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파 옮기기 문제
‘소파 옮기기 문제’는 말 그대로 소파를 옮기는 상황에서 출발한 문제로 1966년 한 수학자에 의해 제기됐습니다.
“직각으로 꺾인 폭 1m의 복도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면적을 가진 소파를 찾아라. 단, 소파를 세워서 이동하거나 분해하거나 기울일 수 없다.” [그림1]
그림1
소파를 옮기며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문제이긴 하지만, 수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평면에서만 생각해 바닥에 소파를 놓은 채 끌고 간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또 소파의 모양엔 제한이 없다고 가정하면 이에 대한 답은 매우 다양하게 나올 수 있습니다.우선 소파의 모양으로 간단한 도형을 차례로 생각해 봅시다.
먼저 가로세로 1m인 정사각형의 소파를 생각해 보면,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모두 1m 이므로 넓이는 1m²입니다. [그림2]
그림 2
이번에는 크기를 조금 더 키운 직사각형을 생각해 볼까요? 세로의 길이를 유지한 채 가로의 길이만 늘려서는 복도가 꺾이는 곳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지요. 그러므로 회전했을 때의 그림을 그려보면 가로가 늘어 난 만큼 세로가 줄어야 해서 결국 넓이는 1m²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림3]
그림3
삼각형의 소파는 어떻게 될까요. 삼각형 높이를 최대 1m로 하고 밑변을 2m까지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복도가 꺾인 곳에서도 회전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넓이는 여전히 1m²입니다.
이제, 삼각형보다 조금 더 큰 넓이의 도형으로 반원을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지름이 1m인 반원의 경우는 회전도 잘되고, 그 넓이는 최대 약 1.57m²(=1×1×3.14÷2)가 됩니다. [그림4]
그림4
이것으로 정답을 찾아낸 것일까요? 사실 이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반원 모양을 고집하며 넓이만 늘리려고 하면 더 이상 넓이를 늘릴 방법을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꺾인 복도를 지나는 데 이 반원의 좋은 성질을 이용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복도가 꺾인 안쪽으로 도는 지름 쪽을 반원 모양으로 깎아내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리고 안쪽으로 파인 넓이만큼 바깥쪽에 넓이를 붙여가는 방식을 생각합니다. 깎아낸 작은 원보다 붙이는 부분의 넓이가 더 크면 결과적으로 넓이는 늘어날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두 개의 4분원과 그 사이 부분의 넓이를 구해서 최댓값을 구하면 되고, 그 값은 약 2.2074m²(2÷3.14+3.14÷2)입니다. 중학생은 이차방정식으로, 고등학생은 미분을 사용해 구해 보기 바랍니다.
이 풀이는 영국의 수학자 존 해머슬리가 고안했습니다. 종이와 연필로 계산할 수 있는 아름답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후 1992년 조지프 거버가 이 반원의 가장자리를 둥글게 깎아내고 다른 부분을 붙여 2.2195m² 까지 넓이를 키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넓이를 구하는 계산은 해머슬리 방법으로는 계산할 수 없고, 컴퓨터를 이용해야 한답니다. [그림5]
그림5
두 소파는 비슷하지만 크게 다릅니다. 물론 거버의 방법으로 얻어낸 답이 최댓값인지 어떤지는 증명할 수 없습니다. 이보다 더 큰 면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야 하는데 아직 컴퓨터로도 계산이 어렵다고 합니다. 따라서 소파 옮기기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 폴리매스 프로젝트(polymath project)
최근 수학자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전 세계 수학자들이 힘을 합쳐 공동 연구를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9년 필즈상 수상자인 티머시 가워스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함께 풀 문제를 인터넷에 올리면,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댓글로 달아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공동 연구의 가능성을 발견한 수학자들은 그 이후로 올해까지 총 9문제를 함께 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수학회,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2017년 1월부터 매달 함께 풀 좋은 문제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수학자의 연구 방식을 미래 체험해 볼 수 있는 한국판 폴리매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www.polymath.co.kr). 우리도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봅시다. 또래 친구들과 다양한 의견을 나누면서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풀고, 살아있는 수학을 경험해 보는 값진 시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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