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4일 수요일

원장의 고백 "자존감 떨어진 아이들…남은 건 무반응"

부산에 딱 하나 있던 영재고가 2008년 전국 8개로 늘어나면서 영재고 입시를 위한 사교육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앞서 초등학생들 선행 학습 실태를 보셨는데요.

정부가 나랏돈으로 인재를 키우겠다는 건데 정작 부모 돈으로 학원에서 영재고 입시생을 키우고 있는 기이한 현상, 학원 원장 마저도 "국가적 낭비"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한 해 영재고 선발인원 8백명에 1만 2천명 응시한다는데?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그건 중3때 이야기고, 그 학생들이 초4-초6 시절에는 대략 한 5만 명 정도 학생들이 영재고를 생각하면서 선행학습을 시작을 해요."

영재고 준비하는 학생이 그렇게 많은가?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전국 평균 10% 정도를 말씀드린 거고, 대치동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의 거의 한 30% 수준은 과도한 선행학습에 사로잡혀 있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

얼마나 선행학습을 하나?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초등학교 4학년때 중학교 과정을 시작을 해요. 빠른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고등학교 과정을 들어가고요. 6학년때 이미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이 완료된 학생들이 많아요."

초등학생 수준에서 그게 가능한가?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영재고를 준비할 수 있는 수준의 학생은 1%, 정말 많이 잡아도 2%에요. 2%를 벗어나는 학생인지는 대략 3개월 정도 가르쳐보면 선생님들은 압니다. (적합하지 않다) 조언을 학부모한테 드리면, 학부모님들께서는 학원을 옮깁니다."

못따라가는 아이들은 어떤가?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굉장히 수업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텐데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부모님의 기대에 실망시켜 드리고 싶진 않고...자존감이 떨어지게 되면 무반응으로 나타나요. 좋은지 싫은지 무반응 상태로 갑니다."

영재고 입시의 가장 큰 문제는?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지금 과학고나 다른 특목고, 자사고는 지필고사가 실시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영재학교만 지필고사가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실시되거든요. 수준이 거의 서울대학교 심층면접…"

지필고사 5시간에 1박 2일 캠프까지 통과하면 영재 아닌가?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학원을 4년 내지 5년을 다니게 되면 길러줄 수 있는 문제해결력이에요. 정말 우수 인재냐 아니면 학원에서 길러낸 인재냐 생각해볼 문제."

사교육 종사자가 왜 이런 이야기를?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훨씬 더 고차원적인 수준의 연구활동을 할 때 에너지를 써줘야 하는데 그 에너지를 제가 볼 때는 영재고 입학에 대부분을 씁니다. 이건 국가적 차원에서 정말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영재고 폐해...해결책이 있을까?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
"지필고사가 폐지되면 무리한 선행학습에 대한 요구가 사라질 거에요. 굉장히 많은 사교육비가 영재고 입시, 더 심각한 건 그 대상이 초등학생이란거죠. 저는 이런 사교육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사교육자의 고해성사입니다."
iMBC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