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9일 토요일

하버드생의 서울대 교환학생 후기


미국 명문 하버드대학에 다니는 재미교포 학생이 한국의 명문 대학이라는 서울대에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내고 난 뒤 두 학교생활을 비교한 책을 냈다.
미국 하버드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장미정(21) 씨가 최근 내놓은 '하버드 vs서울대'(도서출판 답게)가 그것. 장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네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토머스제퍼슨 과학고를나온 뒤 하버드, 프린스턴, MIT 등 여러 명문대학에 합격했으나 최종적으로 하버드를 선택했다. 그는 2004년 교환학생으로 서울대에서 한 한기 수학했다.
이 책은 서울대와 서울대생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로 가득하다. 때로는 신랄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는다. 적어도 미국에서 자란 그의 눈에는 서울대가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되려면 개선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인다.
무엇보다 하버드에서는 하루가 수업으로 시작해 수업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아닌데 서울대에서는 자유 시간이 너무 많다. 그는 솔직히 말해 한국에서 한 학기동안 공부하면서 질리도록 많이 놀았다고 고백한다. 술자리도 자주 가고,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를 먹고, 영화도 많이 보고, 클럽에 갈 시간도 충분했다는 것. 그는 자유 시간이 많은 이유로 느린 강의 진도를 꼽았다. "교양수업은 물론이고 전공 수업도 주말에만 공부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서울대의 진도! 한국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학생들에게 그보다는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쳐도 되지 않을까?"라고 꼬집는다. 한국의 다른 학교 학생들에 비하면 옷도 별로 예쁘게 안 입고 다니고 덜 꾸민다는 얘기를 들은 서울대 여학생들이지만 실제로 보면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을 많이쓰고 다녀 아주 많이 놀랐다고 털어놓는다.
그의 비판은 계속된다. 숙제를 베끼는 문화와 관련해 그는 학생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1시간 만에 답을 베껴 숙제를 제출한 학생이 5시간을 투자해 숙제를 한 학생과 똑같은 점수를 받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표절에 대한 규칙이 엄격하고 지켜진다면 한국사회의 부정부패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전에 한참을 망설였다고 한다. 서울대에서 사귄 친구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의 학교에 와서 흉만 보고 간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 책을 쓴 것은 너무나도 소중한 시간을 선물해 준 서울대와 한국의 대학들이 발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책은 이와 함께 한국과는 너무도 다른 미국식 교육제도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상세히 소개하면서 미국 교육에서 중시하는 게 무엇인지, 한국사회에 잘못 알려진 점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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