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4일 화요일

WSJ “SAT 부정은 한국의 극단적 대입열풍 때문”

"여기 아이들은 믿을 수 없는 부담을 지고 삽니다. 한국의 시험점수를 미국 대학 어디에서 믿어줄까요?(심재옥 한미교육위원단장)"

최근 불거진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취소 사태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 "좋은 직장을 위해 유명 대학 졸업장을 따려는, 한국의 극도로 경쟁적인 대입열풍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25∼34세의 한국 청년 중 거의 3분의 2가 대졸자이고 대입경쟁에 떠밀려 많은 학생이 한국을 떠나 미국 대학을 찾는다"며 "한국 유학생은 현재 미국 대학에서 중국·인도인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한국에서는 부정 학위취득도 흔하다면서 허태열 대통령비서실장과 국회의원, 스타강사 등 유력 인사도 논문 표절 전적이 적발됐다고 전했다.

SAT 주관사인 미국 칼리지보드(College Board)와 미국교육평가원(ETS)은 시험지 유출 문제를 이유로 지난 5일 한국에서 예정된 SAT를 취소했다. 시험 부정 때문에 한 국가 전체에서 SAT가 취소된 것은 처음이다.

신문은 한국 수험생들이 500만원이면 브로커들에게서 공식 SAT 문제집을 입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매년 새 문제를 개발하는 한국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달리 SAT는 문항이 재사용되는 문제은행 방식이라 기출문제 유통도 부정행위로 금지된다.

서울중앙지검은 강남 일대 어학원을 중심으로 시험지 유출 범죄를 수사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도 별도의 조사에 착수했다.

ETS는 다음 SAT를 한국에서 오는 6월1일 예정대로 치를 계획이지만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면 추가 취소가 이뤄질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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