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수학의 중심이 '(자연수·분수의)사칙연산'이었다면 중학교 수학에선 △수(數) 체계가 확장되고 △문자와 기호 사용이 증가하는 등 적잖은 변화가 시작된다. 당장 이전까지 '0'과 '양의 유리수'(이하 '양수')만 배웠던 학생들은 난생처음 '음의 유리수'(이하 '음수')를 접하게 된다. '마이너스(-)' 부호와 음수 개념을 익히는 것도 모자라 이를 활용, 사칙연산까지 해내야 하는 것.
강미선 스콜라스교육연구소장('수학은 밥이다'〈스콜라스〉 저자)은 "이제 막 초등학교 과정을 끝낸 아이에게 음수 이해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라며 "초등 수학의 기반이 '(손으로 만져지는)구체물을 활용한 사칙연산'이라면 중학 수학의 기반은 '(음수·기호 등으로 대표되는)추상적·논리적 사고'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자 활용 빈도의 증가도 주요 변화 중 하나다. 초등 과정에서 □·△·○ 등으로 표현되던 미지수가 x·y등의 문자로 일제히 바뀌는 것.
중 1 수학의 최대 특징 중 하나는 중등 수학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수(代數) 영역 중 '1차방정식'이 처음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허은경 수박씨닷컴 수학 강사는 "중 1 1학기 수학의 80% 이상은 대수 관련 내용이 차지한다"며 "따라서 1차방정식을 제대로 익혀두지 않으면 이와 연계된 연립1차방정식(중 2 과정)이나 2차방정식(중 3 과정) 학습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함수를 그래프로 나타낼 때 활용하는)좌표평면' 역시 중 1 학생이 처음 배우는 개념이다.
전년도까지 중 1 1학기 첫째 단원이었던 '집합' 부분이 고 1 과정으로 옮겨지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집합 단원이 있던 자리엔 '소인수분해'가 등장할 예정. 자연히 '소수(素數)'도 함께 익히게 된다. 강 소장은 "소인수분해의 기초가 되는 약수·배수 개념은 초등 5학년 수학에 등장하지만 가장 까다로운 단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만큼 중학교 진학 전 다시 한 번 복습해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중 1 과정 예습은 '초등생 눈높이'로
겨울방학을 맞아 적지않은 예비 중 1이 불안감에 떨며 선행학습에 집중한다. 하지만 수학은 결코 '진도 빨리 뗀다'고 잘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다. 중학 수학의 성패를 가르는 건 '초등 수학 과정을 얼마나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가'다. 허 강사는 "초등 수학 중에서도 특히 어려운 분수 계산 등은 이맘때 반드시 복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수 사칙연산을 정확히 해내야 (중학교 때 등장하는) 음수 사칙연산도 수월하게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강 소장은 예비 중 1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초등 수학 교과서 목차를 훑어보면서 단원별 제목에 나오는 핵심 개념·용어를 자녀에게 말(또는 글)로 설명하도록 해보며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문자와 기호 부분도 헷갈리기 쉽다. 예를 들어 '10×10=10²'과 같은 지수 개념은 중 1 때 처음 나온다. 지수 기호가 쓰인 계산 문제에선 '10²×10³=10�L' 같은 오답 형태가 자주 등장한다. 문자식 계산에서도 '2x'와 '3x'의 합을 '5x²'으로 잘못 쓰는 등의 사례가 적지않다. 강 소장은 "문자가 포함된 수식 연산을 지도할 때 '2와 3을 더한 후 뒤에 �G를 붙이면 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설명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려워 보이는 개념도 하나씩 풀어서 생각하게 하면 아이들은 금세 이해해요. 예를 들어 '10²=10×10' '10³=10×10×10' 등으로 풀어보면 '10²×10³=10�K'이란 사실을 절로 깨닫게 되죠. '2x+3x'의 경우도 '2x=x+x' '3x=x+x+x'라고 생각하면 정답(5x)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예습 수준은 수학에 대한 개개인의 흥미도에 따라 달리 정하는 게 좋다. 허 강사는 "평소 수학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쉬운 문제집을 택해 자신감부터 길러주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섣불리 1학년(또는 1학기) 진도 전체를 선행학습으로 익히려는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강 소장은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가장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원 1개, 수학 성적이 우수한 아이라면 가장 어려워 보이는 단원 1개를 각각 골라 '중학교 입학 전까지 이 단원 하나는 확실히 정복하자'는 식으로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중학 수학에서 '한눈에 답이 보이는 문제'는 거의 출제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자신이 배운 개념을 적용, 수식을 세우고 계산하는 '수학적 사고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풀린다. 초등생 시절 내내 '빠른 연산'만 훈련했던 아이에게 이 과정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강 소장은 "실제로 초등학교 때 수학 시험 문제를 20분 만에 다 풀던 아이가 중학교 시험 문제를 접하곤 '쉬이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안해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다"며 "그런 일을 안 겪으려면 주어진 시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한 문제씩 찬찬히 풀어보는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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