '자유론'을 중심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학업과 비교과활동 사이의 '균형'은 플래너가 잡아줬다. 플래너를 이용해 공부 시간과 다른 활동 시간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저녁 먹기 전 일과 시간에는 공부를, 그 이후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는 독서나 동아리를 비롯한 비교과활동을 했다. 철저한 계획 덕분에 잠자는 시간(하루 6~7시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수능 만점자'라고 하면 '공부벌레'라고만 생각하겠지만, 김양은 주 말엔 공부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다. 주말은 주중에 공부하느라 고생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가족과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단, 계속 챙겨봐야 하는 드라마는 피했다. 김양은 "고 3 때도 제가 좋아하는 가수 '빅뱅'의 10주년 콘서트에 갔다"며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줘야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학, 쉬운 문제도 두 번씩 풀며 실수 줄여
김양은 '수업 잘 듣기'를 공부의 첫째 원칙으로 삼았다. 단순히 수업 시간에 선생님 설명을 잘 듣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기 1~2분 전에 미리 책을 펼쳐서 배울 내용을 훑어보고 ▲선생님과 눈을 맞추며 수업을 집중해서 듣고 ▲필요한 내용을 잘 간추려 알아보기 쉽게 필기하며 ▲수업 직후 중심 내용을 한 번 되새겨 본 뒤 ▲이해가 잘 안 되는 내용은 선생님에게 질문해 확실히 알고 넘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김양은 "처음에는 저도 이를 실천하기가 참 어려웠다"며 "하지만 이런 습관이 몸에 배면 복습에 걸리는 시간도 줄고, 공부한 내용이 기억에도 잘 남는다"고 전했다. 어떤 과목을 공부하든, 문제의 선지 하나하나까지 완벽하게 이해하고, 남에게 설명하거나 자기만의 해답지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공부했다.
매일 아침 자습 시간은 '국어'에 할애했다. 글을 읽으며 몽롱한 정신을 깨우는 습관이 실제 수능에서 국어 영역을 잘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국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출제한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의 수준 차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영역이었다. 그래서 수능이 다가올수록 평가원 기출문제만 집중적으로 봤다. "사실 6·9월 평가원 모의고사도 만점을 받았어요. '연습'이라고 생각하니 부담이 적었거든요. 그런데 10월 모의고사에서 국어를 망쳤어요.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취약점인 과학기술 비문학 지문에 몰두했습니다. 문제만 풀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이 선지가 정답인 이유'까지 확실히 짚으며 공부했더니 다시 자신감이 생겼어요."
'실수를 줄인' 것도 만점 비결의 하나다. 수학 시험을 볼 때 반드시 쉬운 문제부터 풀고, (나중에 따로 검토하는 게 아니라) 가능한한 그 자리에서 두 번씩 풀어 실수를 줄였다. 고난도 문제 서너 개는 시간을 남겨 충분히 검토했다. 김양은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문제든 (해결의) 열쇠가 있고, 나는 반드시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끈기 있게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양은 수능이 코앞에 닥쳤을 때 '사회탐구' 영역이 가장 불안했다. 다른 영역은 낯선 문제가 나와도 개념을 응용하면 풀 수 있지만, 사회탐구는 '모르면 틀리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능 열흘 전부터 과목별로 단권화한 책을 보면서 모르는 내용만 확인했다. 김양은 평소 공부할 때 다양한 색깔의 펜을 사용한다. 처음 모르는 내용이 나왔을 때는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복습할 때는 파란색 표시 부분만 보다가 또 모르는 게 있으면 초록색으로 표시하는 식이다. 그렇게 대여섯 번 반복해 보는 동안 계속해서 다른 색으로 모르는 내용을 표시한다. 김양은 "이렇게 하면 복습할 때 필요한 부분만 보면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며 "모르는 내용도 점차 줄여나가, 수능 직전에 꼭 다시 봐야 할 핵심 내용만 간추리기도 수월했다"고 말했다.
◇열심히 한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 줘야
비교과활동도 다양하게 했다. 가장 열심히 한 활동은 '영어 토론'. 영어 토론 동아리에서 활약하며 세계고등학생영어토론대회 국가대표팀 후보진에 선발되기도 했다. 김양은 "토론하며 영어 실력이 늘고 배경지식까지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대입 자기소개서나 면접 준비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토론대회에서 어떤 주제가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틈틈이 외신 읽는 습관을 가졌어요. 30분 만에 논거를 만들고 7분 스피치를 준비하면서 사고력까지 키웠죠. 자기소개서도 제가 토론했던 내용과 그로부터 배운 점을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교내 프로그램인 'R&D(Reading&Dis cussion)'에도 참가했다. 조별로 고전을 선정해 읽고 산출물을 제출하는 프로그램이다. 2학년 1·2학기에 한 번씩 총 두 번 진행되는데, 김양은 여기서 두 번 모두 조장을 맡았다. 1학기에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2학기에는 울리히 베크의 '위험사회'를 읽었다. 특히 '위험사회' 내용을 학교 상황에 적용한 보고서를 발표해 대상까지 받았다. "책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인문·사회과학적 배경지식을 쌓는 데 많이 도움 된 활동"이라며 "서울대 자기소개서 4번 문항(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책 3권 기술)도 이때 읽은 '자유론'을 중심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학업과 비교과활동 사이의 '균형'은 플래너가 잡아줬다. 플래너를 이용해 공부 시간과 다른 활동 시간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저녁 먹기 전 일과 시간에는 공부를, 그 이후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는 독서나 동아리를 비롯한 비교과활동을 했다. 철저한 계획 덕분에 잠자는 시간(하루 6~7시간)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수능 만점자'라고 하면 '공부벌레'라고만 생각하겠지만, 김양은 주 말엔 공부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다. 주말은 주중에 공부하느라 고생한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가족과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단, 계속 챙겨봐야 하는 드라마는 피했다. 김양은 "고 3 때도 제가 좋아하는 가수 '빅뱅'의 10주년 콘서트에 갔다"며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줘야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