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7일 화요일

교육으로 민족을 지켜낸 유대인 학자 요하난 벤 자카이를 아십니까?

▲ 사진은 아래 내용과는 관계 없음.
보통 나라들은 국가가 멸망하면 50년 내지 100년도 안되어 역사에서 그 흔적이 사라집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나라를 잃고 2000년 가까이 뿔뿔이 흩어져 떠돌이 생활을 했음에도 민족적 동질성을 잃어버리지 않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오늘은 ‘교육의 힘’으로 역사에서 사라질 뻔 했던 민족을 구해낸 한 위대한 학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바로 탈무드에 소개된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가 그 학자입니다. 
 
그는 서기 66년부터 70년까지의 ‘1차 유대-로마 전쟁’ 당시 예루살렘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 전쟁에서의 패배로 유대는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전(聖殿)이 불태워지고, 결국 국가를 잃어버리고, 민족이 뿔뿔이 흩어져 "디아스포라"(그리스어,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 생활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유대의 파멸을 초래한 이 끔찍한 전쟁은 왜 일어난 것일까요? 
 
로마제국 중흥기의 영웅 '카이사르'는 제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서는 ‘다민족, 다종교, 다문화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처음 유대 나라를 로마제국으로 편입할 때 대단히 우호적인 정책을 폈습니다. 유대인 최고 제사장에게 종교적 통치권을 인정하고, 예루살렘 성벽 재건과 군사적 방어권도 허락했습니다. 
 
주요 항구 '야파'와 해상무역권을 돌려주었고, 그리스인과 해상교역의 경쟁관계에 있는 유대인에게 경제적으로 그리스인과 동등한 권리를 주었습니다. 덕분에 유대인은 경제적 번영을 누렸고 당시 유대인 인구는 바빌론의 1백만을 포함해서 대략 8백만 명 정도 되었습니다.
 
서기 66년의 반란은 지금의 트리폴리인 ‘카이사리아’에서 그리스인과 유대인 사이에 벌어진 큰 소송에서 그리스인이 승소한 직후에 발발했습니다. 승소한 그리스인들이 유대인을 학살하며 승리를 축하하는 동안 로마군 수비대는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았고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예루살렘에서도 동요가 일어났습니다.
 
바로 이 시점에 로마총독 플로루스가 유대인들의 체납된 '속주세' 대신 예루살렘 성전에서 17탈렌트의 금화를 몰수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몰수 금액의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신성한 성전을 모독한 행위에 분노한 유대인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유대인들은 다른 건 다 참아도 그들의 종교를 건드리는 것은 참지 못합니다. 성난 예루살렘의 유대인들은 로마 수비대를 급습해 병사들을 참살했습니다. 그 뒤 급파된 시리아 주재 로마군마저 성난 폭도들에게 참패당해 퇴각했습니다. 이에 로마황제 네로는 로마제국 최고의 명장인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에게 영국 정복에 참전했던 제10군단 등 최정예 3개 군단과 다수의 외인부대를 주면서 유대를 정복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요하난 벤 자카이의 탈출
 
베스파시아누스는 부대를 이끌고 유다왕국을 공격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지 3년째 되던 해인 68년에 그는 유다왕국 대부분을 점령했지만 유대 열심당 정예군들의 완강한 저항 때문에 예루살렘만은 함락시킬 수 없었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는 예루살렘 도성을 포위하고 주민들이 굶주려 항복하기를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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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Yohanan ben Zakkai)
그 무렵 강경파인 열심당의 무장투쟁이 성공하지 못할 것을 예견하는 한 유대인 평화주의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유명한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였습니다. 바리새파였던 그는 상황판단과 통찰력이 뛰어난 학자로 유대전쟁이 결국에는 대학살로 막을 내리고 유대인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말 것임을 예견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민족의 독립보다는 유대교 보존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평화를 얻기 위해 항복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제안이 강경파인 열심당에 의해 거절당하자 그는 유대 민족이 멸망하지 않고 영원히 살아남는 길을 골똘히 생각한 끝에 마침내 길은 하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유대 민족이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자신이 직접 로마군 사령관과 모종의 타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포위되어 있던 예루살렘은 아비규환이었고, 사람들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하루에도 수천 명씩 죽었으나 아무도 예루살렘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요하난 벤 자카이는 자신의 확신을 제자들에게 설명하고 함께 탈출계획을 짰습니다. 제자들은 길거리로 나가 옷을 찢으며 슬픈 목소리로 위대한 랍비 요하난이 흑사병에 걸려 죽었다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들은 열심당원들에게 존경하는 랍비의 시체를 도심 외곽에 매장하여 도시에 전염병인 흑사병이 돌지 않게 해달라고 청하여 허락을 얻어냈습니다. 결국 제자들은 랍비가 든 봉인된 관을 메고 예루살렘을 빠져나와 로마군 사령관 베스파시아누스 장군 막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요하난 벤 자카이는 장군을 만나 머지않아 그가 황제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뒤, 황제가 되면 자신들이 예루살렘 근처에서 유대 경전을 공부할 수 있는 조그만 학교를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는 자기가 황제가 될 것이라는 예언에 놀랐지만 예언이 이루어지면 호의를 베풀기로 약속했습니다.
 
예루살렘의 파멸과 랍비학교 개교
 
같은 해 로마황제 네로가 자살했습니다. 그 뒤 세 명의 정치군인들이 왕위에 올랐으나 모두 몇 달 만에 살해되었습니다. 바로 이때 유대 원정군사령관 베스파시아누스가 군대에 의해 새로운 황제로 추대되었고 서기 69년 로마 원로원이 그의 즉위를 허락했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는 랍비의 예언이 성취된 데에 대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랍비는 당시 로마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황제에 즉위한 베스파시아누스는 후임사령관인 아들 '티투스'에게 약속을 지키도록 명령했습니다. 파멸된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도시에 유대학교 ‘예시바’를 세우도록 허락받은 것입니다. 이로써 유대 교육과 문화유산이 소멸의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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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유대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로마제국 최초의 티투스 개선문의 부조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에 따르면 예루살렘 공방전 당시 성 안에 어림잡아 270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이 있었는데, 포로로 잡힌 유대인 수는 9만 7천 명이었고, 예루살렘 공방전 과정에서 사망한 유대인은 무려 110만 명이었다고 합니다. 제1차 로마-유대 전쟁으로 인해 유대 민족 태반이 전멸했습니다. 독립전쟁이 실패로 끝나자 전쟁을 주도한 열심당과 자객당, 상급제사장· 대지주· 귀족 중심의 사두개파, 쿰란 수도원 중심의 에세네파가 모두 소멸되고 오직 바리새파만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유대교는 사두개파의 소멸로 예배를 이끌 제사장 곧 사제가 없어진 것입니다. 이후 유대교는 사제 없이 평신도들이 지키는 종교가 되어 평신도 모두가 성경을 읽고 돌아가면서 강론을 하기 위해 글을 익혀야 했고 이후 유대 공동체는 공부를 많이 한 학자인 랍비가 이끄는 전통이 세워졌습니다.
 
요하난 벤 자카이는 바리새파를 이끌고 텔아비브 남동쪽 약 20킬로미터 지점에 위치한 야브네로 갔습니다. 거기서 율법중심의 유대교를 재건하고 율법학교를 개설했습니다. <토라>를 가르쳐 매년 소수의 랍비를 길러내어 유럽 각지로 흩어진 유대인 마을에 보냈습니다. 그들은 거기서 시나고그를 세우고 유대인들에게 토라와 탈무드를 가르쳤습니다. 이것이 전쟁으로 패망한 유대인들의 생존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대인에게 교육은 곧 신앙입니다. 요하난 벤 자카이는 나라는 비록 망해서 없어졌지만 예시바를 통해 유대교와 전통이 전승되기만 한다면 유대 민족은 역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민족을 살려낼 교육을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기적처럼 지켜낸 것입니다.
 
유대에서는 랍비를 길러내는 율법학교인 예시바 1학년을 ‘현자’라 불렀고, 2학년을 철학자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최고 학년인 3학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학생’이라 불리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겸허한 자세로 배우는 자가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으며, 학생이 되려면 수년 동안 수업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율법의 기존정신, 정의와 평등 
 
이러한 전통 속에 율법학교를 졸업한 랍비들은 스스로 ‘평생학생’이라는 자각을 품고 평생 공부하며 살았습니다. 랍비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유대인 공동체는 본질적으로 ‘학습공동체’입니다. 그리고 랍비들은 교육을 통해 율법의 기본정신 곧 ‘정의와 평등’ 개념을 유대인들에게 철저히 각인시켰습니다. 그들에게 정의란 공동체 내의 약자를 돌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능력껏 돈을 벌어 필요에 따라 나누어 썼습니다. 돈은 자본주의의 효율을 활용해 벌지만 그들은 이를 개인이 쓰지 않고 공동체에 다 내놓아 필요에 의해 나누어 썼습니다. 곧 분배는 공산주의 방식으로 살아왔습니다. 이것이 디아스포라가 2000년 가까이 버텨온 힘입니다. 이러한 원형이 현재에도 살아 있는 게 이스라엘의 키부츠입니다. 
 
또한 평등이란 개념은 세상에 통치자는 하느님 한 분이며 하늘 아래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사상입니다. 오늘날 유대인들이 나이 고하, 직위 유무에 불구하고 서로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이 사상에 입각해 그들은 도전적으로 질문하고 치열하게 논쟁할 수 있는 ‘후츠파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그들 창의성의 근원입니다. 이렇게 유대인들이 비록 뿔뿔이 흩어져 디아스포라 생활을 하면서도 교육을 통해 그들의 언어와 전통과 정체성 곧 민족혼을 2천년 동안 잃어버리지 않고 간직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칼 보다 무서운 게 펜’이라는 사실을 역사에서 증명한 민족이 유대인들입니다. 
 
이렇듯 교육의 힘이 단절의 위험에 처한 민족혼을 구해내어 그들의 동질성을 지켜내고 이를 토대로 더욱 융숭한 발전을 이루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교육의 힘은 무서운 것입니다. 공동체의 전통과 정체성은 물론 공동체의 미래도 교육에 달려 있습니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월간조선

공평하게 나누기

바나흐의 ‘햄 샌드위치 정리’는 ‘한 번의 칼질’로 햄 샌드위치를 정확히 반으로 자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입증
⊙ 분할자와 선택자를 달리하는 분할선택법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어
⊙ 솔로몬의 선택은 일종의 ‘봉인된 입찰법’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과 물건을 서로 나누어 가지는 상황을 자주 접한다. 어린 시절 짝과 책상을 나누어 사용할 때, 서로 공평하게 쓰기 위해 책상 정중앙에 선을 그리기도 했다. 나눠 가지는 것으로 가장 많이 싸우는 것은 아무래도 먹는 것이 아닐까? 형제, 자매에게 먹을 것을 줄 때, 항상 똑같이 주지 않으면 울기도 하고 화내기도 한다. 사탕 같은 것은 개별포장이 되어 있어 하나씩 나누어 주기 좋은 편이지만, 빵 같은 경우는 잘라 주어야 하기에 똑같이 나누기가 힘들다. 만약 빵이 동그랗거나 일정한 모양이 아니라 위와 같은 모양으로 생겼다면 정확히 반을 자를 수 있을까?
 
   예전에 잠시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우리 생활에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연속적’인 물체들로 위와 같은 모양의 빵도 마찬가지다. 빵이 연속적인 물체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부터 선을 그어 두 부분의 넓이를 비교해 보면 그 비율이 어느 순간 5대5가 되는 경우가 반드시 생기며 그때 빵을 잘라 두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 된다. 그렇다면 두 개의 빵 사이에 햄이 끼워져 있는 ‘햄 샌드위치’는 빵과 햄을 모두 펼쳐 놓은 뒤, 각각 반으로 자르고 다시 합쳐야 할까?
 
  폴란드의 유명한 수학자인 바나흐(Stefan Banach)에 의해 증명된 ‘햄 샌드위치 정리’는 ‘한 번의 칼질’로 햄 샌드위치를 정확히 반으로 자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햄 샌드위치 정리’는 일반적인 n차원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한데, ‘n차원의 측정 가능한 물체 n개는 (n-1)차원의 평면 한 개로 각각의 물체를 정확히 이등분할 수 있다’는 게 그 내용이다. 햄 샌드위치를 구성하는 빵 두 개와 햄 한 개는 3차원의 측정 가능한 물체이며, 모두 합해 3개이기에 ‘단 한 번의 칼질(2차원 평면)’로 반으로 나누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피자 공평하게 나누어 먹기
 
  대부분의 피자는 8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동그란 피자의 정확한 가운데 점을 지나도록 칼로 자르면서 각각의 조각이 이루는 각도도 똑같이 한다면 피자 한 조각의 크기는 모두 같을 것이다. 하지만 시켜 놓은 피자가 정중앙에서 잘리지 않는 일이 빈번하다. 그렇다면 이미 조각이 나 있는 피자는 어떻게 나누어 먹을까? 간단한 방법은 나누어진 조각을 다시 반으로 잘 나누어 먹는 일이다. 하지만 피자가 어떤 점에서 8조각으로 나누어져 있더라도 각도가 똑같게 나누어져 있다면, 다시 자르지 않고도 두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먹을 수 있다. ‘피자 정리(Pizza Theorem)’라고 이름 붙여진 이 정리는 어느 점에서든 같은 각도(45°)를 가지면서 8조각으로 나뉜 피자를 두 사람이 한 조각씩 번갈아 가며 먹으면 두 사람이 같은 양의 피자를 먹는다고 말하고 있다.
 
  아래 그림은 8조각 난 피자를 한 조각씩 나누어 먹었을 때, 실제로 같은 양을 먹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1994년에 카터(Carter)와 왜건(Wagon) 이 증명한 것이다(영어 알파벳의 대문자와 소문자가 서로 대응되는 것에 집중해 보라). ‘피자 정리’에 따르면 이렇게 나누어 먹는 것은 두 명뿐 아니라, 여러 명인 경우에도 가능하다.
 

  두 명인 경우 8조각을 내었지만, 세 명이라면 12조각, 네 명이라면 16조각 등 인원수에 4를 곱한 수만큼 자른 뒤 하나씩 번갈아 가며 먹으면 먹는 양이 모두 같다. 단, 이때 피자를 자르는 모든 선은 하나의 점에서 만나야 하며, 각각의 조각들이 점에서 이루는 각도는 모두 일정해야 한다.
 
 
  현실적인 분배, 분할 선택법
 
  빵이나 피자를 둘이서 나누어 먹을 때, 어느 부분을 자르면 정확히 두 부분의 크기가 같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오차로 인해 정확하게 두 부분으로 나누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싸움이 나지 않을까? 정확하게 자르지 않아도 두 사람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분할 선택법(Divide and Choose)이다.
 
  A, B 두 사람이 있을 때, 한 사람(A)은 물건을 분할하는 사람이 되고 다른 사람(B)은 선택하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A가 케이크를 ‘절반’으로 나누면 A는 두 조각 중 어느 조각을 먹어도 만족할 것이다. A가 자르고 난 후, B가 먼저 두 조각 중 본인이 보기에 큰 조각을 먹으면 A와 B 두 사람 모두 만족하게 된다. 3명 이상의 인원에서도 분할 선택법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분할자와 선택자의 역할에 따라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 다음은 3명이 케이크를 나누어 가질 때, 각각 다른 분할 선택법으로 시행한 것이다.
 
 
  단독 분할자 방법
 
  A, B, C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분할자가 된 뒤, 나머지 두 사람이 선택자가 되는 방법이다. A가 분할자가 되어 케이크를 1/3이 되도록 자르면 A는 어떤 조각을 가져가도 만족할 테니, B와 C가 만족하면 모두 해결이 된다. 만약 B와 C가 서로 다른 조각을 원한다면 각자 하나씩 가져가고 남은 조각을 A가 가져가면 모두가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 같은 조각을 원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B와 C 두 사람이 원하지 않는 조각 하나를 A에게 준 뒤 두 사람이 다시 분할 선택법을 시행하면 된다.
 
 
  단독 선택자 방법
 
  A, B, C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분할자가 된 뒤, 나머지 한 사람이 선택자가 되는 방법이다. 먼저 A와 B는 두 명일 때의 분할 선택방법을 통해 두 조각으로 나누어 가진다. A와 B는 각자 가져간 조각을 1/3씩 나누어 놓고, 선택자 C는 A가 나누어 놓은 3조각 중 하나와 B가 나누어 놓은 3조각 중 하나를 가져간다. A와 B는 본인들의 기준에 만족하도록 1/3씩 분할하였으니 만족하고, C는 가장 먼저 선택했기에 만족한다.
 
 
  마지막 감축자 방법
 
A, B, C 모두가 분할자이며 선택자가 되는 방법이다. 먼저 A가 케이크를 1/3로 자른 뒤, 나머지 사람에게 동의를 구한다(이 조각을 a라 하자). 이때, 모두가 동의한다면 A는 조각 a를 가지며, 동의하지 않는 사람(B)이 있다면 B는 조각 a를 ‘B가 생각하는 1/3조각’(b)으로 다시 자른 뒤 남은 한 사람(C)에게 동의를 구한다. C가 동의한다면 B는 조각 b를 가지면 되고, C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B가 자른 조각을 ‘C가 생각하는 1/3조각’으로 잘라 가지면 된다. 먼저 자른 사람들은 나중에 자른 사람이 본인들이 생각했던 1/3조각보다 더 작게 가져가는 데에 만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눌 수 없는 것을 분배해야 한다면?
 
  피자, 케이크 같은 것은 정확히 자르거나, 분할 선택법을 통해 조각을 잘라 내어 분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집과 같이 나눌 수 없는 물건이거나, 보석처럼 조각냈을 때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물건이라면 어떻게 분배해야 할까? 이런 경우 봉인된 입찰법(The method of sealed bids)을 통해 물건을 분배하는데, 총 3단계로 진행된다.
 
  ① 참가자는 물건 각각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적어 입찰한다. 입찰이 끝나면 각자의 입찰 금액을 모두 더한 뒤, 인원수로 다시 나누어 각자의 몫을 구한다.
 
  ② 각각의 항목에 대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적은 사람은 해당 물건을 분배받는다. 자신의 몫보다 높은 가치를 배당 받았다면 차액을 지불하며, 자신의 몫보다 낮은 가치를 배당받았다면 차액을 현금으로 배당받는다.
 
  ③ ②에서 모인 차액이 부족한 이에게 배당되고 난 뒤, 남았다면 입찰에 참가한 인원수로 나누어 재분배한다.
 

  A, B, C 세 명이 시계, 카메라, 선글라스 세 개를 나누어 가지기 위해 봉인된 입찰법을 진행한다고 해 보자. 다음은 A, B, C가 각자 세 개의 물건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로 입찰한 결과를 표로 정리한 것이다.
 
  입찰 결과 시계에 가장 가치를 높게 둔 사람은 C이며, 카메라와 선글라스는 A가 가장 높게 가치를 두었다. 그 결과 C는 시계를 배당받는데, C가 생각하는 시계의 가치는 150만원이며 자신의 몫은 110만원이므로 차액인 40만원을 지불한다. 마찬가지로 A는 카메라와 선글라스의 가치 260만원과 자신의 몫 120만원의 차액인 140만원을 지불하며, 아무것도 받지 못한 B는 60만원을 현금으로 배당받는다. C와 A가 낸 금액과 B가 받은 금액을 정리하면 40만원+140만원-60만원=120만원이 되는데, 이 금액을 세 명이서 40만원씩 나눠 받으면 분배가 완료된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세 개의 물건 가치의 1/3만큼 배당을 받았으므로, 물질적인 측면에서는 공평하게 분배가 된 셈이다. 단, 봉인된 입찰법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① 모든 입찰자는 충분한 돈을 소지해야 한다(차액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② 모든 입찰자는 현금이 물건에 대한 대체재로 작용한다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③ 모든 입찰자들은 각자가 물건에 부여한 가치체계에 대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행위가 없어야 한다.
 
 
  분배하는 게 항상 옳을까?
 
  솔로몬의 이야기에서도 우리는 공평한 분배에 대한 것을 볼 수 있다. 한 아이를 두고 두 여인이 서로 자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자, 솔로몬은 두 여인에게 아이를 둘로 나누어 가지라고 한다. 이에 한 여인은 그렇게 해서라도 아이를 갖겠다고 하고, 다른 여인은 아이를 포기하기에 이르며 솔로몬은 아이를 포기한 여인이 진짜 엄마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봉인된 입찰법에서 입찰자들이 서로 물건에 대해 다른 가치를 책정하듯, 진짜 엄마는 아이를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생각했기에 아이가 죽는 것보다는 본인이 포기하는 쪽을 선택했을 것이다. 비단 사람의 목숨만이 아니라 물건에도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가치가 있으니, 나누어 갖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진정한 가치를 찾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사과나무 한 그루 겨우 심어져 있는 조그마한 땅을 형제가 서로 나누어 가지는 것보다는 나무를 함께 키우고 그 결실인 사과를 함께 먹는 것이 더욱 가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월간조선

점토, 끈, 매듭에서 수학을 보다

페렐만, 우주가 어떤 모양이어도 8개의 조각을 여러 개 사용하면 만들 수 있다는 ‘기하화 추측’ 입증
⊙ 매듭, 화학의 분자식 등에도 수학적 원리 작용

  한 잔의 커피와 도넛,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간편한 식사가 될 수도 있지만 수학자에게는 이 또한 수학적 대상인 수학적 객체로 보이기도 한다. 수학의 많은 분야 중 하나인 위상수학에서는 머그컵과 도넛을 같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삼각형과 사각형은 서로 다른 것이다’ ‘변의 길이가 다른 도형은 합동이 아니다’ 등으로 완전히 같지 않으면 다른 것으로 취급하는 ‘엄밀한’ 수학에서 대뜸 머그컵과 도넛이 같다고 하니 약간 어이가 없지 않은가?
 
  이는 수학이 ‘엄밀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어느 관점에서 ‘같다’는 것인지를 확실히 하고 가야 한다. 삼각형과 사각형은 내각의 합이 180도, 360도로 서로 다르고, 변의 개수도 3개와 4개로 같은 부분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삼각형이 만약 고무점토로 만들어져 있다면 고무점토를 따로 자르거나 찢거나 공간을 하나로 합치지 않고 잘 구부리기만 해서 사각형으로 쉽게 모양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위상수학에서는 이처럼 머그컵과 도넛을 고무점토로 보고 고무점토를 구부려 서로를 만들 수 있기에 같다고 말한다.
 
 
  고리로 보는 도형
 

  고무점토라고 생각하면 도넛으로 무엇이든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어떤 모양이든 다 같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두 도형이 다르다고 할 때, 고무점토를 아무리 구부려도 같은 모양을 만들 수 없기에 다르다고 해야 할까?
 
  수학자들은 두 도형이 위상적으로 같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에는 잘 늘어나고 줄어드는 ‘고리’(양 끝이 붙어 있는 끈)를 이용한다. 도넛을 잘 구부려서 머그컵을 만들 수는 있지만 지구와 같은 구 모양은 만들 수가 없는데, 도넛과 머그컵 손잡이에 있는 구멍이 그 이유이다.
 
  고무점토를 잘 구부린다고 해도 구멍이 사라지진 않기 때문인데, 고리를 통해 구멍의 존재 유무와 개수를 알아낼 수 있다. 그림과 같이 고리가 도넛에 둘러져 있으면, 고리를 아무리 늘리거나 줄이면서 이동시켜도(단, 도넛의 표면 위에서 고리를 움직여야 한다) 한 점에 오게 만들 수가 없지만 동그란 구에서는 고리를 점차 축소시키면 한 점에 모이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도형에 고리를 둘러보고 축소시켜 보면서 수학자들은 도형에 구멍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위상학적으로 다른 도형이라고 말한다. 또한 도넛 그림의 두 고리는 서로 한 점에서 교차하지만 아무리 움직여도 같은 위치에 있을 수는 없는데, 이를 통해 같은 도형에서도 서로 다른 고리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런 고리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통해 구멍의 개수를 파악한다.
 
  우리는 오늘날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의 모습을 보며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배를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돈 마젤란을 통해 실험적으로도 둥근 것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 마젤란은 지구라는 도형에 고리(마젤란이 항해한 경로)를 만들었을 뿐, 그 고리를 충분히 당겨 구멍이 없다는 것을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것은 지구가 도넛 모양이어도 가능하지 않은가.
 
 
  앙리 푸앵카레 고리와 우주의 모양
 

  마젤란의 세계 일주가 지구가 둥글다는 것에 대한 증명이 되지는 못하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행동임은 분명하며 인류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토록 의미 있는 행동을 우주에서 해보면 어떨까? 우주에서 무한한 길이의 끈을 맨 로켓을 타고 마젤란처럼 일주하다 지구로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해 보자.
 
앙리 푸앵카레.
  어떻게 여행을 하더라도 로켓에 매단 끈을 당겨 회수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마젤란이 그랬던 것처럼 우주가 둥글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활동한 저명한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Jules-Henri Poincaré)가 한 추측이다.
 
  “단일 연결인 3차원에 닫힌 다양체는 3차원 구와 위상동형이다”라는 추측으로, 100년 가까이 풀리지 않고 2000년에 와서는 밀레니엄 문제로 선정되어 100만 달러의 상금이 붙은 문제가 되었다. 이 추측은 100년에 걸쳐 난제로 남았는데, 미국의 수학자 윌리엄 서스턴(William Paul Thurston)은 우주의 전체 모양을 생각하기 이전에 기본적인 모양부터 생각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다.
 
  우리는 지구에 살지만 2차원 평면으로 만든 지도를 사용하는데, 이는 우리가 사는 지구가 2차원 다양체이기 때문에 2차원 좌표를 이용해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구와 같은 2차원 다양체는 동그란 구와 도넛, 실사영평면이라는 3개의 조각을 여러 개 이어붙이면 만들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이 도넛 3개를 붙이면 프레첼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그리고리 페렐만
 
그리고리 페렐만.
  서스턴은 이 작업을 3차원 다양체에 도입하였고 그 결과 우주가 어떤 모양이어도 8개의 조각을 여러 개 사용하면 만들 수 있다는 ‘기하화 추측’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추측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또한 증명은 되지 않았지만, 푸앵카레의 추측을 푸는 가장 큰 실마리가 되었다.
 
  그 후 2002년 러시아의 수학자 그리고리 페렐만에 의해 기하화 추측이 증명됨으로써, 푸앵카레의 추측은 참으로 증명되었다. 난제 해결로 일약 스타가 된 페렐만은 문제에 걸렸던 상금도 받지 않고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도 거부한 채 은둔하여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고리를 통해 우리는 도형이 위상적으로 같은지, 즉 구멍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고리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수학이 있다. 우리는 끈을 여러 방향으로 꼬아서 물건을 단단히 고정하거나 외형을 꾸미는 등의 매듭을 만드는데, 수학에서는 매듭 이론(Knot Theory)이라는 이름으로 두 개의 매듭이 서로 같은지 다른지를 연구한다.
 
  그렇다면 두 매듭이 같다는 것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까? 매듭 이론에서는 고리로 만든 매듭을 가위로 자르지 않고 변형시켜서 다른 매듭을 만들 수 있다면 같은 매듭이라고 한다. 매듭을 자르지 않고 움직이는 방법은 ‘라이데마이스터(Reidemeister) 변환’이라고 불리며 매듭에 꼬임을 만들거나 없애기, 엇갈림을 만들거나 없애기, 엇갈림의 한편에 있는 가닥을 엇갈림의 반대편으로 옮기기로 세 가지가 있다.
 
  거창하게 수학자의 이름이 붙긴 했지만, 어릴 때 해본 실뜨기의 원리와 동일하다. 중요한 것은 매듭을 자르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다. 그럼 다음의 두 매듭이 같은지 다른지 라이데마이스터 변환을 적용해 보길 바란다.
 
  고리를 움직여 본 사람들은 눈치챘겠지만 위의 두 매듭은 라이데마이스터 변환으로는 서로 같아질 수 없는 다른 매듭이다.
 

 
  매듭과 DNA
 
  얼핏 보면 서로 같아 보이는 이 두 매듭은 거울에 대칭된 모습으로, 이와 같은 것으로 1960년대에 전 세계적으로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탈리도마이드’라는 분자를 이용해 입덧 방지제를 만들었는데, 분자의 내부 구조가 모습은 같지만 거울대칭인 분자가 존재하였고 이 거울대칭인 탈리도마이드 분자로 만든 입덧 방지제는 세계적으로 1만2000여 명의 기형아를 낳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서로 같은 분자식을 가지는 분자도 매듭 구조에 따라 다른 작용을 하기도 한다.
 
  매듭에 관련된 연구는 수학적 연구 이전부터 화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기 시작했는데, 수리물리학자 캘빈(William Thomson Kelvin)이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가 에테르라 불리는 물질이 가지는 매듭이라고 한 가설이 그 시작이다.
 
  물리학자 피터 거스리 테이트(Peter Guthrie Tait)는 이 가설에 따라 가능한 모든 매듭을 나열하며 원소표를 만들기도 했는데, 캘빈의 가설이 틀렸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원자모형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 이루어지자 매듭에 대한 의미 역시 사라져갔다.
 
  하지만 20세기 후반 DNA의 분자구조에서 매듭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수학자들이 이루어놓은 매듭 이론이 다시금 빛을 보게 된다.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되어 있으며, 이중나선 자체적으로도 비틀려 있어 마치 전화기의 선과 같은 모양으로 초꼬임(supercoiling)의 형태를 가진다.
 
  DNA에 작용하는 특정 효소들을 이용하면 나선구조의 중간부분을 끊고 비틀림을 풀어 재조합이 가능한데, 이를 이용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매듭을 짓고 있는 DNA를 분석하거나 매듭을 더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물질을 얻는 등으로 DNA 연구에 매듭이 사용된다.
 
 
  수학자와 수학적 대상
 
  수학자들은 어떠한 대상을 분석할 때, 대상의 변하지 않는 것(불변량)에 주목하고 그 변하지 않는 것을 파악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고무점토, 고리, 매듭 등은 수학적 대상으로 보이지 않지만, 모두 이런 관점에서 생긴 수학적 대상이다.
 
  수가 아닌 다양한 도구로 설명된 위상수학은 그 표면을 보면 놀잇감 정도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내부는 다른 수학과 마찬가지로 논리로 가득 차 있으며 그 응용은 놀라운 과학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위상수학에서 나온 정리 중 재미있는 결과를 나타내는 정리로 마무리를 하려 한다.
 
  위상수학의 경우 ‘지구상의 두 대척점 중 어딘가는 서로 같은 온도와 같은 바람 속도를 가진다’와 ‘지구 어딘가에는 바람이 불지 않는 곳이 적어도 한 곳은 있다’가 참인 명제라고 말한다.
 
  오일러의 베타 함수가 200년이 지나 물리학 초끈이론의 시작이 되었듯이, 수학자들이 연구하는 것이 비단 수와 같은 수학적 대상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혹은 미래 과학 전반에 대한 연구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월간조선

달력 속에 숨은 수학

최초의 태양력인 이집트 달력,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로마와 서구에 전래
⊙ 미 존스홉킨스대 스티브 행크-리처드 헨리 교수, 날짜와 요일을 고정한 달력 개발

  문제 하나. ‘어떤 해’의 300번째 날과 ‘그 다음 해’의 200번째 날이 같은 요일이다. 그렇다면 ‘어떤 해’가 윤년일까? 하나 더. ‘그 다음 해’ 1월의 달력과 요일 및 날짜가 모두 같은 달이 ‘어떤 해’의 달력에 있을까? 해답은 글의 마지막 부분에 있다.
 
  날짜며 달을 처음 배우던 그때, 주먹을 꼭 쥐고 검지 바로 아래의 맨 처음 튀어나온 곳부터 1, 2, … 12를 세며 볼록 튀어나온 곳은 31일, 오목한 곳은 30일이라고 외웠던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때 7월로 도착한 새끼손가락 아래 볼록한 곳에서는 같은 자리에서 시작하여 반대방향으로 다시 8월부터 세어야 하며, 2월은 28일이고 4년에 한 번씩 29일이 온다는 것까지 각자 기억속의 누군가가 이야기 해 주었을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기준으로 하루, 한 달, 1년의 길이가 정해진 것이고, 이러한 결정은 누가 내린 것인지.
 
 
  1년은 어떻게 1년이 되었는가
 
도르도뉴 지방에서 발견된 뼛조각. 달의 모양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3000년 훨씬 이전부터 많은 고대 문명에서 살던 이들에게 주기적으로 변하는 자연현상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밝혀 내야 할 매우 중요한 정보였다. 이들은 태양의 움직임, 별자리의 변화 등을 기록한 결과로 1년이 대략 365일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특히 마야인들은 1년이 대략 365.242일임을 밝혀 냈는데, 현재의 첨단장비를 동원하여 측정한 365.24219879일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감탄을 자아낸다.
 
  태양의 움직임으로 생기는 하루와 1년이라는 단위는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에, 중간의 다른 단위가 필요했다. 이때 기준이 된 것이 달인데, 달은 모양의 변화가 뚜렷하고, 맨눈으로 오래 쳐다볼 수도 있어 관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 보니 여러 문명권에서 태양력보다는 달을 기준으로 한 태음력을 사용했음이 여러 자료로 남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유물로는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동굴에서 발견된 뼛조각인데, 일부에서는 이것이 달의 모양을 기록한 달력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달의 관찰로 삭망월이 대략 30일이라는 것을 알아낸 고대인들은 태음력을 즐겨 쓰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우리 생활 속에도 여러 흔적으로 남아 있고, 여전히 사용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달력은 태양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한 태양력이다. 그렇다면 태양력은 언제부터 쓰게 된 것인가?
 
 
  고대 이집트로부터 시작된 태양력
 
나일강의 수위를 측정하던 장치인 나일로미터.
  현재 쓰고 있는 태양력은 고대 이집트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주기적으로 범람하는 나일강에 대한 이집트인의 관심은 각별했는데, 이집트의 아스완, 카이로 등에 아직도 남아 있는 나일로미터(Nilometer)는 강의 높이를 측정하기 위한 장치로서, 고대 이집트인들이 얼마나 나일강의 높이에 관심이 많았는지 보여주는 증거이다.
 
  7월쯤이 고대 이집트에서는 한 해의 시작으로, 지금쯤 그들은 매우 분주했을 것이다. 나일강 상류에 큰 비가 오고, 하류에서는 강이 넘쳐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재난이 아니었는데, 물론 이 홍수로 인한 가축과 집 등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지만, 동시에 범람 후 비옥해진 땅에서 1년의 수확을 준비해야 할 시기이기도 했다. 이집트의 1년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고 한다.
 
  태양을 기준으로 관측한 1년이 365일쯤이라는 것을 안 이집트인들은 1년을 효과적으로 나누기 위해 고민했다. 그 당시 셈법으로 365를 정확히 셋으로 나누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아마 열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10일을 기준으로 태음력에서 측정한 한 달을 30일로 하여 일 년을 만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나머지 5일은 어떻게 했을까? 이것은 그들의 신화와 관련이 있다. 하늘의 신 누트(Nut)와 대지의 신 게브(Geb)가 태양의 신 라(Ra)의 뜻을 어기고 결혼을 했다. 그 결과 누트는 일 년(당시 360일) 동안에는 자식을 가질 수 없다는 저주가 내려지게 되었다. 누트가 낳은 자식이 이집트를 통치할 것이라는 예언까지 나왔기 때문에 라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이에 누트는 지식의 신 토트(Thoth)에게 도움을 청하였는데, 하늘의 달과 주사위 놀이를 하여 자신이 이기면 일년의 1/72을 더 쓰기로 했다. 주사위 놀이에서 이긴 덕에 누트는 360×1/72=5일을 더 얻어 자식들을 낳을 수 있었고, 그때부터 1년은 365일이 되었다고 한다.
 
이집트신화 속의 신 누트와 게브, 그리고 라. 이들 간의 갈등과 달력에 얽힌 신화가 있다.
  이집트 사람들은 초하룻날을 정하고 달력을 만드는 일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시리우스 별*이 태양과 거의 같은 시간에 떠오른 날로부터 1년을 12월, 1달은 30일(마지막 달은 35일), 1년을 365일로 정함으로써 최초로 태양력(양력)을 사용한 민족이 되었다.
 
 
  율리우스 달력
 
로마 달력.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정치적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1년이 365일로 구성된 달력은 꽤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그런데 실제 태양의 공전주기는 365일보다 약간 길어서, 4년이면 하루 정도의 차이가 난다. 뭐, 많고 많은 날 중 하루쯤이야 싶지만, 40년이면 10일, 400년이면 100일의 차이가 나 계절이 맞지 않게 된다.
 
  1년의 자연현상을 예측하고자 했던 애초의 목적과 맞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달력이 제 역할을 못하다 보니 시리우스 별의 위치로 나일강의 홍수를 알려줄 수 있는 제사장들의 예언이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다. 당연히 제사장들의 권력에 반기를 드는 세력이 있었을 것이고,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농사의 모든 시기와 일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수확량을 늘리는 데 더 용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의지가 모여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때부터 달력을 수정하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기원전 238년경 프톨레마이오스 3세는 왕위에 오르자 달력을 개혁하면서 5일로 이루어진 마지막 달을 4년에 한 번씩 6일로 하였다. 이 달력이 이집트 내에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지만, 200년 후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고대 로마로 전해진다.
 
  고대 로마의 식민지였던 고대 이집트에서 4년간 머물렀던 율리우스는 윤년이 적용된 태양력을 발견하고, 로마에서 쓰던 달력을 떠올렸다. 당시 로마에서 쓰던 달력은 태음력을 기본으로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윤달을 넣어 사용하고 있었다. 제사장과 관리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윤달의 결정에 관여하다 보니 기준도 없고 날짜의 수도 오락가락하여 규칙을 알아보기 힘든 달력이 되었고, 온갖 비리의 온상이기도 했다.
 
  조국으로 돌아온 율리우스는 권력을 손에 쥐고 모든 질서를 바로잡고자 하였다. 그 개혁의 대상 중에 달력도 포함되었는데, 일단 옛 로마 달력의 사용을 금지하고 이집트에서 가지고 온 달력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율리우스 달력’이라 지칭한 뒤, 이것을 공식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이것이 기원전 46년의 일이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따 새로운 달력을 ‘율리우스력’이라고 불렀으며, 달마다 로마신의 이름을 붙이면서 자신의 생일이 있는 7월에는 자신의 성인 율리우스를 붙여 신의 대열에 슬쩍 합류했다. ‘July’는 율리우스가 변형된 형태. 로마의 달력은 율리우스 달력으로 바뀌었지만, 일상생활에 정착하기까지는 혼란이 많았다.
 
  후에 왕위에 오른 아우구스투스는 율리우스력의 일부를 개혁하면서 황제로서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자신의 이름도 달의 이름 중 하나로 바꾸었는데, 그것이 현재 8월인 ‘August’다. 황제인 자신의 달이 날짜가 7월보다 적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그는, 2월에서 하루를 떼어 8월에 붙였고 그 때문에 홀수 달은 31일, 짝수 달은 30일이라는 규칙도 깨지고 말았다.
 

 
  현재 달력 시스템의 완성, 그레고리력
 
  율리우스력에서 한 해를 365.25로 계산하면서 태양의 공전주기와 맞는 듯했으나, 실제로는 1년이 대략 365.2422로 1년에 약 11분씩 오차가 쌓여 갔다.
 
  (365.25-365.2422)×24×60≒11분
 
  이 역시 1000년이 모이면 11000분, 즉 7일 정도가 되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사용되던 율리우스력은 사용 후 1000년의 세월이 넘어가면서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부활절 시기를 결정하는 춘분 등의 시기에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누적된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칙서를 내려 1582년 10월 5일을 기점으로 10일을 빼고 10월 4일 다음 날을 10월 15일이 되도록 개정하게 했다. 또 앞으로 예상되는 오차에 대비해 100년 단위의 해들 중에 400으로 나누어지는 해 즉, 1600년, 2000년 등의 해에는 윤년을 두고, 400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해에는 윤년을 두지 않기로 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는 이 달력을 사용하고 있다.
 
 
  미래의 달력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아마 매해 날짜마다 요일이 계속하여 바뀌는 것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을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응용경제학과 스티브 행크 교수와 물리천문학과 리처드 헨리 교수는 날짜와 요일을 고정한 달력을 개발하고, 자신들의 이름을 붙여 ‘행크-헨리 퍼머넌트 달력(Hanke-Henry Permanent Calendar)이라 명명했다.
 
  이 달력은 1월 1일 일요일로 시작한다. 1년에 8개월은 한 달이 30일이고, 3·6·9·12월은 31일로 한다. 이렇게 하면 1~3월 날짜와 요일이 4~6월, 7~9월, 10~12월에 똑같아진다
 
  이렇게 계산하면 1년이 8×30+4×31=364일이 된다. 부족한 날짜는 어떻게 할까? 5년과 6년을 번갈아 가며 한 번씩 12월에 한 주를 더 만든다. 예를 들어 2016년 12월이 6주라면 2021년, 2027년, 2032년에 한 주가 추가되는 것이다. 추가 일주일은 토요일인 12월 31일과 일요일인 1월 1일 사이에 들어가고, 날짜나 요일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달력을 적용하면 날짜와 요일이 바뀌지 않아 매년 달력을 바꿀 필요가 없다.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는 항상 일요일, 수요일에 태어난 사람은 생일이 항상 수요일이 된다.
 
  헨리 교수는 전 세계에 이 달력을 보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이 달력은 과연 사람들에게 큰 저항 없이 받아들여질 것인가? 만약 이 달력이 전면적으로 사용된다면, 무엇이 어떻게 바뀔까. 이득을 얻는 이는 누구이고, 반대로는 누구일 것인가.⊙
 
문제의 답
 
  ‘어떤 해’의 300번째 날과 ‘그 다음 해’의 200번째 날은 ‘그 다음 해’가 평년이라면 265일 차이가 난다. 265를 7로 나누면 6이 남으므로 두 날의 요일이 같지 않다. 따라서 ‘그 다음 해’는 윤년이고, ‘어떤 해’는 윤년이 아니다.
 
  또한 일요일을 0, 월요일을 1, … 토요일을 6이라고 표시하고, ‘어떤 해’의 1월 1일을 일요일이라 하면 각 달 1일의 요일은 다음과 같다.
 

  ‘그 다음 해’의 1월 1일은 월요일이 되기 때문에, ‘어떤 해’와 요일 및 날짜가 같은 달은 5월이다. 2015년과 2016년의 달력을 비교해 보시라.
 
  *시리우스 별: 별자리 중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
월간조선

자녀 뇌에 사고력의 엔진을 깔아줘야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를 더 잘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 어린이. 저자의 생각까지 읽을 수 있는 다차원적 사고를 길러줘야 한다.
  [1] ‌사고력의 엔진을 깔아주는 결정적 시기
 
  우리나라 아이들 가운데 80% 정도가 우뇌(右腦) 성향이 강한 아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직관이 뛰어나서 무엇이든지 척 보고, 단번에 이해합니다. 한마디로 총명한 아이들입니다.
 
  문제는 생각하기를 귀찮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집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어릴 때 사고를 잘 할 수 있는 사고력 엔진을 두뇌에 꼭 깔아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부모가 기억해야 할 것은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시기가 바로 초등학교 고학년 때입니다.
 
 
  ‌[2] 우뇌 아이에게 사고력의 엔진을 깔아주어야 하는 이유
 
  우뇌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학교 시험에서 틀리는 문제가 과목에 상관없이 이미 정해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첫째, 뻔히 아는 문제를 틀립니다. 이 아이들은 외부의 사물을 바라보는 뇌의 렌즈가 크다 보니 전체적인 패턴은 잘 보지만 구체적인 세부사항은 놓치기가 쉽습니다. 대충 보고, 빨리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 실수를 하는 편입니다. 시험에서 2자를 3자로, 6을 9로, +를 -로 잘못 읽는 식입니다.
 
  둘째는 잘못 알아서 틀리는 경우입니다. 자기는 정답이 3번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정답은 4번인 경우입니다. 왜 그럴까요? 우뇌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딴생각을 잘합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를 읽을 때 자기 의도대로 읽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 경우 본인도 자기는 맞다고 생각했는데 틀리기 때문에 아주 힘들어합니다. 한번쯤 읽기를 통해 아이의 왜곡 정도를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셋째로 아예 몰라서 틀리는 경우입니다.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이 경우입니다. 우뇌 성향의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기능이 약합니다. 그 결과 어려운 문제를 단번에 풀려고 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질려버려서 포기하고 맙니다. 아이가 좀 어려운 책 읽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틀리는 경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모든 과목에서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사고력과 분석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아이의 뇌에 사고력의 엔진을 깔아주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사고력을 높이는 비결 : 다차원적 사고
 
다차원적 사고란 생각의 차원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우뇌 아이에게 사고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사고의 기술을 훈련시키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아이들에게 다차원적 사고를 훈련시켜 보세요. 여기서 다차원적 사고(Multi-dimensional thinking)란 생각의 차원을 높이는 것입니다. 다음 그림과 같이 생각의 1차원 → 생각의 2차원 → 생각의 3차원 → 생각의 4차원 → … 생각의 n차원으로 말입니다.
 
  생각의 차원을 높여가는 과정을 예를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세상이 어떤 색으로 되어 있는지 아이에게 물었을 때 아이가 세상이 파랗다고 대답했다고 합시다. 아이가 세상이 파랗다고 한 것을 생각의 1차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왜 세상이 파랗다고 생각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질문합니다. 이때 반드시 세상이 원래 파란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렌즈가 파래서 세상이 파랗게 보인다는 것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생각의 2차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아이가 자신의 렌즈가 왜 파란지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질문합니다. 그러면 아이의 사고는 한 차원 더 올라가게 됩니다. 이것이 생각의 3차원입니다. 여기에 도달하면 아이는 자신의 렌즈가 자신이 속한 사회와 역사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사람들이 모두 파란 안경을 끼고 있고, 자기 민족이 파란 안경을 끼고 있으며, 자기 부모도 파란 안경을 끼고 있어 그 영향을 받아 자신도 파란 안경을 끼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대상에 대한 생각의 차원을 계속 높여가면 아이는 생각을 훨씬 더 깊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떤 대상에 대한 단순한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항상 “왜?”라고 질문해 줌으로써 아이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단계에 이르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저절로 아이의 사고력이 좋아집니다.
 
 
  [4] ‌생각의 2차원으로 책을 읽으면 사고력이 급성장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속 어린 왕자와 여우의 대화를 통해 ‘관계’와 ‘소외’에 대해 생각해 보자.
  다차원적 사고는 아이가 책을 읽을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이가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이 글에 녹아 있는 저자의 생각하는 방식, 곧 사고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이러한 사고의 기술을 아이에게 가르치면 책의 내용을 잘못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자꾸 훈련하다 보면 글을 읽으면서 금방 저자의 사고 구조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뇌에는 미러 세포인 반사신경세포가 있어 다른 사람의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따라 생각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을수록 다양한 저자들의 뇌신경 네트워크가 깔리게 되어 아이의 사고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집니다. 여기서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사고력 교육은 생각의 1차원이 아니라 생각의 2차원에서나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아이는 시험을 볼 때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아래 문제를 보면서 구체적으로 다차원적 사고를 연습해 봅시다.
 
  〈다음의 글에서 작가가 전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응, 지금 너는 다른 애들 수만 명과 조금도 다름없는 사내애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 없고, 너도 내가 아쉽지 않을 거야. 네가 보기에 나도 다른 수만 마리의 여우와 똑같잖아?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쉬워질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고, 네게도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 거야.”〉
 
  이 제시문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 문제에서는 생각의 1차원에 해당하는 글을 읽으면서 생각의 2차원인 저자의 사고 구조를 찾아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다음 저자의 사고 구조인 렌즈로 이 글을 다시 읽어 전체의 뜻이 통해야 합니다. 모든 문장이 해석되어야 제대로 찾아낸 저자의 렌즈가 됩니다.
 
  이 글에서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수만 명의 사내애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우의 “네가 필요 없고” “아쉽지도 않은 거야”라는 말은 서로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린 왕자와 여우가 사귀기 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뜻입니다. 둘 다 많은 무리 중 하나(One of)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러나 “네가 나를 길들이면” 서로 친구가 됩니다. 관계를 형성하면 그 상대방은 많은 무리 중 하나가 아니라 자신에게 유일한 존재(Only one), 곧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이제 그 자리는 다른 여우나 다른 왕자가 대신할 수 없습니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산업사회에서 소외된 채 살아가는 현대인이 관계의 회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찾아가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을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면 저자의 렌즈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뇌 아이들 가운데 직관이 발달한 아이들은 이 문제를 보는 순간 바로 그 의미를 파악합니다. 그러고는 “친해지면 소중한 존재가 된다”라고 답합니다. 다만 좌뇌의 분석적인 답을 하지 못할 뿐입니다. 이 경우 문제가 더 어려워지면 직관적인 방법이 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차원적 사고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반면에 우뇌 아이들 가운데 직관이 약한 아이들은 이 문제를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자신의 주관으로 풉니다. 이 아이들은 글에 나온 어휘에 걸려 저자의 생각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갑니다.
 
  실제로 우뇌 아이들은 “아쉽지도” “아쉬워질 거야” “길들이면” 같은 단어에 걸려 넘어집니다. 저자가 왜 이 단어를 썼는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단어를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는 대로 받아들입니다. “서로 친하게 지내면 떨어졌을 때 아쉽다”거나 “누구나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다”라는 주관적인 답을 가장 많이 합니다. 이 외에도 “조금이라도 많은 친구를 사귀어 어려울 때 도와주는 좋은 친구가 되자” “어린 왕자는 여우를 길들이고 싶어 한다” “사람은 같지만 열심히 하는 사람과 보통 사람은 다르다” “특별하고 색다른 사람이 되자” 등 다양한 답이 나옵니다.
 
  우뇌로 수학을 많이 해서 직관을 다치면 특히 이런 답이 나옵니다. 따라서 이 아이들에게 저자의 렌즈를 찾는 훈련을 반드시 해주어야 합니다.
 
 
  [5] ‌생각의 3차원으로 책을 읽으면 융합적 사고도 가능
 
  생각의 2차원에서 더 나아가 아이가 저자의 사고 구조에 녹아 있는 그 시대의 사고 구조, 곧 그 시대의 렌즈를 찾아낼 수 있도록 교육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생각의 3차원에서 가능한 책 읽기입니다. 아이가 이 수준에 도달하면 책에 녹아 있는 저자의 렌즈와 저자의 렌즈에 녹아 있는 그 시대의 렌즈를 분리해 낼 수 있는 사고기술을 터득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생각의 3차원에서 서로 다른 분야를 하나로 꿸 수 있습니다.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다른 분야의 지식도 처리할 수 있게 됨으로써 아이의 사고력은 물론 창의력까지 무궁무진해집니다. 그야말로 아이는 생각의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에게 생각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게 하는 것이 바로 다차원적 사고교육입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이 생각의 계단을 밟으면서 올라왔습니다. 이것이 인류의 지성사이기도 합니다.
 
 
  [6] ‌다차원적 사고의 지성사적 배경
 
생각의 차원을 높이는 책들. 왼쪽부터 《성찰》(데카르트), 《신기관》(베이컨), 《인간본성에 관한 연구》(흄), 《에밀》(루소), 《순수이성비판》(칸트).
  생각의 첫 번째 계단이 바로 ‘생각의 1차원’입니다. 여기서 생각의 1차원이란 ‘대상에 대한 생각’(Thought)입니다. 이것을 (Think)1이라고도 합니다. 이 대상에 대한 생각이 바로 지식이요 이론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여러 가지 분야로 나뉩니다. 그 대상이 경제현상이면 경제이론, 물리현상이면 물리이론이 됩니다. 따라서 어느 분야의 이론이나 지식이 어떤 대상과 직접 관련되어 있으면 모두 생각의 1차원에 속합니다.
 
  문제는 생각의 1차원에 속하는 지식이나 이론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대상을 두고 서로 다른 이론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상이 원래 어떤 색으로 되어 있는지 물었다고 합시다. 이 질문은 세상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세상이 파랗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은 세상이 빨갛다고 합니다. 또 다른 사람은 세상이 장밋빛이라고 합니다. 그 밖의 다른 사람은 또 다르게 말할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중에 어떤 사람들은 생각이 비슷하거나 같기도 할 것입니다.
 
  사람마다 대상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진정한 본질, 세상이 정말 어떤 색으로 되어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본질이 사람의 수만큼 있는 것이라면 말입니다. 또 각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세상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자신의 생각도 대상에 대한 많은 생각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데, 자신의 생각이 대상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주장할 수 있는 정당성도 없어집니다. 생각의 1차원에서 대상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의문에 대답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상의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이 벽에 부딪히면서 일부 철학자들은 생각 의 방향을 180도 전환했습니다. 그들은 대상의 본질을 밝히기보다는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대상에 대해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생각의 두 번째 계단인 ‘생각의 2차원’입니다.
 
  생각의 1차원을 생각의 2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이론적 작업은 데카르트의 《성찰》, 베이컨의 《신기관》, 흄의 《인간본성에 관한 연구》, 루소의 《에밀》 가운데 ‘사보아 보좌 신부의 신앙고백’ 부분,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 책들은 대상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아이들의 머리를 생각의 2차원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이 책을 직접 접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책들은 단순히 지식을 주는 책이 아니라 아이의 머리를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물론 어려운 좌뇌의 언어로 되어 있는데, 우뇌의 영상으로 전환해서 가르치면 초등학년부터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각의 2차원은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자연스럽게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으로 옮겨집니다. 이것을 (Think)2라고 표시합니다. 우리는 이 사고 구조를 통해 대상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각의 2차원에 서게 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생각의 차원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한 단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나의 대상으로 놓고, 또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 단계가 생각의 세 번째 계단인 생각의 3차원 (Think)3입니다. 생각의 3차원에 이르면 생각의 2차원에서 어떤 사람의 사고 구조, 곧 그 사람의 렌즈가 그 사람이 속한 사회와 시대의 사고 구조인 패러다임으로부터 영향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의 3차원에 올라서면 우리는 그 시대를 꿰뚫어볼 수 있게 됩니다.
 
  앞의 예에서 우리가 세상이 파랗다고 한 것은 세상이 파란 것이 아니라 우리가 파란 렌즈를 끼고 보아서 파랗게 보인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더 나아가 왜 파란 렌즈를 끼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니, 그 당시의 대다수 사람이 비슷한 파란 렌즈를 끼고 있었고, 거기에 영향을 받아 우리도 파란 렌즈를 끼고 있었습니다. 이 말은 각 사람의 사고 구조가 그 당시 사회적, 역사적 제약을 받았음을 뜻합니다. 각 사람의 인식 구조는 그가 속한 사회적 계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학적 인식론(Sociological epistemology)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는 생각의 3차원인 패러다임을 놓고 다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각 시대의 사고 구조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에 대한 생각’이 생각의 네 번째 계단인 생각의 4차원 (Think)4입니다. 각 사람의 인식 구조는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역사학적 인식론(Historical epistemology)입니다. 생각의 4차원에 가서야 그 시대의 사고 구조인 패러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의 4차원에 올라서면 인류 역사가 한눈에 보입니다.
 
 
  [7] ‌강력한 사고력 엔진을 장착하면 모든 공부가 쉬워져
 
  어떤 분야를 공부하더라도 생각의 차원을 높여가면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Think)1 → (Think)2 → (Think)3 → (Think)4 → … (Think)n으로 말입니다. 어떤 대상에 대한 지식에서 그 사람의 렌즈를 찾고, 더 나아가 그 시대의 렌즈를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스스로 자신의 머리를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그 결과 아이는 자신의 렌즈가 어디서 왔으며, 어느 사회와 시대에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아이는 사고의 차원을 내려가면서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Think)3 → (Think)2 → (Think)1으로 말입니다. 우리 시대의 렌즈가 그러해서 나의 렌즈가 그렇고, 그래서 대상이 그렇게 보였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와 같이 사고의 차원을 상승시키거나 하강시키는 과정을 통해 공부를 하면 대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 깊이도 한층 더 심화될 것입니다.
 
  이러한 다차원적 사고를 우뇌 아이의 머리에 장착하면 아이는 어떤 분야를 공부하든지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무엇을 하든지 잘할 수 있는 고성능 두뇌를 갖추게 됩니다. 또 좌뇌 성향 아이에게도 이 엔진을 장착해 주면 호랑이가 날개를 다는 격입니다. 아무쪼록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지식 엔진 역할을 하는 다차원적 사고의 효용성을 직접 체험해 보시고, 자녀 뇌에 깔아주어서 자녀 교육에서 큰 성과 있기를 기대합니다.⊙
 월간조선. 

‘브렉시트 여론조사’, 그 결과

여론조사는 통계, 자칫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 될 수 있어
⊙ 유의미한 표본조사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 충분히 고려,
    표본 산출방법 정확하게 설계해야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영국인들은 브렉시트 투표에서 탈퇴를 지지했다.
  2016년 6월 23일,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이목이 영국에 집중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 영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가 실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국민투표는 2013년 선거를 치르던 데이비드 캐머런 현 영국 총리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에 의해 실시되었습니다. 영국의 EU 탈퇴는 세계 경제 시장에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국민투표를 실시하기 이전부터 유럽은 물론 미국, 일본 등 많은 국가는 영국의 EU 탈퇴 반대 여론을 형성하는가 하면, 각종 언론매체 및 기관에서 투표의 결과를 예측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추이를 분석하기도 하였습니다.
 
  실제로 6월 21일부터 22일 자정까지 실시한 어떤 여론조사에서는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55%, 탈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45%였으며, 21일부터 22일 오후 9시까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EU 잔류를 지지하는 응답자가 52%, 탈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48%로, 한때 영국의 EU 잔류에 힘이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이러한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탈퇴 51.9%, 잔류 48.1%로 나타나 많은 이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여론조사의 결과와 실제 결과가 차이가 발생하는 일은 비단 영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심지어 통계학이 발달한 미국에서조차 발생하곤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조사를 실시한 기관 혹은 날짜마다 이러한 수치가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과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어디까지 정보를 신뢰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론조사 실패로 문 닫은 잡지사
 
  통계를 이용한 기술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로마시대의 5년마다 전 인구를 직접 헤아리고 재산을 일제히 등록하는 ‘센서스(Census)’라는 제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관심의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를 조사하여 특성을 파악하는 통계조사 방법을 ‘전수(全數)조사’라고 합니다.
 
  이러한 방법은 집단의 규모가 매우 클 경우,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개의 통계조사는 ‘표본(標本)조사’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전체 집단 중 일부를 선택하고, 선택된 집단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뒤, 그 조사 결과를 일반화하여 전체 집단의 특성을 추정하는 통계조사 방법으로,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표본조사는 자칫 잘못하면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코끼리의 일부만을 만져보고 코끼리 전체의 모습을 비슷하게 그릴 수 없듯이, 대표성이 없는 표본을 선정하여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집단의 특성을 추정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936년, 《리터러리 다이제스트(Literary Digest)》라는 잡지사는 미국 대선 후보인 공화당의 랜던(Alfred M. Landon) 후보와 민주당의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후보의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1000만명의 유권자에게 설문지를 우편으로 발송한 뒤, 230만명에게 회수한 응답을 분석하여 랜던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예측 결과를 발표하게 됩니다.
 
  실제 선거에서 루스벨트가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되었으며, 이 잡지사는 이후 폐간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무려 230만명의 설문 결과를 토대로 분석된 예측 결과가 틀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표본의 설정이 잘못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잡지사는 잡지의 정기 구독자와 전화번호부를 근거로 표본을 설정하였는데, 당시 미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잡지를 정기 구독할 수 있거나 전화를 보유한 국민은 대개 소득이 높은 사람이었습니다. 소득이 높은 사람일수록 공화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기에 루스벨트를 지지하는 대개의 유권자는 설문조사에 참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트루먼의 웃음
 
  이와 비슷한 사건이 194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당시 다수의 여론조사 기관은 공화당 후보인 듀이(Dewey)의 당선을 예측하였으나 실제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트루먼(Truman)이 당선되었습니다. 트루먼 당선자는 선거 직후, 듀이 후보의 승리를 톱기사로 보도한 《시카고 트리뷴(Chicago Tribune)》을 들고 사진을 찍어 잘못된 대표적인 표본조사의 사례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통계조사를 전수조사로 대체할 수는 없는 법, 올바르게 표본을 선정한다면 표본이 적은 상황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앞서 언급했던 ‘리터러리 다이제스트 사건’이 있을 당시 갤럽이라는 여론조사 기관은 좀 더 세밀한 분석을 통하여 유권자 중 1500명의 표본을 추출하였으며, 이들을 면접조사한 결과 ‘랜던 44%, 루스벨트 56%’를 예측하여 최종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표본조사는 표본의 수보다는 어떤 표본을 추출하는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에서는 표본의 분포가 전체 집단의 분포와 비슷하도록 표본을 추출하는 방식을 연구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조사한 후, 전체 집단과 비교해 지역과 성(性), 연령 등의 비율을 맞춰 조정하며, 특히 선거 관련 조사에서는 출신지역, 성별, 학력, 투표율 등을 주요한 변수로 활용하여 결과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유의미한 표본조사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충분히 고려, 표본 산출방법이 정확하게 설계돼야 합니다.
 
 
  출구조사의 함정
 
  사전 여론조사 이외에도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출구조사’를 통한 결과 예측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출구조사는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투표 내용을 조사하는 것으로, 다음과 같이 개표 전 이를 토대로 당선 예측 결과를 발표하곤 합니다.
 
  “출구조사 결과, A 후보는 40%, B 후보는 37%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출구조사는 선거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투표소에서 유권자 8만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률 69%, 신뢰 수준 95%, 오차범위 ±4.4%입니다.”
 
  우리는 이 자료를 근거로 각 후보 중 누구의 당선이 유력한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응답률 69%’라는 말은 690명의 표본을 얻기 위해 실제는 1000명을 조사하였음을 의미하고, ‘신뢰 수준’은 동일한 조사를 반복하여 조사할 경우에 결과치가 동일하게 나올 가능성을 말하는 것으로, 통계치의 정확성을 표현하는 용어입니다. 또 표본조사 결과와 집단 전체의 실제 특성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차이를 ‘오차(誤差)’라고 하며, 오차가 발생하는 값의 범위를 ‘오차범위’라고 합니다.
 
  다시 앞의 자료로 돌아가서 A후보의 지지율이 40%이고, 오차범위가 ±4.4%이므로, A후보의 실제 지지율은 ‘35.6(=40-4.4)%’에서 ‘44.4(=40+4.4)%’ 사이가 됩니다. 여기서 B 후보의 지지율 37%가 A 후보 지지율의 오차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A 후보와 B 후보는 우열을 가리기 어렵습니다. 즉 일부 매체에서 오차범위를 무시한 채 위와 같은 결과를 토대로 “A 후보의 우세”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잘못된 것임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각종 통계조사의 목적은 특정 집단의 특성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것이며, 우리는 요즘 이러한 통계조사 결과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쉼 없이 쏟아지는 각종 시장조사, 여론 및 선거조사 결과를 보고 들으며, 이를 통해 가치 판단을 하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사 결과는 보다 객관적이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조사를 하는 기관들은 반드시 조사 과정 중 있을 수 있는 왜곡의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일반인들도 쉴 사이 없이 제공되는 각종 조사 결과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조사 결과의 해석에 대한 안목을 넓혀 아무런 여과 없이 정보를 곧이곧대로 수용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월간조선

구조적 사고는 레고 놀이와 같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이론 재구성하는 훈련하면, 자신의 이론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아
⊙ 우뇌 아이에게 구조적 훈련 많이 하면, 암기 학습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어
⊙ 숨은 구조를 찾아내는 창의적 사고 필요

안진훈
1961년생. 연세대 신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기독윤리학박사 / 브레인 OS연구소 대표,
MSC브레인컨설팅그룹 대표, 미 BestLink InteIligence 창립자 겸 회장,
(사)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 연세대 코칭아카데미 책임교수
어린 아이가 레고를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하듯 책을 해체하고 사고를 재구성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구조적 사고는 레고 놀이와 같다
 
  우리 아이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우뇌 아이들은 대부분 수학에 약합니다. 이 아이들은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수학 자체를 싫어합니다. 이유는 수학을 받아들일 수 있는 채널인 좌뇌의 순차적 사고를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아이들은 문제가 조금만 복잡하고 어려워도 그냥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것은 아이가 분석할 수 있는 도구인 좌뇌의 칼을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뇌 아이의 취약점을 보완해 주는 교육 가운데 하나가 구조적 사고(Structural thinking) 훈련입니다.
 
  구조적 사고를 훈련하는 것은 레고 놀이를 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구조적 사고를 모형 비행기를 만드는 레고 놀이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레고 놀이에서는 먼저 여러 종류의 피스(Pieces)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피스는 구조적 사고에서 변수(Variables)에 해당합니다.
 
  변수는 통나무집을 짓기 위해 통나무가 있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그것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다음으로 아이가 피스를 잘 조립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능력이 구조적 사고에서는 관계(Relations)에 해당합니다. 구조적 사고에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잘 관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관계를 주는 능력이 바로 아이의 두뇌 역량입니다. 이것은 통나무를 못으로 연결하는 작업과 같습니다. 피스와 조립 능력, 두 가지만 있으면 모형 비행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모형 비행기가 구조적 사고에서 바로 구조(Structure)에 해당합니다. 이 구조는 통나무와 못을 가지고 지은 통나무집과 같습니다. 여기서 구조적 사고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변수, 관계, 구조의 순서로 말입니다. 그래서 구조적 사고 교육은 우뇌 아이에게 순차적 사고를 훈련시킵니다.
 
 
  재구성 훈련
 
  레고 놀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역으로 이미 완성된 모형을 천천히 분해하면서 이 모형이 어떤 피스로 구성되어 있고, 또 어떻게 조립되었는지 찾아내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이것을 역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천천히 분해해 보면 이 모형을 그대로 재조립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최신형 컴퓨터를 구입해서 분해한 뒤 다시 조립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리만 할 수 있다면 컴퓨터의 구조를 훤히 알게 됩니다. 그리고 똑같은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설령 컴퓨터가 고장 났다 하더라도 고치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이렇게 분해해서 재조립할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하는 것이 구조적 사고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이때는 구조적 사고가 구조, 관계, 변수의 순서로 역으로 진행됩니다.
 
  실제로 어떤 이론을 만들 때는 먼저 변수를 선택하고 이들 사이에 관계를 주어서 새로운 구조, 곧 새로운 이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이론을 분석해서 이 이론이 어떤 변수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변수들이 어떻게 관계되어 있는지 연구해야 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이론을 분석하다 보면 저절로 이론의 구성원리를 터득하게 됩니다.
 
  사실 모든 공부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남들이 만들어놓은 이론을 분석하여 변수와 관계를 찾아내고, 이를 재구성하는 훈련을 하면 자신의 독자적인 이론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이론을 구조적으로 분석해 보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처럼 레고 놀이와 구조적 사고방법은 그 작동원리가 동일합니다. 다만 레고는 손으로 만지면서 하는 놀이인 반면에 구조적 사고 훈련은 주로 책에 나오는 지식을 가지고 노는 지적 놀이일 뿐입니다.
 
 
  레고 모형을 해체하듯 책을 해체하라
 
  책의 저자는 자신이 선택한 변수를 가지고 이들 사이에 관계를 줄 때 보통 자신의 고유한 생각의 방식으로 연결합니다. 대개는 다차원적 사고 가운데서 생각의 2차원인 자신의 사고구조대로 연결합니다. 자신의 머리 쓰는 방식대로 변수들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결된 구조는 대개 책의 차례에 어느 정도 나타나 있습니다. 그런데 우뇌 아이들은 책을 저자의 렌즈로 읽지 않고 자신의 렌즈로 읽습니다. 이러한 습관은 시험 볼 때 출제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문제를 푸는 것으로 드러납니다.
 
  우뇌 아이들은 순차적으로 하나씩 나누어서 분석하고, 이것을 재조합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이 아이들은 동시적 사고를 하다 보니 무엇이든지 한꺼번에 바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물론 쉬운 문제는 직관으로도 충분히 풀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잘 통합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어렵고 복잡한 좌뇌 문제가 나오면 갑자기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우뇌 아이들은 좀 복잡하다 싶으면 하나씩 따지느니 통째로 외우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려운 것일수록 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재생적 사고(Reproductive thinking), 곧 배운 것을 암기하고 그대로 토해내는 것만으로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공부하기가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배운 것을 암기하고 그대로 토해내는 것은 머리가 좋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이것은 마치 사람이 음식을 먹고 그대로 토해내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위가 어떤 음식이든 잘 소화해 낸다면 토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배운 내용을 자신의 사고력으로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우뇌 아이들은 이런 사고력이 바탕이 되지 않습니다.
 
  생각하는 유형을 고치기 위해서는 우뇌 아이들에게 구조적 사고를 훈련시켜야 합니다. 여기서 책을 하나의 완성된 레고 모형으로 봅시다. 그러면 레고 모형을 분해하듯이 책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분석하면 저자가 사용하는 중요한 변수인 어휘나 용어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고, 또 저자가 이 변수들을 어떻게 연결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저자의 사고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저자의 렌즈를 아는 것입니다.
 
 
  구조적 사고
 
  그렇게 되면 저자가 선택한 변수를 저자의 렌즈를 끼고 저자와 똑같은 방법으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저자가 책을 쓰는 과정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으므로 저자와 똑같이 책을 쓰는 것과 같습니다. 똑같은 책을 쓰는 사람이 저자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거나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사고원리를 우뇌 아이에게 가르치면 됩니다. 물론 책을 분석해서 저자가 사용하는 변수와 관계를 찾아내어 이를 재구성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방법도 자주 훈련하면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습니다.
 
  우뇌 아이에게 구조적 사고를 훈련시키면 예전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해결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 과정을 역으로 분석하여 그 문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평소에 문제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많이 해보면 어떤 문제라도 그 문제의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그 문제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이 있으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뇌 아이에게 구조적 사고를 훈련시키면 무조건 암기해야 하는 학습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또 수학 공부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유형의 문제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훨씬 좋아집니다. 특히 구조적 사고는 어려운 내용을 처리할 때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제는 분석할 수 있는 칼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분석하는 칼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변수와 관계를 찾아 하나씩 하나씩 나눠서 순서대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뇌 아이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지 못한 이유는 문제를 쪼개서 받아들이지 않고 통째로 그것도 단번에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문제를 쪼개서 분석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구조적 사고이며, 이를 훈련시키면 좌뇌가 약한 아이들은 좌뇌를 잘 쓰게 됩니다.
 
  구조적 사고는 현대 수학의 방법론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방법은 주로 자연과학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됩니다. 인문사회 분야에서는 경제학이 구조적 사고를 바탕으로 이론을 전개합니다. 그래서 우뇌 아이에게 경제학 공부를 시키면 좌뇌 훈련이 많이 됩니다.
 
  구조적 사고에서는 어떤 현상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들을 고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변수를 적게 사용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래야 간결한 이론이 됩니다. 그렇다고 현상을 설명하는 변수가 부족해도 곤란합니다. 그러면 현상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변수를 선택한 뒤에는 이들 사이에 관계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어떤 이론들은 변수를 선택해 놓고도 관계를 만들어주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론상으로 완벽하지 않아 좋은 이론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구조적 사고에서는 중요한 것이 변수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느 분야에서든 변수가 무엇인지 밝히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변수가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일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러나 정의를 내리는 일은 조심해야 합니다.
 
  어떤 변수를 다른 무엇으로 정의했다고 합시다. 문제는 다른 무엇이 무엇인지 정의하지 않은 채 변수를 다른 무엇이라고 정의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다른 무엇을 또 다른 무엇으로 정의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처럼 정의를 내리는 것은 악순환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변수를 무엇이라고 정의하지 않고 그냥 a, b, c, d라고 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변수를 정의하는 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어떻게 변수들 사이에 관계를 줄지에 대해 더 신경을 쓰라는 것입니다. 특히 변수들 사이에 더 많은 관계를 줄 수 있는 것은 우뇌의 창의력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창의력의 열쇠이며, 구조적 사고 훈련은 창의적 사고의 기반을 제공해 줍니다. 실제로 레고 놀이에서도 피스 자체보다는 각 피스를 어떻게 창의적으로 잘 연결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며, 창의력이 좋아야 여러 가지 새로운 모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좌뇌의 분석력과 우뇌의 창의성을 결합하라
 
숨은 변수를 찾아내는 창의적 사고를 잘했던 아인슈타인.
  우뇌 아이에게 구조적 사고를 훈련시키면 순차적 사고가 좋아집니다. 특히 변수, 관계, 구조로 진행되는 순차적 사고는 우뇌 아이가 생각할 때 논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러한 논리적 사고가 바로 아이의 사고력의 바탕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구조적 사고의 단계를 밟아가다 보면 아이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왜냐하면 레고 놀이를 하는 것처럼 한번 시작하면 하나의 구조를 완성할 때까지 매달리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생각하는 것이 즐거운 작업이 됩니다. 무엇인가를 만들어간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거나 말로 표현할 때도 구성이 탄탄해집니다.
 
  구조적 사고 가운데 구조, 관계, 변수로 진행되는 순차적 사고는 우뇌 아이에게 분석하는 힘을 키워줍니다. 특히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분석해서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워줍니다. 또 이러한 분석 과정에서 저자의 사고구조를 찾아내기 때문에 책을 읽거나 시험을 볼 때 주관적인 렌즈로 보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좌뇌가 분석해서 우뇌에 넘겨주면 우뇌는 분석된 지식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좌뇌의 분석력은 우뇌의 창의성 발현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좌뇌의 구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우뇌의 창의적 사고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첫째, 창의적 사고는 숨은 변수를 찾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구조적 사고를 할 때 변수 차원에서 창의성을 발현하는 것입니다. 앞서 좌뇌의 구조적 사고에서 여태까지 고려하지 못한 변수를 찾아내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의 변수 a, b, c, d가 아니라 새로운 변수 e를 찾아내고, 이들 사이에 관계를 주어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전에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숨은 변수, 곧 새로운 변수를 활용하면 완전히 새로운 이론이 됩니다. 물론 이렇게 만든 이론이 기존에는 설명하지 못한 현상을 잘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숨은 변수를 찾아내는 창의적 사고를 잘한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A. Einstein)입니다. 이전까지의 물리학자들, 특히 에른스트 마흐(E. Mach) 같은 유명한 과학자도 물속에 잉크 방울(원래는 꽃가루)을 떨어뜨리면 잉크가 제 맘대로 움직이는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을 그냥 신비스러운 현상으로만 생각했지 그 원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잉크 입자가 물속에서 좌충우돌하는 것은 미시적 차원에서 잉크 입자가 물 분자와 부딪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 현상을 설명하는 데 새로운 변수를 찾아낸 것입니다. 숨은 변수로서 물 분자를 새롭게 고려한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숨은 변수를 찾아낸 것은 구조적 사고를 잘했기 때문입니다. 구조적 사고를 하게 되면 잉크 입자가 다른 무엇과 충돌관계에 있으니까 이리저리 움직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 무엇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변수가 두 개니까 이들 사이에 충돌관계가 있고 그것이 시각적으로 구조화되어 나타난 것이 브라운 운동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이미 다른 변수가 있다고 전제하고,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니 비커 안에는 물밖에 없었습니다. 그 결과 아인슈타인은 그 변수가 물 분자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당시 다른 과학자들은 잉크 입자 하나만을 고려하다 보니 잉크 입자가 혼자서 운동하는 것이 신비롭게 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아인슈타인과 다른 과학자들의 차이는 구조적 사고를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였습니다. 이렇게 구조적 사고를 잘하다 보니 아인슈타인은 과학 분야에서 다른 창의적인 작업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숨은 변수를 찾아내는 것은 창의적 사고 가운데서 가장 어려운 작업입니다. 사실 어느 분야에 종사하든지 숨은 변수를 찾아내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 숨은 변수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가 속한 분야의 최전선에 있어야 합니다. 기존의 이론을 모두 마스터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기존의 변수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숨은 변수를 찾아내어 설명해야 합니다. 어쩌면 이 작업은 한평생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의도적으로 구조적으로 사고하면 그 시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유대인, 입체적 사고 잘해
 
  둘째, 좌뇌의 구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우뇌의 창의적 사고는 숨은 관계(Hidden relation)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구조적 사고를 할 때 관계 차원에서 창의성을 발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창의적 사고란 변수는 그대로 두고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의 변수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이미 변수는 다 알려졌지만, 알려진 변수들 사이의 새로운 관계, 곧 숨은 관계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한 창의적 작업입니다. 그 일례로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이미 알려진 변수인 에너지(E), 질량(m), 빛의 속도(c)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 곧 E=mc2을 찾아냈습니다. 당시에 에너지와 질량은 서로 다른 분야로 분리되어 연구해 왔습니다. 그는 이 두 분야를 새롭게 연결했습니다. 또 그는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g)과 가속도(a)가 같다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물론 그 두 분야도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숨은 관계를 잘 찾아낸 것은 그가 유대인이라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입체적 사고를 잘합니다. 그러다 보니 평면적으로는 서로 다른 변수들이지만 한 차원 위에서 보면 하나로 연결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유일신 신앙을 갖고 있어서 세상의 모든 것이 한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다고 믿습니다.
 
  이 말은 서로 다른 분야도 모두 한 하나님이 창조했기 때문에 하나님 안에서 통일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서로 다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신앙, 곧 입체적 사고가 이스라엘 민족의 창의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이 각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고 노벨상을 많이 타는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닙니다.
 
  최근 노벨 경제학상 시상을 봐도 서로 다른 분야를 연계하여 수상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그들은 경제학을 윤리학이나 심리학과 관계시켰습니다. 그들은 기존의 변수나 분야들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숨은 관계를 찾아내려고 애를 씁니다. 또 기업은 기업대로 이러한 창의적 사고에 열정을 쏟습니다. 휴대폰과 카메라를 기술적으로 연계한 카메라폰 등 최근에 일고 있는 퓨전 바람은 모두 이러한 창의적 사고의 산물입니다.
 
  서로 다른 분야를 연계하는 창의적인 작업은 다른 분야를 다 잘 알고 있어야 가능합니다. 한 분야의 벽에 갇혀서는 결코 이러한 창의성을 발현할 수 없습니다. 부모는 좌뇌 아이들이 수학이나 과학 등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려는 것을 과감히 바꿔줘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더라도 어릴 때 더욱 폭넓게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파블로프와 흄
 
‘연합의 원리’를 주장한 데이비드 흄.
  셋째, 좌뇌의 구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우뇌의 창의적 사고는 숨은 구조(Hidden structure)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구조적 사고를 할 때 구조 차원에서 창의성을 발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창의적 사고는 한 분야의 내용이 다른 분야에 그대로 응용될 때 많이 나타납니다. 다음 문제는 이러한 창의적 사고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소련의 생물학자 파블로프(I. Pavlov)의 조건반사이론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외모지상주의(Lookism) 사이에 어떤 동일한 구조가 숨어 있는지 이야기해 보세요.〉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이론(Conditioned reflex)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개에게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치면 나중에는 종만 쳐도 개는 먹이를 주는 줄 알고 침을 흘린다는 것입니다. 원래 종과 먹이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계속 종 치고 먹이를 주면 조건반사가 되어 개는 종과 먹이를 서로 연결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조건반사이론입니다.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새파이어(William Safire)는 인종, 성별, 종교, 이념에 이어 현대사회에는 외모가 사회적 차별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외모지상주의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의 외모가 뛰어나면 그 사람의 지성, 성격, 재산, 사회적 지위 등 다른 부분도 다 좋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외모를 그 사람의 다른 요소들과 연결해서 생각합니다.
 
  사실 위의 두 이론은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연합의 원리(Principle of association)를 다른 분야에 응용한 것에 불과합니다. 흄 이전에는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그다음에 다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앞의 사건이 원인(Cause)이고, 뒤의 사건이 결과(Effect)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흄은 앞의 사건과 뒤의 사건은 아무런 관계가 없고, 단지 시간적으로 앞의 사건이 먼저 일어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현실에서 이러한 과정이 반복해서 일어나면 두 사건이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원래는 독립된 사건인데 반복해서 나타나면 사람들은 두 사건을 연결해서 생각하는데 이것이 바로 연합의 원리입니다. 흄의 연합의 원리가 생물학에 적용된 것이 조건반사이론이고, 문화이론에 적용된 것이 외모지상주의입니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모두 동일한 숨은 구조가 있습니다.
 
  이처럼 숨은 구조를 찾는 창의적 사고는 한 분야에서 알게 된 구조를 용어(변수)만 바꿔서 다른 분야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융통성이 부족한 좌뇌 아이들에게는 공부한 내용을 현실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줘야 합니다. 또한 다른 분야를 잘 알면 그 분야의 이론을 자신의 분야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야 외에 다른 분야도 평소에 폭넓게 접해야 합니다. 좌뇌 아이들에게 이러한 창의적 사고를 훈련시키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우뇌에도 자극이 되어 관련 없는 다른 분야도 관심을 갖게 됩니다.
 
 
  창의적 사고는 좌우뇌 모두에 도움이 된다
 
  우뇌 아이에게도 창의적 사고를 훈련시키면 우뇌는 물론 좌뇌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원래 우뇌 아이들은 좌뇌가 약해서 좌뇌를 제대로 쓰지 못합니다. 그래서 좌뇌를 기반으로 하는 창의적 사고도 잘할 수 없습니다. 그냥 우뇌만 쓰는 창의적 사고를 할 뿐입니다. 그러면 우뇌는 공회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뇌의 잔머리로 끝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뇌는 좌뇌가 재료를 분석해서 자신에게 넘겨줘야 이 재료를 새롭게 조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좌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좌뇌가 우뇌에 넘겨주는 작업이 여의치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우뇌 아이가 좌뇌가 뒷받침된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되면 우뇌를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평소에 잘 쓰지 않던 좌뇌도 쓰게 됩니다. 좌뇌는 우뇌가 원하는 재료를 주기 위해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억지로라도 좌뇌를 쓰게 됩니다. 이처럼 창의적 사고는 좌뇌에 자극제가 됩니다. 또한 우뇌는 더욱 활성화되어 제대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창의적 사고가 좌뇌의 구조적 사고를 기반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좌뇌 아이뿐만 아니라 우뇌 아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렇게 좌우뇌가 통합될 때 시너지 효과가 생겨 두뇌 효율성이 훨씬 높아지고, 우뇌의 창의성도 많이 좋아집니다.⊙
 월간조선

우리가 이른 새벽, 올림픽을 지켜보는 이유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눈 것은 해시계에서 비롯, 원을 10등분 하는 것보다
    12등분 하는 것이 더 쉬워
⊙ 도달하는 빛의 양에 따라 낮과 밤이라 일컬어지는 시간대 결정
⊙ 브라질과는 12시간 차이, 일주일 전에 선수단 도착해 시차적응 훈련

지난 8월 5일 열린 리우 올림픽 개막식에서 입장하는 한국 선수단. 시차적응을 위해 일주일 전에 현지에 도착했다. 사진=조선일보
  올림픽이 열릴 즈음이면 필자에게는 잊히지 않고 매번 떠오르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12년을 거슬러 올라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A조 2차전 한국 대 멕시코전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중계방송 도중 한 출연자가 내뱉은 농담조의 질문이다. “왜 그리스에서는 올림픽 경기를 새벽에 하죠?” 당시 한국 시각은 새벽 2시30분. 물론 그리스 시각으로는 새벽이 아닌 저녁 8시30분이었다.
 
  모두 가벼이 웃어넘겼지만, 지금 밤잠을 설치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중계방송을 지켜보는 당신. “왜 브라질에서는 올림픽 경기를 새벽에 하죠?” 누군가 당신에게 질문한다면 자신 있게 명쾌한 수학적, 그리고 과학적 해답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 이쯤에서 우리도 시간의 차이, 시차(時差)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지구와 태양이 만드는 낮과 밤, 그리고 시차
 
  시간(時間). 이 철학적이고 수학적이며, 과학적이고 문학적인 단어를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먼저 과학적 도구를 꺼내보자. 익히 알고 있듯 지구의 자전은 남극과 북극을 통하는 선을 축으로 지구가 스스로 도는 현상이다. 지구의 자전은 한낮과 한밤으로 이루어진 ‘하루’를 만든다. 이때 태양과 마주보는 위치는 낮, 태양을 등지는 위치는 밤이 된다. ‘하루’ 동안을 ‘24’시간(실제 지구의 자전 주기는 23시56분 남짓이다)이라 측정한 것은 단지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인류의 약속에 불과하다.
 
  이번에는 수학적 도구를 꺼내어 ‘시간’의 실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우리는 시간을 시각이라는 실체로 표현하며, 쓰임에 맞게 사용하곤 한다. 반복되는 낮과 밤, 즉 하루의 길이를 표현하기 위해 원 형상을 익숙한 10진법이 아닌 12진법을 이용하여 하루의 길이를 24 등분으로 나눈다. 10시간, 20시간이 아닌, 24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해시계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원을 10등분 하는 것보다 12등분 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는 사실을 우리도 1분이면 체험할 수 있다.
 
  〈종이 두 장을 원 모양으로 잘라, 이를 절반으로 접는다. 다시 한 번 절반으로 접었다 펼치면 금세 원형 시계 속 3, 6, 9, 12의 익숙한 위치가 만들어진다. 다음 단계는 두 장의 원을 각 칸 절반씩 겹친 후, 원 둘레에 생긴 접점을 살펴보자. 시계 속 1, 5 또는 7, 11의 익숙한 위치가 찾아지리라. 나머지 지점들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쉬 찾을 수 있다.〉
 
  직접 해보시라. 이를 계기로 우리가 하루 안의 시간을 수치로 표현할 때, 하필 12시간, 24시간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얼추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시차(時差). 이 과학적이고 수학적이며, 복잡함과 거추장스러움을 부르는 단어를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 어떠한 도구를 달리 꺼낼 필요는 없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지구 반대편 위치에서 동 시간대에 같은 시간의 풍경을 공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구의 둥근 표면 위 한 지점과 무시할 수 없는 거리만큼 떨어진 다른 한 지점에 도달하는 태양 빛의 양은 동일할 수 없다. 현재 태양을 마주한 지구의 한 지점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이동하여 지구의 반대편 지점에 도달하였다면, 시차의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바로 시간의 차이. 이를 간단한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기준점에서 동쪽으로 이동한 경우,
 
  기준점보다 a시간 빠른 곳의 시각 = 기준점의 시각 + a기준점보다 a시간 빠른 곳의 시각이 24 이상이면, 다음날의 시각으로 환산한다.
 
  (지구의 자전 방향과 동일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할 경우, 시간이 빨라진다.)〉
 
  도달하는 빛의 양에 따라 낮과 밤이라 일컬어지는 시간대가 결정되지만, 어느 지점의 시간을 기준으로 a시간 빠른 곳, 느린 곳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시간대의 기준이 필요해진다. 기준을 제공하는 국제 표준시는 197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협정 세계시(UTC)를 따른다. 또한 밤 12시와 낮 12시가 시작되는 기준선인 본초자오선으로는 IERS기준자오선이 사용되고 있다. 기준자오선은 낮 12시(오선)를 구분 짓는 경계이며, 정 반대편 태평양 위에 밤 12시(자선)를 구분 짓는 날짜변경선이 존재한다. 물리적 현상으로서의 시차에서 나아가 이번에는 실생활에서의 시차를 살펴보자.
 
 
  리우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들의 시차 적응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은 개막 일주일 전 현지에 도착했다. 선수단은 경기 당일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열중했다.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지적된 것은 바로 이 ‘시차’이다. 시차는 생명체의 생체리듬에 이상을 만들어낸다. 일부 생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생명체는 빛이 있는 시간에 활동하고, 빛이 없는 시간에 활동을 중지하는 리듬을 유지하며 진화해 왔다. 빛과 활동의 불일치는 규칙적인 생체리듬을 깨어 생명체에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과 브라질 사이의 12시간의 차이는 낮과 밤이 정반대로 뒤바뀐 생체리듬을 요구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리나라 선수단에는 이번 올림픽 경기력의 관건인 셈이었다.
 
  선수들은 국내에서부터 시차적응 훈련을 해왔다고 한다. 그 훈련의 시작은 맑은 날의 오후 정도 밝기의 방에 머무르며 하루 30~60분씩 수면 시간을 늦추는 것이었다. 또한 현지 낮 시간에 도착한 선수들은 낮잠을 자지 않고, 가벼운 운동을 하며 밤까지 수면을 늦추었다고 한다. 이렇듯 시차 극복은 상당한 노력을 요한다. 앞서 소개한 선수들의 시차 극복 방법은 일반인도 참고할 만하다.
 
 
  시차와 투자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오르거나 내리면 다음날, 한국 코스피 지수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사진=조선일보
  시차는 생명체의 생체리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시차는 각국의 증시(證市)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의 증시는 특히 미국 증시를 민감하게 반영한다. “미국 증시가 기침만 해도 한국 증시는 감기에 걸린다”는 증권가의 오랜 속설이 있을 정도이다. 이때 한국과 미국의 시차가 그 발단을 제공한다. 미국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오르면 다음날, 한국의 코스피 지수도 대부분 오른다. 이를 ‘동조화(同調化)’ 현상이라 일컫기도 한다. 엉뚱한 상상이겠지만, 만약 미국과 한국이 같은 시간대를 공유한다면? 현재의 정보통신 환경에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만약 20년 전이라 가정한다면? 현재와 같은 동조화 현상을 간단하게 발견할 수 있었을까? 정보의 유통 시간을 시차가 벌어준 것이라 감히 생각할 수 있다.
 
  여기 조금 다른 시차도 있다. 시차효과. 기업의 R&D 투자는 투입 시점과 산출 시점 사이에 분명한 ‘시차’가 존재한다(이 경우에도 역시 ‘time lag’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투자와 성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차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시차효과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투자 분석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분석하려는 여러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한 방법을 소개하자면, 특정 시차 분포 모형을 사용하여 기업의 R&D 투자의 투입 시점과 산출 시점 사이의 시차를 측정하는 방법이다(이헌준, 백철우 & 이정동. 2014. 기업 R&D 투자의 시차효과 분석. 기술혁신연구, 22(1), 1-22). 이때 투자는 기업의 투자 금액, 성과는 대개 특허 출원 건수로 상정되며, 투자와 산출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의 길이를 추정하는 것이다. ‘시차’가 미치는 영향이 기업의 성과를 분석하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시차에 끌려다녀야만 하는 것일까? 이번에는 수학적으로 시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합법적 그리고 효율적인 시간의 이용 사례는 물론, 비윤리적, 비합법적 악용 사례들도 있다.
 
  미국 서부 지역과 인도는 약 12시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즉 미국 서부에서 하루 일과를 마칠 즈음, 인도에서는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두 지역의 시차를 활용하면 연속된 업무 시간을 창출(?)할 수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이를 적용한 사례가 늘고 있는데, 미국 서부의 개발자들이 일일 개발을 마치면, 인도의 개발자들이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시차 이용한 범죄
 
  여기 시차를 악용하는 사례들도 있다. 한 공무원 시험 응시생은 지난 2010, 2011 수능에서 ‘시차’를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저시력자의 경우 과목당 1.5배의 응시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이용해, 일반 수험생의 시험 종료 후 발표된 정답을 휴대전화로 확인하여 자신의 답안지를 고치는 수법이었다. 2012년부터 이러한 악용을 애초에 차단할 수 있는 ‘시차’를 둔 정답 발표는 사라졌다고 한다.
 
  정답 발표 시차를 악용한 국내 수능시험 사례뿐 아니라,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SAT)에도 시차를 악용한 사례가 있다. SAT는 각 나라에서 같은 날 시행되는데, 시차를 이용하여 시험 내용을 빼돌려 국내에 유출하려 한 사건이다.
 
  보이스 피싱 범죄에도 시차가 악용된다. 뉴욕 유학 중인 한인 학생의 한국 부모들에게 ‘자녀를 납치했다’는 거짓 협박 전화를 걸어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 피싱’ 사건이 빈번히 발생한다고 한다. 10시간이 넘는 뉴욕과 한국의 시차를 악용한 사례로 연락이 잘 닿지 않는 허점을 노렸기 때문에 피해 가능성이 높았다고 한다. 이러한 보이스 피싱은 사례를 숙지할수록 그 피해를 줄일 수 있기에 다시 한 번 명심하도록 하자. 이러한 시차를 악용한 지능 범죄들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는 우리도 시차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합법적인 방법이다. 9월 늦은 휴가 또는 추석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가? 이번에야말로 리우 올림픽에 참가했던 우리 선수들처럼 무리 없이 해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나만의 수학적, 그리고 과학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투자의 시차 이용? 이것만은 개인의 운에 맡기겠다.⊙
월간조선

자녀의 뇌에 사고력의 엔진을 깔아주자 3단계 자녀관리혁명

책상에 존경하는 인물의 사진을 붙여놓게 하라
⊙ 아이가 의사가 되기를 원한다면 병원 데리고 가는 등 체험을 통해 장래 희망 갖게 해야
⊙ 공부한 후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여가를 즐기면 학습효과 더 좋게 나와

아인슈타인은 공부를 하고 난 후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여가를 즐겼다.
  [1] ‌사고력의 엔진을 깔아주는 결정적 시기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두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머리가 아무리 좋더라도 활용하지 않으면 다 소용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주어야 두뇌의 효율성을 넘어 활용성까지 높일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역사적으로 위대한 지도자들의 하루 생활을 따라하게 해보세요. 그들은 대개 하루를 셋으로 나눠 생활했습니다. 영적, 지적, 육적으로 말입니다. 아이의 하루 삶도 이렇게 조정해 보세요. 두뇌를 잘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아이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는 생활태도까지 갖게 해줄 것입니다.
 
 
  [2] ‌아침에는 인생의 꿈과 목표를 바라보게 하라
 
  위대한 지도자들은 아침에 주로 영적인 작업을 합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자신의 꿈과 인생의 목표를 재확인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올립니다. 이렇게 시각적으로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영상화하면 이것이 마치 현실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우리의 두뇌는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지 못합니다. 미래의 영상을 떠올리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생각하다 보면 저절로 가슴이 벅차오르고, 삶의 에너지가 넘쳐나게 됩니다. 그러면 보통 사람들과는 달리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아침에 아이에게 이런 체험을 하게 하세요. 아이가 일어나서 학교 가기도 바쁜데 한가하게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단지 아이 책상 앞에 꿈과 관련된 사진 몇 장만 붙어 있게 해도 됩니다.
 
  만약 아이의 꿈이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어 노벨상을 타는 것이라고 합시다. 책상 앞에 자기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과학자 사진들을 붙이게 해보세요. 부모는 평소에도 아이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그 흥분과 설렘이 어떨지 상상해 보도록 유도하십시오. 언론사 인터뷰는 어떻게 할지도 생각하게 해보세요.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단에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하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거기에 참석한 수많은 사람이 보내는 박수갈채와 환호를 듣게끔 하고, 노벨상을 수상한 후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강연하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떠올리게 해보십시오. 부모는 아이에게 이후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평소에 이런 이야기가 오갔으면 아이 책상 앞에 있는 사진에는 이런 기억과 영상이 이미 묻어 있습니다. 아침에 그 사진을 보기만 해도 그 영상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부모는 단 몇 분이라도 좋으니 아이가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당장 아이 책상 앞에 자신의 꿈이 적혀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아이가 매일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휴대폰을 사용하기 위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도 항상 에너지가 충만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지치고 힘들어집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조차 희미해집니다. 이때가 바로 재충전을 해주어야 할 때입니다. 그때그때 재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 생활 속에 자동적으로 재충전될 수 있는 생활 시스템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아침에 에너지를 재충전하면 아이는 이 힘으로 하루를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그냥 눈으로 꿈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자칫 변화가 더디게 올 수 있습니다. 반드시 아이의 미래의 꿈이 하루 동안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아이가 자신의 꿈을 위해 오늘 하루 동안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기록하게 해야 합니다. 부모는 매일 아주 구체적으로 하루 생활 계획을 짜도록 돌봐주어야 합니다.
 
  우뇌가 발달한 아이는 작심삼일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작업이 꼭 필요합니다. 오늘 하루 동안 수학은 몇 문제 풀고 영어 단어는 몇 개 외우겠다는 식으로 하루 계획을 짜면 아이가 학교생활에 내실을 기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하루를 시작한 아이들과는 달리 쉬는 시간에도 자신의 하루 목표를 이루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저녁에는 계획한 것을 어느 정도 이루었는지 스스로 체크하게 해야 합니다. 이것도 단 몇 분이면 가능하며, 매일 해서 습관이 되면 간단히 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기 전까지의 시간을 아이의 보이지 않는 영적 부분, 곧 아이의 정신적 뼈대를 세워주는 데 힘써야 합니다. 아침에 부모가 할 일은 아이의 꿈과 비전을 재확인시키는 것입니다. 육체적 건강을 위해서 매일 비타민을 먹듯이 아이의 영적 건강을 위해 매일 아침 아이에게 비전을 일깨워주어야 합니다.
 
  아이의 꿈이 외교관이라면 아이를 깨울 때도 외교관이라고 불러주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세요. 또 아이가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아침식사 때 아이의 꿈과 관련된 이야기를 잠깐이라도 언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아침에 아이의 꿈과 비전을 되새겨주면 아이는 그날 하루를 자신의 꿈을 위해서 움직이게 됩니다. 학교에 가는 것도 그냥 공부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가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아이가 구체적인 꿈이 없다면 부모가 억지로 꿈을 주입시키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의사가 되길 바란다면, 아이와 함께 가까운 병원에 가서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병문안하세요. 병 때문에 받는 고통이 얼마나 극심한지 아이가 직접 느끼게 해주세요. 그러고 나서 부모는 아이에게 “난 네가 의사가 되어서 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해주는 귀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세요. 그때 부모의 간절한 바람이 아이의 가슴에 깊이 새겨질 것입니다.
 
  자신의 체험 속에서 꿈이 싹트면 아이는 스스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여기에 덧붙여 부모는 매일 아침 아이가 꿈을 가꿔나갈 수 있도록 정신적 에너지를 주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 에너지가 바로 칭찬이고, 아이를 존중해 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입니다. 칭찬은 많이 할수록 좋습니다. 이 칭찬이 아이의 자신감으로 이어집니다. 칭찬은 부작용이 없으니 마음껏 해도 됩니다.
 
  보통 가정에서 아이를 아침에 혼내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아빠까지 가세하는 집도 있습니다. 저녁에는 학원 가랴, 독서실 가랴, 아이의 얼굴을 볼 시간이 없다 보니 자연히 아침에 아이를 혼내는 것입니다. 화가 목까지 치미는 일이 있더라도 아침에는 웬만하면 혼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꿈과 인생의 목표가 분명하고, 그것을 위해 오늘 하루 해야 할 일이 있고, 부모가 칭찬하고 격려해 주는데, 왜 아이가 공부를 하지 않겠습니까? 아이는 꿈을 이루기 위해 누가 보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에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자신의 역할을 혼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적 부분을 소홀히 한 채 단지 지적인 부분, 곧 가르치고 과외시키고 학원 선택하는 일에 더 열중합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선순위가 바뀌어서는 안 됩니다.
 
 
  [3] ‌열심히 공부한 후에는 창조적 휴식이 필요하다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도 창조적 휴식에서 나온 것이다.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고 에너지가 있으면 자신의 두뇌를 활용해야 하는 지적인 작업인 공부를 훨씬 더 잘할 것입니다.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은 낮 동안 이러한 지적인 작업을 했으며, 오후에는 육체적, 감각적 작업을 했습니다. 그들은 산보를 하거나 운동을 했으며, 피아노를 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정신적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렇게 하면서 연구한 내용을 정리하고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이런 휴식시간을 의도적으로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하고 나면 꼭 육체적으로 즐거운 일이 생기게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면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놓고, 아이가 농구 하는 것을 좋아하면 농구를 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공부하고 난 후 항상 육체적으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보상을 해주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의 머리는 조건반사가 되어 저절로 공부를 즐거운 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이가 공부하고 난 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여가를 즐기면 학습 결과도 더 좋게 나옵니다. 평소에 아인슈타인도 공부를 하고 나면 자신이 좋아하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치면서 여가를 즐겼습니다. 그는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복잡한 공부를 한 후에는 그 반대가 되는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작업을 하면서 지적인 부분과 육체적인 부분이 균형을 이루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여가를 즐길 때 앞서 한 공부가 순간적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위대한 발견은 이처럼 창조적 휴식(creative loafing)을 취할 때 나타났습니다. 이때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것을 마인드 포핑(mind popping)이라고 합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을 뛰쳐나오면서 “유레카!”라고 외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로 아이가 좌뇌를 쓰고 공부를 했으면, 쉬면서 우뇌가 나서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할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이렇게 휴식을 취할 때 아이는 두뇌를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장작을 패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잠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장작을 패고, 다른 한 사람은 이따금 쉬어가면서 장작을 팼습니다.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장작을 많이 팼을까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쉬어가면서 장작을 팬 사람이 오히려 더 많이 팼습니다. 쉬지 않고 장작을 팬 사람은 열심히 일했지만 도끼날이 무디어져 효율이 떨어졌습니다. 반면에 쉬면서 장작을 팬 사람은 쉬는 동안 도끼날을 갈아서 장작을 팼기에 훨씬 더 나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4] 꿈과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어라
 
  어떤 부모는 아이가 그냥 노는 것을 못 봐줍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바로 학원에 보냅니다. 그러면 이 아이는 가르치는 것은 잘 받아들이지만 그 내용을 스스로 소화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는 상당히 서툰 아이가 됩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공부해도 남는 것이 없습니다. 특히 우뇌 아이는 그것이 더 심합니다. 부모는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기만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만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의 창의성만 죽일 뿐입니다.
 
  또 이렇게 학원으로 내몰면 아이가 자신의 꿈과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이 없습니다. 실제로 학원 다니느라 바빠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는 아이가 의외로 많습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반드시 여가를 주어야 합니다. 특히 저녁시간에는 간식을 아이 방에 가져다주지 말고 아이를 거실로 나오게 하여 온 가족이 모여 대화도 하고,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고, 아이를 격려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저녁에 잘 때는 자기가 풀지 못한 문제를 생각하면서 자게 하면 아이는 잠자는 중에도 그 문제를 풀려고 합니다. 가끔은 아침에 일어날 때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학습과 관련해서 지적 작업인 공부 이외에도 아이의 영적, 육체적 요소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렇게 해주면 아이는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과 포부가 있으니 의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또 공부를 하고 나면 육체적으로 즐거운 일이 기다리기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 더 즐거워집니다. 앞에서 영적인 부분이 공부를 이끌어주고, 뒤에서 육체적인 부분이 공부를 밀어주면 학습 효과가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은 자명합니다. 영, 지, 육으로 아이의 하루 생활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때 학습효과가 더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아이가 미래의 위대한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월간조선

이백의 〈송두보(送杜甫)〉와 두보의 〈몽이백(夢李白)〉 천재가 천재를 만나 서로를 그리워하다!

죽어서 시선(詩仙)·시성(詩聖)… 살아선 떠돌이로 중국 전역을 배회해
⊙ 1200년 전 난세에 만난 두 사람의 짧은 인연… 서로를 그리는 여러 시편 남겨
⊙ 이백과 두보, 누가 더 위대하냐 두고 논란… 우열을 따지는 게 무의미
중국 당나라 현종 말엽인 755년에 안녹산과 사사명이 일으킨 반란을 그린 그림. 안녹산의 난, 혹은 안사의 난이라고 부른다.
  〈노군동석문송두이보‌(魯郡東石問送杜二甫·노군 동쪽 석문에서 두보를 보내며)〉
  - 이백
 
  ‌醉別復幾日(취별복기일·이별의 술자리, 벌써 몇 날 째인가.)
  ‌登臨偏池臺(등림편지대·물가의 높은 전각 빠짐없이 다 돌았네.)
  ‌何時石門路(하시석문로·언제가 될까, 이 석문 길에서)
  ‌重有金樽開(중유금준개·다시 우리가 술 단지 뚜껑을 열 날이.)
  ‌秋波落泗水(추파락사수·가을 물결은 사수로 떨어지고: 泗水는 중국 산둥성 쓰수이 강을 뜻한다.)
  ‌海色明徂徠(해색명조래·바닷빛은 조래산을 밝히는구나.)
  ‌飛蓬各自遠(비봉각자원·바람에 달리는 쑥처럼 우리 헤어져 있으니)
  ‌且盡手中杯(차진수중배·거나하게 술이나 마시자꾸나.)
 
 
  ‌〈몽이백(夢李白·이백의 꿈을 꾸고)〉
  - 두보
 
  死別已呑聲(사별이탄성·죽어 이별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데)
  生別常惻惻(생별상측측·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없네.)
  江南瘴癘地(강남장려지·그대 간 강남은 더위병 많은 고장인데,)
  逐客無消息(축객무소식·쫓겨난 그대에겐 소식도 없네.)
  故人入我夢(고인입아몽·그대 내 꿈속에 나타났으니)
  明我長相憶(명아장상억·나 얼마나 오랫동안 그대 생각했겠는가.)
  恐非平生魂(공비평생혼·평소의 살아있는 그대 혼백은 설마 아니겠지.)
  路遠不可測(노원불가측·길이 멀어 알 수가 없도다.)
  魂來楓葉靑(혼래풍엽청·혼이 나를 참아옴에 단풍나무 숲이 푸르고)
  魂返關塞黑(혼반관새흑·혼이 돌아감에 관산 변방도 어두워지네.)
  君今在羅網(군금재라망·그대는 지금 잡혀 있으니)
  何以有羽翼(하이유우익·어찌 날개가 있으리오.)
  落月滿屋梁(낙월만옥량·지는 달빛 집 안에 가득한데)
  猶疑照顔色(유의조안색·이 달빛 그대의 얼굴도 비추고 있을까)
  水深波浪闊(수심파랑활·물은 깊고 물결은 넓으니)
  無使蛟龍得(무사교룡득·부디 교룡을 조심하시오.)
 
 
이백
  천재가 천재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서로는 서로를 알아볼까.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701~ 762)과 두보(杜甫·712~770)는 동양 시문학을 대표하는 천재다. 후대 중국인들은 이백을 시선(詩仙), 두보를 시성(詩聖)으로 꼽지만 당대 두 거장의 생애는 불운과 절망, 도피와 발버둥이 점철돼 있다. 평생 떠돌이로 중국 전역을 배회하며 술과 시로 지냈다.
 
  그러다 둘이 딱 마주쳤으니 744년 당(唐)나라의 부도(副都) 낙양(수도는 장안)에서였다. 그때 이백은 44세, 두보는 33세였다.
 
  11살 차이는 천재들에겐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 다만 시기적으로 이백은 절정의 시심이 솟던 무렵이었고, 두보는 막 시의 세계에 입문한 상태였다. 훗날 두 사람의 조우를 두고 중국 호사가들은 “태양과 달의 대면”이라 칭했다. “창공에서 태양과 달이 만난 것 같이 기이하고도 상서로운 징조”라는 것이다.
 
  난세에 두 사람은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인연을 이었지만, 만남의 시간은 매우 짧았다. 이백의 시 〈노군동석문송두이보(魯郡東石問送杜二甫)〉는 짧은 만남 뒤 두보를 그리워하며 쓴 시다. 〈사구성하기두보(沙邱城下寄杜甫·사구성 밑에서 두보에게 주다)〉라는 시도 후배 두보에 대한 선배 이백의 각별함이 담겨 있다.
 
  我來竟何事(아래경하사·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러 왔을까.)
  高臥沙邱城(고와사구성·이 사구 마을에 한가로이 누웠네.)
  城邊有古樹(성변유고수·성벽 곁에 오래 묵은 나무)
  日夕連秋聾(일석연추성·해질녘마다 가을바람에 우는구나.)
  魯酒不可醉(노주불가취·노나라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고)
  齊歌空復情(제가공복정·제나라 노래를 불러도 다만 감정이 복받쳐 올 뿐)
  思君若汶水(사군약문수·그대 생각은 문수의 흐름과 같이: 汶水는 산둥성 남서부 다원허 강을 뜻한다.)
  浩蕩寄南征(호탕기남정·남쪽으로 도도히 흐르고 흘러 그치지 않네.)
 
두보
  이 한시는 ‘노나라 술이든 제나라 술이든,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고, 두보에 대한 그리움만 강물처럼 흐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두보 역시 이백을 그리워하는 여러 편의 시를 남겼다. 오죽 보고 싶었으면 이백이 등장하는 꿈을 꾸고 시 〈몽이백〉을 지었을까. 〈몽이백〉 중에 ‘死別已呑聲(죽어 이별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데) / 生別常惻惻(살아 이별은 슬프기 그지없네.)’는 자주 회자되는 구절이다.
 
  또 다른 두보의 시 〈동일유회이백(冬日有懷李白·겨울 어느 날 이백을 생각하다)〉 역시 기약 없이 헤어진 이백과의 만남을 그리워한다. 일부만 소개하면 이렇다.
 
  寂寞書齋裏(적막서재리·서재 안은 적막하고)
  終朝獨爾思(종조독이사·아침이 다 가도록 홀로 그대만 생각하네.)
  (중략)
  裋褐風霜入(수갈풍상입·해진 베옷으로 서릿바람 스며들고)
  還丹日月遲(환단일월지·선약은 도무지 만들지 못했나 보다.)
  未因乘興去(미인승흥거·마음 가는 대로 나다니지도 못하고)
  空有鹿門期(공유록문기·헛되이 녹문의 약속도 지키지 못한 채.: 鹿門은 옛날 은둔자와 관련된 지명이다.)
 
  짧은 만남에도 이백이 두보를, 두보가 이백을 그리워하는 시는 여러 편에 이른다. 세상이 둘을 외면해도 둘만은 서로를 알아보았다. 천재는 천재를 통해서만 빛이 나는가 보다. 하지만 당대 두 사람은 집권 문벌사회에서 철저하게 소외된 주변인이었다.
 
 
  누가 더 위대할까
 
중국 쓰촨성 청두 외곽에 있는 두보의 초당(草堂).
  이백은 중국 쓰촨(四川) 태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족이 아니라는 설도 있다. 실크로드의 서역에서 태어나 쓰촨으로 이주했다는 것이다. 또 쓰촨이라 불린 옛 ‘촉(蜀)’의 땅은 중국 중원과 비교해 산간오지나 다름없다. 그런 ‘벽촌’ 태생의 이백을 당의 문벌 귀족들이 용납하긴 어려웠으리라.
 
  이 점 두보도 마찬가지였다. 당나라 정치무대는 사족(士族)들만이 올라갈 수 있었다. 서족(庶族) 출신 두보는 귀족 문벌의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이런 출생의 한계나 정치적 좌절이 더욱 시심을 물들게 했는지 모른다.
 
  두 사람은 중국 시문학사에서 양대 거봉이다. 그런데 어느 쪽 봉우리가 더 높은지는 논란이 있다. 서울대 중문학과 이영주 교수는 “두보의 시는 반듯하고 모범적인 시로, 공부를 하면 할수록 발전이 있지만 이백의 시는 흉내낼 수 없고 (시의) 길이 없는 천재성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두보의 시가 이백보다 ‘위’라는 견해도 있다. 중국 송나라의 문호 소철(蘇轍) 같은 이는 두보와 이백을 비교하며 “이백은 견식이 천박하고 십중팔구 여자와 술에 대한 시가 대부분”이라 폄하했다. 이런 평가에는 이백이 밑바닥에서 올라가 선비의 세계에 끼어든 태생적 한계가 담겨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백과 두보, 어느 쪽이 위라고 정하기 어렵다’거나 ‘둘의 우열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분명한 점은 동양 시문학을 대표하는 두 명의 천재가 난세에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이백과 두보는 오랜 전란(안녹산의 난)과 무기력한 문벌의 타락을 지켜보며 시대와 현실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갖게 됐고 이를 ‘한시’란 문학 장르로 화려하게 완성했다.⊙
 월간조선

공항 활주로에도 수학이 있다

활주로 번호에 36보다 큰 수는 없다
⊙ 활주로의 양방향으로 번호가 다른 것은 양쪽 방향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
⊙ 이용객 순위 3위인 영국 히스로 공항의 활주로는 2개에 불과

인천공항의 활주로. 활주로 운영에도 수학원리가 숨어 있다.
  2015년 8월 1일 스페인 마드리드를 출발하여 뉴욕으로 가는 아메리칸 항공기가 FL350 상공에서 한쪽 엔진이 막히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비행기 : 오른쪽 엔진이 막혔다는 경고가 떴다. 엔진은 아직 돌아가고 있어서 충분히 착륙을 할 수 있다.
 
  관제탑1 : 포르투갈 라제스 공항으로 가시오.
 
  비행기 : 우리는 최대 착륙 가능 중량을 초과했다. 만일을 대비하여 긴급차량들을 대기시켜 달라.
 
  관제탑2 : 활주로 30번에 착륙을 허가한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비상착륙을 하였다.
 
  라제스 공군기지는 포르투갈령 아조레스 제도에 위치해 있는데, 아조레스 제도는 하와이처럼 대서양 한가운데 망망대해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항공기 조종사들은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전혀 가 보지 못한 곳에서 긴박한 순간에 비상착륙을 해야 한다. 관제탑의 지시와 안내를 받겠지만 어떻게 처음 가 보는 비행장의 활주로를 번호만 보고 찾을 수 있을까? 활주로 번호가 30이면 활주로가 30개 이상 있다는 것일까? 아조레스 공항은 활주로가 1개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활주로 1번이 아니고 30번일까?
 
  전 세계 모든 공항의 활주로에는 각각 번호가 매겨져 있다. 이 번호는 운동선수들의 등번호처럼 활주로의 고유번호일까?
 
 
  활주로 번호에도 규칙이 있다
 
활주로 번호는 활주로의 방향과 관계가 있다.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자북극(Magnetic North)을 기준으로 해서 자침방위와 항로를 따라 비행하거나 이착륙한다. 항공기들이 이착륙할 때는 항공교통관제(ATC : Air Traffic Control)의 지시에 따르게 되며, 관제탑에서는 항공기들에 이착륙할 활주로 번호를 지시하여 준다.
 
  활주로 사진이나 그림을 살펴보면 활주로 번호에 몇 가지 규칙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활주로 번호에는 36보다 큰 수가 없다.
 
  둘째, 활주로 한 개에 양쪽 방향으로 다른 번호가 있다.
 
  셋째, 한 개의 활주로에서 양 방향에 있는 활주로 번호는 항상 18만큼 차이가 난다.
 
  넷째, 30L, 30R과 같이 같은 번호에 알파벳이 붙어 있을 수 있다.
 
  활주로 번호는 자북극을 기준으로 한 활주로의 방향을 의미한다. 비행기가 활주로로 진입할 때 향하는 방향이 251도라면 반올림하여 250이 되고, 일의 자리 ‘0’을 생략하여 활주로 번호는 25가 된다.
 
  활주로 양 끝으로 번호가 다른 것은 방향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활주로는 직선이고, 직선은 평각이므로 활주로 양 끝 지점의 방향각은 180도만큼 차이가 난다. 따라서 한 개 활주로의 두 번호는 항상 18만큼의 차이가 생긴다.
 
  만약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있는 활주로가 여러 개 있을 경우 R(Right, 오른쪽), C(Center, 가운데), L(Left, 왼쪽)을 번호 옆에 붙여서 24L, 24C, 24R과 같이 구분하여 붙인다. 인천공항은 3개의 활주로가 있고, 3개가 나란히 위치한다. 3개의 활주로는 방향각에 거의 차이가 없지만 혼동을 막기 위해 세 번째 활주로의 번호는 15/33 대신 16/34를 사용한다.
 
 
  사용하는 활주로는 그날그날 달라진다?
 
이륙하는 비행기. 비행기는 뜨고 내릴 때 맞바람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길에 고유번호를 지정하여 번호를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의 길 번호는 상행길이든, 하행길이든 고속국도 1번이다. 비행장 활주로의 경우 양방향으로 번호가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활주로의 양쪽 방향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활주로를 양쪽 방향으로 모두 사용하는 것은 왜일까? 양방향으로 두 대의 비행기가 동시에 뜨고 내리지 못하는데, 좁은 도로에서 일방통행을 실시하여 교통의 흐름을 양호하게 하듯이 한쪽 방향으로 고정하여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해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사용하는 활주로의 방향이 그날그날 혹은 그때그때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뜨고 내릴 때 맞바람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그날 날씨에 따라 맞바람을 받는 방향으로 활주로의 사용 방향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바뀐다.
 
  헬리콥터, 새, 비행기 등 하늘을 나는 모든 비행체에는 양력(Lift, 위로 들어올리는 힘), 추력(Thrust, 앞으로 밀어내는 힘), 항력(Drag, 공기가 뒤로 끄는 힘), 중력(Weight, 지구가 당기는 힘)의 네 가지의 힘이 작용한다. 양력이 중력보다 크면 동체가 떠오르고 추력이 항력보다 크면 앞으로 나아간다.
 
 
  양력의 발생원리
 
날개 단면과 양력의 원리. 비행기 날개의 단면은 유선형이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양력과 항력을 발생시켜야 한다. 비행기가 날 수 있는 이유는 날개가 만드는 양력 덕분이다. 그럼 양력은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양력은 비행기의 받음각에 의해서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 낸다. 비행기의 날개를 살펴보면 앞부분이 살짝 들려 있는데, 받음각이란 비행기의 날개를 절단한 면의 기준선과 상대풍과의 각을 나타낸다. 상대풍(relative wind)이란 날개가 공기를 가로질러 앞으로 나아갈 때 상대적으로 공기가 날개에 부딪치는 방향을 말한다.
 
  뉴턴의 운동 제 2법칙에 의하면 시간에 따른 질량이나 속도의 변화는 힘을 발생시킨다. 항공기가 전진하면 공기가 날개 주변을 흐르고, 받음각으로 인해 공기의 흐름이 날개 아랫부분으로 방향이 바뀌어, 아래 방향으로 힘이 발생하게 된다. 이 힘은 모든 작용에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반작용이 존재한다는 뉴턴의 제 3법칙에 의하여 반대로 위로 작용해 날개를 공기 중으로 띄운다.
 
  만약 날개의 단면이 직사각형이라면 양력이 발생할까? 역시 받음각이 주어지면 양력이 생긴다. 다만 저항이 커지고 와류가 생겨서 비효율적이다. 비행기 날개의 단면을 살펴보면 아래쪽은 평평하고 위쪽은 볼록한 유선형이다. 이것은 공기저항을 줄이고 양력을 효율적으로 극대화시켜 주는 형태다.
 
  비행기가 날기 위해서 필요한 양력은 공기의 흐름에 의한 것이므로 정지해 있을 때는 생기지 않는다. 비행기는 자신의 무게를 이기고 하늘로 떠오를 수 있는 최소한의 속도가 될 때까지 활주로를 따라 달려야 한다. 이때 맞바람이 불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날개 주변에 더 큰 공기의 흐름이 생겨 비교적 낮은 속도에서도 필요한 양력을 얻을 수 있다. 양력은 이륙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착륙 시에는 안전한 착륙을 위하여 양력이 더욱 필요하다. 비행기는 지상에 도달하기까지는 공중에 떠 있어야 한다. 양력은 비행기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착륙하기 위해서 계속적으로 속도를 줄이게 되면 양력이 줄어들어 떠 있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낮은 속도에서 많은 양력을 얻기 위해서 받음각과 플랩을 이용해 날개의 면적을 넓혀 속도를 줄임과 동시에 양력을 얻게 된다.
 
  착륙할 때 비행기의 자세를 본 적이 있는지? 비행기 앞머리를 약간 위로 향하게 하여 하강하고 있다. 이는 맞바람을 활용하여 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맞바람은 자연적인 플랩으로 속도가 크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양력을 얻어 이착륙이 용이해진다. 이 원리는 연을 45도 각도로 날릴 때 연이 가장 잘 날아오르는 이치와 동일하다. 착륙 시 뒤에서 불어오는 역풍이나 옆에서 불어오는 측풍은 이착륙에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항공기를 운항하는 조종사를 비롯한 운항 담당자들은 공항 바람세기와 방향에 무척 신경을 쓴다.
 
  공항 관제탑에서 항공기의 이착륙 방향을 정할 때 바람의 방향에 따라 결정한다.
 
 
  활주로 번호를 보면 그 지역의 바람방향을 알 수 있다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 바람(풍향, 풍속)은 공항의 지형적인 요소인 활주로 방향과 함께 항공기의 이착륙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바람시어라는 것이 있다. 바람시어란 대기 중에서 짧은 수평, 수직거리 내에서 바람의 방향과 속도가 변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항공에서는 비행경로를 따라서 거리에 따른 바람의 변화를 가리킨다. 제주도는 여자, 돌, 바람이 많아 삼다도라 불리는데 강한 바람과 한라산의 지형적인 특징으로 인해 하층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달라져 바람시어가 일 년에 100회 이상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러한 기상요소로 인한 운항장애 현상은 큰 돌풍이 불지 않는 날씨라 하더라도 항공기의 지연 또는 결항이 발생할 수 있다.
 
  활주로를 건설할 때 고려하는 요소가 많겠지만 특히 그 지역의 날씨와 바람을 고려해 가장 많이 부는 바람 방향으로 활주로를 건설한다. 그런 이유로 활주로 방향을 보면 그 지역의 바람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의 활주로 방향을 보면 비슷함을 알 수 있다. 인천공항은 활주로 3개가 같은 방향으로 평행하게 놓여 있다. 우리나라는 계절풍 기후에 속하여 겨울철에는 북서풍이 탁월하고, 여름철에는 북서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하여 남동풍 혹은 남서풍의 남풍계 바람이 많이 분다. 반면 제주도는 일 년 내내 바람이 많이 불고 강한데다, 강한 바람이 한라산을 만나 갈라졌다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소용돌이 바람이 만들어지는 바람시어가 발생한다. 제주공항의 활주로는 7-25, 13-31의 두 개의 활주로가 열십자(+) 형태로 되어 있어,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옴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두 활주로 중 7-25번 활주로가 다른 활주로 보다 더 길다. 이는 소형, 대형 등 여러 기종의 비행기가 이용할 수 있어서 사용량이 많을 것이므로 바람 방향이 북서풍보다 남서풍이 더 많이 불 것이지만 결항 또한 많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인하여 올해 하계 성수기에 인천공항 이용객 수가 연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뉴스에 오르내린다. 지난 7월 31일 하루 동안 인천공항 개항 이래 역대 최다 일일여객(20만82명) 기록과 일일 운항횟수(1042회) 경신, 누적여객 5억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활주로 2개로 충분하다
 
  인천국제공항은 2005년부터 2015년도까지 국제공항협의회가 실시하는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11년 연속으로 세계 1위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2015년 한 해 동안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 수는 4928만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으며, 연간 30만 회의 항공기 운항과 250만t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초대형 공항이지만 활주로는 3개다.
 
  전 세계 공항 중에서 활주로 1개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곳은 런던의 히스로 공항이다. 2014년 세계 공항 이용객 순위 3위를 기록한 런던 히스로 공항은 활주로가 고작 2개에 불과하다(참고로 2014년 인천공항 이용객 순위는 23위).
 
  어떻게 고작 2~3개의 활주로로 많은 비행기들이 뜨고 내릴 수 있을까?
 
  인천공항의 활주로는 약 4000m이고, 비행기가 뜨고 내릴 때 속도는 대략 시속 120~280km다. 시속 120km라면 4000m를 빠져나가는 데 2분이 걸리고, 시속 280km라면 50초 정도가 소요된다. 평균 시속 120km로 단순 계산하여 2개의 활주로로 한 개는 이륙하고, 한 개는 착륙한다면 1시간에 30대의 비행기가 뜨고, 30대의 비행기가 내릴 수 있다. 하루에 20시간으로 계산하면 1200대의 이착륙이 가능하고 1년이면 43만 대의 비행기가 이착륙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런던 히스로 공항은 두 개의 활주로로 연평균 45만 대가 이착륙하고 있다.
 
  게다가 히스로 공항은 밤 11시부터 아침 7시까지 비행금지 시간이다. 이것은 1분30초마다 항공기가 한 대씩 이착륙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만약 자동운항 관제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면 하루 온종일 엄청난 대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날씨가 이착륙에 어려운 상황이라면 항공기가 정해진 시간에 이착륙을 할 수 없을 것이므로 항공기는 복행(Go Around)을 하거나 공중 체류(Holding)를 해야만 한다. 이 지체가 중첩되면 오래 기다려야 하는 항공기는 인근 다른 공항으로 회항해야 하고, 이로 인해 항공편 결항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활주로 운영에도 수학원리가 적용
 
  대부분의 공항들은 운항관제 시스템에 의해 항공기의 이착륙 순번을 정하고, 착륙하는 항공기들의 간격을 일정 거리 이상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항공기가 서로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면서 순차적으로 착륙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방식은 강풍이 부는 경우 항공기 착륙 횟수가 평상시보다 20%가량 줄어드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런던 히스로 공항은 항공기 간 비행간격을 거리(DBS/Distance Based Separation)가 아닌 시간 간격으로 설정하는 TBS(Time based separation) 방식을 항공기 착륙절차에 적용하였다. 앞서 가는 비행기와의 간격이 5마일(약8km)이 필요하다고 할 때, 시속 50노트(시속 약 93km)의 맞바람이 불면 그것을 1마일 축소해도 착륙시간 간격은 변하지 않는다. 컴퓨터로 실시간 바람상황을 데이터로 전송받아 안전거리를 산정한 후 각 항공기 간의 안전거리를 안내한다. 영국항공교통서비스(NATS/National Air Traffic Services)에 따르면 3월 29일은 히스로 공항에 50노트의 맞바람이 불었지만 착륙한 항공기 수는 같은 정도의 맞바람이 분 1월 어느 날보다 60대 많았다고 한다. 유럽 항공 당국은 영역 내 관할 관제업자에 대해 2024년까지 TBS방식을 채택하도록 의무화시켰다.
 
  활주로 증설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으므로 세계 유수의 공항들은 공항 트래픽 해결에 대한 고민과 관제능력의 효율성에 지대한 노력을 쏟는데, 이에 수학적·과학적·공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월간조선

고전 읽기를 통해 아이의 역경지수를 높여주자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 어려운 고전 읽기 통해 역경지수 높여줘야
⊙ 고전 읽기를 통해 지적 쾌감 느끼게 되고 분석 능력 높아져, 성격도 적극적으로 바뀌게 돼
⊙ 고전 많이 읽으면 미국 명문학교 등 진학 후 적응에도 유리

아이들에게 고전을 읽히는 것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역경지수를 높여주고 지적 쾌감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1 ‌아이의 역경지수를 높여줘야
 
  역사가 아널드 토인비(A. Toynbee)는 인류 문명의 기원과 발전을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의 원리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의 역사 연구에 따르면 우수한 민족이 위대한 문명을 일으킨 것도 아니요, 지정학적 환경이 좋은 민족이 큰 문명을 이룬 것도 아닙니다. 문명의 발전은 어려운 환경에 처한 민족이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도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LG경제연구원에서 발간된 〈성공 리더로부터 배우는 교훈〉이란 보고서는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5가지 조건을 제시했는데, 높은 역경 극복 지수(Adversity Quotient)를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환기적 어려운 상황에서 지능(IQ)이나 감성지수(EQ)의 두 가지 지능이 아무리 높다 해도 위기를 극복하는 역경지수(AQ)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토인비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면, 머리 좋은 아이가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요, 집안 환경이 좋은 아이가 출세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디딤돌’로 여겨, 이것을 딛고 미래를 향해 도약하는 아이가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이의 머리가 좋다는 것은 생존경쟁에서 조금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좌뇌가 발달한 유형의 아이들은 머리는 좋지만 진취성이 낮아서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힘이 부족합니다. 부모가 가만히 놔둬서는 스스로 지도자로 성장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우뇌가 강한 유형의 아이들은 수동적이고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그것은 좌뇌의 순차적 사고를 못해 수학에 대한 부담이 아이를 항상 억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들도 좌뇌를 강화해 주는 부모의 노력이 없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2 ‌과잉보호가 아이를 망친다
 
  아이의 집안 환경이 좋은 것도 단지 하나의 조건일 뿐이지 아이의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실제로는 좋은 집안 환경이 아이에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가정이 넉넉한 부모가 좌뇌가 강한 유형의 아이에게는 진취성을 키워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돈을 들여가면서 아이를 수학경시에 내몰거나, 우뇌가 강한 유형 아이에게 좌뇌를 보완해 주기는커녕 비싼 과외를 시켜가면서 수학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입니다. 이는 부모가 앞장서서 아이의 창의성을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부모는 아이의 영어, 수학 실력을 키워주는 것보다 아이의 의지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에게 역경이 다가오면 아이는 뒤로 숨기고 엄마가 대신 나서서 역경을 맞이합니다. 물론 아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모성 본능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부모가 나서서 아이를 버리는 것입니다. 아이를 무능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은 나중에 조금만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스스로 헤쳐나가기가 힘들어집니다. 부모의 과잉보호는 아이를 망가뜨릴 수도 있습니다.
 
 
  안전 문제 이외에는 스스로 도전하게 해야
 
교통안전 등 안전과 관련해서는 부모가 아이를 챙겨줘야 한다.
  아이에게 역경이 다가오면 부모는 그냥 방향만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이제 엄마는 고생할 만큼 다 했으니 아이가 나서서 직접 부딪치라고 해야 합니다. 부모로서 지켜보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그래도 아이 혼자서 역경을 헤쳐나가도록 그냥 지켜보아야 합니다. 비록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말입니다. 특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초등학교 때 이러한 시도를 해야 합니다. 아이 가방 챙기는 일에서부터 여러 가지 일을 죽이 되든지 밥이 되든지 아이에게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어느 날 갑자기 아이한테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하라면 힘들어합니다. 반드시 준비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특히 아이의 안전과 관련된 것은 철저하게 교육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신호등이 바뀌었다고 무조건 건너지 말고 항상 차가 오는지를 양쪽으로 확인한 후 건너도록 교육시켜야 합니다. 부모가 같이 가서 지켜봐 주기도 해야 합니다. 이처럼 안전과 관련된 것 그 이외에는 아이 스스로 하게 해야 합니다.
 
 
  3 ‌책읽기가 역경극복의 좋은 통로이다
 
  아이의 역경지수를 높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아이에게 어려운 책에 도전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우뇌 아이들은 척 봐서 조금만 어려워도 읽으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또 책이 조금만 두꺼워도 읽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려운 수학문제도 그냥 넘어가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마냥 쉬운 책만 읽힐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아이가 쉬운 책만 읽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 머리가 단순해지고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아이에게 어려운 책에 도전하게 하는 것은 두 가지 숨은 뜻이 있습니다. 우뇌 아이들에게 쉬운 책을 읽히면 이 아이들은 자신의 감과 직관으로 이해해 버립니다. 좌뇌를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구태여 좌뇌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책을 대하게 되면 더 이상 자신의 우뇌가 통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척 봐서 아는 직관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그 책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또 분석을 하고, 생각을 해야 그 책의 내용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책을 보지 않든지 아니면 좌뇌를 쓰든지 둘 중의 하나가 됩니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어려운 책을 읽도록 어느 정도는 강제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좌뇌 기능장애가 오지 않으려면 강제적으로라도 좌뇌를 쓰게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아이로서는 어려운 책을 보려면 자신으로서는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입니다. 역경을 견뎌내는 힘이 없는 아이는 어려운 책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인내를 가지고 도전하다 보면 역경지수가 높아집니다. 힘도 없고 실력도 없는 새내기 씨름 선수가 씨름을 잘하려면 힘센 장사들과 자주 씨름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판판이 깨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어느새 다리에 근육이 붙고 팔에 힘이 오르게 됩니다. 이제는 대등한 경기를 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제 그만큼 힘이 세지고, 실력이 좋아진 것입니다.
 
  아이들도 역사상 위대한 사상가들과 처음 마주치면 도대체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주 부딪치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같이 어깨를 견주어볼 정도까지 실력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이어그램을 활용하라
 
  어려운 책에 도전하지 않으려는 아이의 경우, 어떻게 도전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우선 아이의 수준보다 한두 단계 정도만 어려운 책을 읽히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어려우면 아이는 아예 도전을 하지 않고 뒤로 넘어집니다. 자기가 보아서 읽고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갈 만한 책을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책을 읽게 할 때는 반드시 레고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다차원적·구조적·창의적 사고로 접근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때 책 내용을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게 하면 좋습니다. 좌뇌적인 언어를 우뇌적으로 시각화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책 내용이 상당히 쉽게 느껴집니다. 내용 이해의 완성도도 높아집니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무엇인가 하나를 끝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책을 대강 읽고 넘어가는 우뇌 아이들에게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게 하는 것은 좌뇌를 쓰게 하는 동시에 책을 철저히 이해시키기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제가 다차원적·구조적·창의적 사고방법으로 직접 가르쳐본 경험에 의하면, 초등학교 고학년인 경우에는 어려운 고전(古典)을 가지고 해도 별 무리 없이 잘 따라옵니다. 좌뇌가 강한 유형 아이들은 처음부터 아무런 문제없이 잘 따라옵니다. 우뇌가 강한 유형 아이들은 처음에는 상당히 힘들어합니다. 머리가 좋은 우뇌 유형 여자아이들은 처음 두 번 정도는 공부를 하고 난 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날은 수학 학원도 못 가고 그냥 드러누웠다고 합니다. 그다음부터는 머리도 안 아프고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졌다 합니다. 좌뇌가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많은 우뇌 아이가 다 이 같은 과정을 밟습니다. 우뇌 아이가 강의를 듣고도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그 아이는 좌뇌를 쓰지 않고 그냥 우뇌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보통의 우뇌 아이들은 2~3개월 정도를 힘들어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6개월 정도를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잘 따라옵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고전을 읽는 데 힘들어합니다. 도대체 책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아이에게 책 읽는 것 자체가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혼자서 이 책을 넘어서게 하는 것은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한번 부딪쳐봐야 합니다. 결코 넘을 수 없는 산이 아닙니다.
 
  부모는 의도적으로 아이를 벼랑으로 몰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벼랑이 어려운 책입니다. 이 벼랑에서 아직 떨어져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4 ‌고전 읽기를 통해서 아이의 정신적 자산을 만들어주자
 
고전을 교육에 적극 활용했던 미국의 교육가 마르바 콜린스.
  우리 교육원에 다니는 중학교 2학년, 1학년 형제가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데카르트의 《성찰》, 괴테의 《파우스트》,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윌슨의 《통섭》, 베이컨의 《신기관》 등 고전들을 섭렵해 나갔습니다. 이 아이들의 엄마는 “책장에 어려운 고전이 매주 한 권 한 권 쌓이니까 아이들은 그 책들을 보면서 그렇게 자랑스러워한다”면서 “아이들이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그냥 보기만 해도 뿌듯해하는 것 같다. 틈틈이 그 책을 뽑아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이들의 엄마도 지적 호기심이 아주 강합니다. 아이들 방에 몰래 들어가 아이들이 본 책을 꺼내 읽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로서는 문학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일요일 저녁이면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이 “아빠, 이 책 읽어보셨어요?”라고 묻는데, 부모로서 참으로 난감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어쨌든 아이들의 정신세계가 넓어지고, 이해의 폭이 깊어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흐뭇하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넓혀주는 것이 바로 부모의 역할입니다.
 
  미국에서 교육가 마르바 콜린스는 아이들에게 어려운 고전을 읽혀 교육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는 난독증(難讀症) 어린 아이들에게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혔습니다. 초기에는 교육학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그녀는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냈습니다.
 
  저도 아이들의 좌·우뇌를 보완해 주는 교육을 하면서 우뇌 아이들이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나 화이트헤드의 《과학과 근대세계》 같은 책을 보면서 처음엔 거의 초주검이 되는 것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그러나 강의를 듣고 난 후에는 집에서 다시 책을 집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고전 읽기가 아이의 성격까지 바꿔
 
  여의도에 살던 구진모라는 초등학교 6학년생은 우리 교육원에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아 집에 가면 대학생들도 보기 힘든 《맨큐의 경제학》에 나오는 이야기며,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전에도 공부는 좀 했지만 꿈이 없었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정도가 지난 후 진모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매일 새벽 6시에 자기를 깨워달라는 부탁을 엄마에게 했다고 합니다. 엄마는 아이가 갑자기 너무 진지해진 것이 아닌가 싶어 걱정을 하기도 했답니다. 또 밤늦게까지 공부하고는 아침에 일찍 깨워달라는 아이가 안쓰러워 좀 더 자라고 그래도 눈을 비비면서 농구공을 들고나가 잠시 새벽잠을 깨우고 들어와 책을 보았다고 합니다.
 
  이과 쪽에 치중해 있던 진모는 인문·사회의 여러 분야에 눈을 뜨면서 균형 잡힌 통합적 사고력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꿈을 갖게 된 진모는 부모님을 설득해 미국의 고등학교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A+ 등급의 고등학교는 미국의 명문대학에 들어가는 것 이상으로 입학하기 어렵습니다. 어머니는 진모가 그동안 읽었던 수많은 책과 그 내용들을 예리하게 분석해 내는 능력이야말로 아이의 가장 특화된 부분이라고 생각,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그동안 썼던 리포트를 영어로 바꾸어서 진학하려는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인터뷰할 때, 면접하는 선생님은 정말 그런 책들을 읽었는지 묻고, 그 내용을 이야기해 보라고 했는데, 진모가 술술 이야기하자 모두 놀랐다고 합니다. 진모는 얼마 전 그 학교 학생회장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이전에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 자체를 싫어했고, 꿈이나 비전이 너무 약한 것이 문제였다”면서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것보다 선거에 나가겠다 마음을 먹은 것이 더 기적”이라며 기뻐했습니다.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고전을 읽는 것이 기본으로 되어 있습니다. 진모는 전에 읽었던 책을 영어로 다시 읽으면 되기 때문에 어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분석하는 기술은 미국 학생들보다 월등하다고 합니다.
 
  분명한 것은 노력만 하면 누구나 다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욕을 가지고 덤벼든 아이는 지금까지 다 해냈습니다.
 
 
  5 아이의 뇌가 지적 쾌감을 느끼도록 해주어라
 
  아이가 혼자서 어려운 고전을 읽을 때는 분명 지옥입니다. 하지만 책을 분석하면서 저자의 사고구조를 찾고, 또 창의적으로 활용하다 보면 어느새 즐거운 지적 놀이가 됩니다. 보통은 이 작업을 하면서 아이들은 ‘아하!’ 체험을 하게 됩니다. 책의 내용이 한순간에 정리되면서 깨닫게 됩니다. 이때 지적 감동이 옵니다. 주로 저자의 생각을 좌뇌로 날카롭게 분석할 때 그 예리함에 아이들은 지적 짜릿함을 느낍니다. 그다음 이렇게 분석된 내용들 가운데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한 것이 우뇌의 창의성으로 서로 연결될 때 아이들은 다시 지적 쾌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지적 쾌감을 맛본 아이들은 점점 더 어렵고 복잡한 것을 요구합니다. 더 큰 쾌감을 느끼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이 지적 쾌감은 중뇌에서 전두엽으로 뻗어 있는 에이텐(A10)신경의 각성작용으로 생겨납니다. 이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나오면서 쾌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지적 쾌감은 다른 쾌감과는 달리 충족되어도 억제하는 물질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지속적으로 지적 쾌감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전두엽과 연결된 쾌감신경을 각성시키기만 하면 아이들은 더 큰 지적 성취감을 느끼면서 계속 공부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을 하면서 바로 이런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체험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지적 쾌감을 느낄 때 아이들의 사고구조에도 변화가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지식은 아무리 가르쳐도 아이들의 머리가 변화되지 않습니다. 좌뇌의 분석과 우뇌의 새로운 조합이 있을 때 아이들의 사고구조에 변화가 옵니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뇌신경 네트워크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뇌신경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면 아이의 사고력과 창의력은 저절로 좋아집니다.
 
 
  6 아이를 21세기 리더로 만들어라
 
  아이에게 어려운 책에 도전하게 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으면서 아이에게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물론 어린 아이가 어려운 고전을 읽는다는 것이 모험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괜히 잘못했다가 아이가 영영 책을 멀리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심해도 됩니다.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아이를 교육하면 아무런 부작용도 생기지 않습니다.
 
  첫째, 아이가 꿈과 에너지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세요. 인생의 목표가 분명한 아이는 현실적으로 닥친 어떤 역경도 딛고 일어설 수 있습니다.
 
  둘째, 아이가 동시에 여러 분야를 훨씬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다차원적·구조적·창의적 사고교육을 시키세요. 이러한 사고는 아이들의 머리를 근본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킵니다. 이렇게 능력이 업그레이드된 경우 아이들은 보다 쉽게 역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아이들이 육체적으로도 행복해지게 하세요. 육체적으로 즐거울 때 아이는 더 창의적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역경 속에서도 생존할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끝으로 아이가 너무 단기적인 목표에 집착하지 않게 하라는 것입니다. 단기적 목표를 설정하면 지금 당장은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게 되어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마치 컴퓨터 게임을 시켜준다고 하면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와 같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게임을 걸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 않게 되고, 또 평소에는 아이가 멍해지면서 무기력증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서 경시준비반이나 특목고준비반에 너무 휩쓸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진모가 제출한 책 리스트
 
  1. 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 왕》, 문예출판사
  2. 공자, 《논어(論語)》, 홍신문화사
  3. 르네 데카르트, 《성찰》, 문예출판사
  4. 데이비드 흄, 《오성에 관하여》, 서광사
  5. 마키아벨리, 《군주론》, 까치
  6. 스티븐 호킹, 《시간의 역사》, 까치
  7.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열린책들
  8.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9. 한비자, 《한비자》, 신원문화사
  10.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11. J. J. 루소, 《에밀》, 범우사
  12.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신원문화사
  13.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서광사
  14.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문예출판사
  15. 토머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까치
  16. 제러미 리프킨, 《엔트로피》, 세종연구원
  17. 프랜시스 베이컨, 《신기관》, 한길사
  18. 세르반테스, 《돈키호테》, 혜원출판사
  19.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 범우사
  20. 윌리엄 골딩, 《파리대왕》, 민음사
  21. 대니얼 디포, 《로빈슨 크루소》, 신원문화사
  22.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까치
  23. 애덤 스미스, 《국부론》, 범우사
  24. 보카치오, 《데카메론》, 범우사
  25. J. J. 루소, 《사회계약론》, 서울대학교 출판부
  26. 단테, 《신곡》, 범우사
  27. 조너선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문학수첩
  28. 존 로크, 《시민정부론》
  29. 존 롤스, 《정의론》, 이학사
  30. ‌셰익스피어, 《햄릿》 《맥베스》 《베니스의 상인》, 민음사
  31. 노자, 《도덕경》, 현암사
  32. 조오현, 《벽암록》, 불교시대사
  33. ‌라인홀드 니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문예출판사
  34. 알베르 카뮈, 《시지프스의 신화》, 책세상
  35. 이마누엘 칸트, 《순수이성비판》, 박영사
  36. A. N. 화이트헤드, 《과학과 근대세계》, 서광사
  37. 최인훈, 《광장》, 문학과 지성사
  38. 조셉 S. 나이, 《소프트파워》, 세종연구원
  39.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문예출판사
  40. S. 프로이트, 《정신분석강의》, 열린책들
  41. W. 괴테, 《파우스트》, 신원문화사
  42. 로제 카이와, 《놀이와 인간》, 문예출판사
  43. 제러미 리프킨, 《소유의 종말》, 세종연구원
  44. F. 니체, 《비극의 탄생》, 범우사
  45. 프란츠 카프카, 《변신/시골의사》, 민음사
  46. 루신, 《아Q정전》, 홍신문화사(드림북스)
  47. 조지 오웰, 《동물농장》, 민음사
  48. 새뮤얼 헌팅턴, 《문명의 충돌》, 김영사
  49.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혜원출판사
  50. 오그 만디노, 《위대한 상인의 비밀》, 문진출판사
  51. 호메로스, 《일리아드》, 혜원출판사
  52. E. F.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문예출판사
  53. B. 파스칼, 《팡세》, 범우사
  54. ‌앤서니 라빈스,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씨앗을 뿌리는 사람
  55. 홍자성, 《채근담》, 범우사
  56. 맨큐, 《맨큐의 경제학》, 교보문고
  57. 토마스 만, 《토니오 크뢰거》, 민음사
  58. 레스터 C. 서로, 《지식의 지배》, 생각의 나무
  59. 사마천, 《사기》, 서해문집
  60. 오노레 드 발자크, 《잃어버린 환상》, 서울대출판부
  61. 벤저민 프랭클린, 《덕의 기술》, 21세기북스
  62. 정약용, 《목민심서》, 범우사
  63. 김종래, 《CEO 칭기스칸》, 삼성경제연구소
  64.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범우사
  65. 플라톤, 《국가론》
  66. 이병무, 《논리와 집합의 세상》, 경문사
  67. ‌‌에드워드 윌슨, 《인간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68. 에르빈 슈뢰딩거, 《생명이란 무엇인가》, 한울출판사
  69. 레비 스토로스, 《슬픈 열대》, 한길사
  70. 다윈, 《종의 기원》
  71. 손무, 《손자병법》, 홍신문화사
  72. ‌토드 부크홀츠,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김영사
  73. 볼테르, 《캉디드》, 범우사
  74.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75. 오비디우스, 《변신이야기》, 민음사
  76. 에드워드 윌슨, 《통섭》, 사이언스 북스
월간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