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기주도학습력이 성패 좌우
국제중과 관련, 가장 흔한 인식 중 하나는 '사교육의 온상'이란 것이다. 하지만 응답 학부모 중 상당수는 "오히려 국제중이야말로 자기주도학습력 키우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여부는 전적으로 부모 선택이에요. 실제로 금요일 밤 아이를 기숙사에서 데려가 주말 내내 사교육 시키는 부모도 있죠. 하지만 그렇게 사교육 시켜도 스스로 공부할 줄 모르는 아이는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합니다."(졸업생 학부모 C씨)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까지 잘 챙겨주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사교육 시킬 시간이 부족한 건 좀 못마땅해요. 방과후 수업까지 마치면 오후 5시가 훌쩍 넘거든요. 학교 과제나 수행평가 준비까지 고려하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요. 대입까지 내다보면 '맞춤형 사교육'이 필요한데 그럴 여력이 없어 아쉽죠."(재학생 학부모 D씨) "국제중에 다니며 사교육 받는 아이는 갈수록 느는 추세예요. 하지만 '내신 대비용'이라기보다는 수학이나 영어 디베이트 등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내신 관리는 아이 스스로 챙겨야죠."(재학생 학부모 E씨)
◇입학 후 몇 달은 "죽은 듯 지내야"
국제중엔 '초등학교 때 공부깨나 했다'는 아이가 모인다. 전교 1등은 우습던 초등생 시절을 떠올리며 행동하다가는 금세 "나댄다"는 소문이 나기 십상이다. 이와 관련, C씨는 "오죽하면 부모들이 아이에게 '첫 중간고사 성적이 나오기 전까진 죽은 듯 지내라'며 주의를 주겠느냐"고 덧붙였다. 자녀가 '나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를 인정하기까지도 시간이 꽤 걸린다. 졸업생 학부모 F씨는 "친구 말 한마디에도 쉬이 상처받는 아이라면 국제중엔 보내지 마라"고 충고했다. "누가 '아이를 국제중에 다시 보내겠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노(No)'예요. 똑똑하긴 한데 (중학생다운) 순수함은 없다고 해야 할지…. 겉과 속이 다른 아이도 많고요. 친구 말 한마디에도 그 의미를 몇 번씩 곱씹어봐야 하죠. 그 틈에서 버티다 보니 제 아이도 애어른이 다 됐어요. 보기 안쓰러울 정도죠."
◇'붙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금물
몇 해 전부터 국제중 입시가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바뀌며 자녀 실력에 아랑곳없이 '묻지마 지원'을 감행하는 학부모도 늘었다. 재학생 학부모 G씨는 "원서 쓰기 전 자녀가 '미국 중학교 교과서를 이해한 후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을 영어로 말할' 수준이 되는지부터 평가하라"며 "아이 실력을 무시한 채 억지로 보내면 돈은 돈대로 버리고 아이만 고생한다"고 충고했다.
"국제중은 '영어로 배우는' 곳이지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에요. 전 과목(국어·국사 제외)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시험도 영어로 치러야 하죠. 일례로 우리 아이 학교에선 지난 중간고사 때 영어 시험8개 문항 전부가 에세이형 답안을 요구했어요."(재학생 학부모 H씨)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들이지 못한 아이도 '요주의 대상'이다. 진학할 국제중이 기숙형 학교라면 더더욱 그렇다. "국제중은 정말 자유분방해요. 기숙형인 경우 부모 간섭도 없죠. 개인용 PC나 휴대전화까지 허용돼 자기통제력 없는 아이는 매일 게임만 하며 보낼 수도 있어요. 아이 성향이나 공부 습관을 잘 살핀 후 진학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F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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