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3일 화요일

SAT Writing 만점 비결은?

SAT Writing 섹션은 한국 학생들에게 고득점을 위한 전략 과목이다. 각각 400점씩으로 환산했을 때 Writing이 Reading보다 평균 30점 가량 높다. 읽기가 약한 대신 문법 훈련을 강도 높게 받은 한국 교육의 결과다(미국 전체 평균은 Reading이 약간 더 높다).

이렇게 400점씩 두 과목을 합하면 총 800점의 Evidence Based Reading and Writing 과목 성적이 나오는데, 아이비리그 합격을 위한 안정선은 통상 750점이다. 그래서 Writing은 만점에 가까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가령 “Reading 360, Writing 390”을 받아야 750으로 합산된다.

그런데 새로 개정된 SAT Writing은 옛 SAT Writing보다 만점 받기가 까다로워졌다. 옛 SAT Writing은 100% 문법 문제였지만, 개정된 SAT Writing은 문법이 절반 뿐이고 나머지는 문맥(context)에서 출제되기 때문이다.

문맥 문항은 쉽게 말해서 “쉬운 리딩”과 같다. 지문 이해도를 물어보는 건 Reading과 유사한데 지문과 어휘 난이도가 낮다. 그럼에도 리딩에 가깝기 때문에 고득점 학생들이 고전한다. 옛 SAT에선 볼 수 있었던, “Reading 580점, Writing 740점”처럼 크게 차이나는 점수를 이제 거의 볼 수 없어진 원인도 여기에 있다.

SAT Writing 공부는 일단 문법에서 시작해 문맥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법(Grammar>

개정된 SAT의 문법 문항은 구두법(Punctuation) 관련이 가장 많고, 그 다음 시제(Tense), 대명사(Pronoun), 접속사(Conjunction) 순으로 다양하게 등장한다. 옛 SAT보다 콤마(,), 콜론(:), 세미콜론(;), 대쉬(—) 등 구두법을 물어보는 질문이 크게 늘은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지문이 도입되면서 가능해졌다.

전체적으로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하다. 그럼에도 고득점 학생들이 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한두 문제 꼭 까다롭게 출제된다. 가령 “whereby”와 같은 관계부사(Relative adverb)는 사용법을 숙지하고도 막상 실전 문제를 풀 때는 많이 헷갈린다.  350점이냐 400점이냐 가르는 소수의 고난이도 문제들은 그냥 감으로 봐선 답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초긴장 상태에서 닥칠 공포를 생각해 보라. 오로지 문법만이 길을 밝혀 줄 수 있다.

따라서 정확한 문법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 처음엔 좀 복잡하고 불편하지만, 아무리 답이 바로 보여도 문법적으로 풀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편법에 의존하다간 반드시 한계에 부딪친다. “Short is answer (짧은 게 답이다).” SAT Writing 섹션에서 가장 유명한 편법이다. 물론 간결하게 쓰는 게 좋다. 하지만 그것만이 문법의 모든 것일 리 없다. 편법은 성공 확률이 80%로, 점수로 환산하면 300점 안팎이다. 만약 내가 그 이상의 점수를 원한다면, “short is answer”라고 외치는 곳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둘째, 문항의 핵심 포인트가 지문 속에 파묻혀 있어 눈에 띄지 않을 수 있다. 알고보면 별 것 아닌데 막상 풀 때는 왜 안 보였을까, 시험 후 답을 알고 나서 탄식하는 이유는 전부 여기에서 비롯된다.  평이한 문제도 긴 단락 속에 집어넣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사람은 알파고가 아니다. 실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실수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를 만회하기 위한 대책, 즉 “플랜 B”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머리 속에 항상 유형별 점검 리스트를 숙지하고 있어야 하며, 한 번 놓쳤더라도 다시 되돌아 찾아갈 수 있는 문제 푸는 방식이 몸에 베어 있어야 한다.

<문맥 (Context)>

앞에서 말했듯이 문맥 문항은 Reading 섹션과 유사하다. 아무리 “쉬운 Reading”이라고 해도 읽기가 약한 한국 학생들에겐 어쨌든 고역일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주제가 무엇인가?
2)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무엇인가?
3) 새로 문장을 집어넣고 싶은데 문맥상 괜찮은가?
4) 문맥상 가장 알맞은 단어는?
우선 만점을 받기 위한 기본 전제는 지문을 꼭 다 읽어야 한다는 것. 너무 당연한 얘기같지만, 정상과 비정상이 오락가락하는 게 한국 교육의 현실이다.

처음 입문 때는 지문을 다 읽고 풀기에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문항에 있는 곳으로 바로 건너뛰어 그 문장만 읽고 풀게 하는 편법이 유행한다. 이를 스키밍(skimming)이라고 한다. 나도 기초반에선 권장한다.

물론 이러면 당장 빠르게 점수를 올릴 수 있다. 대다수의 문제는 주변 문장만 읽어도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법과 만찬가지로, 편법은 일정 점수를 빠르게 도달하게 할 뿐, 고득점에 도달하게 하기가 불가능하다.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반드시 몇 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나도 시험삼아 스키밍을 해 보면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는다. 몇 차례 안 되는 시험 기회를 운에 맡길 수 있나.

다행스러운 것은 문제 유형에 따라 답을 고르는 법칙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는 것. Reading 섹션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다. 즉, Reading 섹션은 근본적인 논리적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유형 정리가 복잡하지만, Writing 섹션의 문맥 문항들은 비교적 단순한법칙을 알고나면 수학 공식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령 새로운 문장을 집어넣을 지 말 지 결정하는 문제를 “Add or delete?” 유형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 두 가지 기준에 의해서만 좌우된다. 아무리 자기 생각에 필요한 문장이라도 이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형에 따른 법칙을 제대로 파악하면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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