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6일 월요일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탐구 중심' IB… 작년 졸업생 전원 세계 100大 대학 진학 해외 명문대가 주목하는 국제학교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
제주 위치한 국내 유일 女국제학교 … 직접 논문 쓰며 문제해결력 등 키워 … 배려 중시 교육 철학, 협업력 길러 … 대입 전문 상담사, 1대1 학생 관리 … 해외대서 입시 설명회 발길 줄이어
지난 2012년 개교한 브랭섬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는 IB 과정의 초등·중등·고등 프로그램을 모두 운영하며 뛰어난 대학 입시 실적을 거둬 주목받고 있다. / 브랭섬홀 아시아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전 세계 교육계는 '앞으로 어떤 인재를 길러내야 하느냐'는 거대한 질문에 직면했다. 과거 인재의 중요한 역량이던 지식 암기나 자료 분석, 단순 응용은 이제 인공지능(AI)이 인간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측 불가능한 미래 앞에서 학생들은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며,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세계의 명문 학교들은 이러한 질문에 제각기 해답을 찾아 혁신적인 교육을 시도하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정 등을 도입해 토론 중심 수업으로 문제 발견력과 해결력, 창의력, 의사소통력, 협업력 등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한 학교생활 속에서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하고, 자기만의 영역에 몰두하며 탐구심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 지난 2012년 우리나라 제주에 개교한 브랭섬홀 아시아(Branksome Hall Asia) 역시 세계 명문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제 교육 과정을 통해 미래형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1903년 설립된 명문 여자기숙사립학교인 브랭섬홀 캐나다의 자매학교로, IB 과정의 초등·중등·고등 프로그램을 모두 운영한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팀워크와 배려를 중시하는 교육 철학 아래 남과 협업하고 소통할 줄 아는 미래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브랭섬홀 아시아 제공
◇작년 졸업생 전원 세계 100대 대학 진학… 그중 63%는 장학생브랭섬홀 아시아의 교육 성과는 대학 진학 실적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3회 졸업생 전원이 세계 100대 대학교(2018 QS 세계대학평가 기준)에 진학했으며, 그중 63%가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그에 이어 올해 5월 졸업을 앞둔 브랭섬홀 아시아 12학년생들 역시 우수한 입시 성과를 내고 있다. 졸업 예정자 71명이 미국 UC 버클리·뉴욕대·스와츠모어칼리지·조지아공대·에모리대, 영국 케임브리지대·임페리얼컬리지런던, 일본 와세다대, 홍콩과학기술대·홍콩대, 호주 시드니대·퀸즐랜드대 등 세계 100대 대학교로부터 입학 및 장학금 제안을 받았다. 현재까지 제안받은 장학금만 10억여 원에 이르며, 합격 통보는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

브랭섬홀 아시아 졸업생의 진학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베벌리 폰 질롱카(Beverley vonZielonka) 브랭섬홀 아시아 총교장은 "여학생은 이공계에 취약하다는 편견을 깨고 의공학·생화학·물리학·의약학·컴퓨터공학 등 분야에 다수 졸업생이 진학했으며, 예술·경제학·인문학·운동생리학 등 분야에서도 경쟁률이 가장 높은 대학에 지원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성과가 이어지면서 해외 명문대학에서도 브랭섬홀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교 후 첫 졸업생을 배출할 때는 2개의 해외 대학만이 학생 모집을 위해 캠퍼스를 방문했지만, 올해는 100여 개의 해외 대학이 브랭섬홀 아시아를 찾아왔다. 제니퍼 청(Jennifer Cheong) 브랭섬홀 아시아 대학 진학 상담교사는 "브랭섬홀 아시아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그간 졸업생들이 세계 명문대에 진학해 활약한 덕분"이라고 했다. 올가을에는 브랭섬홀 아시아에서 대학 입시 박람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청 교사는 "세계의 명문 대학들이 제주 국제학교 재학생에게 학교를 알리고, 제주 국제학교와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는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학교와 진로를 탐색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탐구 중심 수업… 사고력·창의성 키워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것은 학교 측이 마련한 우수한 교육 과정 덕분이다.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은 현재 IB 과정에 따라 교육받고 있다. IB는 스위스 IBO 재단이 주관하는 국제 공인 교육 과정으로, 재단 측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IB 과정 운영 학교로 인증받을 수 있다. 현재 150개국 4000여 개 학교가 IB과정을 운영 중이다. 특히 고등학교 학위 과정인 IB 디플로마(Diploma)를 이수한 학생들은 전 세계 90여 개국 2000여 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세계 유수 대학이 IB 과정 이수를 대학 입학 우선 평가항목으로 지정했을 만큼 교육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

IB 디플로마 수업은 조사·연구는 물론 학생들이 직접 가설을 세우고 결론을 도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IB 디플로마를 이수하기 위해서는 교과 과목 외 4000단어의 소논문을 작성하고, 지식의 토대를 찾아가는 '지식이론 (Theory of knowledge)' 수업과 봉사활동까지 이수해야 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교육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고 창의성을 계발하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추게 된다. 실제로 브랭섬홀 아시아에 재학 중인 한 12학년생은 "'텔로미어와 유방암과의 관계'를 소논문 주제로 정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관관계를 도출했다"며 "그 과정에서 확신이 들지 않거나 조사·연구량이 많아 힘들 때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격려받은 덕분에 소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IB 디플로마를 이수한 학생들은 대학 진학 후 다른 교육 과정으로 공부한 학생보다 높은 학점을 받는 등 더 높은 학업 성취를 얻고, 대학 졸업 성공률 역시 높다는 IBO의 최근 조사 결과도 있다. 현재 연세대 융합과학공학부에 재학 중인 브랭섬홀 아시아 1회 졸업생은 "대학 입학 후 리포트 작성이나 발표, 자료 준비 등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브랭섬홀 아시아에서 IB 디플로마를 이수하면서 늘 해왔던 학업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브랭섬홀 아시아는 탐구 중심 교육으로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력, 문제 해결력 등을 키우고 있다. /
브랭섬홀 아시아 제공

◇적성검사·1대1 진학 상담 등으로 대입 준비 도와진학 성과에 대한 재학생 만족도도 매년 향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졸업을 앞둔 12학년 학생들은 모두 자신이 희망하는 전공 분야와 대학에 진학했으며, 진학 분야도 이전보다 더욱 다양해졌다. 그 비결은 브랭섬홀 아시아만의 대학 입시 상담 방식에 있다. 제시카 리(Jessica Lee) 브랭섬홀 아시아 대학 진학 상담교사는 "대학 입시 상담사 3명이 1대1로 학생의 대학 진학 준비를 돕는다"며 "학생의 관심 분야와 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상담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입시 상담은 9학년부터 이뤄진다. 먼저 9학년은 자아를 발견하는 단계로, 적성검사를 진행하고 희망 분야 진학을 위해 어떠한 특별활동을 선택하면 효과적인지 등에 대한 상담이 진행된다. 10학년이 되면 미래의 커리어 및 직업군을 생각해 볼 기회를 갖는다. 대학교 리서치도 이때부터 시작되는데, 희망 대학 및 전공 분야에서 요구하는 과목이나 자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는 학생들이 11~ 12학년 때 이수할 IB 디플로마 과목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1~12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자기가 희망하는 전공과 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대학 지원을 위한 에세이를 작성할 때 대학 입시 상담사의 도움이 효력을 발휘한다. 리 교사는 "에세이를 작성할 때 학생들은 어떤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는다"며 "브랭섬홀 아시아의 대학 입시 상담사는 학생들을 어릴 때부터 지켜봐 왔기 때문에 더욱 진정성 있는 조언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도미닉 브루소(Dominick Bruso) 브랭섬홀 아시아 대학 진학 상담교사는 "브랭섬홀 아시아에서는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치를 높이 사고 학생 스스로 자신이 어떠한 (잠재력을 가진) 원석인지를 깨닫게 한다"며 "이러한 교육 방침 덕분에 브랭섬홀 아시아 학생들은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으며 대학에 진학한다"고 덧붙였다.

◇협력 중요성 가르쳐"I shine when you shine(네가 빛날 때 나도 빛난다)." 이 말은 브랭섬홀 아시아 12학년 학생회 학생들이 만든 슬로건이다. 팀워크와 배려를 중시하는 학교의 교육 철학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디 락(Cinde lock) 브랭섬홀 아시아 시니어 스쿨 교장은 "학생들을 교육할 때 중요한 점은 상대를 밟고 내가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함께했을 때 더욱 가치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우수한 교과과정, 교내 커뮤니티의 적극적 지원, 올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들의 자기관리, 학우 간의 우애 등이 브랭섬홀 아시아의 놀라운 대학 입시 성과를 견인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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